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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
정영문
민음사 200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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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물오리 사냥
2. 파괴적인 충동
3. 아늑한 궁지
4. 궁지
5. 죽은 사람의 의복
6. 습기
7. 꿈

저자 소개 1

독특하고 실험적인 글쓰기로 죽음과 구원, 존재의 퇴조 등 인간 본연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온 작가다.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정영문은 1963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작가세계」 겨울호에 실린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으로 문단에 등단했으며, 1999년 『검은 이야기 사슬』로 12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꿈』 『목신의 어떤 오후』, 중편소설 『하품』 『중얼거리다』, 장편소설 『핏기 없는 독백』 『달에 홀린
독특하고 실험적인 글쓰기로 죽음과 구원, 존재의 퇴조 등 인간 본연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온 작가다.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정영문은 1963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작가세계」 겨울호에 실린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으로 문단에 등단했으며, 1999년 『검은 이야기 사슬』로 12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검은 이야기 사슬』 『나를 두둔하는 악마에 대한 불온한 이야기』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 『꿈』 『목신의 어떤 오후』, 중편소설 『하품』 『중얼거리다』, 장편소설 『핏기 없는 독백』 『달에 홀린 광대』 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페르마타』, 『복스』, 『돈 안 드는 마케팅』, 『미스터 에버릿의 비밀』,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4의 규칙』,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 『카잔차키스의 천상의 두 나라』, 『호박방』, 『에보니 타워』, 『젊은 사자들』, 『물결을 스치며 바람을 스치며』, 『존 싱어 사전트와 마담X의 추락』,『가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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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03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50쪽 | 448g | 153*224*20mm
ISBN13
9788937480157

출판사 리뷰

1996년에 등단해서 내밀한 사유와 의식을 바탕으로 한, 파괴적이고 개성적인 문체로 주목받은 소설가 정영문의 네 번째 소설집 ?꿈?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집에는 모두 여섯 편의 단편소설과 한 편의 중편소설이 실려 있다.
정영문은 등단 후 7년 동안 매년 한 권 이상씩 작품집을 발표할 정도로 부지런한 소설가다. 작가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작가 의식과 개성적인 작품 세계를 한껏 펼쳐 보이고 있다. 그는 우리 문단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개성적인 문체로 환상과 관념의 세계를 표현해 냈으며, 비루한 일상과 파편화된 의식을 밀착된 시선으로 그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어, 우리 시대에 실험정신이 가장 뛰어난 작가(동아일보, ?프로들이 선정한 우리분야의 최고―문학편?)로 꼽히기도 했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정상적인(혹은 반사회적인) 인물과 소소한 일상을 다루되, 한층 소설적으로 치밀하고도 심화된 구조를 선보이고 있다.


작중 현실과 허구의 환유적인 구조―꿈속에 꿈속에 꿈속에……

표제작인 ?꿈?에서뿐 아니라, 이번 소설집에 실린 대부분의 작품에는 등장인물들이 꾼 ‘꿈’ 이야기가 등장한다. 영화나 소설에서 ‘꿈’ 혹은 ‘거울’은 현실의 반영인 동시에, 현실과 허구에 경계를 짓는 구조로 이용되곤 한다. 작가 정영문은 작중 현실에서 파편화된 의식을 ‘꿈’에까지 연장시키는 효과를 꾀하면서, 작품에 등장하는 현실에 더 많은 현실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현실의 연장선에서 등장인물들의 의식을 반영하는 장치로 꿈을 이용한다. 바닷가에서 잠시나마 편안한 시간을 가지려는 주인공의 꿈속에서는 휴식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침대를 차지해 버리고(?파괴적인 충동?), 정체 모를 남자의 방문과 모호한 부탁에 혼란스러워하는 ‘나’의 심리를 반영하듯 좁쌀만 한 알에서 부화한 벌레들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기어 나오는 꿈을 꾸기도 하고(?아늑한 궁지?), 입체감 없는 그림자처럼 살던 부인이 빨래를 널어놓기만 하면 날아가 버리곤 하는(?습기?) 꿈을 꾼다. 자칫 아무 의미 없는 이야기로 흘려버릴 수도 있을 꿈 이야기는 작중 인물들의 심리를, 의식을 반영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한편 표제작 ?꿈?에 이르러서는 꿈의 구조가 전체 작품 구조에 반영되는 환유적인 기능으로 사용된다. 꿈속에 또 다른 꿈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실종자를 찾아서 어느 섬에 들어간 주인공은 묘한 섬사람들의 행동과 말에 혼란스러워하다가, 자신이 돼지가 되는 꿈을 꾼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가 섬으로 들어가는 배에서 꾼 꿈이었음이 결국 밝혀진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아직 섬에 도착하지 않은 것이고 앞으로 그 섬에 들어갈 것이다. 거기서 소설은 끝난다. 꿈속에서와 같은 일을 경험할지는 모를 일이다. 독자들은 도대체 어디까지가 작중 현실이고, 소설이고, 허구인지 혼돈스러울 따름이다. 여기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작중 현실이 어디까지고, 꿈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런 자의식적 질문은 궁극적으로는 현실과 허구에 관한 질문이다. 틀 안의 틀, 이야기 속의 이야기, 꿈속의 꿈, 허구와 현실이라는 각각의 세계가 갖고 있는 경계에 대한 독자의 주의를 요하는 것이다. 이는 미장아빔(mise en abyme)이라는 미학적인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장아빔은 작품 안에서 그 작품을 통한 방식이나 구조를 통해 전체를 가리키는 요소가 반향되는 것, 특히 그 반향이 무한정으로 되풀이되거나 작품 그 자체에 가공적, 상상적으로 포함되는 경우를 말한다.
실종자를 찾아 떠난 섬에서 자신의 존재가 실종되는 꿈을 꾸고, 꿈속에서 자신이 다른 실종자처럼 돼지가 되고, 그 모든 이야기가 꿈이라는 것은 하나의 구조가 전체 구조를 반향하는 혹은 반복하는 방식인 것이다. 독자들은 이런 구조에서 어디까지가 작중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혼란스럽고, 결국 허구일 수밖에 없는 소설 속에서 또 다른 허구의 구조를 발견하게 되면서 일종의 환유의 고리에 빠지게 된다. 부분이 전체를 반영하는 환유는 인접하는 말들이 만드는 수사적 장치기 때문이다.


파편화된 환상과 관념의 수사

정영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군상들은 지배적인 사회 질서와는 한참이나 거리가 먼, 혹은 그런 것들에 전혀 무관심한 뒤틀린 사람들로 세상을 냉소와 절망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그런 인물들은 자신들이 부딪히는 현실에 대해 좌절하지도 괴로워하지도 않으면서 사뭇 사소해 보이는 일상을 살아간다. 작가는 그런 일상에 집요하게 파고들며 그들의 조각난 의식의 파편을, 행동을 무감한 시선으로 그려 나간다.
각각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기중심적인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다. ?죽은 사람의 의복?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이사 갈 집에서 만난 여자의 죽은 남자 친구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상상계의 욕망에 사로잡혀 여자를 죽이고 싶다는 욕망에 빠진다. 라캉 식으로 말하면, 그런 욕망은 원초적인 욕망을 발현하는 실재계는 벗어났지만 상징계로 진입하지 못한 상상계의 욕망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무의식적인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들은 작품의 곳곳에서 발견된다. 특히 ?파괴적인 충동?에서는 그런 욕망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테니스 코트에서 죽어가는 쥐를 내려치기도 하고, 돈을 빼앗은 아이를 돌로 내려쳐 정신을 잃게 만들기도 하고, 인공호흡 장치를 제거해서 뇌사 상태에 빠진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급기야 스스로 감전을 느껴보겠다며 전등에 손을 넣기도 한다.
실종, 죽음, 자살 등 일견 절망적이고 암울한 사건들을 소재로 작가는 감정적인 동요 없이 담담하게 서술한다. 정영문의 문체는 간결하지도, 명료하지도 않은 것으로 이름 나 있다. 작가는 이런 문체에 대한 의도적인 사용을 “냉소와 절망을 드러내지만, 실제로는 한편에서는 유머와 능청으로 지탱되기도 하는 나의 소설과 문체는 철학적이거나 지적이어서라기보다는, 주로, 긴 호흡을 요구하는, 비비 꼬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종결 부호를 한없이 밀어내는 듯한 문장들을 사용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 이유로 정영문의 소설은 지루하다거나, 장황하다거나, 난해하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의 변(辯)대로 그의 문체는 뒤틀린 인물들이 처한 당혹스럽고 혼란스러우며 소소한 일상을, 파편화된 의식을 서술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남호는 “어떤 것들은 서사가 전혀 없이 짧은 생각만으로 되어 있어, 소설도 이야기도 아닌 듯이 보이지만 소설이건 아니건 상관없다. 정영문이 구사하는 언어는, 전통적인 소설에서는 만나기 힘든 인상적인 환상과 관념을 보여준다.”고 평한 바 있다.
한국의 문학적인 토양에서는 다소 낯설고 어색하게 받아들일 소지가 있는 정영문의 소설들은 문학의 전통성과 토착성만을 강조하던 기존의 문학관에 도전하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실험성은 일관된 작가 의식의 표백으로 이제 자리를 잡은 듯하다. 정영문의 소설은 새로움 혹은 색다름에 대한 호기심을 넘어서 그의 문학적 실험과 사유에 대한 진지한 연구와 평가를 받을 만한 경지에 이른 듯하다.

추천평

정영문 소설은 재밌다. 언제 얼마큼 어떤 내용을 읽었나 싶게 흐름이나 부피감이 묘연한 가운데, 어느새 재밌다. 한번 정영문 소설에 미혹(迷惑)된 사람은 시작도 끝도 없이 진행되는 그의 이야기 사슬에서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정영문 소설 읽기의 진가는 정영문 식으로 의식하고 정영문 식으로 중얼거리고 정영문 식으로 걸어다닐 때 나타난다. 정영문 식이라니? 저기에 내가 있고, 여기에 정영문이 있다. 그것은 뒤바뀌어도 상관없다. 저기에서 구경하는 ‘여기의 현상학’, 여기에서 연기하는 ‘저기의 현상학’. 나와 나라는 의식의 괴리가 극렬해질수록, 나(관객/독자)와 정영문(배우/작가)와의 동일시가 심화될수록 그의 소설은 거꾸로 현실적 친화력을 강하게 발휘한다. 이 책은 그러한 정영문 소설의 마성(魔性)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것을 ‘정영문 소설의 한때’라 말해도 좋겠다. 그 한때를 진경(眞景)으로 묵상(?想)하거나, 덤으로 즐기는 것은 순전히 독자들이 몫이다.
―함정임(소설가)

의식이 극도로 예민해지는 시간이 있다. 그런 의식은 세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얼핏 보면 완벽해 보이는 존재와 삶과 세계의 곳곳에 나 있는 균열을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러움’의 상투적인 세계로부터 ‘부자연스런’ 진실의 세계로, 어쩔 수 없이, 파고든다. 그래서 진실은 위악(僞惡)의 모습을 띠기도 하고, 기이함의 이름을 달고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아주 주의 깊게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진실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 죽음의 마지막 호흡이 얼굴 위로, 슬며시, 훅, 하고 다가오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들에게 죽음만큼 확실한 진실은 없다. 정영문의 언어는 생의 이면을 이루는 죽음과도 같은 진실에 닿아 있다. 데카르트에게 존재함의 가장 확실한 근거가 생각하는 것이듯이, 이 작가에게 살아 있음의 가장 분명한 토대는 죽음이다. 그 죽음으로부터 오르페우스의 노래처럼 되돌아오는 삶을 발견하는 일은 독자의 몫이다. 놀라운 것은 죽음과 삶 사이의 쉽게 보이지 않는 끈을 붙들고 있는 예외적인 그 의식을 정영문이 쉼 없이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 박철화(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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