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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현재의 인문학 1. 인문학의 현재 2. 인문학의 위기 3. 감내와 극복의 노력 2장 학문이란 무엇인가 1. 학문의 의미와 역사 2. 동아시아의 학문 3. 근대의 학문 3장 인문학의 의미 1. 인문학의 특성 2. 철학으로서의 인문학 3. 성찰과 예언의 인문학 4. 인문학의 길 4장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 1. 자연과학의 학적 지평 2. 자연과학의 내용 3. 자연과학과 기술 4. 자연과학의 자리 5장 근대와 탈근대의 인문학 1. 근대성에 기초한 현재 2. 근대성의 내용 3. 유럽적 보편주의와 학문 제국주의 4. 근대성 극복과 탈중심성 6장 진화 생물학과 통합 학문의 꿈 1. 진화 생물학 2. 통합 학문의 꿈 3. 진화 생물학적 학문의 문제 7장 인문학적 존재와 학문함 1. 학문하는 존재 2. 인문학의 인간 3. 인문학의 과제 맺음말 인문학의 현재를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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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문학은 순수 학문이란 허상, 현재를 떠난 죽은 이론에 빠져 스스로의 고립을 초래했다. 인문학자가 처한 ‘현재’를 비판하고 성찰하면서 새로움을 창조하지 못한다면, 인문학은 고사하고 학문 자체가 무의미한 개념 놀이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다.”
“인문학은 억압받는 계층을 대변하며, 지배계급이 만들어 낸 표상을 해체하면서 새로운 사회를 위한 길을 보여 주어야 한다.” “하이데거에 의하면, 학문은 오직 물음의 열정 속에, 발견의 환희 속에, 비판적인 해명과 증명, 근거 제시의 철저함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우리에게 근대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왜 우리는 학문을 말하면서 유럽 전통은 거론하지만 우리의 전통은 말하지 않는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칸트와 헤겔을 금과옥조로 받들지만, 퇴계와 원효는 지적 향수로만 남아 있다. 그저 퀴즈 프로그램에나 거론되는 죽은 지식으로 남아 있는 여분의 학문, 그것이 우리의 전통이 자리한 현재이다. …… 인문학이 자신의 존재와 현재, 역사와 미래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학문이라면 그 학문의 틀은 왜 하필 유럽의 근대여야 하는가? …… 그런데 우리는 왜 프랑스 철학을 하면서 우리의 인문학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 현재에 대한 성찰을 포기하고 ‘그들의 문제를 대신 고민하는’ 부질없는 학문 제국주의의 늪에 빠진 인문학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땅의 교육정책과 학문 정책은 유행하는 경향을 수입해 정략적으로 활용된 예가 너무도 많았다. 학부제 논의가 그랬고, 대학 평가와 국제화 논의는 물론 입학 사정관 제도를 비롯한 수많은 정책들이 한때의 유행을 타고 당위성을 주장했으나, 곧 사라지거나 오류로 판정받았다. 이런 논의들이 진정으로 반성되어야 할 학문의 현실을 은폐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대신하는 단순함이 우리의 학문과 교육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 “학문적 식민주의, 문화 제국주의에 빠져 스스로를 성찰하지 못하며, 스스로 학문하지 못하는 지식인들, 단지 전문가 행세만 하면서 그것을 통해 특권적 위치만을 수호하는 지식 상인들은 인문학적 존재일 수 없다. 그들은 해석학적 성찰을 결여한 잉여 존재일 뿐이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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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철학자가 바라본 우리 인문학의 위기
독일에서 하이데거 철학을 공부하고, 현재는 해석학적 입장에서 한국 현실에 맞는 탈근대 철학을 모색하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신승환 교수의 인문학에 대한 성찰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주기적으로 인문학의 위기가 ‘선언’되고 이를 통해 인문학이 소비되는 한국 인문학의 현재에 대해 비판하면서 철학적 관점에서 인문학론을 전개해 나간다. 그에 따르면 현재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이라는 학문이 전체 학문 체계에서 처한 위치나 정부 지원금의 규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인문학자들이 그런 인문학의 지위를 만들어 내는 기존의 논리에 빠져 들고, 현대사회를 인문학적으로 사유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즉, 오늘날 인문학은 우리 현실의 문제를 외면한 채 거꾸로 자본의 논리를 뒷받침하고 그 틈새를 메우는 여분의 학문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문학을 들러리로 취급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에 앞서, 스스로 우리의 역사와 현재를 해석하는 학문을 성취하지 못한 데 대해 반성하고, 어떻게, 그리고 무엇에 근거해 우리가 다시 진정 인문학적인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지 성찰하면서, 인문학의 현실에 대해 푸념하기보다는, 이 땅의 인문학자들과 인문학적 소양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진정 공유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2. ‘지금, 여기’를 외면하는 학자들의 학문 제국주의 비판 우리 인문학의 현재에 대한 저자의 성찰은 무엇보다도 서구의 학문에만 매몰된 채 ‘지금, 여기’를 성찰하지 않는 한국 인문학 풍토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된다. 그의 비판은 자본주의 논리를 비판하기보다 그 논리를 내재화하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신봉하는 학자들, 거대 기업의 지원금에 자족하는 대학, 영어 강의를 하면 학문이 발전하리라 생각하는 정책자들에 그치지 않는다. 그가 무엇보다 비판하고 싶어 하는 것은 인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면서도 현대사회, 다시 말해 현재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인문학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먼 나라 ‘그들’의 문제를 대신 고민해 주는 학자들의 학문 제국주의이다. 3. 근대과학이 전달하지 못하는 삶의 경험과 의미를 이야기하는 학문, 인간을 위한 탈근대 인문학을 열망한다. 더 나아가 그의 비판은 근대 서구에서 확립된 학문 체계, 현재의 학문을 특징 짓는 자연과학 일반과 자기 분야의 논리로 모든 학문을 통합하고자 시도하는 진화 생물학에까지 이른다. 저자의 이런 비판은 근대 자연과학을 비롯한 서구 학문 체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이를 넘어서려는 탈근대 인문학에 대한 논의로 이어진다. 이는 서구 포스트모더니즘의 맹목적 추종에 대한 비판과 동아시아 학문론의 긍정적 측면, 하이데거를 비롯한 철학적 해석학의 전통에 입각한 인간 존재론과 학문론에 근거한다. 특히 저자는 우리의 현재를 서구의 근대가 왜곡되어 수용된 ‘과잉 근대’로 규정하면서 서구 자신의 근대를 극복하고자 하는 서구 학자들의 포스트모더니즘 논의와 달리, 서구의 근대가 왜곡되어 수용된 우리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우리만의 ‘탈근대 인문학’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우리의 탈근대는 결코 서구의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을 수 없으며, 서구의 근대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과 결과를 정확히 분석하고 극복하는 사유의 틀과 그것을 위한 학적 작업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사물에 대한 주-객관의 도식을 넘어서고자 했던 동아시아 학문론과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근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는 인간이 대상이자 주체가 되는 인문학이 인간이 이루어가는 관계와 사회는 물론, 인간의 삶과 존재, 자연에 대한 지식의 근거가 되는 학문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4. 우리가 생각하고 학문하는 만큼 인문학은 가능하다. 결국 저자의 주장은 이 안의 문제는 우리에게 달려 있으며, 거기서 우리가 생각하고 학문하는 만큼 인문학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그 크기가 우리의 존재이며,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존재가 결정된다. 인문학은 존재론적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하며, 지금은 야만과 폭력에 맞서 인문학적 사유와 학문을 펼쳐 가야 할 때라는 것, 그리고 인간존재의 의미를 치열하게 찾아 나가는 인문학만의 특성을 결코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인문학 본연의 임무에 가장 충실한 인문학적 사유의 본질을 전해 준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