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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트 대구 Left Daegu 07
대구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편집부 저
메이데이 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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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_이득재

〈특집〉 대구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자본주의, 국가, 그리고 비정규직_이득재
같은 사용자 다른 노동자, 대산별노조 건설이 해답인가_임순광
총액인건비제 폐지와 공무원 정원 확대가 해답인가_박대병
무기계약직화,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의 해답이 될 수 있나_엄진령
국립대학병원 주요 업무 비정규직 현황과 문제점─진료보조 업무를 중심으로_우성환
대학 비정규직 실태와 대안─경산권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_권택흥

〈이슈와 논쟁〉
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진주의료원 현장조사와 공공병원 폐업의 함의를 중심으로_김이현
한국경제성장 자본인가 노동인가─한국자본주의 성격논쟁_조덕연

〈맑스21〉
맑스 코뮤날레를 다녀와서_이득재

〈10월항쟁〉
오늘 노동운동가들에게 10월항쟁은 무엇인가─‘10월항쟁과 노동’ 프로젝트를 제안하며_임순광

〈평화〉
민중의 이름으로 평화를 이야기하다_한지안

〈사람을 만나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탐방─손호만, 김은미, 누피 인터뷰_『레프트 대구』 편집위원회

〈대구21〉
성서이주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_성서공단노조
칠곡 경북대병원 비정규직 정리해고 철회 투쟁_박소영
2011년 내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투쟁 하나!─여성노동자들의 나 홀로 외로운 투쟁_손소희
청도 송전탑 투쟁, 더러운 ‘돈’의 논리로부터 우리 땅을 지키는 싸움─삼평리 주민들뿐만 아닌, 우리 대구가 나서야 하는 까닭_정수근
스타케미컬 사태, 민주노조 운동은 무엇인가_천용길

〈외국 노조〉
일본 히로시마의 노조들과 만나다_임순광

〈촛불승의 밑줄 긋기 1〉
공산주의 이후에 어떤 공산주의가 오는가? (발리바르, 2000)_촛불승

〈노동과 문화〉
[시] 유월/삼평리 접시꽃_변홍철
[만평] 민주주의는 어디에_임복남

〈독자후기〉
레프트대구, 우공이산 화두로 영원하라!!! 팍팍!!!_허미옥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153*224*20mm
ISBN13
9788991402652

출판사 리뷰

7호를 펴내며_이득재 편집위원장

아홉 달이 넘어가고 있다. 울산 철탑에 현대자동차비정규지회의 두 노동자가 올라가 정규직 철폐를 외친 지 아홉 달이 지나가고 있다.
지난 7월 20일 전국에서 울산 현대차 희망버스가 철탑에 모여들었다. 10만 볼트 고압선이 지나가는 그곳에 구름처럼 떠 고공농성을 하는 두 노동자의 타오르는 목마름과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너무도 턱없이 부족한 사람들이 모였다.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은 한마당 행사하러 간 사이 비정규지회 노동자들과 다른 지역의 금속 일부, 건설 노동자 등 노동자·시민들은 애타게 철탑만을 쳐다보았다.
노동자가 점점 더 비정규직화되어가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공공, 의료 등 노동 전 부문에 걸쳐 비정규직, 임시직, 계약직, 시간제, 외주, 하청 등 저임금·장시간 노동으로의 폭주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은 지속되고 있고 현 정권은 시간제 일자리가 좋은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밤늦게까지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을 파는 노예들의 불은 꺼지지 않고 변혁은커녕 노동운동이 노조운동으로, 조합주의로 쪼그라들고 있다. 장기투쟁 사업장이 넘쳐나는 한국사회가 상상 불능의 사회이듯이 이제는 혁명조차 상상 불가능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변혁의 주체들은 ‘듣보잡’ 화성인이 되어가고, 운동은 정파 싸움이 갉아먹고 있으며, 내 임금만 지키려는 보신주의가 횡행하고 있다.
좌파의 대의가 땅바닥에 굴러 떨어지고 있다. 노동자계급이 계급성을 상실한 일개 노동자로, 아니 노동자도 아닌 근로자로 축소되는 상황에서 노조는 노사협의회 수준으로 변질되어 있고 노동자계급으로 단결하자는 구호는 헛구호가 되어가고 있다.
노동자계급의 깃발은 썩어가고 만장은 각종 정파들처럼 만신창이로 찢겨져 나뒹군다. 한국사회만 유독 이런 것일까? 연대의 정신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은 한국사회만의 특징일까? 2008년 금융공황은 미국, 유럽을 지나 남미, 아시아로 번지고 있는데 자본주의의 위기와 모순을 먼발치의 쓰나미쯤으로 치부하는 우리는 현재 완전히 무장해제당한 것처럼 보인다. 이 상태로는 변혁과 혁명은커녕 노조운동마저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울산은 노동운동의 메카가 아니다. 최대 규모의 노조가 있다고 한들 싸우고 투쟁하지 않는 노조, 정파는 백해무익일 따름이다. 운동이 선거환원주의에 매몰되고 애써 우회로나 타려는 보신주의로는 노동자계급의 이익 그 어느 것도 지키지 못한다. 비정규직 등 각종 임금 트랙으로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하고 배를 불리는 자본은 금융화를 통해 이중 삼중으로 자본 축적에 혈안이다.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돈 850조 원이 그 증거다. 이것은 그 스스로 자본의 위기를 알고 있는 탓이다. 그 어떤 자본도 그 어떤 국가도 노동자를 돌보지 않는다. 노동자의 노동을 착취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노동자를 좀비 상태로 산업예비군으로 방치할 뿐이다. 자본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노동자는 프롤레타리아가 되어가고 민중들은 프레카리아트가 되어간다. 노동자·민중은 자본주의라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언제든지 꺼내 쓰고 다 쓰고 나면 폐기되는 존재일 뿐이다. 자본주의의 유지를 위해 노동자들의 노동력이 필요하기에 잠시 생명을 유지시켜 두는 것뿐이다.
〈레프트대구〉는 이렇게 운동이 퇴행에 퇴행을 거듭하는 시기에 역주행을 하려고 한다. 변혁과 혁명의 전망이 퇴행해 간다면 노동자 개인의 계급적 각성부터 시작하여 보신주의, (정파도 아닌) 정파주의에 찌들어 지역운동과 운동 전체의 족쇄 구실이나 하는 노조를 각성시키고 노조들이 지역적·전국적으로 정파를 떠나 노동자계급의 깃발 아래 하나 되는 역주행의 시도가 절실히 요청되는 이 시대에 그 사명을 다하고자 다시 〈레프트 대구〉 7호를 띄운다. 〈레프트 대구〉 7호가 그 역주행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철탑 위의 두 노동자처럼 운동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을 멈출 수는 없다.

이번 〈레프트 대구〉 7호는 특집으로 ‘대구 공공부문 비정규직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로 잡았다. 얼마 전에 흥행한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이제 비정규직은 드라마에 나오는 미스 김처럼 신의 경지에 오른 재주를 갖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다시 말해 비정규직 개인은 신의 재주를 갖지 않았으므로 비정규직으로서 고용과 임금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정규직 고용과 임금 불안은 거의 고착화되다시피 한 제조업 부문을 지나 공공부문에서도 그 폭이 커지고 있다.
〈레프트대구〉는 그 실태를 먼저 알아보고 노동과 임금 분할이 가속화하는 시기에 그 대안을 알아보고자 6개의 글을 특집에 실었다. 먼저 이득재는 「자본주의, 국가, 그리고 비정규직」에서 한국사회의 노동력 구조, 공공부문 비정규직 현황 등을 살핀 후 비정규직 양산의 원인을 노동 외부에서 찾고 동시에 거기에 대처하지 못한 노동의 한계를 짚는다. 같이 할 마음이 없어서, 노동자 ‘계급’으로 단결할 의식과 능력이 없는 게 근본 원인이다.

「같은 사용자 다른 노동자, 대산별 노조 건설이 해답인가?」에서 임순광 〈레프트대구〉 편집위원의, “마음 한 구석에 두려움뿐 아니라 이기주의와 보신주의가 가득 차 있는 게 원인이다. 그래서 투쟁하지 않는 것이 근본 원인이다. 같은 조직으로 함께 안지도 못하는데 상층부 일부를 제외하고 무슨 공동투쟁이 잘 되겠는가!”라는 돌직구성 발언은 우리 안의 심각한 문제를 단도직입적으로 물은 것이다. 같은 글에서 임순광이 주장하는 바는 총자본에 저항하는 총노동의 계급적 단결을 주장하는 다음 문장에 요약되어 있다. “공공부문의 노동자는 하나의 노조로 통합되어야 하고, 그게 지금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사용자인 부문에서 여러 조직들이 난마처럼 얽혀 있어서는 강력한 투쟁을 하기 힘들다. 지금의 공공운수노조를 뛰어넘는 초거대 공공노조가 있다면 고립된 각개전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공공운수노조와 전교조, 공무원노조, 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대학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 민주연맹 등이 한 틀로 묶일 수 있다면 총자본에 총파업의 ‘맞불’을 놓을 수도 있다. 물론 합법성 취득, 단체행동권 쟁취, 조직간 이질감 극복, 여타 갈등의 치유 등 넘어야 산들이 많고 어쩌면 중도포기될 공산이 훨씬 크지만, 몇 십 년이 걸리더라도 그런 지향점이 분명해야 운동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본다.”
엄진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무처장은 「무기계약직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해답이 될 수 있나?」에서 무기계약직 전환비율조차 민간부문 10.1%에 비해 전체의 7%에 불과한 상황에서 무기계약직이 또 다른 비정규직 양산의 방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박대병 공무원노조 대경본부 사무처장은 「총액인건비제 폐지와 공무원 정원 확대가 해답인가」에서 총액인건비 초과시 페널티를 부여하는 관행 탓에 공무원 정원 확대가 불가능하고 이것이 결국 비정규직 양산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권택흥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대학 비정규직 실태와 대안-경산권 대학 청소 노동자들의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경산 지역 12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경쟁입찰을 통한 최저가 위탁계약에 시달리고 차 떼이고 포 떼이는 열악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우성환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부장은 「국립대학병원 주요 업무 비정규직 현황과 문제점」에서 의료공공성의 마지막 보루라 할 국립대병원마저 민영화되고 이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마냥 병원 내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이슈와 논쟁’ 코너에는 김이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회원의「진주의료원과 공공의료 - 진주의료원 현장조사와 공공병원 폐업의 함의를 중심으로」와 자유기고가 조덕연씨의 「한국경제성장 자본인가 노동인가 - 한국경제 성격 논쟁」 두 편이 실렸다. 김이현은 인간의 존엄을 시장가치 논리로만 파악하여 의료공공성을 파탄으로 몰고 간 진주의료원 문제를 다루었다. 조덕연은 장하성 등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는 복지국가론이 자본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민주의에 귀착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맑스 21’ 코너에는 〈레프트 대구〉가 처음으로 주관단체로 참여한 제6회 맑스 코뮤날레 참관기를 실었다. 맑스 코뮤날레 제 1, 2차 대회 이후 발표자 107명, 주관단체 31개, 분과회의 33개 등의 지표에서 보듯이 오랜 만에 성황리에 끝난 맑스 코뮤날레를 통해 주체들의 재생산과 좌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다만, 사회실천연구소의 어느 동지가 한 말처럼 ‘탈진한 좌파’들의 실천적인 노력이 제대로 깃발을 올리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레프트대구〉에는 ‘10월 항쟁’ 꼭지를 만들었다. 이 꼭지에 실린 글 「‘10월항쟁과 노동’ 프로젝트를 제안하며」에서 임순광은 계급전쟁이었던 9월총파업과 10월항쟁을 조명하는 기획행사를 제안하며 과거의 현재화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 프로젝트가 행사로 치러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과거 변혁과 혁명의 역능이 현재 우익의 아성, 지리멸렬해진 지역 운동과 투쟁으로 변질된 지금, 이곳의 현실에 큰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한다.
‘사람을 만나다’ 꼭지에는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청소년이라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노동억압의 현실과 전망을 실었다. 민주노총대구지역본부 노안국장 김은미 씨와 아수나로 활동가 누피 씨가 수고해 주셨다. ‘청소년’이라는 단어도 마뜩찮은 언어이긴 하지만 청년이든 청소년이든 그들이 이미 노동시장에 진입해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착취당하는 현실은 고령화 단계에 접어든 좌파 활동가들이 새롭게 주목해야 하는 지점이다. 주체 재생산의 가능성이 먼 곳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다는 말이다.

‘대구 21’에는 성서이주노동자 건강권, 칠곡경북대병원 투쟁, 지하철 여성환경 미화원 투쟁, 청도 삼평리 투쟁, 구미 스타케미칼 노조 문제를 다룬 글들이 실렸다. 2012년 9월부터 11월까지 두 달 동안 실시된 성서이주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는 국가 안으로 포섭되는 다문화가정의 이주민들과 달리 국가와 자본의 협공에 탄압받는 이주노동자의 참담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의료연대대구지부 비정규국장 박소영은 지역에서 1,000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연대한 칠곡경북대병원 투쟁의 기억을 담았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대구모임 소속 손소희는 여성노동자들의 나홀로 외로운 해고복직투쟁이 2011년 노동자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투쟁이었음을 증언한다. 노동자가 개가 되는 짐승 같은 시절에 구미 스타케미칼금속 지회 노동탄압 사태는 노동자 스스로가 자본의 노예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이번 〈레프트 대구〉 7호에는 길긴 하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외국 노조에 관한 글이 실렸다. 우익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총선에서의 압승을 바탕으로 헌법 개정을 노리는 일본의 다른 측면을 재미있는 필치로 기록한 글을 임순광 편집위원이 보내왔다. 「일본 히로시마의 노조들과 만나다」라는 글에서 임순광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미쯔비시중공업노조, 미쯔비시자동차, 마쯔다자동차노조, 히로시마전철노조, 히로시마현 자치노조, 히로시마연대유니온 등 일본 노조와 단체들의 현황을 탐방 형식으로 소개하고 국제연대의 가능성을 살핀다.
이번 호부터 신설한 일종의 독서일기인, ‘밑줄 긋기’ 코너에는 〈레프트 대구〉 편집위원 한 명이 에티엔느 발리바르의 ‘흘러간’ 짧은 글 하나를 인용하고 밑줄을 그었다. 밑줄을 치고 감상을 적은 글에서 우리는 ‘사회주의 이후의 공산주의’라는 것이 도식에 불과하며 청빈형제회의 공산주의 등 공산주의 개념이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이 각자 생각하는 공산주의란 무엇인가 한 번 음미하시길 바란다. 앞으로 ‘흘러간’ 읽을거리를 재수록해서 밑줄을 그으며 읽어볼 것이다.
‘노동과 문화’ 꼭지에는 참으로 오래 만에 시를 써 봤다는 녹색당 공동정책위원장 변홍철씨의 시 두 편이 실렸고 ‘재주의 달인’ 임복남 동지가 헛껍데기뿐인 박근혜정부의 노동정책을 만평으로 풍자해 주었다. 그리고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 허미옥은 〈레프트 대구〉에게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막대한 부담을 안기면서 애정 어린 충고를 해주었다. 이제는 감사하단 말도 너무 식상할 따름이다. 권기철 화백이 다시 선뜻 지역운동의 얼굴인 〈레프트 대구〉의 표지를 그려주시기로 했으니 말이다.

동북아에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하고 미·일·한국이 거기에 맞불을 놓고 있다.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는 그 전쟁의 기운을 돋우려는 시도다. 열강에 포위되어 있는 꼴은 과거와 같다. 중국의 겉으로 드러난 지표는 아직 양호하다지만 그것은 중국 공산당의 입장일 뿐이다. 중국이 자본주의에 포섭된 이상 중국의 장기호황은 이미 끝났다. 미국은 대중국전 이전에 경제대국 중국의 위세가 꺾이길 기다리는 듯하다. 이러한 백척간두의 상황에서 한반도의 운명은 그저 평화의 구호만 외치는 것으로는 보장받지 못한다. 어렵기로 소문난 〈레프트 대구〉의 현명한 독자들께 ‘평화’ 꼭지에 실린 한지안의 글 일독을 권한다.
폭염의 계절이다. 변홍철 시인의 〈유월〉에 나오는 “그늘은 모두 발각되었고”라는 시구처럼 열사(熱砂)의 폭염이 노동자의 그늘을 모조리 앗아가고 있다. 언제까지 우리는 그늘을 강탈당할 것인가. 그늘이 다 소멸되고 나면 우리는 자본과 국가의 폭압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할 것이다. 지금 여기서 결단하자. 자본의 노예가 될 것인가, 역사의 주체가 될 것인가.

2013. 8.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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