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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등불 Ⅱ
여학교의 유령 위험한 초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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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겨울 아침이라 바람이 제법 쌀쌀해, 소화는 쓰고 있던 모자가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다시 한 번 꾹 눌렀다. 조금 이르게 도착한 편이라 아직 오지 않은 건가 주위를 둘러보다가 경성역 앞에서 손목시계를 보고 있는 해경을 발견했다.
“선생님!” 소화가 부르자 퍼뜩 고개를 든 해경이 소화를 찾았다. 분명 자신이 바로 보일 텐데도 계속 두리번거리는 해경을 본 소화가 손을 흔들었다. “여기예요, 저 여기에 있어요.” 손을 흔드는 소화를 본 해경이 멈칫했다. 눈을 약간 가늘게 뜬 해경이 먼발치에서 소화를 보고는 잠깐 그대로 서 있다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소화의 트렁크를 든 해경이 소화를 한 번 더 훑어보고는 가벼운 헛기침을 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답지 않게 머뭇거리던 해경이 입을 열었다. “그, 저, 무어라 해야 할지…… 다른 사람 같군요.” 어쩐지 몹시 어색해 보이는 해경의 얼굴을 본 소화는 당황하며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저어, 역시 저한테는 별로 어울리지 않지요?” 소화가 조심스럽게 묻자 해경은 대답 대신 트렁크를 들고 먼저 역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무래도 그런 걸까, 하고 내심 실망한 소화는 장갑 낀 손을 공연히 두어 번 쥐었다 폈다. 트렁크를 들고 역사 안으로 들어온 해경이 빈 의자를 찾아 소화에게 자리를 권했다. 시무룩해진 소화가 자리에 앉아 바닥만 보고 있자, 해경이 다시 한 번 헛기침을 했다. “소화 양, 아주 잘 어울립니다.” 깜짝 놀란 소화는 고개를 번쩍 들어 해경을 올려다보았다. 해경은 늘 자신에게 너그럽기는 했어도 빈말을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다행이다, 하고 속으로 몇 번이고 중얼거린 소화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잔뜩 실망했다가 긴장이 풀린 탓일까,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쿵쿵거렸다. 그러나 왜 이렇게 가슴이 뛰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소화는 공연히 신고 있는 뾰족구두 탓을 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