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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섹스낙서상 -낙서나라 탐방기 4 / 김종광 꼴랑 / 조헌용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주면 좋으니 / 김도언 흡혈귀 / 김종은 육체 혹은 다가오는 것은 수학인가 / 김태용 모르겠고 / 박상 배롱나무 아래에서 / 은승완 풀코스 / 권정현 추천의 말 / 권영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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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에 대해서 소설을 쓰라는 요구가 왔다. 온몸에서 작가 ‘삘’이 충만한 작가라면, 마다할 리가 없다. 재밌는 것은 청탁을 받은 작가들이 모두 남자라는 것이다. 남자들의 공통점이 무얼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그것은 발기한다는 것이다. 발기는 놀라운 집중과 응축의 결과물이다. 자, 여덟 명의 남자들이 자신의 몸과 정신을 최대한 발기시킨 채 섹스에 대한 소설을 썼다. 야한 것도 있고 혹한 것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부디 이 소설들이, 우리 사회에서 소설에 대한 진지한 명상과 사유의 계기를 만드는 메신저가 되길 바란다. 이중성의 그물이 찢어 없어지는 그 날까지.
---저자의 말 중에서 |
남의 속도 모르면서, 우주를 말할 것인가?
《남의 속도 모르면서》, 섹스를 논할 것인가? 가슴 속으로 파고드는 테마소설의 하모니! 삶을 감싸고 도는 에로티시즘의 8색조 향연! 젊은 남성 작가들이 펼치는 명상과 사유로서의 섹스! 발칙한 상상력! 무규칙한 형식! 공격적인 서술! 한국문학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몸과 마음속으로 울려퍼지는 로맨틱 환상곡! 섹스를 주제로 한 테마소설집 《남의 속도 모르면서》가 문학사상에서 출간되었다. 「젊은 작가 8인의 아주 특별한 섹스 판타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8명의 작가들은 명상과 사유로서 ‘섹스’라는 주제를 가지고 소설을 펼쳐보였다. 주제는 같지만 내용은 판이하다. 김종광의 「섹스낙서상 -낙서나라 탐방기 4」는 우화 소설이다. 율려국 최고의 문학상 ‘섹스낙서상’의 이면과 종신심사위원들의 위악적인 삶에 조롱과 야유를 보내고, 섹스(혹은 낙서나 문학)의 진정성을 묻는 소설이다. 조헌용의 「꼴랑」은 노인 부부의 애틋한 삶 속을 통해 ‘몸과 마음의 소통’이라는 의미에서 섹스를 조망한 정통 소설이다. 전라도 사투리와 남녀 주인공의 위악적 태도가 불러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도언의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주면 좋으니」는 유년 시절에 성폭행을 당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양성애자로 살 수밖에 없었던 화가가 결국 더 깊은 상처를 입고 섹스의 상대를 ‘의자’라는 사물에 전이함으로써 현실 속에서 몰락해가는 인물상을 그리고 있다. 김종은의 「흡혈귀」는 평범하고 서민적인 한 인물이 구조조정을 당하는 과정에서 섹스와 청소년 시절에 겪은 기억을 통해 물신주의의 비뚤어진 세태를 ‘흡혈귀’라는 존재를 격퇴함으로써 희망을 찾는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작가 특유의 능청스런 입담이 압권이다. 김태용의 「육체 혹은 다가오는 것은 수학인가」는 형식의 파괴와 실험을 시도한 소설이다. 남녀 간의 섹스를 퍼즐처럼 조각내어 하나씩 하나씩 이미지화하여 형체를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섹스에 대한 사유를 웅숭깊게 만들어낸다. 박상의 「모르겠고」는 성악으로 말하면 테너다. 판타지적 성격을 띠면서 주인공 네오가 일본 AV배우 아키를 만나 지중해의 한 섬에서 유성쇼를 보며 섹스에 몰입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는 내용이다. 은승완의 「배롱나무 아래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성기를 다 가지고 있다는 ‘네오헤르마프로디토스’도 아닌 배설 기능만 가지고 있는 여성을 사랑한 남자와 그 남자의 상담을 맡은 정신과 의사의 비교된 삶을 통해 섹스와 사랑의 상관관계를 캐묻는 소설이다. 권정현의 「풀코스」는 르포 성향을 띠면서 평범한 삶을 영유하던 주인공이 친구를 만나 인형방, DVD방, 대딸방, 안마방 등 인간의 섹스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퇴폐적인 ‘방’과 관련된 업소에서 일하는 과정, 그리고 가족의 실체를 깨닫는 내용을 담았다. 성이 사람의 영혼보다도 높고 생명보다도 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섹스낙서상 -낙서나라 탐방기 4」(김종광)의 메타적 언어들이 드러내는 풍자를 한번 접해보아야 한다. 삶 자체가 성과 동일시되는 현실을 놓고 「모르겠고」(박상)라는 일종의 허사(虛辭)로 위장해야 할 필요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꼴랑」(조헌용)은 소비되는 성을 거부한다. 예측할 수 없는 쾌락의 성과 아직도 실현되지 않는 그 에로틱한 잠재성에 대해 「의자야 넌 어디를 만져주면 좋으니」(김도언)라고 묻는 일도 필요하다. 성의 문화사를 그 연원을 찾아 새롭게 적어보고자 하는 글쓰기의 욕망을 놓고 파괴적인 육체를 고심하는 「흡혈귀」(김종은)도 있다. 그런데 「육체 혹은 다가오는 것은 수학인가」(김태용) 라는 질문은 성에 관한 모든 담론의 언어적 해체를 꿈꾼다. 물론 언어의 밑바닥에 육체가 가로놓인다는 사실을 타이포그래피의 물질성을 교묘하게 활용하여 감지하도록 한다. 성이 아름다움인가, 공포인가, 쾌락인가를 묻고자 한다면 「배롱나무 아래에서」(은승완) 서 있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풀코스」(권정현)의 과정을 거친 후에 침묵 여부를 택하는 것이 옳다. 바야흐로 섹스가 범람하는 시대이다. 《남의 속도 모르면서》는 섹스에 대해 젊은 작가 8명이 어떻게 사유하고 명상하고 있는지 훔쳐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 젊은 작가 8인의 아주 특별한 섹스 판타지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