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의 ‘애오개’는 김준호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푼크툼으로 가득하다. 기와지붕의 깨진 기왓장 하나가 김준호를 찔렀을 것이며 벽에 있는 플라스틱 조화 두 송이가 김준호에게 날아들었을 것이다. 벽 앞의 빈 의자가 작가의 가슴에 사토리처럼 다가왔다. 얼룩진 벽 앞에 걸려 있는 빨랫줄의 왼쪽 네 번째 빨래집게가 화살처럼 작가를 찔렀다. 푼크툼은 상처 주기이며 주사위 던지기다. 누군가에겐 아무것도 아니었을 기왓장, 조화, 의자, 빨래집게가 김준호에겐 푼크툼 작용을 유발한 디테일이 되었다. 곽윤섭 (한겨레 사진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