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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온 전보
상해의 청년들 황포강의 뱃고동 소리 쑥과 나막신의 전도사 흉년 탓도 아니고 운명 탓도 아니 을사늑약 특사 운명의 화살이 날기 시작했다 위임장 헤이그에서 외로운 장례식 한국을 위한 호소 나라를 잃다 백이와 숙제의 길 독립운동 기지 신흥무관학교 호랑이 굴로 들어가다 이상설 고종을 망명시켜라 내가 따르기로 했다고 전하라 3·1운동 임시정부와 북경파 독립 전쟁 북경 시절 굶주림, 그리고 절망과 싸우다 편지 한 통 제국주의의 심장을 겨누다 마지막 임무 밀고자 남겨진 자의 몫 미끼를 던지다 피눈물 에필로그 - 백정기와 엄형순을 생각하며 연보 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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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도 많은 것을 가졌고, 그저 눈 딱 감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 있었던 이회영과 그 가족들은 기어이 가진 것을 다 털어 냈다. 그리고 끝내는 줄줄이 목숨마저 독립 투쟁의 제단에 바치고 갔다. 그들의 삶이 더욱 눈물겹고 감동적인 까닭은 그들이 베푸는 게 아니라 함께 느끼고, 아파하고, 행동하려 했기 때문이다. 만약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베푼다는 생각이었다면, 그들은 그렇게 철저히 버릴 수 없었을 것이고, 끝까지 흔들림 없는 길을 걷지도 못했을 것이다. "내 것을 버려 모두를 구하다." 그것은 '나'와 '남'이 맺고 있는 관계를 이해하는 힘과 두려움과 괴로움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유혹을 뿌리친 단단한 의지와, 자기만의 것에 집착하지 않는 사랑을 모두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 에필로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