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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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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걱이 운다!
난생 처음 집을 떠나 홀로 삶을 꾸리기 시작했다. 매 끼니 사 먹기엔 돈도 없고 결국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 그동안 먹은 라면 가락이 지구 반 바퀴를 돌 만큼이 되면 마음속 외침이 들려온다. “이대로는 안 돼! 이러다 죽는다구!”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을 적엔 맵다 짜다 타박도 많이 했는데, 막상 혼자 밥을 차려 먹으려니 밥물조차 못 맞추겠다. 주걱이 운다. 밥을 푸고 싶어도 풀 밥이 없어서. 누나 셋 밑에서 ‘곱게 자란’ 박성린은 대학에 들어가 자취를 하면서 밥하는 법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냉장고 안에 굴러다니는 남은 재료를 대충 때려 넣고 만든 정체불명의 볶음밥. 자취 생활 10년에 이제 그는 꽂이전, 만두전골, 월남쌈까지 못 하는 요리가 없는 궁극의 요리사가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숱한 시도로 터득한 그만의 요리 비법을 만화로 그렸다. 맨 처음 소개하는 건 ‘밥’ 짓는 법. 쌀 씻는 법부터 밥물 맞추기, 밥솥의 취사 버튼을 눌러 밥이 완성되면 푸기까지를 만화로 그렸다. 이 책은 먹어야 살기 때문에 난생 처음 쌀을 사보고 프라이팬을 든 요리 초짜를 위한, 그야말로 생존형 요리책인 것이다. - 궁색한 주머니 사정을 헤아려 주는 착한 요리책 남들 다 본다는 요리책을 사고 인기 요리 블로거의 노하우를 훔쳐봐도 해결되지 않는 점이 있다. 반찬 하나를 만들기까지 들어가는 식재료비가 만만찮다는 거다. 식구가 여럿일 때는 재료를 푸짐하게 사놓고 이 요리, 저 요리에 적용해도 되고 양을 실컷 만들어도 알뜰히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나 홀로, 또는 한둘이 모여 살 적에는 뭘 하나 만들어 먹으려 해도 차라리 나가서 사 먹는 게 더 싸게 먹히는 것 아닐까 싶을 때가 많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이 재료, 저 재료로 한 가지 음식을 만드는 법이 아니라 한 가지 재료를 응용해 여러 반찬을 만드는 비법이다. 재래시장에서 콩나물 1000원어치를 사서 콩나물국을 끓인다. 그리고 남은 콩나물은 무친다. 지겨우면 김치콩나물국을 끓인다. 신김치로는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참치김치찌개를 만든다. 김치볶음밥을 응용해 김치볶음을 해 냉장고에 쟁여 둔다. 김치전, 김치국밥으로도 응용해 본다. 그다음으로는 계란이 등장한다. 이어지는 계란찜, 계란말이, 계란국, 계란피자, 북어 한 마리로 만드는 북어포양념구이, 북어포계란국, 북어포구이……. 묵은밥은 볶음밥, 밥풀과자, 밥전으로 다시 태어난다. 명절을 보내고 남은 전이나 시켜 먹고 남은 탕수육도 아주 좋은 요리 재료다. - 며느리도 궁금해 할 102가지 자취 요리 족보 ‘요리 잘하는 자취생’이었던 박성린은 이제 ‘요리 잘하는 남편’이 되었다. 그전에는 주로 술안주 겸 밥반찬을 많이 만들었다면, 결혼하고 나서는 집안 식구 입맛과 영양까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가난한 자취생활의 경험이 빛을 발할 때가 온 것. 여심을 녹여줄 떡볶이, 생감자칩에서 영양 만점 콩자반, 굴 요리, 만두전골, 집들이 차림상에 이르기까지, 요리 좀 한다는 며느리마저도 눈독 들일 만한 특급 비법이 담겨 있다. 추리고 추려 넣은 게 102가지. 이렇게 요리의 지평은 넓어졌지만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만찬을 즐긴다는 철칙은 변함이 없다. 맛집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반찬 삼아 눈물 젖은 밥 한 술을 뜨는 당신, 이 책에서 만화로 소개하는 요리를 하나하나 만들다 보면 어느 순간 손수 닭백숙을 끓이는 순간이 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