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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
책을 펴내며 특집좌담 21세기 좌파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 차이의 발견, 연대의 발명 정세와 전망 정당정치의 역사적 변천과 한국 진보운동의 전망_정병기 세계경제 위기는 위기는 끝났는가?_박하순 이슈와 쟁점 최저임금투쟁 평가와 2010년 과제_박찬희 노동조합과 최저임금투쟁_박진강 반빈곤운동으로 본 최저임금투쟁_아요 현장의 목소리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노동자ㆍ농민에게 미치는 영향_편집위원회 마르크스21 정치의 종언인가? 종언없는 정치인가?:맑스와 공산주의적 정치의 아포리아_에티엔 발리바르 인터뷰 노동자 평의회의 길을 향하여:이일재 선생 만평ㆍ시ㆍ수필 대구21 빈곤, 나 너 그리고 우리 모두의 문제_구소라 의료와 영리법인_감신 지역사회 교육공동체 건설을 꿈꾸며_이숙현 장애인 교육권에 대한 불편한 진실_김수미 문화비평 대구의 재개발과 문화연구_이득재 인디는 없다_배두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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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아성 대구 지역에서 ‘좌파’ 종합지 발간하다!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대구지역 노동자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것! 대구지역을 통해 새로운 노동운동, 새로운 사회변혁의 모델 형성을 꿈꾸고 그것이 전국적으로 공유되는 미래를 꿈꾼다! 대구에서 종합지 성격의 무크지가 나왔다. 이름은 『레프트 대구』다. 그동안 대구에 종합지 성격의 잡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구사회비평’ 같은 잡지가 있었다. 문학 쪽에서는 ‘사람의 문학’이 있었고 지금도 ‘시와 반시’ 같은 잡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레프트 대구』는 이러한 잡지들과 성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구 지역의 노동 운동과 사회 운동에 대한 고민을 담고자 출발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구사회비평 같은 잡지가 기존에 시민사회, 중산층 중심의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했다면 『레프트 대구』는 새로운 계급사회로 치닫는 시대에서 노동자 대중이 처한 현실을 토대로 대구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의 변혁을 목적으로 창간되었다. 사이비 우파들과 소위 ‘진정한 우파’가 판치는 시대에 그야말로 좌라에 으해 ‘노동자 민중을 중심에 두는 새 세상을 열기 위한’ 잡지를 펴낸 것이다. 전국적으로 좌파잡지가 얼마 남지 않은 시대에 생뚱맞게 웬 좌파잡지냐 라고 반문할 수 있겠으나 그럴수록 좌파의 목소리를 더욱 키워야 한다는 것이 창간자들의 생각이다. 그 동안 대구 지역에서 좌파 단위의 단체 및 활동가들 사이에서 한국 사회 변혁을 위한 이론적 탐구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다. 어려운 때일수록 이론에 대한 탐험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잡지 창간의 원인이 되었다. 최근 5월 1일 반란으로 노조의 슬림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그러한 노조운동의 위기가 노동운동 전체의 위기, 사회운동 전체의 위기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정 부분 위기가 있겠지만 위기는 바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일국 차원에서의 위기 주변에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라는 더 커다란 맥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중소영세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5월 1일 반란이 거대한 후폭풍을 몰고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런 때일수록 노동자들이 계급적으로 각성하고 단결해야 한다. 어쩌면 이론에 대한 학습의 부재가 노동자계급의식의 부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19세기 영국 노동계급의 치열한 학습문화, 장인문화 전통을 떠올려 본다. 지난 해 말부터 『레프트 대구』 창간의 필요성이 공유되면서 몇 달 동안 『레프트 대구』 창간 작업을 해 왔다. 『레프트 대구』는 대구 지역의 좌파 단위의 단체들,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고 그 대안을 마련하는 이론적인 탐구, 대안사회로 가기 위한 이행기 전략에 대한 이론적인 고민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노동자 대중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을 것이다. 여러 가지 형태의 모순들이 중첩되어 있는 현실, 진보진영과의 논쟁도 담아낼 것이다. 그러면서 좌파운동이 대중운동, 사회운동과 만날 수 있는 지점도 담아낼 예정이다. 『레프트 대구』에 실린 신경현 시인의 시 제목처럼 국가에게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국가라는 괴물에 대한 이론적인 탐구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제목은 『레프트 대구』이지만 『레프트 대구』는 대구 지역의 운동 현안에만 매달리지 않을 것이다. 대구 지역을 통해 새로운 노동운동, 새로운 사회변혁의 모델 형성을 꿈꾸고 그것이 전국적으로 공유되는 미래를 꿈꾼다. 장대한 꿈 앞에 선 현실이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아래로부터의 열망과 이론이 치열하게 만난다면 언제든지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또 다른 꿈을 꿔보기 위해 『레프트 대구』가 창간되었다. 이러한 『레프트 대구』의 열망은 이번 창간호 특집, ‘21세기 좌파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 : 차이의 발견, 연대의 발명’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집 꼭지는 대구 지역 좌파 단위들 간의 차이를 드러내고 그 기초 위에서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다음은 『레프트 대구』에 실린 주요 꼭지들의 내용이다. 더 자세한 것은 창간호의 ‘창간사’와 ‘책을 펴내며’를 참조해 주시면 고맙겠다. ‘정세와 전망’ 꼭지에는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정병기 교수와 사회진보연대 박하순 정책위원장의 글 두 편을 실었다. 정병기 교수는 그동안 3차례에 걸친 민중행동 토론회에서 발표한 글을 다시 다듬어 ‘진보정당사와 한국진보운동’를 완고했다. 정병기 교수는 서유럽의 정당사를 일별하는 가운데 선거에 대한 무용론과 몰입론 양자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특히 민중운동이 그 토대를 선거, 제도 등에 두는 한 소멸할 수 있다는 저간의 논의는 최근 지자체 선거를 둘러싸고 진보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에 눈길을 주는 국내 흐름에도 큰 연관이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선거 시기에 유럽에서 좌파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논의가 더 글로 채워질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박하순 위원장은 ‘경제위기는 끝났는가’라는 글에서 2007년 시작한 금융 공황이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의 결과라고 보면서 부동산이나 소비 부문에서 새로운 거품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지 않는 한 현재의 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촉발된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는 마당에 자본주의의 모습을 정확하게 진단해 재조명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꼭지 글이기에 위기의 지속성 주장에 공감이 가는 글이다. ‘이슈와 쟁점’ 꼭지에는 최저임금 관련 글을 세 편 실었다. ‘최임투쟁 평가와 2010년 과제’는 실천현장에 있는 박찬희 성서공단노조 위원장이 쓴 글이다. 이 꼭지는 한 편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박찬희 위원장 발제문에 대해 박진강 민주노총 대구본부 정책국장과 인권운동연대 아요 활동가가 최저임금 투쟁문제를 각각 노동조합과 반빈곤의 관점에서 제기한 글 세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찬희 위원장은 글에서 최저임금 투쟁이 전 민중의 생존권 투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최저임금투쟁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해방시키자고 주장한다. 박진강 정책국장은 최저임금투쟁이 보편적 복지의 확대 등과 결합할 때 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아요 활동가는 최저임금의 비적용 부분을 지적하면서 최저생계비 문제를 제기한다. 최저임금, 최저생계비, 보편적 복지 내지는 사회공공성 강화, 그리고 최근 대두하고 있는 기본소득론 까지 자본주의 하에서 무엇이 반 자본 운동으로서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전체적인 그림이 다시 필요한 사안이다. 이번 창간호에서는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들이 4대강 사업을 위장한 한반도 대운하 실태를 노동자 민중적인 입장에서 살펴보고자 골재노동자와 고령에서 평생 감자농사를 지어 온 농민들을 만나 한반도 대운하 사업 논의에서 그 목소리가 배제되어 있는 현장을 답사했다. 권력과 친화력이 있는 건설 자본이나 재벌 자본에게 돈을 몰아주고 부자들을 위해 현대판 뱃놀이를 꿈꾸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녹색 재앙을 넘어 어떻게 인간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번 답사의 목적이었다. 낙동강에서 평생 골재를 채취한 노동자들이 평생직장을 잃게 될 미래나 80만 평의 땅에서 재배되던 개진감자 밭이 운하 사업으로 날라 가고 농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는 과정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노동자 농민에게 미칠 영향’에서 현장 관찰로 기록될 것이다. 번역되어 실린 글 ‘정치의 종언인가, 종언 없는 정치인가’라는 글에서 에티엔느 발리바르는 계급투쟁이 내전과 맺는 관계가 불가항력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 1권」 사이의 모순에서 찾으며 정치의 종언을 주장한 기존의 묵시론적인 계급투쟁 이론을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발리바르는 계급투쟁의 정상성 회복이 중요하고 그 정상성을 회복하자면 시민인륜의 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계급투쟁이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도래하기 전까지 계급투쟁의 정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아래로부터의 정치를 가동시키자고 말한다. 그러나 발리바르는 그 시민인륜의 정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그것이 노동일 문제인지 임금문제인지 종언 없는 정치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것이다. 자본은 노동자를 임노동자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로 둔갑시켜 노동자에게 지불한 임금의 일정량을 다시 환수한다. 국가는 그것을 세금이라는 형식으로 환수하고 개발과 사교육 현장은 또 다시 임금에서 일정 부분을 거두어 간다. 그러면서 나머지 돈으로 생존을 강제한다. 아파트 대출을 받든 사교육을 시키든 그건 국가와 자본이 신경 쓸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복지의 맛을 본 유럽과 다른 한국판 자본주의 안에서 시민인륜의 정치는 어떻게 가능할까 라는 질문을 곱씹게 만드는 것이 발리바르의 글이다. ‘인터뷰’ 꼭지에는 귀중한 글이 실렸다. 노태맹 편집위원이 평생을 노동자 평의회 건설과 투쟁에 몸담아 오신 이일재 선생님과 인터뷰한 글을 다듬어 내놓았다. 노동운동의 위기가 선명한 지금 노동조합이 불필요하다고까지 말하시는 이일재 선생님의 말씀에 경청할 부분이 있다고 여겨진다. ‘대구 21’에서는 네 편의 글이 마련되었다. 빈민활동, 의료민영화, 민중적인 지역교육공동체 건설 문제, 장애야학 문제를 다루었다. 구소라 영남대 학생은 대구 반빈곤네트워크에서 매년 겨울마다 추진하는 빈활단에 참여하였다. 빈활단은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하여 매년 대구 지역의 쪽방과 거기에 기거하는 사람들을 찾아 대구 빈곤의 실태를 조사 체험한다. 빈활단 활동은 반빈곤네트워크 소속인 쪽방삼당소 노숙인쉼터 등과 함께 활동을 벌인다. 빈민층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대구에서 비인간 형태로 살아가는 경악할 현실을 구소라 학생의 반빈곤 수기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감신 교수는 의료민영화에 의한 의료공공성의 파괴에 대해 살핀다. 지난 한미FTA 이후 알게 모르게 재벌 기업을 중심으로 의료보험 수급권 등이 서서히 민간에게 넘어 가고 있고 병원들의 대형화 내지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각종 전문대학원 신설로 인해 의료 교육기관도 아파트처럼 고급화되어 가고 있다. 인간 생명보다 돈벌이에 혈안이 된 대형 병원들이 의료 공간을 독점해 나갈 경우 손가락 붙이는 수술비로 5백만 원을 내야 하는 미국식의 의료민영화가 한국에 정착되지 말란 법이 없다. 대구 지역에서 오래 동안 공부방 활동을 해 온 희년공부방의 이숙현 대표는 ‘지역사회 교육공동체 건설을 꿈꾸며’에서 교육이 계급 생산과 재생산의 기능을 하는 과정에서 배제되는 젊은 교육 주체들을 끌어안는 민중적인 교육 공동체 건설을 꿈꾼다. 최근 공교육 교사가 아니라 칠곡, 용산, 앞산, 비산동 등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학교 교사들이 모임을 갖고 교사네트워크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은 대구에서 고무적인 흐름이다. 대구에서 장애인이 10만 명이나 거주하고 공교육 현장에서 배제되거나 홈스쿨링, 경제적 이유에 의한 자퇴 등이 늘어나는 시점에서 이 전체를 대구에서 아우를 민중교육 단위의 뭔가를 건설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빈민층이 증가하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등 노동 분할 강도가 점점 거세지는 현실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민중 자녀를 포함해 장애인, 가난해서 자퇴하는 아이들에게 자기 통치의 능력을 배양시켜 줄 실험대가 요구되고 있다. 향후 각종 전문대학원 신설로 돈이 없으면 전문직 고소득자가 될 수 없는 현실, 부자들이 전문직 고소득 직종을 싹쓸이 해 갈 현실에 대해 노동자 민중 진영의 교육적이고 계급적인 대응은 진보적인 교육감 1인 당선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면적이고 집단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다. 질라라비 장애인 야학 김수미 활동가는 장애인 야학 운동이 민중적인 야학 운동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제도교육의 보완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그치는 여러 가지 이유와 의미를 되짚고 있다. ‘문화비평’ 꼭지에는 두 편의 글이 실렸다. 이득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는 대구라는 도시 공간이 신천을 경계로 하여 계급적으로 분할되어 있고 도심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재개발 문제로 인해 공간이 점점 더 있는 자의 것으로 전유되어 나가고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 공간은 점점 축소되고 도시 공간에서 퇴출되는 과정을 살핀다. 그리고 1950년대 영국 런던의 이스트 구역이 재개발되면서 부모문화와 계급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생겨난 하위문화와 계급적으로 나누어진 대구라는 도시 공간에서 문화적으로 방치된 현실을 살피며 노동자 민중의 문화교육 단체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대구 민예총 배두호 전 기획국장은 자본과 국가로부터 독립한 인디문화의 가능성을 살핀다. 『레프트 대구』는 대구라는 공간을 저 멀리 지리산 자락으로까지 확장했다. 대구에서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지리산 자락에 생태사회주의자들(?)의 둥지를 틀었다. 신 강씨는 최근 지리산댐과 케이블카 건설로 파괴될 위험에 처한 지리산의 현실을 ‘지리산의 눈물’로 전한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으로 강이면 강 지리산 개발로 산이면 산 등 ‘강산’이 불도저에 의해 훼손되고 죽어가는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한민국 땅을 모조리 헤집어 놓는 타워 크레인의 천국 대한민국의 국가라는 정체성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는 시와 함께 신경현 시인이 노작 세 편을 선보였다. ‘나는 누구입니까’ 라는 시인의 고백마냥 좌파 주체는 누구인지 노동운동의 주체는 누구인지 심각하게 되물어야 할 시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