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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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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의 문을 열면서
1. 동물원, 그 서글픈 탄생 2. 빨간 피터의 고백 3. 사람들을 전시하다 4. 동물들의 낙원 동물들이 말할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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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하겐베크 회사에 대한 이야기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 중 하나는, 이 책에서 계속 언급하게 될 프란츠 카프카의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라는 글이다. 이 단편소설에서 카프카는 '문명화된 유인원"의 목소리를 통해서 감금과 자유와 예술이라는 주제를 탐색하고 있다. 이야기는 "빨간 피터"라는 원숭이가 과학 학술원 회원들에게 하는 연설 형식으로 쓰여졌다. 학회는 그에게 예전에 원숭이로 살았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빨간 피터는 그것은 한마디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비록 그가 문명인들 사이에서 그 일원으로 지낸 것이 몇 년 밖에 되지 않지만, 예전의 생활에서부터 너무나 많이 진보해왔기 때문에 지난 시절의 기억이 거의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빨간 피터는 이렇게 단정한다. "만일 여러분도 유인원으로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경험이 제 삶에서처럼 많이 잊혀지지 않았을 겁니다."
--- p.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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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대학의 박노자 교수는 동물원은 봉건시대 군주 · 귀족들의 과시적 사치의 전통을 이어받은 제국주의적 '과학성'의 상징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현대 동물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칼 하겐베크가 제국주의 시대의 독일인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독일 학계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그린란드 · 태평양군도 등의 원주민들을 전시할 수 있었고 그 원주민들은 독일의 인종주의와 식민지정책을 정당화하는 과학적인 도구로 이용되었다. 동물원은 일반인 관람객으로 하여금 이국적 동물들의 포획 · 운송 · 사육을 가능케 한 제국주의와 이국적인 동물의 포획의 배경인 식민지 지배를 당연시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하겐베크의 의도는 식민지정책에 일조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돈이었다.
부모들이 아이를 거의 의무적이다시피 데려가는 동물원이 제국의 힘을 의미했던 19세기와는 다르고 철조망도 사라졌지만, 우리 인간은 여전히 해자를 통해 분리된 거리만큼 ‘과학적인 동물’인 자신과 유희의 대상인 동물들과의 거리 두기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The others - They made us human』이라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시선을 다룬 책이 있다. 그들로 인해 우리가 인간일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 않는가. 환경운동연합의 하호 회원들이 발간한 『슬픈 동물원』이라는 책자는 대한민국 동물원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차라리 동물병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할 우리 동물원 앞에서 이제는 생태동물원과 인간의 시선을 이야기 할 때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