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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작가 서문 - 사랑이란 게 그리 효과적이지 못할지라도
서문 -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사랑을 소화하는 법을 배웠다 아침 그럼 아무것도 입지 말고 가! 옷이 많으면 뭐해? 유행이 다 지난걸! 오후, 귀가 네 개의 고독이 마주 앉은 식탁 나의 하루는 충분히 지루하고 길었다 아침, 출발 이후 겨우 시험점수 하나 갖고 이 난리야? 엄마라는 사람이 저럴 수가…… 토요일 저녁 어째서 이 아이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만 좋아할까? 그까짓 젖싸개 하나 갖고 웬 난리람 일요일 내가 괴물단지를 키우고 있는 걸까? 일요일, 내 소중한 하루가 망가지다니! 열여섯 살 생일 파티 하느님, 아직 안 돼요! 잠깐 기다려주세요 걱정 마 엄마, 난 아직 처녀야! 플루트 레슨 그래, 난 할 수 있는 만큼은 했어 똑똑한 학생에 예술적 재능까지? 그건 기적이지 쇼핑 내가 보기엔 눈곱만한 차이도 없는걸 영화 보러 갈 때 입을 옷을 오늘 꼭 사고 말 거야 대학 입학 자격시험 도대체 시험은 우리 둘 중에 누가 보는 거야? 기적이 일어나 쌈박한 답안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입학 준비 이 세상 딸들을 다 준다 해도 바꿀 수 없는 내 딸 다른 엄마라면 나를 잘 보살펴줄지도 모르지만 옮긴이의 말 - 딸들이 엄마가 되어서 읽는다 |
Susie Morgen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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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코트를 입으라고 하면, 이때다 하고 너무 낡았다느니, 이제 작다느니, 지퍼가 망가졌다느니 하면서 그 옷의 나쁜 점만 늘어놓을 것이다. 슬쩍 눈치를 봐서 푸른색 코트를 입으라고 했다간, 단추가 하나 떨어졌다거나 소매가 뜯어졌다고 내게 잔소리를 할 것이다. 자. 현명하자, 신중하자. “바바리 입으렴.” 하고 조그맣게 말해본다. 벼락. “말도 안 돼! 바바리 입고 다니는 애가 어디 있어!” --- p.18, [아침] 엄마의 일기 〈그럼 아무것도 입지 말고 가!〉 중에서
빨리, 코트, 재킷, 아무거나, 빨리. 다른 애들처럼 나도 멋진 잠바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멋은커녕, 내 옷은 온통 사촌들이 물려받고 물려받아서 입다가 내 차례까지 온, 유행이 한참 지난 낡아빠진 것들뿐이다. 그러나 이런 옷장의 실태에 대해서 얼핏 빗대서 얘기라도 할라치면 언제나, 내 옷장이 얼마나 터져나갈 듯이 가득 찼느냐고 반박하는 사람이 있다. --- p.25, [아침] 딸의 일기 〈옷이 많으면 뭐해? 유행이 다 지난걸!〉 중에서 한적한 시골 마을에 도착. 주차를 한다. 딸은 기지개를 켠다. 경치가 너무나 좋다. 산에 오르면 사방으로 바다가 보인다. “얘들아, 너무나 아름답지 않니?” 대답이 없다. …… 딸아이의 말투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계속 바뀌지 않고 있다. 신랄함, 귀찮음, 비아냥거림, 표독스러움, 쌀쌀맞음 등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말투. 이해가 안 간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이 아름다움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괴물단지를 키우고 있는 걸까? --- p.109, [일요일] 엄마의 일기 〈내가 괴물단지를 키우고 있는 걸까?〉 중에서 공부 같은 게 아예 없다면 나도 ‘좋은 공기’ 쐬러 산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설사 그렇다 해도, 난 사실은 산에 가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책을 읽거나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일고의 가치도 없다. 내일은 일요일. 일주일 중에서 늦잠을 잘 수 있고, 침대에 뭉그적거릴 수 있고, 시간 넉넉히 잡고 숙제를 할 수 있는 단 하루뿐인 날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이렇게 꿈 같은 계획을 포기하고 엄마, 아빠, 동생과 함께 산에 가서 걷자는 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제안이다. --- p.113, [일요일] 딸의 일기 〈일요일, 내 소중한 하루가 망가지다니!〉 중에서 딸아이는 온갖 청바지를 다 입어본다. 벨트가 맘에 안 든다, 주머니가 밉다, 너무 꼭 낀다, 너무 안 낀다, 혹은 너무 길다, 너무 짧다. 내가 보기엔 눈곱만한 차이도 없다. 난 지친다. 딸애는 화가 나서 죽으려고 한다. 내가 도대체 판별력이 없다는 것이다. “엄마는 이렇게 형편없는 옷이 어떻게 나한테 어울릴 수가 있다는 거야?” “다 너한테 잘 어울려. 진짜 내 속마음을 말하라면 말이지, 근데, 여기 있는 거 다 합쳐도 네 옷장 속에 든 것만 못하다.” --- p.160, [쇼핑] 엄마의 일기 〈내가 보기엔 눈곱만한 차이도 없는걸〉 중에서 유행은 중요한 것이다. 옷을 제대로 차려입어야 몸과 마음이 다 편하다. 옷은 내 신체적인 결함을 가려줄 수 있는 제2의 피부다. 콤플렉스여 안녕. 그러나 우리 엄마 같은 엄마 밑에서 살면 꿈을 꿀 수가 없다. 엄마는 필요 이상으로 1상팀이라도 쓰는 걸 지독히 싫어한다. 그런데 엄마랑 나랑은 ‘필요’라는 개념이 다르다. …… 엄마는 일차대전이 일어나기 전 시절 가격들에 대해 향수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꼭 할머니처럼 이렇게 말하는 때가 많다. “요샌 뭐든지 너무 비싸.” --- p.167, [쇼핑] 딸의 일기 〈영화 보러 갈 때 입을 옷을 오늘 꼭 사고 말 거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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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엄마 그리고 딸로 전해지는 특별한 소설
25년 동안 전 세계 딸들이 읽고 있는 책이 있다. 바로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라는 책이다. 2005년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받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인 수지 모건스턴이 1985년 발표한 이 책은 출간 이후 전 세계에 번역 출간되어 딸들이 읽고 그 딸이 자라 자신의 딸에게 선물하는 특별한 책이 되었다. 한국에도 1997년에 소개된 후 선생님들의 추천과 엄마들의 입소문, 친구들의 권유로 출간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책이다. 수지 모건스턴은 위험한 사춘기를 지나는 큰딸 알리야가 엄마의 말을 무조건 잔소리로 여기자 딸과의 대화의 통로로 교환 일기를 쓰게 되었고 그 일기가 엮어져 책으로 탄생한 것이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이다. 그 큰딸이 자라 엄마가 되었고, 수지의 손녀딸들이 이 책을 읽고 자라고 있다. 이 책은 수지와 딸 알리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딸에서 딸로 이어지며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다. 읽고 나면 주변에 꼭 추천해주고 싶어지는 책 프랑스 여성인권문학상을 수상한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는 국내에서도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 모임) 추천도서, 학교도서관저널 선정 성장소설 50선, 서울시 교육청 권장도서를 비롯해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이름을 올렸다. 책따세 회원인 정윤혜 선생님은 “이 책은 엄마와 딸이 이해의 틈을 좁혀가며 사랑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고 추천하였고, 서미선 선생님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여학생들에게 권하는 책. 이 책을 권할 때 엄마에게도 꼭 보여드리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함께 읽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추천하였다. KBS 〈책 읽는 사람들〉을 진행했던 백승주 아나운서는 “‘내 이야기를 써놓은 것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고, ‘맞아’라는 추임새가 절로 나오는 책이다. 이제 막 결혼해 엄마가 되는 주변의 ‘딸’ 친구들에게 그맘때를 돌아보라고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라고 선물한다”고 선물하기 좋은 책으로 《딸들이 자라서 엄마가 된다》를 꼽았다. 들볶고 칭찬하고, 실망하고 기대하고, 웃고 울고 싸우고 끌어안으며 서로를 이해해가는 엄마와 딸의 이야기 이 소설은 각 장이 같은 제목으로 두 번씩 쓰여져 있다. 한 번은 엄마의 입장에서 한 번은 딸의 입장에서. 딸의 옷차림, 쇼핑, 생일파티, 가족동반 영화관람 등의 사소한 일상의 사건에서부터 음악레슨, 성적, 대학입시 등의 교육문제에 이르기까지 보통의 엄마와 딸이 있는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엄마와 딸의 생각, 감정, 갈등, 욕망, 좌절, 화해 등이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때로 연인이나 자매처럼 친밀하다가도 때로 질투하는 관계로 치닫기도 하는 보편적인 모녀 관계의 섬세한 면면까지 포착했기 때문에 출간된 지 13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엄마와 딸들이 공감하며 읽는 책이 되었다. 외출준비를 위해 서두르던 엄마는 평소 즐겨 사용하던 검정색 아이펜슬과 노란 면양말, 미키마우스가 기타 치는 그림이 있는 티셔츠, 헝겊을 덧댄 재킷을 열심히 찾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런데 그날 저녁 집에 돌아온 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아이는 내 노란 양말을, 치마를, 내 검은 스웨터를, 자기 셔츠를 벗는다. 이어서 아이가 미처 자기 실수를 깨닫기도 전에 내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지른다. “내 브래지어잖아. 벌써 두 달째 찾고 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브래지어인데.”--- p. 73 〈어째서 이 아이는 내가 좋아하는 물건만 좋아할까〉 중에서 하지만 딸은 이렇게 응수한다. 또 뭐야? 현장을 잡았다는 투다. 브래지어가 어쨌다는 거야? 미안해, 내가 해도 되는 줄 알았어. 내 브래지어는 다 작단 말이야. 엄마는 내 소중한 브래지어를 가슴에 품고 방을 떠난다. 맙소사, 그까짓 젖싸개 하나 갖고 웬 난리람. --- p. 88 〈그까짓 젖싸개 하나 갖고 웬 난리람〉 중에서 사소한 일상의 사건들 속에서 웃고 울고 싸우고 끌어안으면서 결국은 가장 소중한 사람이 엄마이고 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과정이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이 즐거운 소설을 통해 우리는 엄마와 딸의 사랑법, 여자들의 연대감, 세대를 초월한 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