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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_ 중무동 중무출판추진회에서 첫 번역작을 내며
추천하는 말, 하나_ 시대의 대가 사마령-무협소설의 새로운 시대적 의미 추천하는 말, 둘_ 사마령을 소개하는 기쁨 제47장 신외화신 제48장 성풍혈우 제49장 약기결투 제50장 거대한 표물을 담보로 애한쌍선을 만나다 제51장 기이한 한정유정검을 전수하다 제52장 황금총 기관 속에서 거듭 위험에 처하다 제53장 사진을 파하니 또다시 신외신이 나타나다 제54장 전갈처럼 독하여 며느리를 죽이고 또 아들도 죽이다 제55장 진상이 밝혀지고 한칼에 원흉을 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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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알’이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사람을 놀라게 하는 긴 휘파람 소리가 들리더니 백의인이 검을 들고 신검 호일기를 향해 번개처럼 날아 들어왔다. 그 속도는 기이하게 빨랐으며 사람을 모골송연 하게 만드는 휘파람 소리에 예리하기 그지없는 검기가 이미 호일기의 가슴 앞까지 찔러 들어왔다. 곁에 있던 병개는 호일기와 료진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비록 백의인에 대한 감시를 놓지 않고 있었지만 상대방이 이렇게 생각지도 못하게 기쾌한 신법으로 공격해 들어올 줄 몰랐다. 위급한 중에 장봉을 맹렬히 출수하여 백의인의 허리를 향해 비껴들어가며 공격을 막아섰다.
--- p.27 무명씨는 적수공권으로 표정이 없이 왕건의 창끝이 찔러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갑자기 손목을 뒤집어 창두를 향하여 날렸다. 이 일초로 충분히 이 사람의 자신감이 대단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만약 자신의 무공이 상대방에 비하여 아주 높다고 하는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왕건을 눈 아래 두지도 않을 것이며, 어디 이와 같이 대단한 기세로 질러들어오는 창 끝에 맨손을 내밀겠는가? --- p.51 그들 일행은 모래 먼지와 혹독한 더위를 무릅쓰고 계속하여 앞으로 질주했다. 심우의 마음속은 의혹이 넘쳤다. 괴상한 것은 일행 세 사람이 적운용 등과 헤어진 뒤 줄곧 질주하여 위험하다고 하던 몇 곳을 지나쳤고, 두 세 곳의 작은 진의 장거리를 질러왔지만 모두 무사한 것이었다. 심우의 경계심도 누그러들었다. 일행 세 사람은 점심 때 장터에서 점심밥을 먹고 잠깐 휴식하고 난 뒤 곧 길을 다그쳤다. 해는 서산 마루에 걸려 날은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한낮의 무더위가 사라지고 초가을을 맞는 저녁 바람이 불자 시원한 감을 느끼게 했다 --- p.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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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삼검객이자 사대천왕, 사마령의 작품이 다시 깨어난다
우리나라에는 고룡, 김용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마령은 이미 제갈청운, 와룡생, 고룡과 함께 대만의 삼검객이자 사대천왕으로서 신파무협소설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며, 장계국, 상관정, 섭홍생, 고룡 등의 많은 무협소설 작가와 평론가들이 그의 작품을 칭송하였다. 특히 고룡은 사마령에 대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만의 유명 무협소설 작가 중에 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도 여럿인 만큼 ‘무협 세계’에서 사마령의 입지는 절대 좁지 않은 것이다. 문학의 그릇에 담은 삼라만상의 집합체 중국 무협소설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그것을 현실 세계와 완벽히 동떨어진 허구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배경은 분명 중국이 맞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것을 먹고 입고 말하는 사람이 맞음에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가진 초인적인 능력 때문이리라. 평범한 사람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어마어마한 무공과 기백 그리고 현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영웅의 풍모가 무협소설을 ‘현실’이 아닌 것으로 느끼게 하는 장치이다. 이런 요소가 있어야만 무협소설은 재미가 있다. 소설 속의 인물, 특히 주인공이 우리와 똑같은 범인(凡人)이거나, 무술을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유단자’ 수준에 그칠 뿐이라면 소설로서의 재미는 반감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독자를 작품 속으로 빨아들이지 못한다. 독자가 작품에 깊이 매료될 수 있는 건 이런 허구성 짙은 인물이 서 있는 배경이 곧 현실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마령의 소설은 독자를 매료시킬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은 문학으로서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녔을 뿐 아니라, 유불도 3대 종파의 학설, 천문, 지리, 의술, 풍수, 고고, 서화 등 세상의 모든 것을 아우르며, 충, 효, 인의 덕목을 독자들이 무의식적으로 깨닫게 해 준다. 즉 현실과 허구를 적절히 조화시켜 ‘알맹이가 있는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마령의 작품이라는 말이다. 이 책 “무도연지겁”도 그렇다. 등장인물들의 어마어마한 무예 실력, 기를 끌어 올려 사람을 치료하는 모습, 보통 사람은 놀라 까무러칠 만한 내공 등 모두 현실세계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배경에는 각 인물의 인간적인 모습이 있어 그들에게 공감하고 감정을 이입할 수가 있다. 아버지가 지은 죗값은 아들이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나 애림과 심우, 려사, 호옥진 그리고 춘희와 사진 사이에 얽히고설킨 애정과 증오 그리고 고뇌와 갈등 같은 것은 지극히 현실적이며 평범한 인간 세상의 모습이다. 즉 “무도연지겁”이 매력적인 것은 순수한 문학이라는 그릇에 이 세계의 삼라만상을 담았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의 묘사 이 책을 읽다 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그럴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지고, ‘그럴 수밖에’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즉 논리를 벗어나는 인물이 없다는 말이다. 현대문학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고전문학에서는 무수한 필연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야기 전개상 ‘그래야만 하는’ 인물들이 무수히 많다. 인물의 성격이 갑자기 바뀌는 일도 있다. 하지만 사마령의 작품은 고전임에도 논리성과 개연성을 깨트리지 않는다. 심우는 심우 나름대로, 애림은 애림 나름대로 간직한 고통으로 말미암은 행동을 보여주고 있고, 춘희와 사진의 변화 역시 어떤 특정한 계기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결코 그것이 갑작스럽다거나 황당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이해가 없었다면 결코 이런 논리적인 전개는 펼칠 수가 없다. 사마령의 작품 속에서 생동감 넘치면서도 결코 비논리적이지 않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와 같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작품은, 그리고 이번 “무도연지겁”은 고루하지 않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