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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와 독신모,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편적 정서에서 보면 두 가지 모두 조금은 다른 눈으로, 정확히 말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경우이다. 그런데 엄마 혼자서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며 살아간다면? 여기에 쏟아지는 주변의 낯선 시선들은 새삼 언급하지 않아도 짐작할 만하다. 이 만화는 바로 이런 악조건(?)을 가진 두 모녀의 이야기이다.
편견 투성이 세상 앞에서 모녀는 오늘도 전투중 장애아인 딸과 단둘이 사는 지은이 장차현실 씨는 자신의 일상을 바탕으로 장애아와 한부모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만화라는 형식에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이 만화가 섣부른 짐작 만큼 무겁거나 우울한 건 아니다. 오히려 풍부한 만화적 상상력으로 우리에게 유쾌한 웃음을 던져준다. 다른 게 있다면 그 웃음 뒤로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부당한 편견에 대해 다시 한번 곱씹어 보게 만든다는 점이다. 다운증후군 딸 은혜, 그 '문제아'가 불쑥 자신의 품 속으로 들어온 이후, 엄마는 오직 자신에게만 불행이 찾아온 듯한 절망에 휩싸인다. 그러나 이젠 그 '문제아'없인 하루도 견딜 수 없을 만큼 말그대로 고슴도치 엄마가 돼버렸다. 그렇지만 어느새 열네 살이 된 그 딸은 이제 엄마가 돌봐주어야할 대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때론 '술 먹지 마라' '참한 아줌마가 되어라' 등 엄마의 일상을 챙기는 보호자 노릇을 하며, 엄마에게 살아가는 의미와 힘을 준다. 위인전 『헬렌켈러』가운데 '장애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이 문구를 가장 좋아하는 은혜, 은혜는 책을 옆구리에 끼고 당당하게 밖으로 나간다. "와~ 내 딸 은혜 증말 멋져!" 은혜의 외출은 세상과의 도전이다. 엄마는 그것을 외출이라 부르지 않는다. 대신 '출정'이라 부른다. 다운증후군 딸과 엄마의 외출, "뭐야?" "에구" "쟤 좀 봐라!" 낯설고 불편한 시선이 늘 모녀를 따라다닌다. "엄마 자꾸 쳐다봐" "은혜야 사람들이 쳐다보니 나가지 말까?" "아니, 나가자" 사람들의 그런 낯선 기분을 없애줄 방법이 뭘까? 그저... 계솔 나돌아 다니면서 다름이 익숙하도록 만드는 것밖에... "그래, 가자" 편견투성이 세상 앞에서 모녀는 오늘도 전투중이다. 장애아 엄마 아닌 여성의 삶에 대한 애정 장차현실 씨는 이렇듯 엄마의 희생으로 극복될 수 있는 '장애' 대신 다름에 대한 인정과 타인에 대한 배려로 극복될 수 있는 '장애'를 이야기하고 어두운 이미지로 덧씌어진 한부모 가족의 현실을 솔직 발랄하게 풀어낸다. 오히려 어쩔 땐 스스로 자신을 지칭하는 독신모 이야기에 더 충실하기도 하다. 직장에 소속된 것도 아닌 프리랜서 만화가로, 이혼하고, 게다가 장애아 은혜를 키우며 사는 폭폭한 그녀의 일기인 셈이다. 경제적인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 하는 부담, 아이에 대한 주위의 편견, 이혼의 기억과 외로움... 그러나 그녀는 이런 절망의 요소에서 거꾸로 희망을 발견한다. 돈 버는 일에 적극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숨은 능력을 발견할 수 있고 남들이 못생겼다고 하는 은혜의 얼굴에서 독특함이 주는 매력을 느끼며, 이혼의 슬픔 한편으로 독립의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일반적인 아이들에 비해 장애아의 경우는 육아의 책임이 고스란히 엄마 몫으로 남는다. 모두의 눈총을 받으며, 남편에게도 가족들에게도 죄인 아닌 죄인으로 지내게 되는 게 장애아를 둔 대다수 엄마의 처지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 늘 누군가에게 미안해하며 솔선수범을 강요받기도 한다. 지은이는 동병상련의 아픔으로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한다. "난 그녀들이 기운 좀 내고 살았으면, 그리고 성깔있는 용기도 부렸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 아니던가" 다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사회, 그 속에서 당당히 홀로 선 은혜, 그녀의 간절한 바람이다. 언제쯤 은혜는 세상에 홀로 설 수 있을까. 그러나 모녀는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오늘 하루 천천히 한걸음씩 나아갈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