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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잔해를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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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첫째 날 갓 없는 백열전구 아래서
둘째 날 숨겨둔 달걀
셋째 날 땅 위에 토하다
넷째 날 훔쳐야 했던 것
다섯째 날 잔해를 줍다
여섯째 날 단호한 손
일곱째 날 시합하는 개들, 시합하는 사람들
여덟째 날 모두에게 알려라
아홉째 날 허리케인 전야
열째 날 영원의 눈으로
열한째 날 카트리나
열두째 날 살아남다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2

제스민 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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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미시시피 들릴에서 태어나 자랐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 과정을 마쳤고 에세이와 드라마, 소설 부문에서 5개의 호프우드상을 수상했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스테그너 펠로십 과정을 끝내고, 미시시피 대학교의 그리샴 상주 작가로 활동했다. 2008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웨어 더 라인 블리즈Where the Line Bleeds》로 미국도서관협회(ALA)의 블랙 커커스(Black Caucus)상을 받았고, 버지니아연방대학교 카벨 퍼스트 문학상과 허스턴/라이트 문학상의 최종 후보로 올랐다. 두 번째 장편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작가와 그녀의 가족이 겪었던 허리케인
1977년 미시시피 들릴에서 태어나 자랐다. 미시간 대학교에서 문예창작 석사 과정을 마쳤고 에세이와 드라마, 소설 부문에서 5개의 호프우드상을 수상했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스테그너 펠로십 과정을 끝내고, 미시시피 대학교의 그리샴 상주 작가로 활동했다. 2008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웨어 더 라인 블리즈Where the Line Bleeds》로 미국도서관협회(ALA)의 블랙 커커스(Black Caucus)상을 받았고, 버지니아연방대학교 카벨 퍼스트 문학상과 허스턴/라이트 문학상의 최종 후보로 올랐다. 두 번째 장편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작가와 그녀의 가족이 겪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기억을 모티브로 쓴 작품이다. 열다섯 소녀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한 가난한 흑인 가족을 통해 가족의 사랑과 유대감, 삶에 대한 희망을 생생하게 담았다는 호평 속에 2011년 전미도서상, 2012년 미국도서관협회 알렉스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사우스앨라배마 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제스민 워드의 다른 상품

성균관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출판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 『레몬 케이크의 특별한 슬픔』, 『에고로부터의 자유』, 『웰컴 투 지구별』, 『뱃놀이 하는 사람들의 점심』, 『다 빈치와 최후의 만찬』, 『떠나기 전 마지막 입맞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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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130*190*30mm
ISBN13
9791167375872

책 속으로

지금 나의 끔찍한 현실이 떨어진 솔잎을 죄다 태우는 마른 장작불처럼 뱃속에서 이글거린다. 뭔가가 이 안에 있다.
--- p.69

아빠가 제정신일 때만 하는 말을 떠올렸다. 어둠 속에서 행한 짓은 늘 밝은 데로 나오게 되어 있다.
--- p.102

이제부터는 오빠에게 다시 날 보여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 눈에 보이는 것과 피할 수 있는 것, 감출 수 있는 것, 우리를 돌처럼 굳어버리게 만들 그것에 관해 그 누구도 선택권을 따질 수 없게 될 때까지.
--- pp.154-155

이아손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여자, 그를 생각하면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고 심장은 타오르는, 달콤한 고통에 푹 빠진 여자. 사랑의 여신이 화살을 쏘았으니 메데이아에게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나는 집중할 수가 없다. 뱃속에는 이제 살아 있는 동물이 들어앉아 있는 것 같고, 내 머릿속에서는 매니 오빠 생각만, 수영하는 사람들처럼 계속 수면으로 떠올랐다. 나도 나만의 달콤한 고통 속에 있었다.
--- p.189

햇살이 내게 사정없이 내리쬔다. 땀이, 내 안의 물과 피가 다 타고 말라버려서 내 살갗에서, 내 건조한 몸속에서, 내 무른 뼈들에서 모조리 빠져나갈 것만 같다. 그렇게 새까만 건포도 같은 몸이 되도록. 할 수만 있다면 내 안으로 들어가서 심장과, 아기가 될 그 조그맣고 축축한 씨앗을 꺼내버리고 싶다. 그 둘을 먼저 빼내서 나머지는 그렇게 많이 아프지 않도록.
--- p.211

차이나는 곧 진주로 변하려는 모래처럼 새하얗고 스키타 오빠는 굴처럼 새까맣지만, 둘은 스키타 오빠가 사랑하는 것처럼 개를 사랑하는 게 어떤 것인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이 남자들 앞에서 하나가 되어 서 있다.
--- p.278

기차였어. 엄마는 말했었다. 카미유가 왔을 때 바람 소리는 기차 소리 같았지. 엄마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엄마 무릎에 얼굴을 묻었다. 굴 껍질 해변으로 수영을 하러 가기 전에 기차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세인트캐서린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그 기차 소리는 멀리서도 아주 크게 들렸다. 바람이 그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그때는 상상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었다.
--- p.373

끔찍했다. 바람이다. 매질하는 데 쓰이는 전깃줄처럼 사나운 채찍을 휘두른다. 비. 살갗을 후려치는 돌멩이처럼 우리의 눈 속을 파고들며 눈을 뜰 수 없게 만든다. 물. 사방에서 소용돌이치며 모였다가 굽이쳐나가는 물은, 그 아래 가라앉은 웅덩이 흙 때문에 붉고도 붉어 보여서 피가 그치지 않는 거대한 상처 같다.

--- p.391

출판사 리뷰

생사의 경계에 선 어느 흑인 가정의 12일의 기록

미시시피 연안의 가난한 마을 부아소바주. 열다섯 살 소녀 에시는 그곳에서 아빠와 오빠 둘,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아침부터 술 냄새를 풍기는 게 일상이고, 그 지긋지긋한 가난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큰오빠 랜들은 농구에 전념 중이다. 태어난 날 엄마가 죽어 엄마의 사랑을 모르고 자란 주니어는 아직 어리광이 익숙하다. 둘째 오빠 스키타의 관심사는 임신한 투견 핏불테리어 차이나뿐. 차이나는 이제 곧 새끼를 낳으려고 한다. 안간힘을 쓰며 새끼를 밖으로 내보내려는 차이나를 보며, 에시는 뱃속의 비밀에 덜컥 겁이 난다. 오빠들과 항상 붙어 다니는 친구들 중 하나인 매니의 아이를 가진 것.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까지 숨기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컴컴하고 답답한 일상을 보내던 중 아빠는 불현듯 집안 정비를 시작한다. 뉴스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거대한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일을 시키는 아빠. 하지만 누구도 크게 걱정할 건 아니라고 여기는 듯하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는 거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다가오기 전후 12일의 시간을 하루 단위로 나누어 펼쳐놓는다. 주인공 에시의 일기처럼 조용한 한 소녀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사랑은 물론 먹을 것이나 입을 것,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결핍된 가정에서 자란 사춘기 소녀의 치열한 현실과 정답이 없는 고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 등이 흉포한 허리케인과 궤적을 같이하며 역동적으로 흘러간다.

나는 유리와 돌을 줄로 묶어서 내 침대 위에 매달아놓을 것이다. 어둠 속에서 그것들이 반짝이면서 카트리나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멕시코만으로 밀려와 모든 걸 살육해버린 한 어머니 이야기를. 그 어머니가 탄 마차는 아주 거대하고 검은 폭풍이었다고, (…) 우리에게 잔해 더미를 뒤지는 법을 가르쳤다고. 다음번 어머니가 그 커다랗고 무자비한 손을, 냉혹한 심장을 가지고 올 때까지 우리는 이 어머니를 기억할 거라고. _430~431면

문학으로 승화된 작가의 숨가쁜 기억

에시는 작가 제스민 워드의 분신일지도 모른다. 미시시피 출신인 작가는 2005년 불어닥쳐 많은 생명을 앗아 간 카트리나를 실제로 경험했고, 그 안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그 참혹한 경험 이후 2년 이상 글을 아예 쓰지 못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자신과 당시 살아남은 이들의 상처와 아픈 기억을 일부러 상기시켜, 스스로 단단해지고 치유되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덕분에 소설에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생생한 표현과 글자 그대로 믿게 만들 만한 리얼리티가 가득하다. 마치 그림을 그리는 듯한 문장은 피가 흥건한 차이나의 투견 장면이나 카트리나에 맞서 온 가족이 지붕 위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장면 등에서 절정을 이룬다. 카트리나가 자취를 감춘 후 폐허 속에서 잔해를 뒤적이는 에시와 가족의 모습은 문장 부호들 사이로 오랜 여운을 안겨준다.

“남부 지방의 이야기를, 변두리에 사는 흑인과 빈민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소망은 그녀였기에 가능했던 꿈이었다. 그녀의 특별한 경험은 살아 숨 쉬는 듯한 문장을 통해 특정한 누군가의 것이 아닌, 보편적인 우리의 이야기로 거듭났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가 흑인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전미도서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이유다.

삶의 희망, 살아남은 것들에 대한 찬사


나쁜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다. 아빠의 예상대로 카트리나는 근래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무자비했고, 에쉬가 사는 부아 소바주 일대를 초토화시킨다. 열심히 허리케인에 대비한 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었고, 예전의 흔적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살아남았다. 에쉬도, 가족도, 그리고 에쉬 배 속의 아이도.

믿었던 이로부터의 배신, 예상치 못한 사고, 인간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자연 재해. 작가는 크고 작은 시련을 등장시켜, 이를 통해 더욱 단단해지는 가족이라는 끈과 생명의 강인함,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과 사랑, 동물과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유대감을 보여준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삶과 살아 있음, 사람과 희망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전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이아손과 메데이아의 스토리, 여신들에 대한 동경 등 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요소들은 에쉬가 처한 상황을 극적으로 대치시킨다. 열다섯 소녀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만큼, 그 표현은 허영이나 거짓 없이 바르고 곧다. 《바람의 잔해를 줍다》가 주는 잔잔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감동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생명을 낳는다는 건? 싸울 가치가 있는 게 뭔지를 안다는 거지. 사랑이 뭔지를. (…) 동물들이 가장 세지는 때가 바로 그때야. 지켜야 될 게 생기니까. 그게 바로 힘이야. _169면

사라진 것보다 남은 것이 더 적다. 그러나 그들은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살아 있는 한 희망은 있으니까.

추천평

대단한 수작. 고전의 반열에 오를 만한 작품. - [워싱턴포스트]
제스민 워드는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독자의 기대에 부응해 멋지게 연주한다. 똑똑한 플롯이 돋보이는 팽팽한 긴장감을 가진 영민한 소설. - [뉴욕타임스]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표현력.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그린 대단한 소설과의 첫 만남. - [보스턴 글로브]
한 편의 시와 같은 소설. 주인공 에시는 인생의 모든 장면, 순간순간마다 열정과 폭력, 사랑과 증오, 삶과 죽음 사이의 가녀린 선을 따라간다. 그런 그녀의 목소리는 등장인물들의 미미한 인생을 거대한 울림으로 승화한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강렬하다. 작가의 생생한 글은 미국 남부의 풍광이 가진 매력과 위협을 섞어 마술을 부리는 듯하다. - [댈러스 모닝 뉴스]
이 소설의 넓은 마음과 이 가족이 겪는 맹렬한 삶의 전투는 스키타의 투견처럼 우리를 붙잡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 [O, 오프라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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