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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_우러를수록 높이를 더하는 마음의 산
봄...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생명의 노래 1 봄을 맞는 나무들의 줄탁동시 2 생멸화 _ 대지를 깨우는 봄의 교향곡 3 큰오색딱따구리 _ 봄을 부르는 한라산의 요정 4 두릅나무 가시의 간절한 소망 5 피뿌리풀 _ 초록 융단 선연히 물들이던 들판의 정령이여 6 선작지왓 _ 시름마저 감미로울 천상의 화원 여름...뜨겁고 치열한 생의 한가운데 1 잠자리 _ 산란으로 이어온 3억 년의 생과 사 2 돌매화 _ 별을 사랑한 화구벽의 눈물 3 영실 _ 구름도 제 몸 씻고 쉬어가는 신(神)들의 거처 4 한라산 화구벽 바람 같은 이야기 5 곶자왈 _ 제주 생태계의 오아시스 6 무지개 _ 물방울과 빛방울이 연주하는 허공의 노래여 가을...바람과 시간의 무늬 1 야고 _ 순결한 억새들판의 유추프라카치아 2 낙엽 _ 떠나야 할 때를 알고 스스로를 사르는 초연 3 억새 _ 오름에서 부르는 제주의 가을연가 4 제주조릿대 _ 그 꽃피움의 비장함에 대하여 5 머뭇거릴 겨를조차 없는 시간들 6 만세동산 _ 한라산에서는 바람도 풍경입니다 겨울...내 안의 나를 찾아가는 치유의 시간 1 첫눈, 그 설레임의 축제 2 한라산 노루의 힘겨운 겨울나기 3 러셀 _ 눈 덮인 광야에서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를 마라 4 빙벽 _ 수직 고드름에 매달린 존재의 가벼움 5 겨울 구상나무, 그 침묵의 에스프리 6 큰부리까마귀 _ 부모를 공양하는 한라산의 청소부 이어도...한라산과 오름 그리고 그리움 1 백록담 _ 바람을 다스리고 우화등선 하리라 2 김영갑 _ 들판의 바람이 되어 노을로 물든 이여 3 한라산 동서종주 _ 아무도 우리에게 그 길을 가라하지 않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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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작지왓의 노루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평화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아무런 욕심도 누구를 향한 원망도 없는 순진한 초식동물의 눈동자 때문입니다. 노루는 커다란 눈동자에 걸맞지 않게 시력은 좋지 않습니다. 대신 쫑긋 선 귀가 먹는 입만큼이나 중요한 신체기관이지요. 이맘때의 노루들이 낯선 소리의 은밀한 내습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눈보다는 큰 귀 때문입니다. 철쭉꽃이 필 무렵 암노루는 유달리 경계심이 높습니다. 이 봄에 출산한 아기노루 때문이지요. 아직 날랜 몸을 지니지 못한 아기노루에 대한 어미의 정이 느껴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애틋합니다. --- p.68, 「선작지왓 _ 시름마저 감미로울 천상의 화원」 중에서
땅속의 줄기로 번식을 하다 보니 조릿대는 애써 꽃과 열매를 맺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무정할 것 같은 조릿대가 오랜 시간이 흘러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니,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으며 살아가는 다른 이들의 생사고락(生死苦樂)의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그래서 조릿대도 이 세상에 태어나 생애에 한 번쯤은 꽃을 피워보려고 무진 애를 썼던 것이죠. 그런 비장(秘臧)의 심정으로 조릿대는 꽃을 품었을 것입니다. 익숙하지 못했던 꽃을 피우기 위해 제 몸에 가진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부은 까닭일까요. 꽃을 피우고 난 조릿대는 말라죽습니다. 꽃 한번 피워본 사랑의 대가가 너무 컸던 것일까요. 일생을 땅속으로만 뻗으며 살아오다 꽃 한 송이 피운 죄가 그리도 컸던 것일까요. 아니면 제 열정에 못 이겨 스스로 자결을 택했을까요. --- p.168, 「제주조릿대 _ 그 꽃피움의 비장(秘臧)함에 대하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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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세월, 한라산을 오르내리며 보았던 자연의 숨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 한라산 산정호수인 백록담을 중심으로 오름과 계곡이 벌판을 가로지르며 해안선까지 뻗어 내린 섬, 제주. 해발고도 600여 미터까지는 울울한 원시림이, 그 아래로는 삼백예순 오름과 초원, 수많은 곶자왈이 해안선까지 이어진다. 한라산 너른 들판에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유순한 노루의 눈망울, 한라산 숲 보금자리에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딱따구리와 까마귀와 휘파람새, 화산 암벽에 가녀린 뿌리를 내리고 혹독한 바람 속에서 청초한 꽃을 피우는 돌매화와 한라솜다리, 온 산을 불사르듯 봄의 한라산을 물들이는 털진달래와 산철쭉. 들판을 핏빛으로 물들이며 결결이 노을 속으로 흘러가는 오름 물결들. 신(神)의 정원(庭園)과도 같은 한라산에 살면서 발견한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 봄, 여름, 가을, 겨울, 한라산의 사계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고립된 섬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고도차에 따른 기후분포 때문에 한라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생태계의 보물창고이다. 고려시대까지도 화산폭발이 있었던 한라산은 한반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해발 1700고지의 널따란 고산초원, 계절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며 바람과 구름과 노을이 빚어내는 온갖 경이로운 풍경들. 혹독한 바람과 척박한 화산 땅에 뿌리 내려 살아가는 생명들이 뿜어대는, 삶에의 치열하고 경건한 자연의 모습을 특유의 섬세한 글과 사진으로 담아냈다. 우리 국토의 끝자락 환상의 섬, 제주. 이 섬 한가운데 1,950미터 높이로 솟아오른 한라산(漢拏山)은 능히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은 산이란 뜻을 지녔다. 예부터 신선들이 산다고 해서 영주산(瀛州山)이라 불렸고, 금강산, 지리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여겨지는 성산(聖山)이다. 백두산이 북녘 땅 만주벌판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낸다면, 한라산은 망망대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온몸으로 껴안는 우리 국토의 파수꾼인 셈이다. 이 책은 15년 간 한라산을 일터로 삼아, 온 산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닌 필자가 그곳에서 깨닫고 발견한 자연과 생명의 신비로움을 7년여에 걸쳐 한 편 한 편 편지 형식의 글과 사진으로 기록한 것이다. 꽃, 나무, 새, 물, 바람, 돌, 들판, 오름…… 때로는 아주 섬세하게, 때로는 매우 웅장하게 변화하는 한라산의 4계절 모습이 따뜻한 글과 사진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