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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Mun-yol,李文烈,이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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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연작을 처음 시작한 것은 이제 겨우 등단(登壇) 일년 남짓의 겁없는 신예(新銳)일 때였다. 나는 이 작품으로 나의 꼬리표가 되다시피 한《사람의 아들》을 압도해 버리겠다는 야심을 품고《그 귀향을 위한 영가(靈歌)》란 중편을 시작으로 그 해 말에 대략 12편의 단편으로 된 연작 장편을 얽어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무렵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은 <암포 신문인협회(岩圃 新聞人協會)>, <분호난장기(糞胡亂場記)>를 통째로 실을 수 없게 했고, <지서(支署) - 세 개의 에피소드>, <기상곡(奇想曲)>, <장자(長者)의 꿈>은 고쳐 쓰거나 부분적으로 삭제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그렇게 되고 보니 우선은 분량도 분량이려니와 내용에 있어서까지 원래의 의도대로는 되지 않았다. 그러잖아도 부담으로 여겼던 시대착오적 의고주의(擬古主義)와 음울한 감상이 그대로 이 작품의 중요한 두 기둥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거기다가 연작을 써나가는 동안 나를 몰아댄 까닭 모를 조급은 문장과 어휘까지도 거칠게 만들었고, 책이 나왔을 때의 내 심정은 참담했다. 야심이 컸기에 실망도 더 컸으리라 짐작되지만…….어쨌든 그때부터《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는 내게 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이 되고 말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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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고향에 돌아갔을 때 그걸 대하면, "아,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구나" 싶은 사물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이십 리 밖에서도 보이는 고향의 가장 높은 봉우리일 수도 있고, 협곡의 거친 암벽 또는 동구 밖 노송(老松)일 수도 있다. 아니면 그리워하던 이의 무심한 얼굴이나 지서 뒤 미루나무 위의 까치집, 솔잎 때는 연기의 매캐한 내음일 수도……
이 소설은 어림잡아 국도(國道)가 오십 미터쯤 비켜간 동구 산비탈에 버티고 선 바위덩어리 '어림대(御臨臺)'에서부터 '마지막 여왕'이 만신창이 기사를 처연하게 전송하며 들고 선 '램프 불빛'까지의 공간, 그리고 입향조(入鄕祖)의 후인 한 분이 어가(御駕)를 뒤따라 출사(出仕)한 이조(李朝) 초기에서부터 '내'가 그곳을 마지막으로 떠나고마는 날까지의 오랜 시간을 적재한,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선박 고향(故鄕)이 장려한 낙일(落日)도 없이 기억의 깊은 어둠 속으로 침몰하는 이야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