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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디자인 박물관
영국 〈디자인 뮤지엄〉과 함께 떠나는 세상을 바꾼 50가지 디자인 여행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은 런던 템스 강변에 위치한 명소이자 작지만 중요한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디자인 뮤지엄이 기획한 『세상을 바꾼 50가지 의자』를 시작으로 자동차, 신발, 드레스 등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디자인 분야의 주요한 오브젝트를 선정해 소개한 디자인 뮤지엄 시리즈가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책에 대한 소개에 앞서 이 책을 기획하여 세상에 내놓은 디자인 뮤지엄에 대해 알아보자. 현대 영국 디자인의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손꼽히는 테렌스 콘란 경이 1989년 설립해 세계 최초의 디자인 박물관이라 일컬어지는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 아무런 수식 없이 일반 명사를 고유한 이름으로 채택한 영국식 대담함으로 인해, 사람들은 흔히 '디자인 뮤지엄 런던'이라 부르기도 한다. 설립 이래 가구에서 그래픽, 건축부터 산업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현대 디자인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의미 있는 전시와 연구활동, 이벤트를 기획해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급부상했다. 디자인 뮤지엄의 큐레이터 데얀 수딕은 자신들의 사명을 '디자인을 알리고, 디자인으로 즐겁게 하고, 디자인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디자인 뮤지엄은 '디자인과 건축을 문화적 의제로 이끌어 내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 그러한 맥락에서 『세상을 바꾼 50가지 자동차』를 비롯한 '세상을 바꾼 50가지 디자인 시리즈'는 디자인 뮤지엄이 꾸준히 제기해 온 '사회와 적극적으로 관계 맺는 디자인'이라는 문제 의식을 대중과 즐겁게 소통하기 위해 내놓은 디자인 뮤지엄다운 명쾌한 해답이다. 세상을 바꾼 건 단지 50가지 의자, 자동차, 신발, 드레스 "미국에서는 왜? 이 돈 많고 힘센 나라에서 왜, 맨해튼 파크애비뉴에는 아름다운 건축물이 즐비한데, 1마일만 나가도 믿기지 않는 이 빈곤과 비루함이 있단 말인가? 사회가 어떻게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둘 수 있단 말인가?" (테렌스 콘란 인터뷰 '디자인의 지존 테렌스 콘란' 네이버 캐스트) 디자인 뮤지엄의 설립자 테렌스 콘란 경은 미국에 처음 갔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국가는 모든 국민을 위해 정말 잘, 영리하게 디자인된 시설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는 나라들을 우리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테렌스 콘란과 디자인 뮤지엄은 '세상을 바꾼 건 단지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거대한 토목공사, 달로 간 우주선, 심오한 물리학적 발견…… 이런 것만으로 세상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람과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 사이에는 언제나 컨버스 스니커즈 혹은 알바 알토의 스태킹 스툴 의자가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디자인은 (만유인력 법칙보다는) 우리와 더 가까운 세상이며 그래서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을 바꿔 온 인간의 상상력, 사물, 디자인은 무엇이었는지 단 50가지 주요 아이템으로 일괄할 수 있게 기획된 '디자인 뮤지엄: 세상을 바꾼 50가지 디자인' 시리즈는 우선 1차분으로 의자, 자동차, 신발, 드레스 편을 내놓았다. 01. 세상을 바꾼 50가지 의자 스타트랙 우주선 조정실 의자, 복제품으로 익숙한 오리지널, 그리고 미래의 의자까지 50가지 명품 의자의 디자인 스토리 『세상을 바꾼 50가지 의자』는 생활 속 가구이자 시에 가까운 예술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현대 가구 디자인의 역사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소개된 의자의 디자이너들은 미스 반 데어로에와 같은 위대한 건축가부터 찰스 임스와 레이 임스 부부와 같은 인테리어 디자인계의 예술가에 이르기까지 디자인과 건축계의 주요 인물들이다. 세계적인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급의 이 의자들은, 하지만 의외로 우리 눈에 친숙하다. IKEA 매장에서 보았음직한 알바 알토의 스태킹 스툴, 모던한 카페에서 앉아 본 아르네 야콥슨의 모델 3107처럼 생각보다 흔한 아이템도 상당수다. 소개된 의자들은 책의 제목처럼 세상을 바꾸어 온 것이다. 이 의자들은 디자인의 전범으로 수많은 아류작과 복제품을 낳아 왔다. *표지사진: 옷을 벗은 아름다움 '팬톤' (베르너 팬톤 作, 1968년) 팬톤은 야콥슨의 모델 3107처럼 뜻하지 않게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영국의 패션 잡지 「노바Nova」에서 '남편 앞에서 옷 벗는 법'이라는 제목의 포토 에세이를 게재했는데, 이 기사는 음란하다는 이유로 독자들로부터 엄청난 혹평을 들었다. 에세이와 함께 사진이 실린 팬톤은 덩달아 질타를 받아야 했다. ('남편 앞에서 옷 벗는 법: 팬톤에 앉은 아만다 리어'라는 기사에서, 여자 모델은 빨강 팬톤 의자에 앉아 나체가 될 때까지 옷을 벗은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 준다. 논란이 일긴 했으나 팬톤의 관능미를 돋보이게 한 포토 스토리였다.) 02 세상을 바꾼 50가지 자동차 놀라운 상상력과 기술, 빠른 속도, 매력적인 스타일로 세상을 변화시킨 자동차 50대의 디자인 스토리 자동차는 예술이고, 공학이며, 산업이다. 디자인 뮤지엄과 진행한 이 멋진 프로젝트를 위해 수많은 자동차 가운데 가장 재미있고 감성적인 오브젝트만을 선정했다. - 앤드류 나훔Andrew Nahum | 영국 왕립예술학교 자동차 디자인과 교수 『세상을 바꾼 50가지 자동차』는 미국을 자동차 종주국 자리에 올려놓은 포드 모델 T부터 초소형 친환경 자동차인 스마트에 이르기까지 콘셉트카와 대중차, 슈퍼카를 아우른다. 50대의 차들은 저마다 세상을 바꿀만한 개성을 지녔다. 비록 그 중에는 벅민스터 풀러의 다이맥시온 같은 위대한 실패도 있지만. * 표지 사진: 재규어 E-타입 (1961년) 1960년대 영국의 아이콘, 재규어 E-타입Jaguar E-Type의 모습. 1950년대 르망 레이스를 휩쓴 재규어 D-타입은 항공기 제작의 첨단 공기역학 지식과 기술로 다듬어졌다. 이로 인해 경쟁차들보다 더 빠른 속도를 내면서도 높은 주행 안정성을 자랑했다. D-타입의 성능을 상속받은 일반도로용 차라 할 수 있는 E-타입은 경주차처럼 보이는 멋진 외관이 돋보인다. 당시 '여자 꼬시는 차'라고 비하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페라리와 애스턴 마틴의 반값으로 시속 240km를 내는 E-타입은 멋진 스타일과 진정한 기술력이 조화를 이룬 경제적 슈퍼카라 하겠다. 03 세상을 바꾼 50가지 신발 "언젠가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플라스틱 하이힐을 신어 보리라!" 기상천외한 신발을 신고 디자인 세계를 여행하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신발』의 표지를 장식한 지미 추 구두. 「섹스 앤드 더 시티」에서 캐리 브래드 쇼는 지미 추에 열광하고 마놀로 블라닉을 숭배하는 뉴욕산 '구두의 여왕'이다. 뉴욕의 유행 사이클은 고작 3주 정도라고 하는데, 그 엄청난 스피드가 뉴욕을 세계 패션의 중심으로 이끄는 힘이라고 한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신발에 든 신발들은 지미 추처럼 탁월한 디자인과 함께 신화에 가까운 행운을 동반하고 있다. 그 중에는 자하 하디드의 미래 건축물과 같은 작품 수준의 구두도 있지만 한국의 푸른 벌판을 걷다가 착안한 건강 슈즈 MBT, 와플 기계에서 태어난 나이키 와플 트레이너 같은 친숙한 아이템도 포함되어 있다. 패션지 「보그」의 피처 디렉터 김지수는 이 책을 번역하고 나서 "언젠가는 운동화와 슬리퍼로 분리되는 스테판 영의 다용도 신발과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플라스틱 하이힐을 신어 보리라." 다짐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기상천외한 신발을 신고 디자인 세계를 여행하는 즐거움"을 함께할 수 있다고 권한다. *표지사진: "나 지금 내 지미 추를 잃어버렸다고요!" '깃털 트림 구두' (지미 추, 1998년) 1998년 「섹스 앤드 더 시티」에 지미 추에 관한 에피소드가 방송된 이후로, 이 브랜드는 패션 산업이라는 대중문화에서 전 세계적으로 질투를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위치에 오른다. 누가 그 유쾌한 순간을 잊을 수 있겠는가. 구두의 여왕 캐리 브래드쇼가 여행 중 라일락 스웨이드 깃털 트림 구두를 잃어버렸을 때다. "기다려요!" 그녀는 외쳤다. "나 지금 내 지미 추를 잃어버렸다고요!" 하룻밤 사이 지미 추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다음 해부터 오스카 시상식 레드 카펫에는 우아하고 반짝이는 지미 추가 빠짐없이 등장했다. 04 세상을 바꾼 50가지 드레스 "이렇게 새로운 패션 세기에 대한 탐험은 진행되고 있다." 패션의 과거 속에서 발견하는 미래의 스타일 『디자인 뮤지엄』의 '세상을 바꾼 50가지' 시리즈 1차분의 마지막을 드레스가 장식한다. 혹시 여성들만이 입는 옷에 불과한 드레스가 세상을 바꾸었다는 주장에 동참하고 싶지 않을지 모르지만, 한 패션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한다. "패션은 곧 여성들이 개성을 표현하도록 하고, 남녀 평등을 실천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 엘자 스키아파렐리"라고. 『세상을 바꾼 50가지 드레스』는 여성 패션 스타일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드레스가 오랜 시간 동안 이러한 주장을 충분히 펼쳐 왔음을 흥미롭게 증명한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드레스』의 첫 작품은 1915년의 '델포스 플리츠 드레스'로 고대 그리스 의상을 재해석한 위대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20세기 초반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모더니티의 시대에 전통 스타일과 기술로 반기를 든 것이다. 이 그리스식 드레스는 또한 꽉 조이던 19세기 여성 의상과 달리 활동적이면서도 여성적인 곡선이 강조되었다. '아름다운 옷 속에 여성을 대표할 만한 시대정신을 담을 것', 델포스 플리츠 드레스는 세상을 바꾼 드레스의 조건을 이같이 내걸고 책을 시작한다. 드레스는 여성들의 옷이다. 또한 여성들에게도 특별한 옷이다. 이 책은 『디자인 뮤지엄』 시리즈 중에서도 '특별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세계? 큰 영향을 미치는' 아름다운 패션의 무대를 다루고 있다. 여왕, 할리우드 배우, 스타 디자이너와 모델, 사랑에 빠진 여자들이 주연을 맡았다. *표지사진: 리틀 블랙 드레스 (위베르 드 지방시, 1961년) 그 자체로 독보적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온 세상을 매혹시킨 오드리 헵번의 드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