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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tsuko Inami,いなみ りつこ,井波 律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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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있다 一年之計 在於春
중국의 오래된 격언이다.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一日之計 在於晨]”는 말과 대구를 이룬다. 여기서 ‘봄’은 한 해의 처음을 가리키므로, 일본의 “한 해의 계획은 원단에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새해 첫날이 오면, 사람들은 대개 한결같이 마음을 가다듬고 분기해서 일기 쓰기를 시작하기도 하지만 그 결심은 채 사흘도 못 가서 깨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른바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속담이 바로 그것인데, 중국에는 흔히 ‘삼일향三日香’이라고 표현한다. 제아무리 아름다운 향기라 해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종시여일終始如一(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하고픈 것이다. (『순자』 예편) --- p. 1 3월 5일 배해를 그리면서 뺨 위에 털 세 가닥을 더 그렸다 頰上益三毛 동진의 대화가 고개지顧愷之의 일화에서 유래한 말이다(『세설신어』 교예편). ‘배해裵諧’라는 인물의 초상화를 그릴 때, 뺨에 세 가닥 털을 더 그려 넣었더니 인물의 특징이 생생하게 재현되었다는 것이다. 북송시대 소동파도 이 일화를 근거로 ‘무릇 사람의 의사意思는 그 인물에게 있다. 어떤 사람은 눈썹에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코에 있다(〈전신기〉)’고 하면서, 대상의 특징이 응축된 포인트를 파악해서 초상화를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림뿐만 아니라, 널리 인간을 이해하는 데도 통하는 얘기다. --- p. 82 4월 7일 한 잔 한 잔 또 한 잔 一杯一杯復一杯 꽃에 술은 으레 따르기 마련이다. 이 시구는 이백의 칠언절구 〈산중에서 처사와 술을 마시며[山中與幽人對酌]〉 중 둘째 구절이다. 시의 전문은 이렇다. 마주 앉아 술을 드니 산에 꽃 피고 兩人對酌山花開 한 잔 한 잔 다시 또 한 잔 一杯一杯復一杯 내 취해 잠 오니 그대 먼저 돌아가오 我醉欲眠君且去 내일 아침 생각 있거들랑 거문고 안고 오시게 明朝有意抱琴來 산에 꽃이 피는 계절, 은자인 벗과 술잔을 주고받는 동안 이백은 ‘어느덧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니 자네는 돌아가 달라. 내일 술 생각이 다시 나거들랑 거문고를 가지고 와 달라’고 부탁한다. 천의무봉天衣無縫 ‘시선詩仙’ 이백이기에 가능한 뛰어난 대사라 하겠다. --- pp. 120-121 4월 30일 군자는 천만 인의 알랑거림을 믿지 않으며 한둘 유식자의 숨죽인 웃음을 두려워한다 君子不恃千萬人之諛頌 而畏一二有識之竊笑 청나라 말기 증국번이 한 말이다. ‘군자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발린 찬사를 믿지 않고 교양과 식견을 지닌 유식자有識者의 숨죽인 웃음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이 문제는 좀……’ 하고 생각하는 인물에게만큼은 경멸당하고 싶지 않다는 것은 자신의 언동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다. 2월 13일에 소개한 “수확은 묻지 말고 그저 밭 갈고 김매는 일만 묻거라”라고 등 증국번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명언이 많다. (양계초 엮음 『증문정공가언초曾文正公嘉言?』) --- p. 1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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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뛰어넘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중국 명언을 읽는다
하늘의 별만큼이나 방대한 수에 달하는 중국의 명언들. 『논어』, 『맹자』, 『시경』, 『서경』, 『역경』, 『좌전』, 『예기』 등 사서사경이니 십삼경이라 불리는 유가경전, 그 밖에 『노자』, 『장자』, 『순자』, 『관자』, 『한비자』 등 제자백가서는 물론이고, 『사기』, 『삼국지』, 『당서』등 사서史書, 두보, 소동파의 시문과 그 외 사람들의 수필, 소설, 편지글, 속담 등등에 이르기까지 중국 명언들은 다종다양한 장르에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명언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고사성어집’이나 ‘사자성어집’ 같은 책도 꾸준히 출간되었다. 그러나 사전식의 틀에 박힌 딱딱한 구성과 지루한 내용으로 독자들은 쉽게 명언을 접할 수 없었다. 이 책 『하루 한 구절 중국명언집』은 몇 페이지만 읽고 덮을 사전식의 책이 아니다. 많은 중국 명언들 가운데서 366개를 엄선해 윤달을 포함한 1년 366일에 배정하고 하루마다 각 명언에 해설을 담아, 독자들이 딱딱한 고전을 읽는 게 아니라 재미난 역사서를 읽는 것처럼, 짧은 수필을 읽는 것처럼 느끼게 구성하였다. 또한 당시 중국의 역사, 문화, 사회, 정치까지 엿볼 수 있어 명언만 읽고 외워야 하는 부담을 덜게 했다. 1년 366일, 춘하추동, ‘하루 한 구절’로 계절의 추이를 느낀다 이 책에 실린 글은 일본 「교토신문」에 ‘이나미 리쓰코의 하루 한 마디’라는 타이틀로 2007년 정월 초하루부터 섣달그믐까지 신문 휴간일을 제외하고 매일 연재했던 내용이다. 이 책에 나온 명언에는 계절감을 느끼게 만드는 요소가 들어 있고, 계절의 추이가 밑바탕에 흐르고 있는 이유도 이렇듯 ‘매일 연재’라는 형식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혹 ‘한국의 계절감과는 다르지 않겠느냐’라고 되물을 수 있고, 4월 1일 ‘소년이로학난성’의 예처럼, 입학, 입사, 진급이 한국과 달리 4월이라는 것 등, 그 사이로 스민 일본사회와 또 사회적 세시기와 관련한 내용은 한국사회와 결이 맞지 않다, 동떨어졌다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일본이라는 특정 사회의 ‘세시기’의 흐름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나미 리쓰코의 중국명언집 이 책의 지은이 이나미 리쓰코는 이미 한국에서도 정평이 난 일본의 중국문학 연구자이다. 그는 중국문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고대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생생하고 공교한 필치로 그려내면서 고대인과 현대인 사이에 가로놓인 시간적 공간적 감각적 거리감을 다채로운 형식과 구성으로 좁히고 소통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을 뿐 아니라 대중적 작가로서 뛰어난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도 그는 중국 명언을 소개하고 거기에 이나미 리쓰코만의 압축적이고 유쾌한 설명을 달아 명언을 남긴 인물들의 심오한 예지를 느낄 수 있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