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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라일라 · 9

해설 소통과 애정을 통한 정상으로의 회귀_이승복 · 477

저자 소개 2

메릴린 로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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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lynne Robinson

1947년 아이다호의 샌드포인트에서 태어났다. 브라운 여자대학의 전신인 펨브로크 대학에서 1966년에 문학사를, 1977년 워싱턴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장편소설로 『하우스키핑』, 『길리아드』가 있고, 논픽션으로 『모국: 영국, 복지국가 그리고 핵오염Mother Country』, 『아담의 조국: 현대사상에 관한 에세이The Death of Adam』 등이 있다. 「하퍼스」, 「파리 리뷰」, 「뉴욕타임스」에 북리뷰와 기고 하고 있다. 그녀는 켄트, 암허스트,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시인과 작가들을 위한 예술학 석사과정(Master of Fine Arts) 프로그램에 교수
1947년 아이다호의 샌드포인트에서 태어났다. 브라운 여자대학의 전신인 펨브로크 대학에서 1966년에 문학사를, 1977년 워싱턴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장편소설로 『하우스키핑』, 『길리아드』가 있고, 논픽션으로 『모국: 영국, 복지국가 그리고 핵오염Mother Country』, 『아담의 조국: 현대사상에 관한 에세이The Death of Adam』 등이 있다. 「하퍼스」, 「파리 리뷰」, 「뉴욕타임스」에 북리뷰와 기고 하고 있다. 그녀는 켄트, 암허스트,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시인과 작가들을 위한 예술학 석사과정(Master of Fine Arts) 프로그램에 교수이며, 아이오와 작가협회에서 미래의 작가들을 가르친다. 지금은 세 번째 소설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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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이자 소설가.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화 〈툼스톤〉의 원작 《무덤으로 향하다》를 옮기며 번역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번역과 동시에 자신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소설, 산문, 그래픽 노블, 인터뷰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써왔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관점에 갇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그는, 문학이야말로 그 벽을 허무는 힘이라고 믿는다. 청소년 소설 《오늘도 조이풀하게》 《너를 찾아서》 등과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긍정의 말들》 등의 에세이를 썼다. 《헤드샷》 《오래된 책들의 메아
번역가이자 소설가. 한양대학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영화 〈툼스톤〉의 원작 《무덤으로 향하다》를 옮기며 번역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번역과 동시에 자신만의 목소리로 글을 쓰기 시작하여 소설, 산문, 그래픽 노블, 인터뷰집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써왔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관점에 갇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그는, 문학이야말로 그 벽을 허무는 힘이라고 믿는다.
청소년 소설 《오늘도 조이풀하게》 《너를 찾아서》 등과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긍정의 말들》 등의 에세이를 썼다. 《헤드샷》 《오래된 책들의 메아리》 등 10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라일라》로 제18회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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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508쪽 | 528g | 130*190*35mm
ISBN13
9791167373847

책 속으로

이런 식의 생각이 그녀의 외로움에 변화를 일으켜서, 전보다 조금 더 참을 만해졌다. 그리고 라일라는 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일 수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이걸 외로움이라고 부르지 말자고 자신에게 여러 번 말했다. 한 해 한 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건 그저 그녀의 몸이 느끼는 감각일 뿐이라고, 마치 허기나 피로와 같은 거라고 자신을 달랬다. 허기나 피로와 달리 항상 그 자리에 똑같은 모습으로 존재했지만. 가끔은 잠시 다른 생각에 빠질 수 있었다. 그러다가도 외로움은 항상 돌아왔고, 항상 전보다 더 지독하게 느껴졌다.
--- p.64~65

알겠어. 라일라는 실존에 관해선 조금 안다. 그것이 그녀가 아는 거의 유일한 것이었는데, 그것을 가리키는 말은 노인에게서 배웠다. 마치 미합중국 같은 말이었다. 어쨌든 뭐라고 불러야 하긴 하니까. 밤과 아침, 자는 것과 일어나는 것. 굶주림과 외로움과 피로. 그러고도 여전히 그걸 더 원한다. 실존.
--- p.136

라일라는 노인이 늙고 아름다운 고개를 숙여서 자신의 늙고 아름다운 가슴에 댄 채 거실에 서 있는 모습을 봤다. 그녀는 생각했다.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러다 그녀는 생각했다. 기도하는 모습은 꼭 슬퍼하는 모습 같아. 수치스러워하는 모습 같아. 후회하는 모습 같아.
--- p.172

하지만 라일라는 새가 어떻게 부화하는지, 송아지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여러 번 봤고, 곧 새끼 동물들은 누구도 가르칠 수 없었을 것들을 알게 됐다. 그들은 자기 다리로 일어나서 몸을 긁거나 젖을 먹었고, 그들의 눈은 그 지식으로 반짝였다. 세상은 아주 근사했다. 그때 아이들은 새끼 동물들과 놀 수 있다. 아이들의 눈도 반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자신이 얼마나 영리한지 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동물들은 금방 그냥 동물이자 가축이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떻게든 먹고살려고 애쓰는 보통 사람이 되고 만다.
--- p.284~285

“세상에는 처음 보는 순간 어쩐지 알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죠. 그런가 하면 평생을 같이 보냈는데도 정말로 모르겠는 사람들이 있고. 당신이 교회에 걸어 들어왔던 그 첫날, 그 비 오는 일요일에, 나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을 알아본 것 같았어요. 그건 놀라운 경험이었죠. 정말 그랬어요.”
--- p.303

그녀가 가진 거라곤 그 칼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려움과 외로움과 회한. 그것이 그녀의 지참금이었다. 다른 여자들은 누비이불과 자기 접시를 가져오는데. 심지어 가끔은 약간의 돈도 가져오고. 그녀는 튼튼한 두 손과 그녀 자신은 차마 거울로 보지도 못하는 얼굴을 가져왔다. 거울에 비친 얼굴에 자신의 인생 전부가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칼을 가져왔고.
--- p.441

라일라는 생각했다.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래, 하지만 우리는 용감해. 우리는 거칠고, 우리 안에는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생명이 있고, 우리는 속에 불을 껴안고 있지. 그 평화는 그저 경이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 p.476

출판사 리뷰

“난 더는 길을 잃어버린 아이가 아니야”
외로움과 상실을 딛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여정


아이는 어둠 속에서 현관 입구에 있는 계단에 앉아 추위에 떨며 자기 몸을 껴안고 있었다. 울다 지쳐 잠들기 직전이었다. 더는 소리를 지를 기력도 없었고, 어쨌든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 (…) 하지만 아이가 거의 잠들었을 무렵 길에서 달(Doll)이 나타나 너무나 불쌍한 상황에 처한 아이를 발견했다. 달은 아이를 안아 올리고 자신의 숄로 몸을 덮어주면서 말했다. “흠, 우리는 갈 곳도 없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_9-10쪽

소설은 어린 시절 기억에서 시작한다. 누구도 돌보지 않아 방치된 채 현관 계단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어린아이의 기억. 달이라는 떠돌이 여자가 황야의 천사처럼 나타나 아이를 훔쳐 달아난다. 달은 아이를 데려가 ‘라일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아픈 아이를 정성껏 먹이고 간호하고 씻기고 재우고는, 살라고 말한다. 라일라는 그렇게 죽을 고비를 넘기고 이름과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라일라는 달의 아이로 성장한다. 일거리를 찾아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노동자 무리의 일원으로 달과 함께 다니며 먹고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하고, 먹어도 죽지 않는 것들이 뭔지, 길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은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지 배운다. 정작 본인은 글을 읽을 줄 모르면서도 달은 자신보다는 나은 인생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라일라가 학교에 다니며 글과 산수를 배울 수 있도록 한동안 노동자 무리를 떠나 작은 마을에 정착하기도 한다. 사회적 관점에서는 라일라를 납치한 것이나 다름없는 달에게는 한곳에 일정 기간 이상 머무르는 일이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는 것일지라도. 달은 라일라에게 살아남는 법을, 그러나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 사람답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친다.

그녀는 한 아이를 보살폈다. 그랬다, 그녀는 아이를 훔쳤다. 아마도 죽음으로부터. 외로움으로부터. 그리고 그 아이를 꽤 괜찮은 여자, 하루 품을 파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으로 키워냈다. _220쪽

그러나 달이 예상치 못한 일로 더 이상 라일라와 함께할 수 없게 되자 라일라는 또다시 혼자가 되어 외로움 속에서 길을 잃고 수년간 이곳저곳을 배회한다. 어느 날 쏟아지는 비를 피해 길리어드라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 있는 교회에 우연히 들어서서 세례에 대해 설교하는 목사와 눈이 마주치기 전까지는. 목사가 하는 말은 이해할 수 없어도 촛불과 노래는 마음에 든다고 생각한 라일라는 교회에 몇 번 더 찾아가고, 어차피 이곳을 떠날 것이라면 목사에게 말을 걸어봐도 좋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어느 이른 아침 목사의 집에 찾아가서 인생을 바꿀 질문을 던진다.

라일라가 말했다. “내가 여기에 왜 왔는지 모르겠어요. 그건 사실이에요.”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기왕 온 김에, 본인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난 최근에 그저 세상의 어떤 일들이 왜 그렇게 일어나는지 궁금해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아! 그렇다면 당신이 시간이 있는 게 다행이군요. 나도 거의 평생 그 문제로 고민해왔으니까요.”_54쪽

그 질문에서부터 라일라와 존 에임스 목사의 인연이 시작되고, 그와의 관계에서 라일라는 난생처음으로 과거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안정감을 느낀다. 소설은 새로이 찾은 안전함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왜 버려져야 했는지, 그런 자신을 안아 올려 보살펴준 달은 누구인지, 세상은 왜 그렇게 모질게 돌아가는지와 같은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과거의 삶과 삶이라는 것 자체를 탐구해나가는 라일라 내면의 여정을 따라간다.

고통스러운 생존에서 희망의 실존으로
새로이 얻은 목소리로 들려주는
한 여성의 담담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달이 라일라에게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줬다면, 존 에임스 목사는 그렇게 살아온 경로를 되짚을 수 있는 말들을 가르쳐준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라일라는 가진 언어가 별로 없었다. ‘심기’나 ‘건초 만들기’처럼 때마다 해야 하는 일로 각 계절을 구분했을 뿐 계절을 표현하는 말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를 미합중국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몰랐다. 일거리를 찾아 농장과 과수원을 전전하며 살았던 노동자로서 대공황이 몰고 온 궁핍과 척박함을 온몸으로 겪었으면서도 라일라는 몇 년 후에야 그걸 대공황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고백한다. 계절과 미합중국, 대공황처럼 직접 겪고 살아내면서 몸으로는 이미 알고 있는 것들, 그러나 언어가 없어서 누군가와 말을 할 수도, 혼자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에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목사는 조금씩 언어를 찾아준다.

라일라는 실존에 관해선 조금 안다. 그것이 그녀가 아는 거의 유일한 것이었는데, 그것을 가리키는 말은 노인에게서 배웠다. 마치 미합중국 같은 말이었다. 어쨌든 뭐라고 불러야 하긴 하니까. 밤과 아침, 자는 것과 일어나는 것. 굶주림과 외로움과 피로. 그러고도 여전히 그걸 더 원한다. 실존. _136쪽

이렇듯 먹고사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로서만 기능하던 라일라의 언어는 목사를 만나면서 점점 확장된다. 그러나 목사가 제공하는 종교라는 틀을 통해 ‘실존의 의미, 인간 삶의 의미’를 처음 마주하면서도 라일라는 목사의 세계에 그대로 편입되는 대신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들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내며 정체성을 찾아나간다.

성경을 대하는 라일라의 태도도 마찬가지다. 라일라가 성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종교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 오래된 책에 놀랍게도 라일라가 삶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의문들이 이미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견뎌야 했던 지난 삶에 대한 실마리로서 라일라는 성경을 읽고, 평생 그 텍스트를 읽고 공부하고 설교해온 목사에게 질문을 던진다.

라일라가 말했다. “당신 그 부분 알죠. ‘네가 피투성이로 버둥거리는 것을 보았고’라는 부분 말이에요. 그건 누가 말하고 있는 건가요?”
“주님이시죠. 하나님이요. (…) 물론 그건 비유예요. 에스겔은 시로 가득 차 있어요. 성경의 다른 권들보다 훨씬 더 많은 시와 우화와 환영들을 담고 있죠.”
(…)
“음, 하나님이 거기서 말한 건 진실이에요. 그건 내가 잘 아는 거거든요.”
“그래요. 당신 말이 정말 옳아요. 나는 그게 더 깊은 차원에서 진실이 아니라는 뜻으로 말한 게 아니에요. 그 말씀이 실재하는 뭔가를 묘사하는 말이 아니라는 뜻도 아니었고요.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그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아, 라일라. 더 말해줘요.” _232-233쪽

라일라와 목사 사이에는 성경과 실존과 세상에 대한 질문과 답이 끊임없이 오간다. 그러나 반복되는 문답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정답을 향해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궤적을 그리는 대신 두 사람 안에 층층이 쌓여 각각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관계에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관통하며 이어지는 둘의 대화는 라일라가 새로이 알게 된 언어와 사고의 틀로 과거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라일라와 목사가 나누는 정의하기 어려운 사랑을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공고히 확립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라일라는 궁핍하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늘 최선을 다해 모든 것을 주려 한 달의 사랑과 그 폭풍과도 같았던 실존을 돌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위안과 안전을 주는 존 에임스 목사의 사랑으로, 들판에 버려져 돌봐주는 사람 없이 피투성이로 버둥거리던 어린아이에서 스스로의 존재와 삶 그리고 자신이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세상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여성으로 변모하고 성장한다. 고통스럽고 척박한 인생을 살았음에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던 삶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되찾아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라일라의 솔직하고 담담한 목소리는 믿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추천평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소설가 중 하나. - [선데이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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