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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라우라 레스트레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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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ra Restrepo

콜롬비아 보고타 태생인 그녀는 안데스 대학에서 철학, 문학, 정치학을 전공하였다. 시사주간지 '세미나'에서 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고, 국립대학에서 문학과 교수로 일했으나, 자신의 좌익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교단을 떠났다. 1983년 콜롬비아 정부와 M-19 게릴라 단체와의 평화협상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였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감격의 역사』(1986)로 데뷔하였다. 그러나 생명의 위협을 느껴 1989년까지 멕시코에서 망명생활을 해야 했다. 이후 발표한 작품 『태양 아래 표범』은 '후안 데 산 클레멘트 대주교 상'을 수상했으며, 『갈릴리의 천사』는 멕시코의 '소르
콜롬비아 보고타 태생인 그녀는 안데스 대학에서 철학, 문학, 정치학을 전공하였다. 시사주간지 '세미나'에서 기자 생활을 하기도 했고, 국립대학에서 문학과 교수로 일했으나, 자신의 좌익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교단을 떠났다. 1983년 콜롬비아 정부와 M-19 게릴라 단체와의 평화협상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였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 『감격의 역사』(1986)로 데뷔하였다. 그러나 생명의 위협을 느껴 1989년까지 멕시코에서 망명생활을 해야 했다.

이후 발표한 작품 『태양 아래 표범』은 '후안 데 산 클레멘트 대주교 상'을 수상했으며, 『갈릴리의 천사』는 멕시코의 '소르 후아나 이네스 델라 크루스 상'과 프랑스의 '프릭스 프랑스 문화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마르케스와 사라마구가 극찬해 마지않는 작가로,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이미 세계 20여개 나라에 널리 소개된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 작가이다.

저서로는 『열정의 섬』(1989), 『태양 아래의 표범』(1993), 『달콤한 동반』(1995), 『검은 피부의 애인』(1999), 『방황하는 군중』(2001), 『너무나 많은 영웅들』(2009) 등이 있다. 그녀의 대표작인 『광기』는 2004년 스페인어권의 가장 권위적인 '알파구아라 문학상'과 2006년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을 수상했고, 세계 유수의 언론으로부터 예술의 경지에 이른 작품이라 칭송받았다. 소설가이기 전에 인권 운동가인 그녀는 폭력과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개인의 광기 그리고 집단의 광기를 파헤치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역자: 유혜경
대통령 통역 등의 굵직한 통역 업무를 했으나 책의 매력에 빠져 오랫동안 영어와 스페인어 전문 번역가로 맹활약하고 있다. 한국외대 통역번역대학원 한서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통역번역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차가운 피부』, 『파리대왕』,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8, 52』, 『댈러웨이 부인』,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의 비밀』, 『위대한 개츠비』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0월 0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498g | 136*194*30mm
ISBN13
9788989456124

책 속으로

설사 네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노벨문학상을 탄다고 해도, 파블로 에스코바르처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다고 해도,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1등을 한다고 해도, 아니면 밀라노 오페라의 최고 소프라노라고 해도, 이 나라에서 그 풀 먹인 세례식 드레스를 입는 사람들에 비하면 넌 아무것도 아니란 말이야. 너희 식구들이 네 남편 같은 사람을 인정해줄 것 같아? 너의 정신병과 싸우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린 그 착한 아길라르를? 너희 식구들은 심지어 아길라르를 호적에 넣어주지도 않을걸. 네 어머니가 아길라르를 싫어하는 것까지는 괜찮아.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쳐다보지도 않잖아. 그리고 진실의 순간에는 너도 그를 쳐다보지 않아. 원래 그런 거야. --- pp.181-182

아주 천천히 정신이 돌아오자 그제야 희미한 비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내가 방금 자른 것은 손톱이 아니라 비치의 손가락 끝의 아주 작은 살점이란 것을 알았어. 착한 비치, 내가 낫게 해줄게, 울지 마, 안 그러면 내가 널 다치게 했다고 혼난단 말이야. 비치는 울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여전히 칭얼대긴 해도 아주 조용해, 비치의 손가락에서 잘려나간 살점이 손톱 끝과 딱 맞아떨어진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야. --- pp.191-192

안 돼, 아구스티나, 그런 건 얘기하는 게 아냐. 뭘 얘기하는 게 아니에요, 엄마? 그런 거, 여자들만 아는 거, 그리고 창문으로 다가가 내 사촌과 동생들에게, 아구스티나는 여기서 우리와 카드를 하고 싶어해서 밖에 못 나간다, 라고 말한 것은 바로 우리 어머니였어. 무슨 카드요, 여기서 카드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잖아요, 저는 경찰과 도둑 놀이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햇빛을 쬐면 출혈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나가선 안 된다고 했어, 그래,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어, --- p.199

나중에 침대에 누웠지만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 아구스티나가 말한다, 잠이 오지 않는 이유는 자동차 때문도 밤 때문도 첫 데이트 때문도 그 친구가 바지에서 꺼낸 거대한 초 같은 물건 때문도 아니었어. 다름 아닌 아버지가 늦은 시각까지 나를 기다렸다는 사실 때문이었어. 아버지가 날 기다리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었어. 전에는 한 번도 그러지 않았어, 전에는 한 번도 그러지 않으셨어. 그 후로 남자들이 영화구경을 시켜준다고 하면 난 늘 수락했어. 그것이 아버지를 불안하게 하고 흥분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야. 이번에는 자정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리라, 아버지를 조금 더 불안하게 만들리라. 아버지의 화를 부추기되 아주 조금만 부추기리라, 얻어맞을 만큼은 아니고 그때 처음 느꼈던 그 느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아주 조금만 부추기리라. --- pp.248-249

마약 거래상을 미국으로 인도하는 범인 인도 조약과 관련해서 콜롬비아 정부가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말이야. 그래서 의회가 그 조약을 비준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했더니, 그는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화를 냈고 그러면서 무시무시한 말을 내뱉었어. 그리고 나중에 레스플라나드 레스토랑에 폭탄이 터졌을 때 내 머릿속에 그 말이 떠올랐지. 아구스티나, 잘 적어놔야 할 거야, 이건 역사적인 복수 선언이니까. 파블로는 이렇게 말했어, 내 재산을 몽땅 퍼부어서라도 이 나라가 통곡하게 만들겠어. --- pp.278-279

어쩌면 그 순간 늘 자신의 인생에 오점을 남긴 타인의 성욕에 관해 에우헤니아가 가졌던 일종의 적대감이 튀어나왔는지도 모르지, 또 어쩌면 자기 자신의 성욕에 대한 강한 혐오감이었는지도 모르고, 이상할 것도 없지만, 중요한 것은 제부와 동생 모두 다른 사람들의 성욕을 비난하고 단속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야. 두 사람은 그런 그늘 속에 함께 들어가 있었고, 거기서 의견이 일치했으며, 공범자였어, 그리고 그것은 제부나 동생의 권위를 상징하는 기둥이고, 어쩌면 혐오증의 대들보였는지도 몰라, 마치 나머지 가족의 성욕을 통제하는 사람이 지배권을 갖는다는 것을 대물림을 통해 알고 있는 것 같았어, --- p. 287

우리 모두는 심장에 총을 맞은 것처럼 숨을 삼켰고, 너무나도 끔찍한 광경에 몸이 얼어붙어 꼼짝도 할 수 없었다네, 곧이어 카를로스 비센테 1세는 여전히 바닥에 고꾸라져 있는 카를로스 비센테 2세에게 발길질을 해대면서, 그 아이가 했던 말을 흉내 냈어. 어머나, 예쁘기도 해라, 어머나, 예쁘기도 해라, 염병할 남자답게 말하랬지, 호모새끼처럼 하지 말고.

--- p. 290

줄거리

“이 미친 세상에서 미치지 않은 자, 과연 누구인가?”

콜롬비아의 부유층 집안 출신으로 누구라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의 소유자 아구스티나는 폭력적인 마초 아버지, 위선적이고 무기력한 미친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몰래 바람을 피우는 철없는 이모를 보며 자라난다. 어느 날 아버지는 여자처럼 말했다는 이유로 그녀의 남동생 비치를 무자비하게 구타하게 되고, 이에 앙심을 품은 비치는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아버지와 이모의 불륜 현장 사진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집을 떠나게 된다. 불법 마약 거래업자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돈 세탁업자인 미다스 맥알리스터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그녀 역시 이 사건 이후 집을 떠나 낙태를 하고 히피들의 거리에서 유리구슬 목걸이를 팔며 전쟁 같은 삶을 이어가게 된다. 아버지는 그런 그녀를 목격하고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오빠 호아코는 형제들의 유산을 독점한다.

한때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친 교수였으나 학교가 문을 닫아 현재는 개 사료를 배달하는 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아길라르는 그런 아구스티나를 보고 한눈에 반하게 되어 전처와 아들을 버리고 그녀와 결혼하게 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아내 아구스티나는 정상이 아닌 행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출판사 리뷰

사라마구와 마르케스가 극찬한 작품
집단의 광기는 어떻게 개인을 광기로 몰아넣는가?

콜롬비아 하면 떠오르는 건? 바로 군사 독재정권과 마약, 거기다가 못살고 미개하고 잔인한 후진국이라는 이미지가 겹친다. 일찍이 이 나라 출신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서구 사회가 갖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편견이 바로 ‘라틴아메리카의 고독’이자 ‘백 년 동안의 고독’이라 표현한 바 있다. 라우라 레스트레포의 『광기』는 바로 그런 콜롬비아의 비극적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으며, 독립 후에는 미국이 후원하는 독재자들의 강압 통치를 연달아 겪어야 했던 나라. 민중의 편에 섰던 지도자는 연달아 암살당하고 어제의 이웃이 오늘의 적이 되어 내전을 치르는 나라. 불법 마약 거래와 돈세탁, 부정부패가 일상화되어 있는 나라. 『광기』의 주인공, 아구스티나와 그의 어머니 에우헤니아, 할아버지 포르툴리누스는 이런 미친 세상에서 말 그대로 미쳐버린 사람들이다. 권위적이고 폭압적인 아버지, 위선적 부르주아이자 미친 상태인 어머니 밑에서 전쟁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낸 아구스티나는 문학 교수이자 가난한 마르크스주의자인 남편 아길라르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미친 상태는 점점 심해지기만 한다. 그리고 그녀 개인의 삶이 표출하는 불행이란 껍질을 벗겨내면 콜롬비아 역사의 비극적 사건들, 사회의 암울한 현실이라는 알맹이가 알알이 맺혀 있다.

작가는 중심인물 아구스티나의 광기 어린 상황의 껍데기를 하나하나 벗겨가면서 무자비한 폭력과 집단의 광기가 개인의 삶을 얼마나 황폐화시키는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가 얼마나 잔인한지,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고발하고 있다. 소설가이기 이전에 인권 운동가로 활약한 작가의 세계관이 깊이 담겨 있는 이 작품은 한국전쟁과 독재정권 등을 겪으며 아직도 ‘꼴통 우파와 좌파 빨갱이’라는 극렬한 집단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우리 사회의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예술적 언어로 표현해낸 인간 광기의 해석
수많은 해외 언론으로부터 예술의 경지에 이른 작품이라 칭송받았으며, 라틴 아메리카 문학을 대표하는 주제 사라마구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극찬한 소설, 『광기』는 일반적인 문법과 서술 구조를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대화체와 지문과 독백이 마치 미친 주인공의 정신분열을 표현하는 것처럼 한데 섞여 춤추듯 전개되며 과거와 현재 시제가 같은 문맥에서 공존하고 있다. 잠깐 정신을 놓았다가는 흐름을 제대로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점점 앞쪽에 일어난 사건의 원인이 규명되고 얽키고설킨 관계의 그물망 뒤에 공존했던 현상들이 잃어버린 퍼즐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딱 맞아떨어져 작품의 품격과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 혼돈 속의 질서가 있다는 카오스 이론처럼 절제되고 무미건조하고 복잡한 이야기들은 뒤로 갈수록 일정한 규칙으로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점점 심오하고 강렬해진다. 이 작품은 스페인어권의 가장 권위적인 ‘알파구아라 문학상’,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워싱턴 포스트'가 뽑은 올해의 소설로 선정되었으며, 무명작가인 라우라 레스트레포를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 작가이자 마르케스와 사라마구의 뒤를 잇는 위대한 작가로 격상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리뷰/한줄평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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