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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잠들지 않는다
조헌용
창비 20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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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어머니는 어느 강을 흐르고 있을까
바다에 길을 묻다
호랑이 시집가는 날
뿌리 없는 나무
고래가 올 때
전국노래자랑
무화과가 있는 풍경
오늘의 날씨

해설 / 류보선

저자 소개 1

1973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전북 군산에서 자랐다.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소고」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예술대학,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고려대학교 등을 떠돌며 문학을 공부했고,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파도는 잠들지 않는다』, 『햇볕 아래 춤추는 납작 거북이』, 『대륙의 붉은 별, 마오쩌둥』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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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3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153*224*20mm
ISBN13
9788936436735

출판사 리뷰

199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신예작가 조헌용(趙憲用, 1973년생)의 첫 소설집 '파도는 잠들지 않는다'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조헌용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2002년 문예진흥원 문학분야 신진예술가 지원기금을 받은 우리 소설계의 젊은 유망주이다.
이 소설집은 등단작 '바다에 길을 묻다'(발표당시 원제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소고')를 비롯하여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약 5년간 발표된 여덟 편의 중단편소설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예다운 패기와 주변부적 존재에 대한 끈질긴 고민을 가지고 만만찮은 무게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온 조헌용의 이번 소설집에 대해, 말미에 해설을 쓴 류보선은 “신예 특유의 의지가 소설집 전체에 꿈틀거리고 있다”고 주목한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관한 소설들만 가려 묶었다. 젊은 작가가 지속적으로 새만금에 관한 소설을 써온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자신이 성장한 곳이 그곳이었으며 간척사업에 의해 변해버린 사람들의 모습과 “환경과 개발이라는 거대담론이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새만금의 오늘을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담담하게 이유를 밝힌다.
수록된 작품들의 배경이 된 오늘날의 새만금은 자연에 순응하며 고기잡고 양식하는 ‘바다의 삶’이 가능하지 않은 곳이다. 오순도순 평화롭게 살던 바닷가 사람들은 한푼이라도 보상금을 더 얻어보려고 부정한 짓을 하거나 자기 이익을 위해 이웃을 견제하고 고발하는 악다구니 속에서 산다. 이처럼 황폐해져가는 뒤틀린 풍경을 조헌용은 “특유의 서기관 정신”으로 냉정하게 있는 그대로 그려냄으로써 우리 시대의 실재적인 바다를, 그리고 그 안으로 침투한 “근대성”(류보선)을 잘 보여준다.

등단작 '바다에 길을 묻다'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의해 변해가는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세 가지 작은 이야기 속에 밀도 있게 그려가는 중편이다. 첫번째 이야기는 간척사업이 시작된 이래 바다가 오염되고 어로행위는 불법이 되면서 배를 버려야 하는 처지에 놓인 해화호 선주 ‘장태호’와 신광호 선주 ‘동철’이 ‘배무덤’으로 지정된 신시도로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진가 ‘장해화’(장태호의 아들)가 화자로 등장하는 두번째 이야기는 자신과 운명을 같이해온 해화호가 버려진 배무덤과 쓸쓸한 바닷가 풍경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신을 띄우는 형식을 취한다. 세번째 이야기에는 새만금 간척사업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행정당국과 지역주민들, 각종 이해관계가 얽혀 서로 반목하는 이웃사람들을 관찰하는 어린 화자 ‘장한빈’(장해화의 조카)이 등장한다. 세 이야기의 가운데에는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골고루 베풀던 바다가 좁아지면서 나날이 급변하는 새만금이 있다.

'어머니는 어느 강을 흐르고 있을까'는 상처와 애틋한 기억이 숨겨진 어린시절을 잊고 도시에서 일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인물이 등장한다. 하루종일 베란다에서 해바라기만 하던 어머니가 죽자 주인공은 어머니의 뼛가루를 들고 고향에 가서 어린시절 추억과 아픔을 들여다본다. 유년의 경험과 오늘날의 ‘나’를 대비하면서 “나는 상처의 기억들로 나를 버티는 힘을 키우고 살았는지 모”른다며 어머니에 대한 부채의식을 흘려보낸다.

'뿌리 없는 나무'는 바다에 목숨을 뺏긴 남편을 그리워하면서도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청주댁과 자신이 쓸모없이 변해간다는 회한 속에서 무기력한 광팔이영감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조개가 줄어든 공판장 풍경이나 청주댁의 남편 석구의 넋을 달래는 넋걷이굿을 묘사한 대목은 세세한 디테일과 이를 매끄럽게 엮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고래가 올 때'는 새만금 주변에서 일거리를 따내기 위해 필사적인 화물차 운전사가 등장하는데, 죽어가는 바다를 걱정하는 딸의 모습이나 고래와 함께한 유년의 기억을 교차함으로써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인한 갈등을 다각도로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게 읽힌다.

신산한 삶을 살아온 두 노인이 재혼하는 날을 따뜻한 필치로 그려낸 '호랑이 시집가는 날', 포장마차를 철거하려는 시청직원에게 맞서 생계의 터전인 포장마차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투쟁을 전국노래자랑 출연과 연결해 해학적으로 그려낸 '전국노래자랑', 보상금을 날려버린 사람의 좌절과 상실감을 보여주는 '오늘의 날씨'는 간척사업에 의해 바다를 빼앗긴 사람들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조헌용 소설의 바다는 한국문학사에서 ‘해양문학’이라 일컬어질 만한 작품들에서 자주 등장하는 초월적 질서에 휩싸인 풍경이나 거대한 힘으로 포효하는 신화적 공간과 차별성이 있다. 문학평론가 류보선은 권말의 해설에서 조헌용 소설은 “탈마법화된 바다라는 낯선 풍경”을 그리면서 “기존의 보편성에 가려 보이거나 들리지 않았던 좀더 진정한 현존, 혹은 또다른 하위주체의 목소리를 문학사의 새로운 항목으로 추가”한다고 평가한다. 또한 “조헌용의 소설은 기존의 낡은 보편성을 일거에 허위의식의 결과물로 전도시켜 결국은 바다를, 더 나아가 세계 전반을 새로운 관점과 맥락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소설”(류보선)이며 우리 문학사를 풍요롭게 할 만한 문제적인 작품이라고 말한다.
젊은 작가로서는 드물게, 뒤틀린 삶의 근원을 응시하는 치열함과 대상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솜씨, 서사에 윤기를 돌게 하는 해학과 풍자 등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은 조헌용 소설이 가진 장점이다. 주목할 만한 신인의 첫 소설집 '파도는 잠들지 않는다'의 일독을 권한다.

추천평

새만금 사업은 개발이란 명목으로 드넓은 천혜의 자연을 무참히 파괴한 전대미문의 야만행위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 드넓은 연해와 갯벌의 생태계 파괴와 함께, 거기에 누대로 뿌리내려 살아온 인간 생태계의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이 소설은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국토의 지도가 달라진다고 호언하지만, 땅이 늘어나는 만큼 바다가 줄어든다는 것을 왜 모르느냐고, 농토를 늘린다지만, 온갖 종류의 조개들이 지천으로 널린 조개밭은 밭이 아니냐고, 이 소설은 매섭게 질타한다. 그리고 제 땅에서 뿌리뽑힌 인간들이 정처없이 떠난 뒤, 대량학살사태에 임박한 노랑조개, 피조개, 생합, 소라, 골뱅이, 꼬막 등의 조개무리들을 위한 처연한 레퀴엠이기도 하다.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말솜씨가 볼 만하다.
--- 현기영 (소설가)

조헌용 소설은 소위 바다를 섬기는 소설들이 일반적으로 보이는 관습적인 구성원리, 혹은 장르적 구속에서 벗어나 탈마법화된 바다라는 낯선 풍경을 도입한다. 흔히 문학사 전반에 낯선 풍경을 도입한다는 것은 기존의 보편성에 가려 보이거나 들리지 않았던 좀더 진정한 현존, 혹은 또다른 하위주체의 목소리를 문학사의 새로운 항목으로 추가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이 계속될 때 한 나라의 문학사는 풍요로워진다. 신예들의 패기는 종종 세상을 보는 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이런 점에서 보자면 조헌용은 우리가 기다리던 바로 그 신예이다.
--- 류보선 (문학평론가·군산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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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한줄평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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