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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L. Frie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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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마 상태의 중동 지역을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1989년 논픽션 부문 '전미도서상' 수상작인『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는 지금까지 출간된 중동 관련 서적 중 가장 예리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있으며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 세 번이나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렉서스와 올리브나무』『경도와 태도』등으로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토머스 프리드먼은 10년 간의 중동 취재생활을 이 책에 고스란히 살려냈다.
1979년 UPI 통신의 베이루트 특파원을 시작으로 프리드먼은 발로 뛰며 중동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1981년「뉴욕 타임스」로 자리를 옮긴 후 그는 계속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특파원으로 10여 년 동안 중동에서 근무했다. 이 책은 그의 중동생활을 회고한 것이다. 역사, 일화적 설명, 분석, 그리고 관찰로 이루어진『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베이루트' 부분에서 프리드먼은 1980년대 레바논 사태를 둘러싼 복잡한 역사적·정치적 배경을 깊이 있게 서술하고 있다. 또 레바논 내전에 영향을 미친 인물 및 파벌들의 활동과 사상, 미국이 레바논 사태에 개입하게 된 배경 등을 다루면서 역동적인 역사적 장면들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예루살렘'을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유대인의 문화 및 기원을 설명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이해에 필수적인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나서야 프리드먼은 양측의 분쟁 관련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 책은 특파원으로서의 직업정신과 분쟁지역에 거주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감정을 적절하게 결합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유대인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 친이스라엘적이고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뉴욕 타임스」칼럼니스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철저한 저널리즘 정신에 입각해 이스라엘이든 아랍이든 그곳에서 일어난 그대로를 생생하게 인류사회에 전해주었다. 특히 1982년 레바논의 사브라와 샤틸라 팔레스타인 난민촌 학살사건과 1987년 팔레스타인 봉기에 대한 기사를 통해 그는 퓰리처상을 2회 수상했다. 또한 1992년『경도와 태도』를 통해 퓰리처상을 다시 수상함으로써 그의 해박한 지식과 통찰력을 널리 알렸다. 프리드먼은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레바논 기독교 민병대가 자행한 사브라와 샤틸라 난민학살 사건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자신의 믿음이 깨졌다"고 시인했다. 그는 자신이 유대인이었지만, 이스라엘 군의 묵인 하에 자행된 민간인에 대한 살육을 휴머니즘적 차원에서 접근해 사건의 전모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내용을 객관적 시각에서 파헤쳤다. 1987년 시작된 팔레스타인 봉기에 대해서도 프리드먼은 유사한 접근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봉기를 '지진'이라고 묘사한 그는 자신의 민족인 유대인에 대한 저항을 그 원인부터 차분하게 짚어가면서 상황을 전달하려는 제3자적 자세를 보여주었다. <평화, 멀지만 가야 할 길> 팔레스타인 분쟁은 힘을 앞세운 현실의 축과 역사적 정통성에 집착하는 생존의 축이 서로 충돌한 사건이다. 1,800년 동안 그 땅의 주인으로 살아온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이 쫓겨나고 1948년 이스라엘이 건설되면서 비극은 시작되었다. 심지어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에서 기존의 아랍 영토까지 점령하여 자국 영토화를 꾀했다. 여기에다 미국은 중동의 막대한 석유자원과 전략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철저하게 이스라엘을 두둔해왔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거부권까지 행사하면서 아랍 점령지로부터의 즉각적 철수라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이행을 막았고, 나아가 점령지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하는 이스라엘의 위법 행위를 방관했다. 비무장의 팔레스타인 아랍인들 입장에서는 사제폭탄을 안고 뛰어드는 자살공격이 유일한 저항수단이 되어버렸다. 특히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당위성에 가려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잔혹한 테러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그리하여 그에 대한 응징으로 미사일과 전투기를 동원해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는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미국의 개입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평화협상이 진행중이지만,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와 이스라엘군 간의 연이은 보복전과 무장단체들의 휴전선언 파기로 단계적 중동평화 이행안(로드맵)은 혼돈에 빠져 있다.. 2001년 강경파 샤론이 이스라엘 총리가 된 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립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무력항쟁에 이스라엘은 가차없는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9.11 미국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자살 테러는 팔레스타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어 그 해결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프리드먼이 이 책을 쓴 후 꽤 시간이 흘렀지만,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에서 변한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과 이후 양측의 평화 공존이라는 기본과제는 지금도 달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양 민족의 종교 및 생사운명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변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개인적 관찰과 인터뷰를 삽입해 마치 소설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내부 사정을 심도 있게 파헤쳤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는 복잡하고 난해한 중동의 정치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우리 정부는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라크에 군대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논리가 팽팽한 가운데 파병해야 한다는 쪽의 논리로 대두된 것은 크게 미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북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과 전후 재건사업 참여라는 정치·경제적 논리였다. 이처럼 처음에는 우리와 상관없는 전쟁이었지만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 지구촌의 현실이다. '중동을 알면 세계가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중동 문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