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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문명담론
1장 지중해문명과 지중해학 2장 문명담론과 문명교류 3장 실크로드의 개념과 그 확대 4장 한국 속의 세계 5장 민족주의, 아시아의 보편가치 6장 이슬람문명의 지적 유산 7장 이슬람 바로 알기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 2부 문명교류 8장 고구려와 서역 관계 시고(試考) 9장 일본과 이슬람의 만남 10장 혜초의 서역기행과『왕오천축국전』 11장 ‘활자의 길’과 그 문명교류사적 배경 12장 고선지의 석국(石國) 원정과 현장 고증 13장 종이의 전파와 ‘종이의 길’ 14장 해양 실크로드를 통한 도자문화의 교류 15장 한국과 페르시아의 만남 |
鄭守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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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교류사 연구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 정수일이 7년 만에 펴낸 연구서
1934년에 태어난 정수일은 올해 우리 나이로 76세다. 지난 12월 5일 고궁박물관에서 개최한 한국문명교류연구소 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만난 그는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코트를 벗은 정장 차림으로 꼿꼿하게 앉아 있었다. 젊은 연구자들이 두꺼운 외투로 꽁꽁 싸매고 있던 풍경과 대조된다. 정수일은 지금 한국문명교류연구소의 소장을 맡아 후학 양성과 문명교류사의 대중화에 매진하고 있다. 그가 소화하는 세미나와 강연, 답사, 저술 일정은 젊은 사람이 감당하기에도 벅찰 정도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문명교류사 연구가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고 여기는 듯하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뜨겁게 만든 것일까? 2002년에 펴낸 『문명교류사 연구』 이후 7년 만에 펴낸 연구서인 『문명담론과 문명교류』에서 정수일은 “21세기는 문명교류의 무한확산 시대로서 문명담론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명만이 인류가 지향하는 공생공영의 미래 세계를 이루게 할 수 있다는 ‘문명대안론’이 제시되고 있다”면서 “문명과 문명교류에 관한 연구가 절박한 시대적 요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국내외의 관련 학문 연구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이러한 대비에 주춧돌 한 장 쌓아 놓고자 하는 것이 탐탁찮은 글이나마 쓰게 된 동기”라고 적었다. 이전 저작에서 밝혔던 민족에 대한 사랑이 문명교류 연구에 대한 절박함으로 이어진 것이다. 문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 ‘문명담론’에서는 문명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집성하였다. 1장에서는 ‘로마의 호수’에서 시작해 ‘이슬람의 호수’ ‘유럽의 바다’ ‘터키의 바다’ 등을 거쳐 오늘날 ‘유럽-이슬람의 바다’로 불리는 지중해라는 문명 공간을 주제로 ‘지중해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점쳐보았다. 1부의 핵심이랄 수 있는 2장에서는 문명의 개념 정립을 비롯해 문명에 관한 다양한 이해와 문명의 속성 및 문화의 관계 등을 밝히고, 문명담론사를 문명진화론·문명이동론·문명순환론의 근대적 문명담론과 문명충돌론·문명공존론·문명교류론의 현대적 문명담론으로 나눠 역사적으로 고찰하였다. 3장에서는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문명 통로쯤으로 한정되어 이해되던 ‘실크로드’의 개념을 한반도와 일본을 넘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까지 이어지는 전 지구적 개념으로 새롭게 정의하였다. 4장에서는 한국 속에 새겨진 세계의 흔적을 살펴보고, 5장에서는 민족주의가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임을 주장하였다. 6장에서는 이슬람문명이 종교, 예술, 학술 분야에 남긴 유산들을 돌아보면서 이슬람의 문헌에 남아 있는 신라에 관한 기록을 찾아보았다. 7장에서는 문명 충돌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슬람이 실은 충돌이 아닌 상생의 문명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설파한다. 한국 속의 세계, 세계 속의 한국 2부 ‘문명교류’에서는 문명교류의 개념 정립을 비롯하여 실크로드를 통한 교류 과정을 구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8장에서는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의 고구려 사절 관련 내용과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확인되는 악무 및 복식 등을 통해 고구려와 서역의 관계를 추론해본다. 9장에서는 1300여 년에 걸친 일본과 이슬람의 교류사를 훑어보았으며, 10장에서는 『왕오천축국전』을 토대로 혜초의 서역기행 노정을 복원하면서 ‘한국의 첫 세계인’ 혜초와 『왕오천축국전』의 위대함을 말하였다. 11장에서는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인쇄술 발명 사이에 존재하는 200년의 시차를 남쪽과 북쪽 양 갈래로 뻗은 ‘활자의 길’을 통해 설명하였고, 12장에서는 고구려 출신의 당나라 장수 고선지의 석국 원정의 현장인 타슈켄드, 포크롭카, 사마르칸드 등지를 저자가 직접 현장 고증하고, 탈라스 전쟁으로 중국의 제지술이 이슬람으로 전파된 증거를 확인하였다. 13장에서는 종이의 발명과 제지술의 전파 역사를 돌아보며 ‘종이의 길’을 재구성하였고, 14장에서는 ‘도자의 길’이라 불린 해양 실크로드를 통하여 동양과 서양의 도자문화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살핀 후 그 과정에서 한국 도자문화의 기여도 및 위상을 가늠해 보았다. 마지막 15장에서는 청동기와 각배, 동물투쟁도, 마상격구, 유리 공예 등을 살펴보며 한국과 페르시아 간의 문명교류 양상을 정리하고, 근래 이란에 불고 있는 한류 현상을 평가한다. 문명교류 연구는 다가오는 시대를 위한 인문학적 토대를 다지는 일 문명교류가 중요한 것은 그를 통해 문화가 발전할 뿐 아니라 국력 성장의 결정적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명교류의 현장에서는 문화와 경제가 늘 함께 움직였다. 그 과정에서 다른 세계를 매혹시킨 물품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민족과 국가는 예외 없이 경제·문화적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문명교류 현장은 어떠한가? 양적인 면에서는 유사 이래 가장 활발하다고 할 수 있다. 이란에서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이 90퍼센트에 육박했고, 한국산 전자제품과 자동차는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요리와 뮤지컬 등 한국의 문화의 위상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공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세계가 점점 좁아지는 만큼 문명교류에 대한 인식의 깊이도 더 깊어져야만 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도 더 넓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래를 향해 성공적으로 발을 내딛을 수 없다. 역사는 문명교류의 현장에서 일방통행도, 영원한 강자도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알려준다. 문명교류 연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