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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많은 가족들 중 하나
- 거리 여인들의 합창
반항적인 아들
- 라이벌인 동료들의 합창
매력 없는 사촌
- 위험에 처한 딸의 합창
부부의 연ㆍ1
- 록의 아버지의 합창
어머니의 아픔
- 완벽한 신부의 합창
마리아치의 어머니
- 누드 신혼여행의 합창
연인
- 살해당한 가족의 합창
군인 가족
- 고통받는 아이들의 합창
쾌활한 이혼녀
- 바다의 아들의 합창
정식 가족
- 버림받은 아이들의 합창
신부님의 몸종
- 분노한 가족들의 합창
비밀 부부
- 자살한 딸의 합창
스타의 아들
- 훌륭한 가문의 아이들의 합창
불편한 형
- 호적에 등록된 가정의 합창
부부의 연ㆍ2
- 야만인 가족의 합창
영원한 아버지
- 마지막 합창

저자 소개 1

카를로스 푸엔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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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태어났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몬테비데오, 리우데자네이루, 워싱턴, 산티아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세계 여러 곳을 돌아 다니며 성장했다. 다양한 문화와 정치적 교양을 쌓았지만 푸엔테스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가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에서 스페인어만 사용하게 했다. 또한 멕시코 역사에 관한 책들을 주며 역사에 관한 교육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성장 배경이 지금의 푸엔테스를 있게 했다. 열여살 때 멕시코로 돌아왔지만 그가 직접 본 멕시코의 현실은 그가 공부한 내용에서보다 더 암울했다. 멕시코 국립대학에서 그는 법학을 전공했으나 친
1928년 파나마의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태어났다.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몬테비데오, 리우데자네이루, 워싱턴, 산티아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세계 여러 곳을 돌아 다니며 성장했다. 다양한 문화와 정치적 교양을 쌓았지만 푸엔테스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가 모국어를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에서 스페인어만 사용하게 했다. 또한 멕시코 역사에 관한 책들을 주며 역사에 관한 교육도 잊지 않았다. 이러한 성장 배경이 지금의 푸엔테스를 있게 했다. 열여살 때 멕시코로 돌아왔지만 그가 직접 본 멕시코의 현실은 그가 공부한 내용에서보다 더 암울했다. 멕시코 국립대학에서 그는 법학을 전공했으나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거나 멕시코 현황에 대해 토론하는 데 시간을 주로 보냈다. 한때 마르크스주의를 지지해 공산당에 가입하여 국제노동기구 멕시코 대표로 활동하기도 했다.

1958년 『공기가 청명한 지역』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아우라』, 『아르테미오 크루스의 최후』, 『라우라 디아스의 세월』, 『의지와 운명』 등을 발표하며 멕시코 국가 문학상, 세르반테스 문학상 등 스페인어권 최고의 상들을 휩쓸었다. 주로 멕시코의 정체성에 대해 성찰해 온 그는 정치 사회에 대한 시각뿐만 아니라 문학적으로 완벽한 구조, 실험적인 형식으로 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라틴아메리카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설가 외에도 문학 비평가, 시사평론가, 교육자 등 다양한 직업을 넘나들며 재능을 발휘했고, 프랑스 주재 멕시코 대사로 임명되는 등 정치인으로도 활약했다.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지식인이자 작가로 폭넓은 활동을 했던 그는 2012년 5월 15일 멕시코시티에서 지병으로 사망했다.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다른 상품

역자 : 김경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스페인어와 교육학을 전공했다. 동 대학원에서 스페인 문학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이수했고,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스페인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외국문학연구소 초빙 연구원이었으며, 정부종합청사, 민족사관고등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에서 강의했다.
역자 : 김정하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스페인 문학을 공부하고,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스페인 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병사와 소녀』, 『마리아』, 『여기는 천국이 아니야』, 『아버지의 그림편지』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3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440쪽 | 541g | 148*210*30mm
ISBN13
9788901105352

출판사 리뷰

“가족은 지루해서 완벽한 것일까, 아니면 완벽해서 지루한 것일까?”

‘아메리카의 발자크’, ‘라틴아메리카의 조이스’, 라틴아메리카 문학계의 거장,
멕시코 알폰소레예스상, 멕시코 국가상, 스페인 세르반테스문학상, 프랑스 레지옹도뇌르상 수상 작가,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명되는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불행한 가족소설

“행복한 가족들은 모두 서로 비슷하게 닮아 있다.
그러나 불행한 가족들은 각기 나름의 이유가 있다.”
― 톨스토이

“행복한 사람이 있는 것은
조용히 불행을 짊어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 체호프

“우리들 시대의 표식이 되는 찬란한 문학적 상징이다.” 《엘 문도》(스페인)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소설 중의 소설을 쓰는 작가.” 《엘 파이스》(스페인)
“멕시코 최고의 작가 푸엔테스는 이 소설에서 멕시코 역사, 경제 변동,
그 속의 잔혹한 억압과 성의 진화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슬픔으로 꽉 찬 유머, 예리한 풍자, 광범위한 정치적 통찰,
눈부신 언어의 마술이 이룩해 낸 숨 막힐 정도로 장엄한 인간 드라마
전 세계 13개국 번역 출간


‘남아메리카의 발자크’, ‘라틴아메리카의 조이스’라고 불리는 라틴아메리카 문학계의 거장, 카를로스 푸엔테스의 『모든 행복한 가족들』은 「많은 가족들 중 하나」, 「반항적인 아들」, 「매력 없는 사촌」, 「어머니의 아픔」, 「군인 가족」, 「쾌활한 이혼녀」, 「정식 가족」, 「비밀 부부」, 「불편한 형」, 「영원한 아버지」 등 열여섯 가족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소설이다.
남편의 사디즘에 고통받는 부인, 군대의 지휘관으로서 게릴라 아들을 체포해야 하는 아버지, 딸을 살해한 살인자에게 편지를 쓰는 어머니, 유언장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십 년간 아버지의 묘지를 찾는 세 딸들, 아들들이 성직자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속이는 네 아들, 텔레비전 쇼 안의 가상현실 속에 틀어박힌 젊은 딸, 아버지에게 반란을 일으킨 대통령의 아들 등, 푸엔테스의 소설은 ‘모든 행복한 가족들’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작가의 아이러니컬한 유머와 기묘하고 독특한 화법 안에 삶의 비극과 슬픔으로 꽉 차 있다.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과 작가의 정치적 선견지명은 작품 곳곳에 예리한 날을 감춰놓은 채 부식성 풍자와 도발적인 경구로 매력적인 결론을 이끈다. 푸엔테스는 멕시코와 라틴아메리카 역사를 넓게 항해하며 경제혁명이 몰고 온 비극적 폭력과 무관심, 잔인한 억압의 역사, 성적 관습의 진화, 거짓 허영, 저속한 문화를 고발하고, 현대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해부를 통해 지금 우리 시대 가족들의 초상을 절박하게 그려놓았다.

단란하고 행복해 보이지만, 부서지기 쉽고 불안한 가족들의 이야기
상처를 안고 사는 가족들의 열여섯 가지 비극적인 합창


「많은 가족들 중 하나」는 하루아침에 퇴직당한 아버지, 가수가 되고 싶었던 어머니,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에 갇혀 사는 딸, 아버지를 내쫓은 회사에 들어간 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어느 새 ‘가족’은 서로를 부정하고, 제각각의 상황에 매몰되어 삐걱거린다. 25년 동안의 성실한 삶을 살아온 아버지에게 과학기술이 가져다준 것은 퇴직 통보일 뿐이다. 양심적으로 일해 봤자 단지 추락하는 데 “좀 더 오래 걸렸을 뿐”이라는 아버지를 비웃으며 아버지가 다녔던 회사에 입사한 아들 역시 아버지와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린다.

삶과 역사. 살아올 시간을 되짚어 볼 시간이 왔던 것이다. 우리는 불행한 혁명의 자손들이야. 무관심에 가까운 먼 기억 속의 사람처럼 반신반의하며 의구심을 갖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아들에게 파스토르가 말했다. 무슨 혁명? 아버지가 무엇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지? 기술 혁명인가? 파스토르는 계속 말한다. 우리는 꿈을 잃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잘못했다는 것을 생각해 봐. 국가는 우리 손을 떠났어, 아벨. 우리 모두를 이어주던 매듭들이 끊겼기 때문이야. 결국 생존의 문제일 뿐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야. 이상을 품고 있으면 살아남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아. 웃기는 거지. 이제 더 이상 결속이란 없어. 무관심, 부정부패, 거짓말, 윙크가 그것을 깨버렸어. 생각을 대신하는 윙크, 말을 대신하는 윙크,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모든 것을 위해 모두가 공범이라는 표시로 하는 것이 그 추잡한 윙크지, 아벨. 날 봐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눈여겨봐라. (pp. 33~34)

「반항적인 아들」에서 아버지는 자신의 네 아들, 마르코스, 마테오, 후안, 루카스가 성직자가 되기를 바란다. 선조의 크리스테로 전쟁의 무훈을 기리며 가정을 살아 있는 신전으로 만들고 싶은 아버지는 네 형제가 어렸을 때부터 오로지 “우리 주 하느님을 섬기는 데 헌신하슴 삶”을 살라고 강요한다. 가장 먼저 성직자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났던 맏아들 마르코스가 자신의 스물한 살 생일날 집으로 돌아오자, 아버지는 마르코스를 본받으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지만 동생들은 자신에게 곧 다가올 미래를 보는 듯해 깊게 좌절한다. 그러나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사이, 네 형제는 맏형 마르코스로부터 놀라운 얘기를 듣는다. 마르코스는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신학교에 가는 대신 법률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후안은 신학교 대신 공대를, 루카스는 경제 공부를, 막내 마테오는 구속 없는 연애를, 자신의 미래에 그려 넣는다. 아버지가 알아서는 안 될 형제들끼리의 비밀 모의였던 셈이다. 그러나 몇 년 후 아버지는 선조들에게 네 아들이 자신에게 반란을 일으켜 스스로 삶을 개척한 혁명군이 되었으며 자신은 그 방향으로 아들들을 이끌었다고 털어놓는다.

마르코스와 마테오, 후안과 루카스 덕분에 나 이삭 부에나벤투라는 내 아버지 같은 반란자가 다시 되었다는 것을 이제 깨닫습니다. 스스로 내 자식들의 반란을 준비한 셈이니까요. 스스로 애들에게, 어디 누가 반란을 일으킬 수 있는 인물인가 보자! 라고 말했으니까요. 그래서 넷은 반란을 일으켰고, 넷은 나보다 더 훌륭했고 더 독립적이었으며, 넷은 나를 속일 수 있었고 (중략) 의심 많은 콧수염과 장갑보다 더 주름진 얼굴을 한 나 이삭 부에나벤투라와 나 자신이 원했던 그대로 자식들이 내게 반란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 이러한 기적들을 내게 만들어준 크리스테로 만세. 주님의 길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니, (중략) 아브라함 아버지, 총살당하기 전에 물 마시는 걸 거부했던 것은 헛되지 않았어요…… 그러니 문들아 삐걱거려라, 개들아 짖어라, 마을의 종소리야 울려라, 발정한 말들과 조산한 말들도 울어라. 여기서 내가 계속 땅을 지키고 있으니 말이다, 아버지 뜻에 이끌리지 않고 삶 앞에서 종료를 버리고 자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나의 아들들을 자랑스러워하며…… 이제 난 한잔하고 노래를 부르러 가야겠다. (pp. 59~60)

「매력 없는 사촌」에서 젊은 회계사 헤수스 아니발은 결혼을 했음에도 철저한 가톨릭 윤리에 따라 사는 아내로 인해 허기진 성욕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남편은 아내가 금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바깥세상을 등진 채 집 안에 틀어박혀 사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아내에게 삶의 다양한 즐거움을 안겨 주고 싶었던 남편은 친척들을 집으로 초대하는데, 모든 이가 무뚝뚝하고 못생긴 노처녀라고 무시하는 사촌 발렌티나에게 예기치 못하게 남편이 빠져든다. 작은 불씨로 인해 너무나 고요해서 평화롭고 안전해 보였던 가정이 붕괴되는 셈이다. 격랑 없는 삶이 가족에게 “소극적인 행복”일까, “적극적 불행”일까, “가족은 지루해서 완벽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완벽해서 지루한 것이었을까?”

“그런 못생긴 괴물이랑 날 바꿨어요? 당신을 경멸할 필요조차 못 느껴요. 그러나 하느님과 사람들 앞에서 당신은 내 남편이에요. 절대 당신을 버리지 않을 거예요. 절대 이혼해 주지 않을 거예요.” (p. 84)

「어머니의 아픔」은 딸을 잃은 어머니(바니나 부인)가 ‘호세 니카시오’라는 죄수와 주고받는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다. 바니나 부인은 자신의 딸 ‘알레산드라’가 어떻게 자라왔으며, 어떤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는지, 어떤 생각과 꿈을 키워왔는지, 즉 어떤 아이였는지 호세 니카시오에게 몇 번에 걸쳐 알려 준다. 그런데 호세 니카시오는 알레산드라를 목 졸려 죽인 살인자다. 어머니는 딸을 무참히 살해한 자에게 자신의 딸의 자유로웠던 삶과 미래의 희망, 눈부셨던 아름다움에 대해 말해 준다. 어머니는 살인자 호세 니카시오에게 “단지 당신이 누구의 삶을 빼앗았는지 알기를 원했을 뿐”이라고 한다. 자신의 딸이 누구였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냥 죽게 하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의 마음.

당신의 딸은 두려워하면서 나를 바라봤어요. 가까이 오지 마, 내게 손대지 마, 라고 말하면서 날 봤어요. 네 자리, 네 위치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하면서 날 봤어요. 내 자리는 어디인가요? 아래, 내 자리는 아래입니다, 항상 아래, 내가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나는 항상 아래에 있게 되겠지요. 그래서 내 손이 올라갔어요, 내 팔을 자제할 수 없었어요, 난 내 손톱들이 비수 같다고 느끼면서 당신의 딸을 부드럽게 목 조르면서 그녀에게 크게 말해 줄 수 있을 뿐이었지요. 난 너의 인디오야, 네가 너 자신에게서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인디오야, 난 널 죽이고 있는 것이 아니야, 나 자신을 죽이고 있어, 너를 죽이면 나 자신을 죽이는 것이고, 너를 벌하면 나 자신을 벌하는 것이라는 걸 난 분명히 알아. 그런데 이미 나 자신을 멈추게 할 수 없어. 내 인생 전부는 내리막길이야. 나 혼자 넘어지진 않을 거야, 네가 나랑 함께 넘어질 거야. 감히 너를 바라본 인디오에게 두려움의 눈빛을 보낸 네가 값을 치르게 될 거야. 나는 너를 절대로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알아, 네 이름이 뭐야, 날 남자라고 불러줘, 날 인디오라고 불러줘. (중략) 나에 대해 네가 느끼고 싶은 대로 느낄 수는 있어. 외모에 대한 혐오, 사회적 경멸, 인종적 차별. 그러나 두려움은 느끼지 마, 두려움은 안 돼. 네 목숨을 위해서라도 제발 내게 두려움은 갖지 말아줘. (p. 133)
「군인 가족」의 마르셀리노 밀레스 장군은 반란군을 소탕하기 위해 게레로 산맥에 지휘관으로 투입된다. 밀레스 장군이 광대한 산에서 마주한 건 부정부패로 얼룩진 멕시코 민주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반란군의 선봉에 나선 맏아들 안드레스와 사업을 위해 사회의 평화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형을 신고한 둘째 아들 로베르토였다. 밀레스 장군은 갈등한다. 자신의 의지를 역행하게 만드는 현실 앞에서 정부에 맞서 무장봉기한 게릴라들이 옳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아니다, 반란군을 희생시키는 것이 사회 평화를 수호하는 선택일 것이다. 밀레스 장군의 마음속에서 아들에 대한 사랑과 군인으로서의 의무가 뒤엉켜 싸우기 시작한다.

좌익 지도자들을 박해하면서 법률주의식 눈가림으로 그들에게서 면책권을 박탈하고, 그들을 반대하는 언론 진영을 부추기며, 결국 무장봉기를 일으키는 것밖에 다른 출구가 없을 때까지 그들을 궁지로 몰아붙였다.
자만과 허영의 웅덩이에서 헤어나지 못한 무능한 우익에 의해 순식간에 무너진 개방과 화해의 많은 세월. 정권의 증폭되는 부정부패에 그나마 가늘게 매달려 있던 줄이 끊겼고, 안드레스는 아버지에게 선언했다.
“무장하는 것밖에 다른 출구가 없어요.”
“인내심을 가져라, 얘야.”
“내가 아버지를 앞설 뿐이에요.” 안드레스는 예언하듯이 간단하게 말했다. “모든 정치적 역량이 바닥나는 이 길의 끝에서, 당신들 즉 장군들이 권력을 잡고 수동적인 정부의 무능함을 끝내는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 와중에 내가 널 총살해야만 하게 될 거다.” (p. 197)

「불편한 형」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루이스 알바란에게 12월 24일 밤, “기생충 같은 인간”이라고 생각해 왔던 형 레예스 알바란이 찾아오며 시작한다. 놀고먹기만 하는 “방탕한 영혼”을 가진 떠돌이 주정뱅이라고 형을 비난하는 동생 루이스와 사업적 성공은 아부와 교활함과 배신으로 사람들을 요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동생을 약 올리는 형 레예스. 두 형제는 오랜만에 해후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년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며 골이 깊어진다.

“형처럼 운 없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요. 불행을 가져올까 봐.”
“우린 형제야. 무덤 속 가장 깊은 곳에 진실을 묻어두자.” (p. 364)

『모든 행복한 가족들』에는 얼핏 고요해 보이지만 부서지기 쉽고, 상처 입은 마음을 안고 사는 다양한 가족들의 초상이 애달프게 그려져 있다. 사랑, 몰이해, 배신, 결여, 맹신, 사회적 제도, 국가 등 가족들에게 아픔과 불행을 초래한 원인도 제각각 다르다. 작가가 이끄는 각각의 결말에서도 정서적 위안과 온기를 눈치채기보다 깊은 절망과 발가벗겨진 현실에 맞닥뜨리게 된다.

부패한 세계 속에서 자행되는 “폭력”이란 이름의 게임
인간 삶에 대한 혁명적 의식이 낳은 도발적인 경고와 의연한 고발의 목소리


푸엔테스의 열여섯 불행한 가족들의 이야기들은 각 이야기 뒤에 배치해 놓은 거리 여인들, 위험에 처한 딸, 완벽한 신부, 살해당한 가족, 버림받은 아이들, 자살한 딸, 분노한 가족들의 “합창”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서술에 의해 강조된다. 술과 마약에 절은 매춘부, 버림받은 고아들, 가정 폭력으로 길거리에 내몰린 아이들, 마약밀매업자와 중앙아메리카의 암살 갱단, 애국과 혁명이란 미명 하에 총살당한 가족들, 도시가 낳은 거지들, 성폭행당한 딸들, 자살을 선택하는 가장들 등 현 멕시코를 넘어서 이 세상의 비극적인 논란거리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직시하고 거침없이 발설한다. 일부는 해학적이기도 하지만, 푸엔테스가 당면한 현실은 숨 막힐 정도로 부패한 세계이다. 그리고 세계 구석구석, 삶 도처에 만연하여 시도 때도 없이 발작을 일으키는“폭력”이야말로 행과 불행을 가르는 게임의 이름인 것이다.
그중 「살해당한 가족의 합창」의 예를 들면, 1981년 엘살바도르의 정부군이 미정부(군)의 묵인 아래 엘 모소테(El Mozote)에서 벌인 학살극을 폭로한다. 엘 모소테에서 7백 명~1천 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라틴아메리카 비극의 역사와 폭력의 현장에 대한 푸엔테스의 분기에 찬 고발은 그동안 증인들과 참혹한 사진들에 의해서만 추정되었던 무자비한 악의 현장을 생생히 목도하게 만들며 소름 끼치게 한다.

미국의 지원을 받아 훈련된 아틀라카틀 부대가/ 갑가지 공격했고 엘모소테의 모든 주민들을 몰살시켰다/ (중략) 우리를 죽이기 시작했다/ 교회에서 남자들을 참수시켰다/ 큰 칼로/ 차례차례/ 기다리면서 볼 ? 있도록/ 그런 후에 몸통들과 머리들을 성구실로 끌어갔다/ 거기 있는 줄도 모르고 서로 바라보는 수북이 쌓인 머리들/ 참수시키는 것에 지치자/ 다른 사람들은 밖에서 총살시켰다/ (중략) 동네에서는 살 썩는 냄새가 났다/ (중략) 1981년의 군인들의 아들들/ 1981년의 희생자들의 아들들/ 중앙아메리카에서는 아무것도 없어지지 않는다/ 대륙의 가는 허리/ 모든 것은 계승된다/ 모든 원한은 손에서 손으로 전해진다 (pp. 190~194)

푸엔테스가 말하듯 우리 모두 “회색빛 거리가 주는 엄청난 황량함” 앞에서 “삶과 역사. 살아온 시간을 되짚어 볼 시간”을 가져야 할 때이다. “삶이란 극단적 폭력이거나 평화로움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파괴되거나 안으로만 절제하고 쌓아두지 않도록 항상 깨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어야 하는 대상”이다.(「반항적인 아들」) “죽음은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도 아니고 진탕에 빠지는 것도 아닌, 어떤 절대적인 경계선이며, 아무도 추하고 파멸해 버린 슬픈 가족을 뒤로한 채 죽을 준비는 되어 있기 않”다.(「매력 없는 사촌」) “내 가족들은 모두 다 어떤 식으로든 다른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었네. 그러고 나선 후회하면서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었지.”(「신부님의 몸종」) “내 젊은 시절의 환영처럼, 왜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하는 모든 것은 예외가 되지 않고,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은 항상 예외인 걸까?”(「연인」) “아무것 없이 헐벗게 되는 불행보다는, 더 영리한 사람들의 부가 운 좋게 주어지는 꿈들로 포장되는 도시. 희망의 마지막 피난처가 폭력”이 되기 때문이다.(「마리아치의 어머니」) 그러나 “우리는 움직이기 때문에 자유롭지. 우리는 외로움이라고 말하는 상처로부터 출발해서 죽음이라는 또 다른 상처로 여행을 하는 거야.”(「어머니의 아픔」)
세상의 모든 악들은 우리가 의자에 편히 앉아서 조용히 있지 못하는 것에서 온다.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야말로 세계에 대한 인식과 치열한 사유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광활한 지구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온갖 부정과 미혹의 씨앗을 개개의 “지성만으로” 극복해 내기에는 어려울지 모른다.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건, 오히려 흔하디흔한 사랑이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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