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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창문 · 7
2부 시간은 흐른다 · 215 3부 등대 · 247 옮긴이의 말 · 356 |
Adeline Virginia Woo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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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전혀 생각하지 않고 진실을 추구하는 것과, 그토록 방자하고 잔인하게 문명의 얇은 베일을 찢어버리는 것은 그녀에게는 너무도 끔찍하게 인간의 위엄을 유린하는 일이었고, 그래서 그녀는 멍해지고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대답도 하지 않고, 마치 뾰족한 우박이 퍼붓거나 더러운 물이 튀겨 몸이 흠뻑 젖는 일을 잠자코 감내하려는 듯이 머리를 숙였다. 할 말이 없었다. --- p.57~58
자신의 모든 애착을 떨쳐버린 이 자아는 아주 이상한 모험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로웠다. 삶이 잠시 가라앉을 때면 경험의 범위는 무한해 보였다. --- p.109 그 무엇도 융합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모두가 각자 앉아 있었다. 융합시키고, 흐르게 하고, 창조하려는 노력 전체가 그녀에게 달려 있었다. --- p.145 그녀는 너무도 단순하고, 너무도 직접적으로 소망함으로써 그들 모두에게 주문을 걸었으며, 릴리는 그 풍부함을 자신의 빈곤한 정신과 비교했고,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이 이상한 것, 이 겁나는 것에 대한 믿음이라고(램지 부인의 얼굴은 온통 환했다―젊어 보이지는 않으면서도 광채가 났다) 생각했다. --- pp.174~175 그녀는 그 단어들의 의미는 알지 못했지만 그것들은 음악처럼, 그녀의 자아 밖에서, 그녀 자신의 목소리로 말해지는 것 같았다. 마치 그녀가 다른 것들을 이야기하는 동안 저녁 내내 그녀의 마음속에 있던 것을 아주 쉽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듯했다. --- p.191 그녀가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창조할 수 없다고 말하는 어떤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일정한 시간의 경험이 있은 후면 그녀의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그 습관적인 흐름들 중 하나에 갇혀버린 것처럼 애초에 그 말을 누가 했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그 말을 반복하게 되는 것 같았다. --- p.272 그녀는 그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 그 속으로 들어갔으며, 그 기억은 거의 예술품과도 같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 삶의 의미란 무엇인가? 그 단순한 질문이 다였다―그것은 시간과 더불어 사람을 죄어오는 경향이 있었다. --- p.275 유령, 공기, 무, 낮이나 밤 어느 때나 쉽고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존재. 부인은 그런 존재였다. 그런데 갑자기 부인이 손을 내밀어 그렇게 가슴을 쥐어짰다. 갑자기 텅 빈 응접실의 계단들, 집 안에 있는 의자의 주름 장식, 테라스에서 뒹구는 강아지, 파도 전체와 정원의 속삭임, 이 모두가 한가운데의 완전한 공허 주위를 장식하는 곡선과 아라베스크같이 되어버렸다. --- p.305 한순간 그녀는 만약 그들이 둘 다, 여기, 잔디밭에서 지금 일어나, 왜 삶이 그토록 짧고 왜 그토록 불가해한 것이냐고, 하나의 해명을 요구하고 격렬하게 말한다면―아무것도 숨길 것이 없는, 완전하게 준비를 갖춘 두 명의 인간이 말하게 될 테니까―아름다움이 드러나고, 공간이 충만해지고, 그 공허한 장식들이 어떤 형체를 이룰 거라고 느꼈다. --- p.307 저 한 여자를 제대로 보기에는 50쌍의 눈도 충분하지 않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들 가운데에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전혀 못 보는 사람도 있는 것이 틀림없어. 그녀가 앉아서 뜨개질하고, 이야기하거나, 홀로 창가에 말없이 앉아 있는 모습을 열쇠 구멍으로 몰래 들여다보며 그녀를 감쌀 수 있으려면 공기같이 섬세한 어떤 비밀스러운 감각이 매우 필요했다. --- pp.336~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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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소설 | 〈뉴스위크〉 선정 100대 명저
BBC 선정 꼭 읽어야 할 책 | 〈르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미국대학위원회 선정 SAT 추천도서 | 국립중앙도서관 선정 청소년 권장도서 50선 20세기 실험적 모더니스트이자 페미니즘 비평의 선구자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의 장편소설 《등대로》가 2022년 1월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새롭게 런칭하는 세계문학전집 ‘에세(ESSE)’의 제1권으로 출간됐다. 버지니아 울프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르셀 프루스트와 《율리시스》의 제임스 조이스와 함께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장을 연 작가다. 인간의 의식과 심리를 포착하고자 하는 실험적인 기법, 특히 ‘의식의 흐름’ 수법을 사용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함으로써 전통적 소설 기법으로 표현할 수 없었던 삶의 실재와 의미에 가까이 다가서고자 했다. 1927년에 출간된 《등대로》는 “1910년에서 1920년 사이 램지 부부와 여덟 명의 아이들로 이루어진 램지 가족과, 그들이 여름 별장이 있는 스코틀랜드 스카이섬에서 지낼 때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아름다운 문체와 풍부한 상징이 특징인 이 소설은 의식의 흐름 기법이 가장 탁월하게 사용된 울프의 대표작이자, 유년 시절의 자전적 요소가 매우 강하게 투영된 작품이다. 울프 탄생 140주년을 기념하여 소설가 정영문이 원문의 문체를 살리며 섬세하게 옮겼다. 인간 내면을 정교하게 표현한 ‘의식의 흐름’ 기법의 완성 작가는 이 소설을 “하나의 복도로 결합된 두 개의 구획”으로 설계할 것을 계획했고, 이에 따라 《등대로》는 1부 ‘창문’, 2부 ‘시간은 흐른다’, 3부 ‘등대’로 구성되었다. “그래, 물론이지, 내일 날씨가 좋으면.” 램지 부인이 말했다. “하지만 종달새와 함께 일어나야 할 거야.” (…) “하지만” 하고 아버지가 응접실 창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날씨는 좋지 않을 거야.”_9-10쪽 1부는 일종의 도입부로, 램지 가족, 화가 릴리 브리스코, 학자 찰스 탠슬리, 식물학자 윌리엄 뱅크스, 시인 어거스터스 카마이클, 민터 도일과 폴 레일리 커플 등 여러 등장인물들이 소개된다. 램지 부인이 아들 제임스에게 이튿날 외딴 바위섬에 있는 등대에 갈 수 있을 거라고 하지만, 램지 씨가 날씨가 좋지 않아 갈 수 없을 거라며 아이를 실망시키는 것으로 시작하는 1부는 각 등장인물들의 다채로운 의식의 흐름이 정교하게 묘사되는, 램지 부인이 준비한 저녁 만찬 자리의 ‘순간적인’ 화합으로 끝이 난다. 모든 것에 일관성과 안정성이 있었다. 흐르고, 날아가고, 환영 같은 것들의 표면 속에서 뭔가가 루비처럼 불변하며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반사광으로 물결치는 창문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렇게 해서 오늘 밤 또다시 그녀는 이미 오늘 한 번 느꼈던 평화와 휴식의 감정을 가졌다. 그러한 순간들에서 그 후로 영원히 남는 것이 만들어진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이것이 남을 것이라고._181쪽 짧은 분량이지만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2부에서는 램지 부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끝나며, 램지 부인의 딸 프루와 아들 앤드루가 젊은 나이에 죽는다. 작가는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를 통해 인간적 삶의 흔적을 지워가는 자연과 시간의 파괴성을 보여준다. [어느 어두운 아침 램지 씨는 양팔을 뻗고 복도를 비틀거리며 갔지만, 전날 밤 램지 부인이 다소 갑작스럽게 죽어, 뻗은 팔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_222-223쪽 다시 침묵이 내렸고, 그러고는 밤마다, 또 때로는 장미가 환하고, 빛이 그 형상을 벽 위에 분명하게 비추는 한낮에도 뭔가가 쿵 하고 이 침묵 속으로, 이 무관심 속으로, 이 완결성 속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_230쪽 종결부에 해당하는 3부는 램지 씨가 10년의 시간이 흐른 끝에 마침내 아들 제임스와 딸 캠과 함께 등대에 도착하고, 릴리 브리스코가 10년에 걸쳐 마음에 담아두었던 그림을 완성하며 자신만의 예술적 비전을 찾는 것으로 끝난다. 예술과 삶의 심층적 의미를 드러내는 놀라운 상상력과 정확한 시적 묘사 기억과 망각과 상실, 삶과 죽음과 예술을 바라보는 여러 화자들의 다층적 시점이 교차하는 이 소설은 개인적인 가족사와 사소한 일화들을 바탕으로 가장 보편적이고 종합적인 주제를 다룬 걸작으로 평가된다. 보통의 것에서 예외적인 것을 찾아내는 놀라운 상상력과 정확하고 예리하면서도 아름다운 시적 묘사를 통해, 대립되고 모순되는 파편적 요소들이 화합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예술과 삶의 심층적 의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댈러웨이 부인》 이후 작가의 모더니즘 예술가로서의 역량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쓰인 《등대로》는 특히 자전적 요소를 예술로 승화시킨 “탁월한 재능을 잘 보여주는, 울프를 제대로 알고 울프의 매력에 빠지기에 더없이 좋은 작품”이다. ■ 추천의 글 “버지니아 울프 최고의 소설이자 가장 자전적인 작품.”_〈뉴욕타임스〉 “《등대로》는 혼돈의 근대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질서를 얻기 위한 반대 감정이 병존하는 모더니즘 문학.”_J. 스콧 브리슨 “울프의 작품은 여성 의식의 본질과 예술적 감각의 작용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한 고전 (…) 《등대로》는 길고 부드러운 꿈을 꾸는 듯한 시적 산문이다.”_〈퍼블리셔스 위클리〉 “《등대로》에서 인물의 감정을 다루는 울프의 방식은 압도적이다.”_〈가디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