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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확산되는 위기와 뒤따르는 저항 / 온갖 요소가 집약된 재난 / 기존의 정설과 그에 대한 비판 / 농민의 소멸 / 생산 패러다임 논쟁 / 이 책의 구성 1장_자본주의와 영세농 유럽에서 발생한 영세농 해체와 그에 따른 저항 / 식민지 농업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국제 농산물 수급 체계 / 브레튼우즈 체제하에서의 국제 농산물 수급 체계 / 다시 각광받고 있는 가구 중심의 영농 방식 / 개발주의와 농민 봉기 예방책 / 신자유주의적 유토피아와 농촌의 현실 / 신자유주의적 농산물 유통 질서를 위한 국제 관리 시스템 / 자본 기업농, 성공인가 위기인가 / 결론 2장_무너져내리는 멕시코 농촌 구조조정의 정황 / 금융대란 / 붕괴되는 농촌 / 거꾸로 가는 토지개혁 / 농민 소탕 / 결론 3장_쌀 수입국으로 전락한 필리핀 마르코스의 농업정책 / 외채 상환 대책과 구조조정 / 구조조정에 내맡겨진 농업 / 자유무역의 공세 / 농촌개혁과 반개혁 세력의 움직임 / 결론 4장_파멸 상태에 이른 아프리카 농업 구조조정 이전의 상황 / 버그 보고서 / 구조조정의 실패 이유 / 농업 분야의 구조조정 / 국제무역이 불러온 파멸 / 말라위, 순응에서 저항으로 / 외면당하고 있는 구조조정 정책 / 정책 실패를 인정한 세계은행 / 제2의 구조조정을 획책하는 세계은행의 전략 / 결론 5장_농민과 당의 유대가 무너진 위기의 중국 농업 누가 중국을 먹여 살릴 것인가, 그 신화와 현실 / 당과 농민 간의 알력 관계 / 멀어져가는 희망 / 농민과 문화대혁명 / 황금기 / 대반전 / 무역자유화가 불러온 위협 / 새로운 억압 / 당은 농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 농업개혁인가 아니면 자본주의 체제로의 전환인가 / 결론 6장_농업연료와 식량 수급 불안 위기로부터 이익을 챙기는 미국의 농업연료 산업 / 농업연료 산업에 진출한 EU / 농업연료의 초강국 브라질 / 농업연료 정책의 추진 실태 / 최첨단 기술 집약 에너지 / 농업 연료의 미래 / 결론 7장_저항, 그리고 미래로의 길 이경해 / 조제 보베 / 호앙 페드로 스테딜레와 무토지노동자운동 / 비아 캄페시나와 농민의 길 / 식량주권 / 전통적 영세 농업의 가치 / 신기술의 문제점 / 식량주권과 대안농업과의 차이 / 결론 참고문헌 색인 |
Walden B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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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은 경제를 성장시키기는커녕 멕시코 사회를 더욱 황폐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성향의 기술관료 집단인 살리나스(Carlos Salinas de Gortari) 정부가 권력을 차지함에 따라 1990년대에 이르러 멕시코는 구조조정 작업에 더욱 깊숙이 빠져들었다. 민영화 작업도 가속화되어 1982년에 1,155개이던 국영기업 수가 1990년에는 285개로 줄어들었다. 부채위기 당시 국가가 인수했던 민간은행 18개 중 9개는 다시 민간의 손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 같은 온갖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자들이 구현하고자 했던 자유시장 상황을 만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극소수 사익집단이 경제를 주도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실제로 25개의 지주회사가 멕시코 국내총생산의 47퍼센트를 관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화 작업 역시 속도를 냈다. 멕시코는 1973년에 외국자본의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법률을 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살리나스 정부는 1989년 들어 이 규정을 완화함으로써 자동차 및 통신서비스 분야에 외국자본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했다. 더불어 사교육, 신문 발행, 금융서비스와 같은 분야에서는 외국인이 지분을 100퍼센트 소유하는 것도 허용했다. 당시 멕시코가 단행한 민영화와 세계화 작업은 개발도상권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것이었다.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살리나스 정부는 구조조정 작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어느 것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 '2장_무너져내리는 멕시코 농촌' 중에서 멕시코가 옥수수 부족 사태를 겪었듯 필리핀도 2008년 초에 엄청난 쌀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모든 언론이 연일 이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룰 만큼 문제가 심각했다. 필리핀이 식량을 수입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였다. 식량을 수출하던 나라가 식량 수입 국가로 바뀌게 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구조조정 때문이었다. 멕시코를 위시하여 나라를 구조조정에 내맡긴 개발도상권 국가들은 모두 하나같이 필리핀과 똑같은 행로를 걸었다. 마르코스는 집권 후반기에 들어 농민을 정권의 기둥으로 삼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갖가지 농업 지원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면서 농업 지원과 관련한 예산이 모두 대폭 삭감되고 말았다. 구조조정은 국가의 재원을 외채 상환에 우선적으로 투입하게 만듦으로써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주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1990년대 중반 무렵에는 WTO에 가입하면서 필리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한층 배가되었다. WTO는 쌀을 제외한 모든 농산물에 대해 수입 쿼터를 폐지하도록 요구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차례차례 자취를 감추었고 그 자리를 외국산 수입 농산물이 차지했다. 필리핀은 토지개혁 정책에도 실패하여 농업 생산성마저 크게 하락했다. 토지개혁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전폭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대만, 한국의 성공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데다 지주들의 방해 공작마저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농업 분야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시각이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필리핀은 앞으로도 영원히 쌀 수입국으로 남게될 것이고 다른 농작물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를 타개할 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태도를 암암리에 내비치고 있다. 농촌이 국가경제 재건의 핵심 요소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외국 영농 기업에 임대할 농장이 소재한 곳으로만 보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여겨진다. --- '3장_쌀 수입국으로 전락한 필리핀' 중에서 말라위의 사례는 세계은행과 IMF의 융통성 없는 정책이 비극을 불러온 경우이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던 정책은 국제기구의 개입과 함께 비극으로 바뀌었다. 말라위 정부는 극빈 가구를 대상으로 비료 및 종자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실험적인 정책’을 몇 년간 실시했다. 실험 결과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나자 1998년과 1999년에 지원 대상을 극빈 가구에서 소농으로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말라위의 옥수수 생산량은 국내 수요를 충당하고도 남을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향후 언젠가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10대 실책을 거론하는 책이 발간될 것으로 믿는다. 단언하건대 말라위는 그 책에서 전형적인 사례의 하나로 반드시 기술될 것이다. 세계은행과 여타 국제원조 단체들은 보조금 제도가 무역 거래를 왜곡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매년 대폭적인 삭감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그 제도를 완전히 폐지할 것을 강요했다. 이로써 정부의 무상 지원이 없어지자 말라위의 곡물 생산량은 급감했다. 그런 와중에 IMF는 상당량의 비축 식량을 매각하도록 말라위 정부를 향해 압박을 가했다. 식량 비축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기관의 부채를 해결한다는 명분이었다. 말라위 정부는 IMF의 주장에 따랐다. 한편 곡물 생산량은 계속 줄어들었고 마침내 2001~2002년에 기아의 위기가 찾아왔다. 긴급하게 구호 식량을 지급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정부 비축 식량은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1,500여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IMF의 태도는 완강했다. 다음 회계 연도(2002/03) 예산이 성공적으로 집행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또 국가 재정이 보다 생산적인 분야에 쓰이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구호 자금 책정을 보류시켰다. 2005년에 식량위기가 보다 심각해지고 나서야 말라위 정부는 비로소 세계은행과 IMF가 그저 원칙만을 고수할 뿐 융통성은 전혀 발휘할 수 없는 기구임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때마침 빙구 와 무타리카(Bingu wa Mutharika)가 새로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면서 비료 지원 정책이 다시 도입되었다. 신임 대통령은 1970년대에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지원정책의 재도입으로 말라위 농민의 60퍼센트에 해당하는 1,700만 농가가 비료를 50킬로그램까지 소매가의 1/4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고 종자 역시 소매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결과는 매우 놀라웠다. 3년 연속 옥수수 생산량이 기록적으로 늘어나 잉여 생산량이 100만 톤이나 되었고 남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옥수수를 공급하는 식량 수출국으로 변모했다. --- '4장_파멸 상태에 이른 아프리카 농업' 중에서 신화는 이익이 서로 맞물려 있는 데서 생겨나는 법이다. 대기업들은 농업연료를 거대한 수익원으로 여기고 있다.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에게도 대단히 각광받는 소재이다. 농업 관련 기업이나 영세소농, 그리고 정치인들과 환경까지 모두에게 유리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농업연료를 하나의 방안으로 내세우는 것은 그저 행복한 일일 뿐이다. 그렇지만 과거 몇 년간 전개된 상황으로 인해 농업연료는 이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고서에는 오염 문제에서부터 삼림과 습지와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는 곳들이 사라져가는 문제, 그로 인해 생물다양성이 위협당하고 있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어 있다. 심지어 에탄올이나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방대한 양의 화석연료가 소비된다는 점을 밝혀냄으로써 농업연료의 개발 논리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주장까지 나왔다. 농업 관련 기업과 정치 엘리트들만이 농업연료 정책의 수혜자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장막 뒤에 가려진 실상인 것이다. 소규모 공동체들을 꿈에 부풀게 했던 개발 약속은 실현되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의 이야기들만이 들려오고 있다. 인권 침해를 비롯하여 노동자를 노예 취급하는 노동 관행, 외국 투자자들에 대한 농지 임대와 농지개혁 간의 갈등, 영세소농들의 도태, 식량보다는 연료를 우선시하는 농지 이용 행태, 전통적으로 식량을 자급하던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아 문제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농업연료가 화석연료를 대신할 유익한 연료가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 '6장_농업연료와 식량 수급 불안'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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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옥수수를 재배했던 멕시코, 모범적인 쌀 자급국가였던 필리핀이
수입쌀과 수입옥수수에 의존하게 된 까닭은? 세계적인 석학이자 탈세계화 운동의 지도자 월든 벨로가 전세계 식량부족 사태를 통해 자유시장 정책의 본질을 파헤친 책 『그 많던 쌀과 옥수수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the Food Wars)』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탈세계화 운동의 지도자 월든 벨로가 전세계 식량위기의 최대 요인인, 세계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가 전세계 90개 이상의 국가에게 적용시켰던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자유시장 정책의 본질을 파헤친 책이다. 객관적인 자료와 논문, 문헌 등을 바탕으로 기업 주도의 세계화와 신자유정책의 실패,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맥락에서 식량 문제를 짚어나가며, 밀도 있는 문제제기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세계은행과 IMF는 WTO(세계무역기구)의 후원 아래 자유무역과 연계된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해왔다. 구조조정의 핵심요소 중 하나는 농업 분야의 대대적인 탈바꿈으로, 저자는 구조조정 정책이 멕시코와 필리핀, 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 남긴 파괴의 현장을 면밀하게 분석함으로써 국제 사회의 식량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다. 더 이상 식량 문제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도 현실이 될 예고된 미래이며,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식량 문제의 단상과 세계화의 이면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폭넓은 시각과 함께 본문에 인용된 객관적인 보고서와 논문, 문헌 등이 세계적인 석학의 통찰력 가득한 보고서에 신뢰를 더해준다. 식량위기를 불러온 최대 요인,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외국의 지원을 받아 농촌을 안정시키고 농업 생산력을 높이려던 노력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이 정책은 1980년대 초에 이르러 완전히 폐기되고 구조조정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다. 구조조정은 제일 먼저 케냐, 터키, 볼리비아, 필리핀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실시되었던 포괄적 경제자유화 정책을 뜻한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초에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전환한 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90개에 달하는 개발도상국가로 퍼져나갔고 그 강도와 목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구조조정의 취지는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막고 시장 본연의 힘에 맡김으로써 기업들이 경제를 한층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나가게 하자는 것이었다. 구조조정의 핵심 요소는 대폭적인 정부 지출 감축과 무역자유화다. 이는 막대해진 외채를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해당 정부로 하여금 자원과 외화를 보다 손쉽게 축적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정책이다. 구조조정 정책이 채택되면 그동안 국가와 국제 금융기관의 관리전략 틀 안에서 일부 보호를 받고 있던 농촌 경제는 크게 흔들리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결국 구조조정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농촌의 모든 생산수단을 더욱 자본에 예속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식량위기에 한몫을 한 것은 IMF와 세계은행, 그리고 미국이 장려한 자유시장 정책이었다. 멕시코의 식량위기는 1980년대 초 이 나라에 불어닥쳤던 부채위기와 함께 시작되었다. 당시 개발도상국가로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채가 많았던 멕시코는 국제 민간은행에 대한 부채 상환을 위해 세계은행과 IMF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세계은행과 IMF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자체적으로 마련한 경제정책 프로그램을 멕시코 정부에 제시했다. 그것은 고율의 관세를 비롯, 각종 무역규제를 없애고 이를 위해 멕시코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었다. 한마디로 신자유주의적 관점에서 경제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구조조정’이란 명목으로 시행되었다. 멕시코 정부는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농민들을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을 펴왔다. 구조조정은 이 같은 정부 지원을 모두 없애버린다는 것을 뜻했다. 구조조정으로 정부 지원이 갑작스럽게 중단되거나 급격히 줄어들자 멕시코 농업의 생산성은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1980년대 들어 실시한 일방적인 농산물 무역자유화 조치로 농민들의 기반은 더욱 허물어졌고 1990년대 중반에는 NAFTA가 발효되면서 그동안 자급하던 옥수수마저 수입하더니 결국 식량 순 수입국으로서의 위치가 굳어져갔다. 신자유주의론자들이 정권을 장악하면서부터 구조조정과 NAFTA에 따른 무역자유화의 악영향은 더욱 커져갔다. - 본문 중에서 이렇듯 사회적 측면과 자연적 측면을 통틀어 살펴본다 해도 구조조정만큼 엄청난 파괴력으로 농촌을 황폐화시킨 사례는 아마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세계은행, IMF가 제시했던 구조조정의 실패 이유 많은 나라들이 부채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은행과 IMF외에는 자금을 지원받을 곳이 없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단행하라는 세계은행과 IMF의 권유를 각국 정부들이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1980년대에는 주로 환율의 평가절하, 정부 지출 삭감, 국영기관에 대한 철저한 통제 등 구조조정 1단계 조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 다음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거나 폐쇄하고, 민간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2단계 조치가 이루어졌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민간 부문과 시장이 성장과 번영을 주도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반대였다. 더욱더 깊은 침체의 늪으로 빠뜨리고 말았다. 저자는 구조조정의 실패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 구조조정 정책은 돈의 공급을 억제하는 재정 안정화 조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전형적인 양상이다. 즉 이자율을 올리고 정부 지출을 줄이며 임금을 삭감한다. 이런 조치들은 필연적으로 경제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 긴축재정 정책이 펼쳐지는 와중에 수출을 촉진하고 외환 보유고를 늘리겠다는목적으로 자국 화폐에 대한 평가절하 조치까지 가해지면 수입 자본재나 중간재의 가격이 상승하게 되어 경제 위축 효과는 더욱 극심해진다. 이처럼 무모할 정도의 ‘과잉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 IMF이다. * 경제가 위축되면 민간 투자자들의 투자 의욕은 당연히 줄어든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경우 시장이 민간 투자자들에게 청신호가 될 만한 징후를 내보이지 못하게 되는 것도 더불어 아주 당연하다. * 무역자유화 역시 농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일으키거나 농업을 성장시킬 수는 없다. 단순히 농산물 가격에 대한 가격 제한 조치를 없애는 것에 초점을 두어서는 보다 근원적인 문제나 기반시설의 문제 또는 기술적 장벽에 관한 것들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은 국가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예산 낭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이런 지원 정책을 자꾸만 없애나가는 것이 구조조정이다. * 무역자유화가 생산 증가로 이어진 곳에서는 수출 소득에 대한 기대감으로 더 많은 투자가 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생산 증가는 대체로 구조조정 초기에 수출 장려 정책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수출 장려 정책에 따라 생산량이 계속 늘어나면 국제시장에서 수출 상품의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일 품목이 여러 나라에서 전략 상품으로 지정되어 생산되기 때문에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그 밖에 수출 소득이 재투자보다는 외채 상환 목적으로 우선 쓰인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 * 구조조정은 경제에 대한 정부의 관여를 줄이기 위해 관련 예산을 삭감한다. 따라서 구조조정의 결과가 의도한 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정부가 즉각 개입하여 민간 투자를 유도해낼 방법이 없다. 결국 공적자금 조성이 유일한 방책으로 남을 뿐이다. * 이런 방식으로 국가경제를 관리할 경우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겨로가를 초래한다. 다시 말해서 투자 부진, 실업 증가, 사회적 지출의 감소, 소비 둔화, 저생산의 악순환만이 있을 뿐 세계은행이 당초 구상했던 것처럼 성장이 고용과 투자를 일으키는 선순환은 결코 일어날 수 없다. 탈세계화가 가져올 수 있는 결과들 세계화 과정 속에서 영세한 규모의 영농으로는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이 되었다. 그러면서 상품과 노동시장이 국제화되고 여기에 정부의 무관심까지 더해지면서 농민들이 무산계급화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저자는 탈세계화란 신자유주의적 무역정책처럼 한 나라의 경제적 능력을 파괴시키는 국제경제 시스템과는 단절하지만 그와 반대로 개별 국가의 경제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시스템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탈세계화가 가져올 수 있는 결과들은 다음과 같다. * 농산물 생산이 수출시장 중심에서 내수시장 중심으로 바뀐다. * 보충성의 원칙을 중시하는 경제생활이 이루어진다. 보충성의 원칙이 적용되면 공동체나 개별 국가를 우선시하는 산업활동이 펼쳐지며 무역정책 또한 값싼 외국 농산물로 인해 자국의 농업이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 소득과 토지의 재분배 정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재분배 정책으로 내수시장이 튼튼해지면 국가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을 확보하게 될 뿐 아니라 투자 재원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 성장보다는 삶의 질이 강조되고 환경적 불균형이 해소된다. * 시장이나 관료들에게 맡겨졌던 경제적 의사결정이 상당 부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럴 경우 어떤 업종을 육성시키고 또 어떤 업종을 단계적으로 퇴출시킬 것인지, 농업 부문에 얼마만큼의 예산을 투입할 것인지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 민간 부문이나 국영 부문 모두에 대해서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가능해진다. * 모든 자산 관련 사항이 ‘혼합 경제’로 바뀌게 된다. 협동조합과 사기업, 공기업은 혼합 경제에 포함되지만 초국적 기업은 제외된다. * 농업과 공업 양 분야에서 친환경적인 기술이 개발되고 확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