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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_중무동 중무출판추진회에서 첫 번역작을 내며
추천하는 말, 하나_ 시대의 대가 사마령-무협소설의 새로운 시대적 의미 추천하는 말, 둘_ 사마령을 소개하는 기쁨 제1장 어촌에서 칠살도의 진공을 연마하다 제2장 려사의 위장살기를 깨뜨리다 제3장 천 리 길을 걷고 춘희는 명사에 투신하다 제4장 난심을 연마하여 환골탈태하다 제5장 추격을 피하여 동종 안에 몸을 숨기다 제6장 옛일이 한 쌍의 원앙을 원수로 만들다 제7장 기연을 만나 심우는 보도를 얻다 제8장 비급을 훔칠 계책으로 두 명의 신투를 유혹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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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사는 입가에 한 가닥의 냉소를 머금고 칼을 휘둘렀다. 려사의 도세가 일어난 곳에 섬광 같은 기이한 도형이 생겼다. 이러한 자세는 그의 장도가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로 가는지 눈으로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라, 사람들은 그가 칼을 휘둘러 긋고 쪼개고 베는 것을 도저히 쫓을 수가 없었다.
조곤은 온 힘을 모아 한연대를 가로 들어 그의 일도를 막았다. 병기가 서로 부딪치며 귀청을 째는 듯한 소리가 이어졌다. 마침내 려사가 다시 칼을 물렸다. 조곤 역시 한 번 막고 나서 네다섯 보나 물러나서야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등씨 형제 쪽에서는 대성갈채가 나오고 사람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조곤 어르신, 이 일초식은 훌륭했습니다.” --- pp.64-65 심우는 돌연 친절하고도 명랑한 웃음을 띠고 조금도 주저 없이 오른손을 내밀어 애림의 아래턱을 받쳐 들고 좌우 양쪽으로 살피다가 나중에는 약간 높이 쳐들어 그녀의 얼굴이 위로 살짝 위로 향하게 하였다. 심우의 이런 행동에도 애림은 상상외로 조금도 반항하지 않고 심지어는 사람을 미혹하는 웃음까지 떠올렸다. 옆 상의 식객들은 모두 놀랍고 이상하여 이 한 쌍의 젊은 남녀를 훑어보았고 그들이 공공장소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지나치게 담이 크다고 여겼다. 심우는 사람들의 거동을 보고 난 뒤에도 의연히 손은 놓지 않고 말했다. --- p.256 온 가게 안 사람들은 무공을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모두 깜짝 놀라서 멍해지고 말았다. 심우의 한 줄기 도기는 정면의 선홍을 압박하여 밀어냈을 뿐만 아니라, 가게 안의 다른 사람들이 모두 무시무시한 위세에 간담이 서늘해지게 하였다. 보통 사람들은 그가 매우 강하다는 것만 알았지만, 무림의 고수들은 이 한 줄기 도기가 이미 심도합일心道合一도달한 것 같아 그 어떤 견고한 것이라도 모두 짓부술 수 있는 위세를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이 같은 무서운 도기를 발출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일류 고수에 속하고, 보통 고수와는 비할 수 없었다. --- p.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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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삼검객이자 사대천왕, 사마령의 작품이 다시 깨어난다
우리나라에는 고룡, 김용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마령은 이미 제갈청운, 와룡생, 고룡과 함께 대만의 삼검객이자 사대천왕으로서 신파무협소설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며, 장계국, 상관정, 섭홍생, 고룡 등의 많은 무협소설 작가와 평론가들이 그의 작품을 칭송하였다. 특히 고룡은 사마령에 대한 존경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만의 유명 무협소설 작가 중에 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도 여럿인 만큼 ‘무협 세계’에서 사마령의 입지는 절대 좁지 않은 것이다. 문학의 그릇에 담은 삼라만상의 집합체 중국 무협소설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그것을 현실 세계와 완벽히 동떨어진 허구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배경은 분명 중국이 맞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것을 먹고 입고 말하는 사람이 맞음에도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가진 초인적인 능력 때문이리라. 평범한 사람은 결코 가질 수 없는 어마어마한 무공과 기백 그리고 현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영웅의 풍모가 무협소설을 ‘현실’이 아닌 것으로 느끼게 하는 장치이다. 이런 요소가 있어야만 무협소설은 재미가 있다. 소설 속의 인물, 특히 주인공이 우리와 똑같은 범인(凡人)이거나, 무술을 하더라도 우리가 아는 ‘유단자’ 수준에 그칠 뿐이라면 소설로서의 재미는 반감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독자를 작품 속으로 빨아들이지 못한다. 독자가 작품에 깊이 매료될 수 있는 건 이런 허구성 짙은 인물이 서 있는 배경이 곧 현실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마령의 소설은 독자를 매료시킬 충분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은 문학으로서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녔을 뿐 아니라, 유불도 3대 종파의 학설, 천문, 지리, 의술, 풍수, 고고, 서화 등 세상의 모든 것을 아우르며, 충, 효, 인의 덕목을 독자들이 무의식적으로 깨닫게 해 준다. 즉 현실과 허구를 적절히 조화시켜 ‘알맹이가 있는 문학’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사마령의 작품이라는 말이다. 이 책 “무도연지겁”도 그렇다. 등장인물들의 어마어마한 무예 실력, 기를 끌어 올려 사람을 치료하는 모습, 보통 사람은 놀라 까무러칠 만한 내공 등 모두 현실세계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배경에는 각 인물의 인간적인 모습이 있어 그들에게 공감하고 감정을 이입할 수가 있다. 아버지가 지은 죗값은 아들이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나 애림과 심우, 려사, 호옥진 그리고 춘희와 사진 사이에 얽히고설킨 애정과 증오 그리고 고뇌와 갈등 같은 것은 지극히 현실적이며 평범한 인간 세상의 모습이다. 즉 “무도연지겁”이 매력적인 것은 순수한 문학이라는 그릇에 이 세계의 삼라만상을 담았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의 묘사 이 책을 읽다 보면 느낄 수 있겠지만,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그럴 수밖에’ 없는 성격을 가지고, ‘그럴 수밖에’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즉 논리를 벗어나는 인물이 없다는 말이다. 현대문학에서는 드문 일이지만, 고전문학에서는 무수한 필연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야기 전개상 ‘그래야만 하는’ 인물들이 무수히 많다. 인물의 성격이 갑자기 바뀌는 일도 있다. 하지만 사마령의 작품은 고전임에도 논리성과 개연성을 깨트리지 않는다. 심우는 심우 나름대로, 애림은 애림 나름대로 간직한 고통으로 말미암은 행동을 보여주고 있고, 춘희와 사진의 변화 역시 어떤 특정한 계기로 말미암은 것이기 때문에 결코 그것이 갑작스럽다거나 황당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의 심리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이해가 없었다면 결코 이런 논리적인 전개는 펼칠 수가 없다. 사마령의 작품 속에서 생동감 넘치면서도 결코 비논리적이지 않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와 같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작품은, 그리고 이번 “무도연지겁”은 고루하지 않고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