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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옛이야기를 낭송하며 경계를 허물다
1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인물 이야기 1-1. 서애 유성룡과 그의 아버지 유중영 1-2. 서애 유성룡의 형 겸암 유운룡 1-3. 퇴계 선생의 며느리 사랑 1-4. 퇴계 선생의 함 1-5. 조선의 장수, 임경업 1-6. 소년 채번암① - 앵두 서리 1-7. 소년 채번암② - 어머니의 묏자리 1-8. 청년 채번암 이야기 1-9. 최 부자가 사위 본 이야기 1-10. 당당한 정수동 1-11. 잡보 방학중 1-12. 임진왜란은 끝났소! 돌아가시오! 1-13. 꾀쟁이 정만서 2부 신난다! 머슴들의 세상 2-1. 은혜 갚은 하인의 아들 2-2. 그 머슴 복 터졌네! 2-3. 판서 사위가 된 머슴 2-4. 양반집 며느리 살린 종 2-5. 돌고 도는 돈① 2-6. 돌고 도는 돈② 2-7. 염소나 한 마리 2-8. 어머니의 산소 2-9. 우리 머슴 안 왔능교? 2-10. 눈에는 눈, 똥에는 똥 2-11. 어느 머슴의 재판 이야기 2-12. 속곳 훔쳐 정승 사위 된 머슴 3부 울고 웃는 양반들 3-1. 정승의 권력 3-2. 문경 선비 이 서방 이야기 3-3. 소가 된 정승 3-4. 울다가 웃다가 3-5. 좋은 점괘 3-6. 돈 버는 방법 3-7. 가난한 사돈 VS 부자 사돈 3-8. 호랑이 잡은 양반 3-9. 못생긴 사위 VS 무식한 사위 3-0. 조상의 묘를 지킨 아이의 슬기 3-11. 가난한 선비의 행운 3-12. 양반 대추 4부 여성들의 재치와 슬기 4-1. 지혜로운 며느리들 4-2. 함부로 남의 부인을 넘보다니! 4-3. 세 개의 구멍 4-4. 현명한 며느리 4-5. 대담한 새색시 4-6. 도둑 둘을 잡은 아내 4-7. 처녀의 글재주 4-8. 이놈, 고마 훑어 가거라! 4-. 여자 대장부, 이 정승 딸 4-10. 아내와 돌탑 4-11. 시숙의 상사병을 낫게 한 제수 4-12. 형수의 재치 있는 계책 4-13. 소쿠리를 지를 주이소! 5부 이런 효자 저런 효부 5-1. 진짜 효자와 열녀 5-2. 세월 사세요! 5-3. 불효 아들, 효부 며느리 5-4. 못된 며느리 5-5. 그 며느리 효부다 5-6. 정신 차린 며느리 5-7. 한 번만 용서해 주이소! 5-8. 별난 아버지, 효자 아들 5-9. 기른 정이 낳은 효자 5-10. 시어머니는 눈 뜨고, 남편은 걷게 한 효부 5-11. 효자 집에 걸어 들어온 동삼 6부 동물과 인간이 어울렁 더울렁 6-1. 호랑이 형님 6-2. 호랑이도 알아 준 효자 6-3. 충성스러운 개 이야기 6-4. 여우의 은혜로 노총각 장가가네 6-5. 은혜를 모르는 인간, 은혜 갚는 짐승 6-6. 은혜 갚은 두꺼비 6-7. 개구리가 준 밥그릇 6-8. 구렁이 선비와의 사랑 6-9. 남편의 원혼 6-10. 여우 누이 6-11. 여우와 선비① 6-12. 여우와 선비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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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동이란 사람은 양반이 아닌 중인이 있었어. 그런데도 시를 잘 짓는 사람이었다나 봐. 그래서 양반들 하고 잘 어울렸는데, 하루는 양반들과 정수동이 한 자리에 주욱 모여 앉았어. 대감 한 사람이 질문을 던졌어.
“이 세상에서 젤 무서운 것이 무어냐?” 정수동이 이렇게 대답했어. “호랭이도 무섭고 사자도 무섭고 다 무섭지마는 양바이 제일 무섭십니더.” “그래? 양반이 어예 가지고 제일 무섭노?” “호랭이하고 사자 이런 짐승은 만내면 고마 피해가믄 뒤에 걱정이 없는데 양반은 닥치믄 뺏어 먹고, 또 달라 카믄 또 주어야 하이, 이거 무서운 거 아이요?” 정수동이 그렇게 솔직했어. 그때 양반들이 남의 살림살이 다 뺏어 먹고 살았으니 틀린 말은 아니지.---「예천군 개포면(1-10. 당당한 정수동)」중에서 방학중이 길을 가고 있는데 웬 부인이 조그만 무덤 앞에 앉아 대성통곡을 하고 앉아 있었대. 방학중은 부인에게 가서 물어보았어. “이 양반아! 왜 이렇게 섧게 우는기요?” “하이고, 말도 하지 마소. 삼대독자 외동자식이 댓 살 묵었는데 고마 죽어 부렀소.” 방학중이 그 소리를 듣고는 그 옆에서 똥을 싸더니 엉엉 울어 대더래. 이번에는 부인이 물었지. “당신, 왜 그래 우요? 길 가다가 와 그라요?” “아이고, 여보소! 말도 마소! 당신은 그래도 오 년이나 길러가 죽으니까네 분키나 덜하오. 나는 금방 저기 놓은 똥이 이양(이왕) 놓자마자 죽었다꼬. 그이 내가 더 답답지 당신이 더 답답소?”---「영덕군 강구군(1-11. 잡보 방학중)」중에서 신랑이 가자 개구리들이 우르르 모두 나와서 신랑을 반기고는 오도 가도 못 하게 둘러쌌어. “깨구리야. 깨구리야! 물에 놀던 짐승이 얼매나 물이 보고 접겠나 싶어서 그랬디만 어째 이래 오도 가도 몬 하게 하노?” 그렇게 가만히 서 있으니 개구리들이 움직이더니 앞의 놈은 끌고 뒤의 놈은 밀며 밥 한 그릇을 가져다주는 거야. 그리고는 좌르르르 흩어져 물에 들어가 버려. ‘이상하지만도 이 깨구리들이 참 이뿌구마이. 에라, 깨구리들이 준 요 밥그릇을 집에 들고 가자.’ 밥그릇을 집에 가지고 가서 부부가 밥을 반만 먹고는 선반에 올려놓았어.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다음 날이 되자 밥그릇에서 쌀밥이 막 넘쳐 나오는 거야. 부부가 감당이 안 되어 삽으로 퍼내다가 색시가 말했어. “우리 이럴 기 아이라 옆집에 가가 나락벼 한 줌 얻어다 여게다 옇어넣어 보입시다.” 신랑이 옆집에 가서 벼를 한 줌 얻어다 밥그릇에 넣어 놓으니 벼가 콸콸콸 자꾸만 나오는 거야. ---「군위군 산성면(6-7. 개구리가 준 밥그릇)」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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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 읽은이의 말
“옛이야기는 표준어와 사투리의 구분이 없었다. 사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이 있는 곳에는 이야기가 있다. 구연자와 청자만 있으면 이야기는 끊임없이 생성된다. 생성된 이야기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전승될 것이다. 이것이 옛이야기가 전승되어 온 과정이었다. 옛이야기는 분명 말로 전승되는 문학의 한 분야이다. 하지만 적어도 옛이야기 안에서는 그 말이란 것이 표준어인지 사투리인지에 대해서는 상관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다. …… 삶의 이야기에는 표준어와 사투리, 깨우침과 교훈, 선악의 경계가 없다. 경상북도의 옛이야기를 낭송하는 순간 이것이 그저 삶의 한 이야기였음을 느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경계 짓는 삶을 살았다. 서울 중심의 책, 표준어로 된 책을 읽었고 그것을 구사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면서 삶마저도 표준이 있다고 믿게 되었다. 나 자신, 내 몸속의 뿌리를 뽑아내려고 노력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표준에 맞춰 가는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과연 표준의 삶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 것인가? 단지 상상의 삶에 불과했던 것을. 이제는 생명력이 충만한 삶을 낭송하자. 생명력은 구석구석 다양한 삶의 이야기들이, 목소리들이 있는 곳에 충만하다. 『낭송 경상북도의 옛이야기』를 낭송하는 순간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낭송 경상북도의 옛이야기』 풀어 읽은이 인터뷰 1. 옛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이라?‘낭송’과 더욱 가까운 것 같습니다.?이번 낭송Q시리즈 민담·설화편은 각 지역별로 옛이야기들이 모아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선생님께서 어떤 인연으로 경상북도의 옛날이야기들을 풀어 읽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삶에 대하여 회의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어느 날 이러한 생각이 나를 해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감이당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공부 길을 나선지 올해 5년 째 되었습니다. 몇 년의 공부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삶의 토대를 벗어나서는 자신을 변화 시킬 수 없다는 것을요. 결국 현재의 삶의 지반 위에서 인식의 토대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식의 토대는 쉽게 다져지지 않았습니다. 삶과 앎의 분리 속에서 혼돈을 겪고 있을 즈음, 우응순 선생님께서 경북 사람인 제게 경상북도의 민담·설화를 모아 낭송집으로 내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처음엔 덥석 달려들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깟 경상도 사투리로 낭송집을 내서는 뭐해? 누가 읽는다고?” 이러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미 몸은 자료를 모으고 있었어요. 경북 사람의 몸이 먼저 반응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채록된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윤색하는 과정을 통해 저는 옛이야기에 푹 젖어 갔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참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할 때 몸보다 머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몸부터 움직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몸이 움직이는 곳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건이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옛이야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도 제 몸의 움직임 속에서 일어났던 것입니다. 이 움직임 속에서 저는 비로소 옛이야기와 새로운 인연으로 맺어졌습니다. 인식의 토대를 바꾸고 다져 나가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 몸이 살아 움직이는 나의 삶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다른 사건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인식 방법이 자신의 삶을 규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다른 인식 방법도 결국 자신의 삶 안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지요. 옛사람들은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풀며 자신들의 삶을 들여다 본 듯합니다. 그들의 그런 사유가 경북의 옛이야기에 녹아 있었습니다. 제가 옛이야기를 더 즐겁게 풀어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옛이야기를 엮어 가는 과정 속에서 이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 낭송Q시리즈 민담·설화편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은 각 지역의 사투리가 이야기 속에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일 텐데요. 사투리로 옛이야기들을 낭송할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또 사투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것을 보여 주고 싶으셨나요? 저는 한때 경북 사투리 쓰는 것을 부끄럽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감정은 제가 하고 싶었던 일하고도 관련이 있는데요, 바로 연극이었습니다. 저는 경북 사투리 때문에 연극 무대에서 고생했습니다. 머리로는 사투리를 버리고 싶었으나 몸은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몸은 버리려고 할수록 되돌아가려고 하는 힘도 강해집니다. 그래서 버리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네 몸은 왜 그것을 원하는가?” 물어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자신의 몸이 어떠한 장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알고 그 몸이 다른 장으로 넘어갈 수 있는 힘이 있는지 자신에게 물어 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이러한 사실을 잘 몰랐습니다. 서울말로 대사를 하려니 연기가 어색해져서 자연스럽게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연극을 그만두었습니다. 감이당에서 낭송을 하면서 깨달은 점인데요, 낭송과 연극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경북의 옛이야기를 낭송하다 보면 낯선 경상북도의 사투리를 억지로 살리기 위해서 억양에 지나치게 힘을 주게 될 것입니다. 몸도 경직되겠지요. 그러면 글의 내용도 잘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경북사람인 제가 서울말을 쓰기 위해 억지를 부렸던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모두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사투리를 표현하려고 너무 애쓰지 마시고 읽히는 대로 읽어 보십시오. 그 다음에는 몸이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사투리의 억양의 흐름을 타 보세요. 그렇게 계속 낭송을 하다 보면 경북 사람들 사이에 구전되었던 옛이야기가 가슴으로 전해질 것입니다. 표준어로 쓰여진 경북의 옛이야기와는 다른 삶이 느껴지실 것입니다. 진솔한 경북 사람들의 삶이 보일 것입니다. 그 순간 경북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투리로 낭송을 한다는 것! 참으로 신선하지 않습니까? 이 책을 엮으며 이웃이나 친구들, 가족들, 동네 아이들에게도 사투리 낭송을 들려주어 보았습니다. 저의 이웃들도 모두 경북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옛이야기의 사투리 낭송은 낯설었던 모양입니다. 표준어로 쓰여진 이야기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다들 처음에는 낯설어서 귀 기울이고, 그 다음엔 짙은 사투리를 알아들으려고 귀 기울였습니다. 그러다가 툭툭 던져지는 경북 사투리에 웃음꽃이 터져 버렸습니다. 한바탕 야단법석이 났습니다. 직접 낭송하다 보시면 구수하고 투박한 사투리가 만들어 주는 유쾌한 웃음의 현장 속에서 다양한 경북의 민담· 설화를 풍성하게 만나실 것입니다. 3. 『낭송 경상북도의 옛이야기』를 풀어 읽으시면서 느끼신 여타의 지역과 다른 경상북도?옛이야기만의 특징을 한 가지만 꼽아 주세요.? 경상북도에는 안동, 문경, 예천, 상주, 경주 등 과거에 양반들이 살던 동네가 많습니다. 그래서 영웅담이나 훌륭한 양반들의 행적 위주의 옛이야기가 많을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경북의 옛이야기에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양반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일수록 양반끼리 서로 속이는 이야기, 양반이 머슴에게 골탕을 먹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이외에도 어른보다 공정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어린 아이, 아버지의 잘못을 일깨우는 딸, 불효하던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꾀에 의해 갑자기 개과천선하는 며느리로 바뀌는 이야기 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주, 영덕 지방에서는 남을 속이기를 밥 먹듯이 하는 인물들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경상북도의 옛이야기에서 교훈성을 찾기는 힘들었습니다. 가르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우리 이웃들의 삶의 이야기였습니다. 따라서 경상북도의 옛이야기는 평범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낭송을 하는 순간 깊은 울림이 찾아옵니다. 우리 이웃의 삶이 주는 울림입니다. 4. 선생님께서 풀어 읽으신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옛이야기를 소개해 주시고, 이유는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한 집에 형제 부부가 삽니다. 그런데 시숙이 제수씨를 짝사랑합니다. 결국 상사병이 나고 맙니다. 상사병으로 죽게 되었을 즈음 죄책감이 들어 자신의 아내에게 이 사실을 털어 놓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동서에게 시숙이 동서를 좋아해서 다 죽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제수는 시숙을 위하여 꾀를 냅니다. 밤에 시숙을 자신의 방으로 보내라고 합니다. 밤이 되자 윗동서인 시숙의 아내를 자기처럼 변장시켜 컴컴한 자신의 방에 들여보냅니다. 시숙은 그것도 모르고 좋아하며 아내가 제수씨인 줄 알고 하룻밤 동침을 합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말합니다. “이제 살겠다!” 시숙은 제수와 하룻밤을 지낸 줄 압니다. 자신의 아내와 하룻밤을 지내고도 말이지요. 시숙의 병은 씻은 듯이 낫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납니다. 더도 덜도 없습니다. 어떠한 감정의 잉여도 없습니다. 복잡했던 관계의 이야기가 아주 담백하게 끝납니다. 그들을 보며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만약 이들이 자의식에 가득 찬 사람들이었다면 이렇게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하여 감정의 잉여가 관계성을 어떤 방식으로 틀어지게 만드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별 것 아닌 사건을 왜곡시켜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는 인간의 자의식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5. 마지막으로, 이 책을 독자들이 어떻게 활용했으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 책으로 낭송을 하시면 투박하고 구수한 경북 사투리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실 것입니다. 그리고 유쾌한 낭송의 현장을 누리실 것입니다. 경상북도의 옛이야기뿐만 아니라 전국 팔도의 옛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낭송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를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각 도의 사투리들이 넘나들고, 어우러지며, 오고가는 이야기의 현장, 이보다 유쾌하고 풍성한 현장이 있을까요? 저는 이 현장이 어떠한 것의 경계도 없는 현장을 몸으로 누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속에서 우리의 몸도 좀 더 폭넓게 사유를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한 신체로 바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