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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5년 후, 어떻게 그려야 할까
어떤 나라에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질문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혼란스러운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가장 좋은 때다. 희망제작소가 경제, 정치, 복지, 과학 등 11개의 분야의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를 심층 인터뷰 했다. 촛불 이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2017.03.17.
사회 정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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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전 부총리는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와글와글 일할 수 있는 시장, 하나의 놀이터를 조성하는 데만 애를 써야지 ‘이렇게 놀아라, 저걸 갖고 놀아라.’ 하고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성세대가 나서면 “놀이의 종류가 제한되고 역동성이 억눌릴 뿐”이라는 것이다.--- p.33
장덕진 교수는 5년 단임제하에서의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한 번 털고 옮겨가면 그만인 유랑 도적단’에 비유했다. 근처에 살면서 계속 훔치는 도적은 먹고살 것이라도 남기지만 ‘유랑도적단’은 완전히 털어가기 때문에 더 나쁘다는 것이다’--- p.45 “고용이 안정적이고 임금이 적정한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어서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들어갈 수 없게 된 구조를 누가 만들었습니까? 청년들이 ‘헬조선’이라고 부르는 이 상황을 산업화·민주화 세대가 같이 만든 겁니다. 물론 부모세대는 자기 자식들을 위해서는 희생하고 온갖 노력을 했지요. 그렇지만 국가 전체로는 자식들에게 지옥을 만들어준 겁니다. 지금이라도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되짚어봐야 합니다.”--- p.84~85 “누리과정이 파행될 때 ‘우리집 가계에서 당장 20만~30만 원을 더 낸다고? 무조건 안 돼.’ 이렇게 생각해서는 복지국가로 갈 수 없습니다. ‘우리집도 어렵지만 더 어려운 사람들은 진짜 큰일이겠네. 어떤 아이들은 아예 교육을 못 받게 되겠네.’ 하고 안타까워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민간 보험은 개인이 구매하는 것이지만 복지라는 건 공동구매이고 연대이기 때문입니다.”--- p.108~109 “세상일이 보통은 우리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비관적 예측은 대부분 맞아요. 냉소하고 비판하는 태도는 사람들 앞에서 잘난 척하기에 좋지요. 그렇지만 그것이 사회가 좋아지는 데 기여하는 건 없어요. 백해무익한 정도가 아니라 유해합니다.”--- p.134 “한국은 이미 굉장히 앞서가는 선망국先亡國이죠. 이 선망국에서 청년문제, 세대문제와 같은 사회문제를 푸는 해법을 나름대로 찾는다면 인류에 희망을 제시하는 것 아닐까요?”--- p.170 “실제 현실을 보면 대기업일수록 실패를 두려워하고 성공이 보장된 산업에만 진출하려 해서 안타깝습니다.”--- p.194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이나 가설을 학계에 제안하는 경우보다 선진국 과학자들이 만든 이론과 가설을 검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남보다 빨리 받아들이면 유능한 학자로 인정받는 문화가 있죠. 그래서 젊은 학자들이 좀 과격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우리나라 학계에서 가장 먼저 거부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 또한 ‘다양성 존중’이 부재한 데 따른 문제지요.”--- p.212~213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이제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산업은 수출도 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그때가 돼서 갑자기 산업 방향을 틀려고 하면 그 충격에 쓰러지는 쪽이 생기게 됩니다.” --- p.235 “한국은 일터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밥줄’과 직결된다는 위기감이 있어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불만은 한국이 북한보다 10배 이상 큰 것 같아요.”--- p.258 “교수님께서 저희보고 앞으로 사회 나가서 이웃의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봤습니다. 저희가 왜 그래야 하나요?” --- p.2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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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절망적이라는 건, 이제 누구나 알고 있다
최근 우리는 ‘가부장적 권위주의 국가’와 ‘시장만능주의 국가’를 거쳐오면서 쌓인 우리 사회 전체의 모순과 부작용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으로 심각해졌다는 것을 너무도 처절하게 실감하고 있다. 청년실업, 노인빈곤, 양극화, 금수저 논란, 남북관계 경색, 인구절벽, 기후변화위기, 고용불안, 출산율/혼인율 저하 등 국가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사회현상들이 일상화되었고, 시민들은 국가가 책임을 포기한 각자도생의 허허벌판 삶터로 고통스럽게 내던져졌다. 2016년은 이러한 시민들의 혼돈과 분노, 열망이 뜨겁게 표출된 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20대 총선 결과는 이제 시민들이 정치와 국가에 책임을 물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었고, 최순실?박근혜 국정논단을 규탄하는 촛불 시민의 함성은 사회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다양한 계층의 절박한 요구가 터져 나온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그래서 이젠, 어디로 가야 하나요?” 2006년에 창립한 이후, 늘 지역에서, 시민과 함께, 풀뿌리 방식으로, 천천히 작은 변화를 추구하며 국내 대표적인 민간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한 희망제작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지금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을 찾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그것은 그동안 해왔던 ‘작은 이야기’들이 수렴하는 ‘큰 이야기’를 찾는 과정이기도 했고, 뜨겁게 터져 나온 시민들의 외침과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하는 것이기도 했다. 희망제작소의 연구원들은 최근 2-3년간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일상 속에서 만난 후원회원, 시민, 지인 들로부터 특히 많은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건가요?’ ‘한국 사회는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인가요?’ 오피니언 리더 심층인터뷰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집단지성의 성과 하지만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이미 간단한 치료로는 회복하기 힘들 만큼 큰 병에 걸려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에 대한 대중의 고통과 분노 때문에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조심스럽기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희망제작소는 한국 사회에 대해 오랫동안 발언해오고 자기 분야에서 시민들과 호흡하며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오피니언 리더, 전문가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경제?사회?복지?정치?과학?환경?통일?외교 등 각 분야 전문가 11인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11명의 전문가들에게는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지금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요?’ ‘이대로 5년이 흐른다면 한국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전문가 11인의 인터뷰는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코리아]를 통해 2016년 1월 ~ 6월 사이에 연재됐고, 페이스북 기준 ‘좋아요’ 7만 건 이상, 공유 1만 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희망제작소는 11회의 인터뷰가 끝난 직후,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아르스프락시아(대표 김도훈)에 의뢰해서 인터뷰 녹취록 전체를 의미연결망 분석(semantic network analysis) 방식으로 분석했다. 김 대표와 희망제작소는 이 분석결과를 놓고 치열한 토론을 진행했고, 한국 사회의 과거를 설명하는 키워드와 오늘의 시대정신?미래 가치를 담은 키워드를 도출해냈다. 안전한 놀이터와 지속가능한 삶 그렇게 해서 도출된 시대정신?미래 가치를 담은키워드는 ‘안전한 놀이터와 지속가능한 삶’이다. 안전한 ‘놀이터’란 사회가 개인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바람직한 환경으로, 생존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마음 놓고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을 말한다. 그 안에서 개인들이 생존을 위한 과도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적정한 선 안에서 공존?공생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사회상이라는 것이다. 이 내용을 담아, 지금 한국의 위기를 초래한 국가주도 성장지상주의 모델 ‘박정희 모델’과 시장주도 성장지상주의 모델 ‘IMF모델’을 뛰어 넘는 사회운용 모델로 ‘공동체 주도 지속가능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책 속에는 이러한 시대정신과 미래가치를 찾고 새로운 사회운용 모델을 그리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생생한 경험과 창의적인 제안이 촘촘하게 들어 있다. 지금 사회 구성원들 각자가 실감하는 고통과 무기력함의 실체와 원인이 무엇인지, 그래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내놓은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는 여러 차례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정치적/사회적 변화의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변화의 성과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거나, 기득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쓰인 안타까운 기억도 갖고 있다. 또 다른 대변화의 순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이 책 [지금 당신은 어떤 세상에 살고 싶습니까?]의 눈은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5년 후 한국 사회를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