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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부 슈퍼 히어로의 이미지 1. 슈퍼맨에 관한 진실 : 그리고 우리 모두에 관한 진실 - 마크 웨이드 2. 영웅과 슈퍼 히어로 - 제프 로엡 & 톰 모리스 3. 크림슨 바이퍼 대 광적인 모핑 밈 - 데니스 오닐 4. 『왓치맨』 과『다크 나이트 리턴즈』 에 나타난 슈퍼 히어로 수정주의 - 이언 J. 스코블 2부 슈퍼 히어로의 실존 세계 5. 신, 악마, 매트 머독 - 톰 모리스 6. 힘과 영예 - 찰스 탤리아페로 & 크레이그 린달-어번 7. 『엑스맨』속에 담긴 신화, 도덕성, 여성 - 레베카 하우젤 8. 바바라 고든과 도덕적 완전주의 - 제임스 B. 사우스 9. 배트맨과 친구들 - 아리스토텔레스와 다크 나이트의 측근들 - 매트 모리스 10. 가족으로서의 판타스틱 포 - 가장 강한 유대 관계 - 크리스 라이얼 & 스콧 팁턴 11. 만화책의 지혜 - 마이클 타우 3부 슈퍼 히어로와 도덕적 의무 12. 슈퍼 히어로는 왜 선한가?- 만화와 기게스의 반지 - 제프 브렌젤 13. 슈퍼 히어로는 왜 선해야 하는가? - 스파이더맨, 엑스맨, 그리고 키르케고르의 이중 위험 - C. 스티븐 에반스 14. 큰 힘에는 큰 책임감이 따른다 - 초능력자와 슈퍼 히어로의 도덕적 의무에 대해 - 크리스토퍼 로비쇼드 15. 왜 슈퍼 히어로가 되어야 하는가?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 - C. 스티븐 레이맨 4부 정체성과 슈퍼 히어로 형이상학 16. 정체성을 묻다. 헐크와 브루스 배너는 동일 인물인가? - 케빈 킹호른 17. 복면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 비밀 신분 속에 감춰진 비밀 - 톰 모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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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그런 엄청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들이 우리 삶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게다가 좀 더 개인적인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어느 날 당신이 엄청나게 강한 힘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임신 초기 태아 단계부터 당신 아이에게 유전학적인 변형을 가해서 막강한 힘을 부여하고 그 결과 매우 훌륭한 선행을 하거나 끔찍한 폐해를 물고 올 기회를 허용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유전자 연구와 나노테크놀로지는 오래전부터 슈퍼 히어로 만화에서 다루었던 몇 가지 중요 문제를 조만간 현실 세계 속으로 가져올지도 모른다. 미래가 그처럼 급격하게 변화된 모습으로 다가올 때 우리는 과연 철학적으로 준비되어 있을까? 언젠가 직면하게 될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 --- pp.9-10
“우리는 성인과 안전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을 때에는 존경하지만 영웅다운 이타심을 실제로 마주하면 혼란을 느낀다. 커트 부식과 알렉스 로스가 걸작 극화 『마블스(Marvels)』에서 깊은 통찰력으로 탐구하고자 했던 주제가 바로 이것이었다. 신약성서에서 예수는 그와 동시대 사람들이 살아생전 박해로 고통당하다가 죽은 예언가를 기리기 위해 기념비를 세운다고 말한다. 지금 이 시대에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생일이 국경일로 지정되고 모든 대도시마다 순교한 인권 지도자의 이름을 딴 거리가 생겼다. 그러나 살아생전 킹 목사는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커다란 비판을 받았으며 물론 소크라테스, 예수, 간디와 같은 운명의 길을 걸었다. 이런 인물의 삶은 늘 우리를 질책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우리가 이들을 무조건 환영하기만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 p.276 “슈퍼맨과 배트맨은 만화 세계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다. 플라톤은 이상을 중시하는 이상적인 철학자며, 비현실적인 영적 사상가로서, 우리의 시선을 이 세계의 자잘한 세부적인 것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리고 천상에 있는 선의 형태에 집중하게 한다. 슈퍼맨은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며 항상 선을 위해 살기 때문에 종종 슈퍼 히어로 보이스카우트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세상에 관심이 있는 세속적인 사상가로서, 자연과학에 관심이 많고 실질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에 깊이 천착한다. 또한 그는 논리를 발명한 사람으로 일컬어지지만,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논리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이며 가장 탁월하게 설명해 낸 사람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배트맨은 실용적이고, 세속적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이용하는 슈퍼 히어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응용과학과 테크놀로지의 대가며 최고의 탐정이고,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하게 논리를 구사하는 전문가다.” --- pp.388-389 “모든 가면은 이것을 쓴 사람에게 일정한 영향을 남긴다.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떤 가면이든 결국에는 현실이 된다. 우리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는 곧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 하는 문제다. 또한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일 일상에서 우리가 보여주는 행동의 결과로 결정된다.” --- p.3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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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히어로를 보는 또 다른 시선과 방법들
“…이들 이야기 속에는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와 사상이 아주 재미있고 매력적인 형태로 담겨 있어서 진지한 지적 관심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서문 중에서)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원제: Superheroes and philosophy)』는 〈popular culture and philosophy〉 시리즈 가운데 한 권을 번역한 책으로 현재 서구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슈퍼맨이나 배트맨, 스파이더 맨 등의 아이콘들에 철학이라는 옷을 입혀 의미를 확장하려고 시도한 책이다. 모든 인간의 창작물이 그렇듯이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만화책에도 적든 많든 철학적인 태도, 혹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그것을 읽어 내고 재해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대부분의 슈퍼 히어로를 창조해 낸 미국인들이 슈퍼 히어로를 어떻게 바라보며, 해석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만화를 보는 재미와는 또 다른 재미와 논쟁거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우리가 애타게 기다리는 영웅은 누구인가 시대를 불문하고 우리는 언제나 ‘영웅’을 기다린다. 그 영웅이 역사 속 인물이 되기도 하고, 대중 스타가 되기도 하며 시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영웅’이 존재하지 않은 시기는 없었다. 프로이트가 적절하게 지적했듯이 영웅은 우리들의 잠재의식 속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불안과 콤플렉스가 만들어 낸 환상일 수도 있다.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에 나오는 영웅들 역시 우리들, 좁혀 말하자면 미국인들이 갖는 불안과 콤플렉스가 만들어 낸 환상의 존재일 것이다. 그것도 영원불멸의, 말 그대로 ‘슈퍼’ 히어로의 모습을 가진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는 그 환상의 존재에 인간의 도덕 이상을 부여하며 좀 더 현실적인 존재로 우리 앞에 제시하려고 한다. 만화나 스크린에 갇혀 있던 허구의 인물을 현실로 불러냄으로써 저자들은 영웅을 필요로 하는 사회를, 그 결핍의 공간을 돌아보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얼핏 답을 내놓고 있는 듯 보이지만 최종적인 답은 책을 읽고 난 후 다시금 ‘슈퍼 히어로’를 만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가 열광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영웅’의 가면 속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슈퍼 히어로를 통해 미국이 메우고 싶어 하는 공백을 목격하는 재미가 있다. 신화와 전설이 없는 땅, 미국. 어느 나라에나 흔히 존재하는 신화나 전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들의 근원적 결핍은 이민 개척의 신화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했고, 어딘지 모르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닮은 슈퍼 히어로 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신화가 그러했듯이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가 요구하는 모습으로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며 현재의 슈퍼 히어로 신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는 바로 이 지점에 서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슈퍼 히어로를 철학이라는 이름으로 분석하면서 그 안에 미국 사회와 더 나아가 보편적 인류가 지켜 나가야 할 원칙이 들어 있음을 주장하면서 현대판 신화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 철학적 논의는 대부분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종교 철학에 많은 부분 기대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무엇이 도덕인가’를 묻지 않고, 곧바로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를 묻는다는 점이다. 그 물음에 답하는 과정은 미국 사회가 느끼는 결핍, 그리고 SF적 신화를 통해 이루고 싶어 하는 사회상을 드러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소 따분하고 지루할 수도 있는, 그리고 다분히 미국적 시각이 곳곳에 등장하는 이 논의가 그럼에도 끝까지 힘을 가질 수 있고,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 자체로 흥미진진한 슈퍼 히어로 이야기를 통해 논의의 여정을 따라가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자경주의, 기독교적 세계관 등의 속살을 마주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4%가 학교에서 진화론과 함께 지적 설계론, 혹은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53%의 미국인이 성서에 나온 방식으로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믿고 있으며, 그 외에 31%에 달하는 미국인이 진화는 인정하지만 그것을 주관하는 신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이것이 미국을 지탱하는 기독교적 세계관의 실체이며, 이러한 모습은 이 책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기독교적 세계관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이러한 세계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창조된 슈퍼 히어로 역시 그 그늘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다. 그 세계관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든, 아니면 그 세계관의 허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든 슈퍼 히어로를 읽는 데 있어서 이러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배제하는 것은 슈퍼 히어로에 담긴 함의를 제대로 파악하는 데에 장애가 될 것이다. 또한 미국 사회에 총기 소유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으며, 선제 공격론의 이론적 배경이 되기도 하는 자경주의 역시 미국을 이해하는, 그리고 미국의 주류 문화가 담아내는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중요한 축이다.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은 바로 이 두 축을 중심에 놓고 ‘슈퍼 히어로’를 철학적으로 분석해 들어간다. 저자들이 갖고 있는 미국적 한계는 분명하게 보이지만 그 논의 과정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그저 오락 거리로 접하고 소비하던 슈퍼 히어로들의 이야기 속에서 두 가지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덧씌워지고 있는지 볼 수 있으며, 그것이 낳은 현대적 신화의 날 것을 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슈퍼 히어로에 대한 소소한 비밀을 속삭이다 『슈퍼 히어로, 미국을 말하다』에는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재미 또한 존재한다. 실제로 슈퍼 히어로 작가로 활동한 이와 선별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는 우리와 달리 그 기나긴 역사를 곁에서 지켜봤던 오래된 독자이자 마니아들인 저자들의 경력 덕분에 미처 알려지지 않은 슈퍼 히어로들의 크고 작은 ‘비밀’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슈퍼 히어로 팬들에겐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그리고 슈퍼 히어로가 시대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왔는지, 그들에게 ‘히어로들의 히어로’인 슈퍼맨은 어떤 존재인지를 목격하는 재미 또한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