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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커스단, 줄라이켄 마을에 오다
2. 츠비불라 여인의 점괘 3. 줄라이켄 숲의 자랑, ‘뻐김 신사’ 4. 약속을 지킨 마노아 삼촌 5. 부활절 성찬의 기적 6. 흥분한 구두 수선공 7.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여행 8. 아무도 못 말리는 ‘정신 교육’ 9. 양가죽을 쓴 쿨카켄 경비병 10. 예방접종 11. 사과나무 남자 12. 바브릴라를 물리친 책귀신 13. 두 영웅의 인내심 싸움 14. 감초 더 먹을래요? 15. 양파씨, 그리고 긴 회담 16. 브제쥔스크에서의 아주 특별한 목욕 17. 멋진 장례식 18. 닭 잡는 기술 19. 쉬조미어의 화창한 장날 20. 작은 기차, 포프의 운명 |
Siegfried 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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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라이켄의 숲에는 종종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나곤 했다. 그런데 사슴의 모습이 어찌나 위엄이 있는지 마을 사람들을 사슴을 볼 때마다 '파니 프론츠'라고 불렀다. 이는 독일어로 '뻐김 신사'라는 뜻이다. 이 사슴의 뿔은 스물여덟 가지로 갈라져 있었고 힘도 매우 셌다. 아마 그 힘은 사슴의 허리 부분에서 나오는 듯 싶었다. 아무튼 이 사슴은 줄라이켄 숲의 자랑이자 보물이었다. 숲 가장자리나 초원에 이 사슴이 나타나기만 하면 그 놀라운 뿔의 위엄과 위용에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사슴은 마을 사람들의 예찬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 어느 새 영리하다는 줄라이켄의 말만큼 커졌다. 저녁 무렵 황혼이 질 때면 때때로 마을을 향해 울어대기도 하고, 황혼을 등지고 산책을 하기도 했다. 어떤 때는 유유히 거리로 나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도 했는데, 어느 곳에 출현을 하든 항상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이 특별한 사슴에 대한 이야기가 어찌 줄라이켄에만 머물수 있겠는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람들의 이야기란 한 장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닐뿐더러, 그 속성상 널리 퍼지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 '뻐김 신사'에 대한 이야기는 슈트리켈도르프 사람들에게도 전해졌고, 사슴의 명성은 열차를 타고 더욱 멀리 퍼져 크넥 아우프 크네켄이라는 사냥꾼의 귀에도 들어갔다. 돈 많고 사슴 사냥에 미쳐 있던 크네켄은 이 소문을 듣자마자 총신이 셋이나 되는 엽총을 손질하고, 서둘러 사냥 허가증을 발급받았다. 그리고 적당한 때를 골라 줄라이켄의 자랑거리를, 적어도 스물 여덟 가지로 갈라진 뿔이라도 손에 넣겠다면서 큰 소리를 쳤다. ---pp. 3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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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늘 경험하듯이, 무언가를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면 그것이 진짜 내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줄라이켄 사람들 역시 자신들의 것으로 생각하는 대상이 있었는데, 그것은 개구리 초원이라 불리는 풀밭이었다. 이곳은 그리 크지 않은 풀밭으로 늪지대처럼 축축했으며, 개구리들의 소란스런 울음소리와 염소들의 음매 하는 소리와 곤충들의 끊임없는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개구리 초원에는 양, 백마, 소들이 자주 산책을 나왔으며, 물이 고인 도랑에는 오리들이 모여들었다. 생명이 있는 줄라이켄의 모든 것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개구리 초원을 찾아와 한가로운 오후를 보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평화로운 이 초원에 사건이 벌어졌다. 쉬조미어에 사는 에드문드 피페라이트가 신발을 벗고 도랑으로 들어가 외모가 출중한 줄라이켄의 오리를 낚아채 간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개구리 초원이 법적으로 쉬조미어의 땅이므로 그곳에서 잡은 오리 역시 쉬조미어 사람이 가져야 한다고 했다. 줄라이켄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반응했을까? --- pp 153~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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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크고 말이 없는 나무꾼, 요세프 발데마르 그리찬에게도 사랑이 찾아왔다. 그의 등에 날아와 꽂힌 것은 가느다란 사랑의 화살이 아니라 그의 직업과 어울리는 굵고 커다란 사랑의 도끼였다. 이 사랑의 도끼는 건강미 넘치는 여인, 카타리나 크낙에 의해 날아들었다.
어느 날 카타리나는 강가에서 무릎을 꿇고 몸을 바싹 구부린 채 튼튼한 두 팔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우연히 그 옆을 지나던 그리찬은 머리카락 몇 가닥이 내려와 있는 그녀의 붉은 얼굴을 보고는 단번에 마음을 빼앗겼다. 카타리나의 모습을 제대로 살펴보기도 전에 그의 등에 사랑의 도끼가 날아와 상처를 낸 것이다. 며칠 후 그리찬은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가는 대신 새벽 5시에 목사님을 찾아갔다. 그는 꿈속을 헤매고 있는 목사님을 깨웠다. "목사님, 제가 장가를 가려고 하는데요, 세례증을 하나 써주십시오." 꿈에서 깨어난 목사님은 그리찬을 매우 언짢게 쳐다보며 말했다. "이보게, 자네가 사랑 때문에 잠을 못 자겠거든 다른 사람이라도 잠을 자게 내버려두게나. 아침 먹고 나서 다시 오도록 하게. 그나저나 이왕 온 김에 시간 있으면 저기 정원의 흙 좀 갈아주게. 삽은 마구간에 있네." 나무꾼 그리찬은 마구간을 흘깃 넘겨보며 말했다. "흙을 갈면 세례증을 주시겠습니까?" --- pp 146~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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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에서만 찾아갈 수 있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귀중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마을!
줄라이켄이라 불리는 한 따뜻한 마을이 있다. 재치와 익살이 가득한 괴짜들이 사는 이 마을은 상상력과 함께라면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는, 그러나 실제로는 찾을 없는 그러한 마을이다. 포프라는 이름의 작은 기차는 수많은 어려움으로 인해 줄라이켄에서 시작하여 슈트리겔도르프까지 이어지는 선로를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 지가 오래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상상력은 시간을 뛰어넘어 달려간다. 이렇게 상상력을 이용해 우리는 짧은 양털을 쓰고 결투를 벌이는 사람, 쿨카켄의 경비병, 우편 배달부를 만나고 쉬조미어의 장날, 작은 기차의 개통식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이 책 속의 이야기들은 지그프리트 렌츠가 자신의 고향 마주리에 대해 갖고 있는 경의를 아주 유쾌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오래되고 낡은 주제에 대한 참신하고 기발한 일화들을 통해 인간의 삶에서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귀중한 보물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가지각색 익살스러운 캐릭터들의 엉뚱하지만 정겨운 이야기 삶과 상상력, 익살 그리고 수많은 의미심장한 것들이 녹아 어우러진 이야기! 《줄라이켄 사람들》은 상식적인 잣대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기상천외한 이야기들이다. 마술사의 마술로 조끼 밑에서 나온 토끼를 자신의 것이라며 돌려달라고 말하는 스타니스라프 그리굴, 신발끈만큼이나 비쩍 마른 구두 수선공 칼 쿡쿡, 미래의 불확실함 때문에 고민하다가 점괘를 본 후 그대로 만드느라 힘이 드는 카르니켈, 죽음도 악마도, 또 습지의 장군 바브릴라 조차도 책 읽는 것을 방해할 수 없었던 꾀 많은 할아버지 하밀카르 샤스, 아무 말 없이 큰 유산을 물려준 뱃사람 마노아, 감초로 여자를 유혹하는 요세프 발데마르 그리찬 등 마을의 구성원들은 모두 하나같이 엉뚱하고 익살스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과장된 표현을 통해 살아난 캐릭터의 날카로운 특성, 그 행동과 언어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본성을 꿰뚫는 깊은 성찰을 경험할 수 있다. 삶과 상상력, 익살, 그리고 수많은 의미심장한 것들이 녹아 어우러져 상상 속의 줄라이켄을 실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3. ‘줄라이켄 사람들’에 대한 독자들의 범상치 않은 반응들 → 누가 “무슨 얘긴데?”하고 물으면 “직접 읽어봐”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 어이없어 하면서도 ‘이건 또 무슨 얘길까’ 궁금해진다. 나도 모르게 끌린다. → 예상치 못한 전개와 결말! 정말 기상천외하다. → 가슴 찡한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 머리 띵하게 만든다. →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생뚱맞은 느낌, 지금껏 읽어보지 못한 독특함이 있다. → 곱씹으며 읽을수록 재미있다. 새록새록 웃음이 나고 캐릭터에 정이 간다. → 책 덮으며 다른 사람에게 묻고 싶다. 아무나 읽혀보고 반응을 살펴보고 싶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