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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기》의 저자로 유명한 프랑스의 곤충학자 앙리 파브르는 곤충에 대한 특별한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오직 곤충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생을 곤충 연구를 위해 바쳤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의 근간은 수많은 곤충이나 동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었다. 물론 다른 자연현상도 그렇지만, 특히 생물의 생태 연구야말로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파브르북 자연관찰’이라는 총서 타이틀이 말해주듯, 《날개가 빛나기 시작했어요》역시 잠자리의 생태를 자연관찰을 통하여 쉽고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엮어졌다. 다만 일반 관찰 기록과는 달리, 잠자리의 애벌레에서 성충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연못을 배경으로 한 자연친화적인 동화로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집 안으로 들어와 칫솔 위에 앉은 잠자리를 소녀 엘리자가 곤충학자인 숙모 도리스에게 보여주자, 숙모는 “이건 연못에 있어야 할 곤충이란다.”면서 자전거를 타고 연못으로 가서, 수면 위를 날고 있는 잠자리 무리 속으로 날려 보낸다. 그때, 도리스 숙모가 미끄러져 발이 물속에 빠지고, 부츠에 잠자리 애벌레가 묻어 나온다. 이를 보고 신기해하는 엘리자에게 숙모는 빈 주스병의 위아래를 잘라 현미경을 만들어 물속의 애벌레들을 들여다보게 한다. 그로부터 둘은 매일 방과후에 연못으로 나가 애벌레의 모습을 관찰하곤, 엘리자가 ‘튼튼이’란 이름을 붙여 준다. 그리고 이따금 색연필과 도화지를 가지고 가서 튼튼이를 그리기도 한다. 게다가 그의 친구 칼로스와 애니도 연못으로 함께 나와서, 물 위를 뱅뱅 돌며 헤엄치는 튼튼이에게 칼로스는 스페인어를 가르쳐주고, 애니는 리코더로 ‘도,레,미 튼튼이’ 하고 연주를 해준다. 그러던 어느 날, 현미경으로 물속을 들여다보던 그들은 깜짝 놀란다. 올챙이, 물고기들은 다 헤엄쳐 다니는데 튼튼이만 온데간데없지 않은가! 바로 그 때, 도리스 숙모가 손을 흔들어, 물 밖의 풀줄기에 붙어 있는 튼튼이를 가리킨다. 드디어 탈피가 시작되면서 눈, 가느다란 몸, 물에 젖은 날개가 차례로 서서히 허물 밖으로 드러난다. 이윽고 햇빛을 받는 눈이 초록색으로 반짝이고, 촉촉이 물기를 머금은 부드러운 날개가 작은 유리창처럼 빛나기 시작한다. “와, 멋지구나!” 도리스 숙모가 감탄하는데, “아얏, 모기다!” 하고 칼로스가 소리를 지른다. 그는 피부에 붙은 모기를 떨어뜨리려고 몸을 빙빙 돌리고, 애니는 새처럼 팔을 휙휙 내젓고, 엘리자는 물에 빠진 강아지마냥 온몸을 흔들어댄다. 그런데 계속 윙윙거리던 모기 소리가 갑자기 멈추며 조용해진다. “저기 봐!” 칼로스와 애니가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투명하고 푸른 잠자리가 색유리 같은 날개를 저으며 모기 사냥을 하고 있지 않은가! 튼튼이의 저녁식사시간이었다. “와, 멋지다!” 엘리자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놀랍게도, 어른벌레(성충)로 변신한 튼튼이가 여느 잠자리 못지않게 멋지게 저녁 하늘 위를 날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의 말미에는 잠자리에 대한 상식을 돕기 위해 잠자리의 종과 친척들, 잠자리의 생활, 잠자리의 인생 등을 부록으로 첨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