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rry Gon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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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다가 만화가의 길로 들어선 래리 고닉
그는 온 우주, 전 세계의 역사를 48부작, 8권에 담아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1990년 그 첫 권을 출간한 이래 무려 17여 년 만에 미국의 독립을 다룬 4권을 출간하면서 이제 그 반환점(전체 48부작 중 24부, 총 8권 중 4권)을 돌았다. 그의 독특한 이력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그의 만화는 만화라는 장르를 훌쩍 뛰어넘는 “만화 이상의 만화”로 평가받는다. 책 뒤에 짧은 독후감과 함께 붙어 있는 참고문헌을 보면 그가 한 권의 책을 완성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과 공부를 투자하는지를 증명한다. 흔히 역사란 과거를 알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역사적 지식이 깊고 넓을수록 보는 시야가 거시적으로 트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화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이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암기과목이 아닌 온전한 역사 이야기로 만나는 세계사를 찾고 싶어도 선뜻 다가서기 힘든 방대한 규모의 책들에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을 것이다. 궁금하고 알고 싶은 세계사, 즐겁게 재미나게 만날 수는 없을까. 그런 면에서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는 그야말로 준비된 세계사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한 과장이나 허사가 아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와 작가의 내공을 살펴본다면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는 제4권부터는 가파른 세계사를 스피디한 속도로 전개하여 숨 가쁘게 전개되는 근대의 세계사를 밀도 있게 그려놓았다. 앞으로 더욱 복잡하게 펼쳐질 근대 이후의 세계사를 래리 고닉은 또 어떻게 요령 있게 소화하여 전 세계 독자들에게 보여줄까?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은 한국의 독자들만이 아닐 것이다. 이 시리즈의 특징 ① 작가의 수평적 역사관 : 서양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공정한 시각에서, 그 어떤 세계사 책보다도 냉정하면서도 따뜻하다. ② 방대한 자료 연구와 분석 : 각 권마다 평균 100여 권이 넘는 참고문헌 목록이 빼곡히 실려 있을 뿐 아니라 문헌에 대한 독서후기까지 덧붙여 있다. 참고문헌은 작가의 모국어인 영어로 쓰인 자료이긴 하지만 그중에서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네덜란드어로 된 원전을 영어로 번역한 책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위해 작가가 얼마나 문헌수집에 신경 썼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③ 작가의 빛나는 통찰력 : 대상의 핵심을 포착하고 표현하는 남다른 추상력과 복잡한 상황을 명쾌하게 분석하고 간추리는 능력은 과학도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④ 배꼽 잡는 익살을 구사하는 유머의 대가 : 내용은 사뭇 진지한 이야기인데 툭툭 튀어나오는 기상천외한 대사와 지문은 독자들을 그야말로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신랄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작가의 입담과 재치에 절로 무릎을 치게 된다. ⑤ 생생한 캐릭터 묘사 : 말로는 몇 백 마디를 해도 미처 설명하지 못할 상황을 캐릭터 묘사 하나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래리 고닉 만화의 힘이다. 각권의 내용 * 제1권 : 빅뱅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1권을 펼치자마자, 독자들은 여느 세계사 책과 다른 점을 마주하게 된다. 빅뱅, 우주의 탄생이라니? 과학도다운 우주적인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래리 고닉은 생명 출현부터 공룡시대, 포유류의 번성까지 짚고 난 뒤에야 인류 이야기에 들어선다. 인류의 역사를 다루는 면면에도, 서양 강대국 위주의 역사 서술에 치우치지 않고 각 대륙을 골고루 조명하며 문명 교류의 흔적을 훑는다. * 제2권 : 중국의 여명에서 로마의 황혼까지 4세기 후반부터 6세기 후반까지 세계 문명의 개화가 한눈에 펼쳐진다. 특히 종교의 요람 인도를 소개하는 장에서 힌두교와 불교와 자이나교 등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이는 연대기로서가 아니라 문명사로서의 세계사를 보여주는 면목이다. 중국사에서는 고고학적 증거에 한계가 있음을 짚으면서 전설과 신화와 문헌을 적극 활용하여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적 안목을 키우도록 돕는다. * 제3권 : 이슬람에서 르네상스까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종교간 반목이 시작된 데에는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자리하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숨어 있던 인류사인 다양성의 보고 아프리카, 이슬람 제국, 유목의 본고장 중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 전개는 낯선 만큼 의미심장하다. 팍스 로마나 팍스 몽골리카 등이 팍스 아메리카의 시대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 작가는 매섭고 날카로운 유머 속에 넌지시 묻는다. 그리하여 7세기부터 15세기까지 종횡무진 펼쳐지는 과거 동서양의 다양한 문명에서 돌아오면 오늘이 다시 보인다. * 제4권 : 콜럼버스에서 미국혁명까지 15세기 후반부터 18세기 후반까지 300년 동안 일어난 동서양 근대사의 실타래를 풀어내고 밝혀낸다. 1~2부에 걸쳐 콜럼버스나 코르테스 같은 정복자(침략자)가 아메리카 대륙을 짓밟기 전 마야, 잉카, 아스텍 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는 탐험과 정복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학살과 문화적 위업을 파괴한 그 시대의 파괴자를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는 래리 고닉의 엄정한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 대항해 시대에 스페인의 오랜 식민지였던 네덜란드가 어떻게 세계무역의 강자가 되었는지, 아메리카를 개척하고 인디언과 폭넓게 교류한 나라는 영국이 아니라 프랑스였다는 사실과 1500년대 영국도 스페인이나 네덜란드 무역선을 약탈하면서 연명했다는 이야기 등은 흔히 앵글로색슨 중심의 세계사에서는 보기 힘든 것으로, 래리 고닉은 미국이나 영국의 일방적 시각에서 역사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