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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술과 철학
2. 시란 무엇이며, 철학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3. 어떤 프랑스 철학자가 어떤 폴란드 시인에게 대답함 4. 페소아와 동시대인이 되기, 라는 하나의 철학적 과업 5. 어떤 시적 변증법: 라비드 이븐 라비아와 말라르메 6. 사유의 은유로서의 춤 7. 연극에 관한 테제들 8. 영화의 거짓 운동들 9. 존재, 실존, 사유: 산문과 개념 10. 목신의 철학 부록: 이 책을 쓰는 데 사용된 기간행 텍스트들 참고 자료: 지은이가 인용한 별도 인용문의 원문 각주 약어표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Alain Badi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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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우의 예술적 여정을 중간 결산하다
소설가로 지적 이력을 시작하기도 한 알랭 바디우의 철학에서 예술, 특히 시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바디우가 독자적인 사유를 전개하기 시작한 1980년대 이래 예술은 수학과 함께 바디우의 철학 체계를 이루는 두 기둥이다. 특히 "나 자신은 철학이 마침내 말라르메의 시적 작용들과 동시대에 놓이기를 희망하였다."(『비미학』, 74쪽)라는 말에서 잘 드러나듯이, 말라르메와 랭보, 베케트에 대한 해석은 바디우의 철학적 작업의 핵심에 놓여 있기 때문에 그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디우의 이러한 예술적 여정을 중간 결산하는 작품이다. 이미 국내에 번역된 『철학을 위한 선언』이나 『조건들』에서도 예술에 관한 언급은 있었지만, 바디우가 예술 전반에 관해 자신의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비미학, 예술 작품과 장르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론 바디우는 예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비미학'이라고 부른다. 비미학은 미학이나 예술철학과는 달리 아름다움에 대한 사유나 예술의 본성에 대한 탐구를 의미하지 않는다. 바디우는 아름다움이나 추함과 같은 감성의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몇 가지 전제를 통해 필요한 만큼의 규정만을 제시할 뿐이다. 이 전제에 따르면 예술은 스스로 '진리'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그 '진리'는 다른 곳에서는 만들어질 수 없는 예술 고유의 것이다. 그리고 비미학의 관심은 바로 이 진리에 있다. 각각의 예술 장르는 그 예술이 만들어낸 진리를 발견해야 하는 탐색의 장소이며, 비미학이란 결국 각 예술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철학의 방식으로, 즉 이념과 개념을 통해 다루는 것이다. 따라서 비미학은 체계적인 예술론이 아니라 예술 작품과 장르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론, 그리고 그 탐구의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에 가까운 것이다. 이 책의 원제가 '비미학 개론'이 아니라 '비미학 길라잡이'인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본문은 모두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론격인 1장은 예술과 철학, 교육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2장과 3장은 문학 일반에 관한 내용이다. 4장은 포르투갈 시인 페소아의 작품 세계에 대한 고찰이며, 5장은 말라르메와 아랍 시인 라비드 이븐 라비아의 시를 철학의 관점에서 비교하는 독특한 작업이다. 6장과 7장, 8장은 각각 춤, 연극, 영화를 다루고 있으며, 9장과 10장은 베케트(『가장 나쁜 곳으로』)와 말라르메(「목신의 오후」)의 작품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10개의 장 중에서 시에 관한 내용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바디우가 예술 중에서 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비미학』을 읽는 몇 가지 방법 이 책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읽을 수 있다. 우선 바디우의 철학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그 안에서 예술이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을 살펴보려는 관점이 있을 수 있다. 바디우에게 예술의 대명사인 시는 수학과 함께 철학의 근간을 이루며, 수학은 존재론을 만들고 시는 사건을 사유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바디우의 대표작 중 하나인 『존재와 사건』이 '시와 수학'이라고 말하는 것도 큰 무리는 아니다. 또한 바디우에게 철학은 철학 이외의 분야에서 만들어진 진리를 찾아내고 정리하는 작업이므로, 예술이 만들어낸 진리에 대한 사유인 비미학은 철학의 일개 분과가 아니라 철학의 본령을 이루며, 따라서 예술을 사유하는 작업은 철학 체계 자체의 변화로 이어진다. 바디우의 철학을 시기별로 대략 나눈다면 좌파 정치운동가로 활동하던 1960년대와 1970년대, 1982년에 출간된 『주체의 이론』을 중심으로 한 시기, 1988년에 출간된 『존재와 사건』을 중심으로 한 시기, 그리고 2006년에 출간된 『세계의 논리』를 중심으로 한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은 세 번째와 네 번째 시기 사이에 놓여 있으며, 따라서 세 번째 시기를 정리하면서 네 번째 시기를 예고하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바디우를 잘 아는 독자라면 이런 요소들을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미학이나 예술철학의 관점에서 이 책에 접근할 수도 있다. 철학이 예술을 사유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서, 또는 문학과 철학이 맺는 관계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며, 특히 하이데거 이후의 현대 유럽 철학자들이 문학을 사유하는 방식과 비교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각 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에서 접근하여, 각 장을 말라르메에 대한 한 가지 해석으로, 춤에 대한 한 가지 철학적 접근으로, 연극이나 영화 이론의 한 종류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글은 베케트의 『가장 나쁜 쪽으로』를 상세히 분석하고 있는 9장과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에 대한 주석인 10장일 것이다. 그러나 다른 글들도 상당한 지적 매력을 지니고 있다. 니체와 말라르메를 통해 춤을 생각하는 6장은 사유의 묘기라고 할 만한 솜씨를 보여주며, 연극을 다룬 7장과 영화에 관한 8장이 담고 있는 압축적인 사유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곱씹고 풀어헤쳐볼 만한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