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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물 빠에야: 에세이 하나. 내게 요리란...
2. 알본가디스(완자요리): 에세이 둘. 미노네 가족 3. 알메하스(조개요리): 에세이 셋. 제3차 대전 4. 가스파쵸(토마토 수프): 에세이 넷. 30cm 5. 상그리아: 에세이 다섯. 몸에 관한 추억 6. 요구르트 샐러드: 에세이 여섯. 사라의 비밀 7. 또띠야(감자 오믈렛): 에세이 일곱. 어떤 하루 8. 단호박 수프: 에세이 여덟. 왜 고향을 떠나야 하지? 9. 홍합 샐러드: 에세이 아홉. 약속 10. 해물 스파게티; 에세이 열. 투우 11. 바나나와 요구르트 디저트: 에세이 열하나. 밀루 이야기 12. 레이나 소피아: 에세이 열둘.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셰리주 13. 버터 소스와 생선살 찜: 도루 씨, 바르바라 씨, 안녕! |
정세영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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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입양한 네 살박이 쌍둥이 민아와 영아에게는 다운증후군 장애가 있었다. 이번에는 베르나르도가 눈물을 흘렸다. 나는 베르나르도가 입양할 아이를 ‘고를 수 없다’는 입양기관의 규칙상, 장애가 심한 외국 아이들을 자식으로 삼게 된 자신의 처지가 실망스럽고 난감해서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했다. 입양된 고아들과 같은 국적인 한국 사람으로서 나는 마치 하자 있는 물건을 판 가게주인이라도 된 듯, 비참하고 미안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흘러내린 눈물에 콧수염이 흠뻑 젖은 채 베르나르는 나를 보고 말했다. “내가 왜 우는지 알아?” “아이들 상태가 실망스러워서 그러는 거 아냐?” “이 바보야. 그런 게 아냐. 이 어린 것들이 이런 장애를 앓으면서 그동안 고아로서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서 그래. 게다가 친부모도 아닌, 우리 같은 이방인이 얘들을 맡게 되었으니,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잖아. 우리 부부에게 이 아이들은 축복이야.” 미노 부부가 민아와 영아를 입양하고 나서 나는 그들에게 정기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쳤다. 아이들이 모국어를 잊지 않게 하겠다는 이 기특한 좌파 부부의 요청으로 나는 뜻하지 않게 미노 가정의 임시 한국어 교사가 되었던 것이다. --- p.37 그러나 나는 세상에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고 믿는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 무명으로 사라져도 상관없다. 살아 있는 동안, 더 많은 것을 사랑하고, 즐기고, 기쁨을 더 많이 나누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스페인 여행자에게 투우 관람을 권하지 않는다. 투우장에서 찍은 한 장의 증명사진이 꼭 필요하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 p.133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무대에는 세 사람만 남았다. 숨 가쁜 열기로 뜨거웠던 파티의 끝에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늙은 부부의 가볍지 않은 포옹.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다가가 그들을 껴안았다. ‘아… 따듯하다.’ 파티의 명분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이 순간 우리 그냥 따듯하기에. 며칠 후면 나는 다시 이 다정한 공간을 떠나야 하지만, 어느 늦은 밤, 혹은 어느 새벽, 무심히 불어오는 바람결에 나는 이들을 기억하리라. 그 시간은 가고 없지만, 추억은 영원하다. --- p.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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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이자 스페인요리 전문가 정세영의 키친 에세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고 한국을 떠나 스페인의 알바이신이라는 작은 마을에 정착한 저자가 그곳 사람들과 교감하면서 요리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된 과정을 그렸다. 책에 소개된 열세 가지 레시피는 저자가 그곳에서 만난 요리 스승에게 배우고 스스로 개발한 것으로 '단순한 것'을 좋아하는 저자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쉽고 간단한 안달루시아 요리법이다. 저자가 직접 그림을 그려넣은 각 레시피마다 스페인에서 보낸 삶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담은 감동적인 에세이가 한 편씩 실려 있으며, 소박한 스페인 시골마을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여러 장 삽입되었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랑의 요리 사진이 ‘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좋았다는 사진작가 정세영. 그러나 그 '신나는 놀이'에 푹 빠져 지내는 동안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서 홀로 눈물짓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떠났고, 저자는 오랜 방황 끝에 '다시 살아보려고' 스페인의 한 벽지 마을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그는 운명적으로 한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을 보고 느끼면서, 결코 아물지 않을 것 같았던 상처도 서서히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그는 바로 저자에게 요리를 가르쳐준 스승이자 친구이며 인생의 선배였던 바르바라. 엄마가 우는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아픈 아이에게 '치킨 수프'를 먹이듯, 사랑이라는 재료로 조리한 음식은 놀라운 치유력을 발휘했다. 바르바라의 요리에서 그 신비스러운 힘을 경험한 저자는 요리가 단순히 식재료를 조리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또한 삶의 진실에 대한 깨달음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경험한 요리의 정의는 한마디로 이런 것이다. 요리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좋은 끈이다.” 스페인 남쪽의 햇빛과 바람을 불러오다 수년간 스페인 생활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온 저자는 혜화동 한 귀퉁이에 작은 식당 하나를 열었다. 이름은 그가 살았던 마을에 대한 그리움으로 '알바이신'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그는 그 좁은 공간에 '스페인 남쪽의 햇빛과 바람을 불러오고, 자리를 잡게 하는 일"로 한 해를 보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스페인 요리였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스페인 친구들의 조언 덕분으로 그의 요리는 독특한 맛을 냈고,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몇 년 후에는 홍대 근처에 두 번째 식당도 개업했다. 그의 식당을 즐겨 찾는 손님들은 그의 요리에 중독성이 있다고 했다. 요리는 심플하게, 그러나 따듯하게 세상의 모든 '소울푸드'에는 중독성이 있다. 동양인에게 밥이 그렇고, 서양인에게 빵이 그렇다. 그들 소울푸드의 공통점은 단순함과 따듯함이다. 엄마가 지어주는 밥 한 그릇, 식탁에서 함께 나누는 빵 한 조각에는 따듯한 마음이 서려 있기에 우리는 그 단순한 음식을 늘 잊지 못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열세 가지 레시피는 안달루시아 촌부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단순함과 따듯함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이해한 안달루시아의 요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심플하다!” 만드는 방법도, 맛도, 심플합니다. 아마 그곳 사람들의 심플한 성격이 그대로 배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6쪽)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스페인 요리 서점에 나와 있는 대가들의 요리책을 보면 마치 따라 하기 어려울수록 대가의 실력이 더욱 빛난다는 듯이 화려하고, 정교하고, 복잡한 레시피가 주종을 이룬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는 재료도 모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한 가지 요리에 사용한 재료를 다른 요리에도 재활용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조리법도 아주 간단하다. 어떤 레시피는 정말 너무 단순해서 마치 허무개그를 보는 듯한 기분이지만, 저자는 '맛' 하나만은 자신 있게 보증한다. "제 요리 철학은 ‘간단하고 맛있으면 된다’는 겁니다. 조리법에도 재료의 양은 일부러 써놓지 않았습니다. 왜냐구요? 계량컵 준비하고, 저울 준비하고, 복잡한 조리도구 준비하고…. 그러다 보면 저는 요리가 짜증 나기 시작하거든요. 여러분도 그러시리라고 믿습니다." (7쪽) 특히, 레시피마다 저자가 직접 친절하게 그려넣은 알록달록한 그림이 매우 다채롭고, 요리법을 설명하는 톡톡 튀는 언어가 코믹하고 재미있어 읽는 이의 웃음을 자아낸다. 유쾌한 요리책이다. 인간을 향한 따듯한 시선 이 책에 수록된 열세 편의 에세이는 저자가 스페인에서 살던 시절의 이야기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사연을 담고 있다.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 배를 잡고 웃게 하는 일화도 있고, 코끝이 시큰하고 가슴 뭉클한 사연도 있다. 그러나 이들 일화가 단순히 외국생활에서 경험하는 문화적 차이나 이국정취를 스케치한 수준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이야기가 우리 삶의 본질적인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거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어떡하든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하고, 오래된 약속을 지키려 애쓰고, 남의 고통에 눈물 흘리고,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인종과 질병의 편견에 시달리기도 하고, 질병으로 죽어가기도 한다. 중견 사진작가 정세영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사진들 만화경 속 풍경처럼 펼쳐지는 그곳 사람들의 사연은 특히 책에 삽입된 저자의 감각적인 사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중견 사진작가 정세영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이들 사진은 뜨거운 태양의 나라 스페인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 냈으며,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적막한 알바이신의 풍경과 좁은 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요리와 글과 사진이 서로 교감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인간을 향한 저자의 따듯한 시선을 느끼는 감동적인 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