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장 문문은 말한다 · 13
2장 베르마는 말한다 · 48 3장 나누크는 말한다 · 91 4장 노라는 말한다 · 134 5장 아카슈는 말한다 · 172 6장 닐센 부인은 말한다 · 205 7장 크누트는 말한다 · 243 8장 Hiruko는 말한다 · 274 9장 Susanoo는 말한다 · 303 10장 문문은 말한다 · 337 옮긴이의 말 수다쟁이들의 민주주의 · 367 |
Yoko Tawada ,たわだ ようこ,多和田 葉子
다와다 요코의 다른 상품
정수윤의 다른 상품
|
비는 정말로 멋져. 아무런 불평 없이 인간들 발자국을 쏴쏴 씻어주니까. 더러운 얼룩은 가느다란 갈색 선이 되어 옆으로 퍼졌다가 어느새 보이지 않게 된다. 길켠에는 아마도, 지하도로 이어지는 비밀의 문이 있겠지.
---p.13 접시 얼룩에 묻은 운명을 열심히 해석하고 있는데 비타의 시선이 느껴졌다. 얼굴을 드니 역시 나를 보고 있다. 앞니가 빠져 생긴 가늘고 긴 어둠이 귀엽다. “우리, 못 읽지라라.” “난라라, 읽을 수 있어라라.” ---p.15 R은 배가 불룩 튀어나와서는 한 발을 비스듬히 옆으로 내밀고 선 자신만만한 사람이다. i는 어쩐지 어린아이 같다. 작은 머리가 목에서 떨어져 공중에 떠 있는 게 걱정스럽지만. 과식해서 살이 찐 g. 배가 아파 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 e. 병에 걸린 게 아니어야 할 텐데. t는 무덤가의 십자가다. ---p.17 “우리는 모두, 영화 속에 살고 있는 거라라.” ---p.25 별안간 시야가 넓어지며 드넓은 강이 눈앞에 나타났다. 어두운 수면이 파충류의 피부처럼 어렴풋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p.103 고향이란 여러 개고 상대적인 것이다. 나는 레이캬비크에서 나고 자란 건 아니지만, 레이캬비크는 코펜하겐보다는 고향이다. 하지만 이곳 코펜하겐도 오슬로보다는 고향이다. 그리고 그 오슬로마저도 함부르크보다는 고향이다. 지구에는 구멍도 있지만 연속성도 있다. 그것은 바다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p.125 “망령이라니, 호러 영화야?” “그렇습니다. 호러 영화입니다.” ---p.127 사랑 같은 건 고풍스러운 세대로부터 남겨진 잔열에 불과하며, 우리는 그것과 완전히 성질이 다른 지평을 내처 질주하듯 살아가고 있으니, 완전히 다른 형태로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Hiruko의 모습이 뇌리에 떠오른다. 자신이 미래의 인간임을 눈치챈 건 Hiruko뿐인지도 모른다. 늘 크누트와 붙어 다니면서도 연인이 되지는 않는다. 달리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도 없다. 그런데도 팔랑팔랑 살아간다. ---p.173 백미러 속은 암흑허무였고 그 대신 도로 가장자리에 늘어선 가로등 불빛이 계속해서 우리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마치 별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지만 명중하는 일도 없다. 부딪힐 것만 같아도 마지막 순간에 별은 반드시 옆으로 비껴가준다. 결국은 빛을 비춰줄 뿐이고 나를 상처 입힐 마음은 없는 듯하다. _176쪽 그러니까 불행한 인간이 행복이라는 이름의 공기에 폭 싸인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돌고래가 털실 스웨터를 입은 것처럼 어울리지 않고, 납득도 가지 않는 것이죠. 그뿐 아니라 한시라도 빨리 이걸 벗어던지고 싶다는 마음. ---pp.206-207 이것은 어쩌면 다른 별의 언어인지도 모릅니다. ---p.216 “어릴 때 이런 과자가 있었지, 라거나 이런 장난감이 유행했지, 같은 쓸데없는 이야기가 내 마음을 무척 편안하게 해. 지우개로 마구 지워가고 있는 과거를 그 위에 다시 덧대 쓰는 거지.” ---p.266 “우리는 언어에 매료되어 있어. 언어, 언어, 언어.” ---p.310 |
|
언어 사이에 흐르는 작은 실로 연결된 친구들
각자의 여로를 통해 계속되는 여행 “1부는 비슷한 연령의 등장인물들에 의한 수평관계가 주된 이야기였지만, 2부에서는 하나의 사회 구조, 즉 상하관계나 계층이 있는 곳에 Hiruko 일행을 보냈습니다. 그곳이 병원입니다.” _작가 인터뷰 중에서 1부 《지구에 아로새겨진》이 다양한 인종, 젠더, 언어를 가진 Hiruko와 친구들의 평행하고 느슨한 관계를 그렸다면, 2부 《별에 어른거리는》은 수직적인 세계로 향한다. 이번 여정의 중심 무대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병원이다. Susanoo의 실어증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찾아간 그곳에는 괴짜 의사 베르마와 병원 반지하에 살며 설거지 노동을 하는 문문이 있다. 접시에 남은 얼룩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점치며 밤하늘에 뜬 별들의 신호를 해석하는 문문. 지하와 천공의 존재로서 그는 ‘보통의 언어’로만 말하면 혀가 굳는다는 이유로, 말 사이에 ‘라라’를 넣은 독특한 언어를 사용한다. “달은 아직 안 떴어라라.” “밤이 되어야라, 달이 떠라라.” “어디서라 나오라라?” “나도 몰라라라. 나도라 멀리서 왔다라라.”_15~16쪽 신비로운 율동감을 지닌 문문의 목소리가 2부의 문을 여닫는 동안, 일행은 각자만의 여행길을 거쳐 Susanoo가 있는 코펜하겐의 병원으로 향한다. 자아든 사랑이든 모두 갈팡질팡하는 나누크는 히치하이킹을 통해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여행을 떠난다. 한편 생각의 굴레에 빠지곤 하는 노라는 망설임 없이 지구를 누비는 아카슈와 동행하여 예상치 못한 모험을 펼친다. 모두가 모인 곳에는 그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Susanoo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그사이, 1부에서 아들 크누트의 시각에서 쓰인 닐센 부인의 항변 또한 강렬하게 그려진다. 2부의 테마가 ‘수직’인 만큼, 이번 여정에서 인물들은 마음 깊은 곳으로 내려가 숨겨져 있던 내면의 어둠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는 “스스로 선택하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자신의 언어와 기억”을 새롭게 발견하고 마주하는 일이다. 그렇게 Hiruko와 친구들은 두 번째 생일을 맞은 것처럼, 한층 더 깊고 입체적인 인물로 재탄생한다. “먼 여행을 떠난다는 건 다시 태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잖아. 오늘이 우리 모두에게 두 번째 생일이지.” _356쪽 밤하늘의 별만큼 무수한 말들로 연결된 우정의 네트워크 “우리 같이 멀리멀리 걸어서 가자.” 구불구불한 여정 속에서 나누크는 “만약 인생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보내는 짧은 시간의 연속에 불과하다면, 지구는 언젠가 산산조각이 나버리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곧 지구에는 단절뿐 아니라 연속성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바다가 전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Hiruko와 친구들은 끊임없이 흐르는 언어의 바다를 타고 지구 곳곳에서 우정의 네트워크를 형성해나간다. Hiruko는 이제 자신이 만든 빛나는 언어의 그물 위에 선 친구들과 함께 바다라는 끝없이 출렁이는 세계로 나간다. 이들은 멈추지 않는 파도처럼 끊임없이 입을 놀려 말하고, 말하고, 또 말한다.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무엇보다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아카슈의 말대로 수다만큼 확실한 생명의 신호는 없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 매번 변신하는 Hiruko의 판스카나 춤추듯 말하는 문문의 라라체가 보여주듯, 다와다 요코는 기존의 고체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중간 언어’들로 새로운 시대의 소통 방식을 발명한다. 일행의 여정 또한 나비처럼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수다와 뜬구름 잡는 농담으로 가득하다. 굳게 봉인된 기억의 문을 여는 것도 논점을 이탈한 엉뚱한 대화다. 침묵이라는 갑옷을 벗고 망설임을 바람에 날려버린 채 나누는 수다는 고갈되지 않으며 서로를 사뿐히 이어준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중얼거렸을 뿐이지만 (......)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최후의 망설임을 바람에 날려버리고, 나는 눈을 가린 채 달리기를 시작하듯 마구 수다를 떨었다. _292쪽 불확실하며 단절적인 시대를 표류하는 Hiruko와 친구들은 그렇게 함께 멀리멀리 나아간다. 이들은 우연이 부리는 마법에 몸을 맡기고, 의미와 무의미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소한 순간들로 반짝이는 삶을 발견한다.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 넘치는 수다로 가득 찬 언어 여행자들의 신비롭고 낯선 여정은 계속된다. “여행하고 있는 동안은 무책임할 수 있어서 즐거워. 바다의 빛깔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놀라움의 연속이고. (……) 바다의 빛에는 내가 없어. 그걸 시원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해.” _197쪽 옮긴이의 말 이들은 모두 우연히 어느 시간의 고리에서 만나 친구가 되거나 연인이 되거나 지인이 되었다.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인간이 있고 그중에서 누구를 만날지는 단순한 우연’이라는 나누크의 말을 굳이 곱씹어보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우리가 사는 이 별이 우연이라는 그물로 어른어른하지만 아주 촘촘하게 짜여 있다는 것을. Hiruko는 이제 자신이 만든 빛나는 언어의 그물 위에 선 친구들과 함께 바다라는 끝없이 출렁이는 세계로 나간다. 그리고 이들은 멈추지 않는 파도처럼 끊임없이 입을 놀려 말하고, 말하고, 또 말한다.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른 무엇보다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아카슈의 말대로 수다만큼 확실한 생명의 신호는 없다. |
|
여기, 언어를 잃어버린 한 친구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친구들이 있다. 친구의 병실에 그들이 도착하기까지 겪는 경로나 혼란, 소소한 기쁨들은 각기 다르다. 꼭 낯선 언어가 다른 낯선 언어에게 가닿는 순간들처럼.
이상하고 아름답고 다소 모험적인 각자의 여로는 모두 개별적인 시점과 목소리로 전해지며, 짧은 여행 동안 그들은 조금씩 다른 존재가 되어간다. 스스로 선택하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깊고 엉뚱한 곳에 숨겨져 있던 자신의 언어와 기억을 마주한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평소 나라고 굳게 믿었던 것을 버리는 것.’ 발음하는 순간 모였다가 흩어져버리는, 그리고 다시 모이려는 이 우정에, 여행에, 언어와 사랑에 나도 기꺼이 동참하고 싶다. - 김연덕 (시인) |
|
기발한 우연과 풍부한 상상력이 빛나는 실험적 동화이자 오디세이. - 뉴요커
|
|
“기후 변화, 테러리즘, 적대적인 정치 구조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이 책의 인물들은 내부에 새로운 세계의 씨앗을 지니고 있다. 창의성과 가능성,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찬양하는 쾌활한 디스토피아 소설.” - 포어워드 리뷰스
|
|
“모네의 붓질 하나하나에 색은 계속 변화하지만 풍경은 하나의 전체로서 드러난다는 크누트의 말처럼, 다와다 요코의 인물들은 인상주의적이다. 유동성, 담백함, 덧없음. 희미한 실체들이 함께 모여 하나의 형태를 이루는 방식으로, 이들은 함께 소용돌이치며 아름답고 평온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 월스트리트 저널
|
|
“당신은 같은 언어를 말하고 있더라도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서로를 잘 알아볼 수 있다.” - Wired
|
|
“페이지를 뛰어넘어 실제로 노래하고 있는 다와다 요코의 언어.” - NP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