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구름 위에서의 추락
2. 냉혹한 규칙 3. 새로운 삶의 시작 4. 존재와 부재 5. 운명의 시작 6. 사자바위의 끝 7. 오파렐 중위와의 만남 8. 위험한 제안 9. 목숨을 건 거래 10. 자유의 노래 11. 다시 울린 전화벨 12. 시작되는 전쟁 13. 활주로에서의 비행 14. 여왕의 방황 15. 시날로아의 기억 16. 무거운 짐 17. 12년 만에 열린 검은 문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
Arturo Perez-Reverte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의 다른 상품
|
이제 모든 에너지와 의욕을 다 상실해버린, 아니 마지막 한 방울마저 고갈되어버린 상태에서 그저 그 사실을 숨기고 있을 뿐이에요. 그렇게 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당신은 상상조차 못할 거예요. 왜인지 아세요? 이런 삶을 선택한 게 나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늘 다른 사람들이 써준 이야기대로 살아왔던 거지요. 당신, 파티,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요. 그러니 이 얼마나 멍청한 짓이에요? 나는 평범한 삶도 싫지만, 이런 나의 삶도 정말 싫어요. 내 속에 깃들여 있는 자그마한, 기생충 같은 삶은 더더욱 싫고요. 나는 사실 이미 오래 전에 깨닫기를 포기해버린 그 무엇으로 인해 병들어 있었어요. 그런 사실에 대해 입을 다물어 버렸으니 정직하지 못한 삶을 살아온 셈이지요. 그런 식으로 살아온 세월이 벌써 12년이에요. 거짓으로 위장하고 침묵하며 살아온 세월이요.
―-- 무거운 짐 |
|
테레사 멘도사는 아주 영리하고 재빠른 여자였습니다. 위험천만한 세계에서 그녀가 이룩해낸 업적은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래키기에 충분했지요. 위험에 처한 적도 많았지만 운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쾌속정을 타고 남자친구를 돕던 여자에서 내가 그녀를 처음 알게 된 오늘의 그녀까지,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역사를 거쳤으니까요. 잡지에 난 르포 기사도 읽으셨을 줄 압니다. 《올라!》나 다른 잡지에 난 사진들도 보셨을 테구요. 아주 세련되어졌지요? 품위에 지성까지 겸비하고. 게다가 힘도 있지요. 사람들은 그녀를 일컬어 하나의 ‘전설’이라 하더군요. ‘남부의 여왕’. 기자들은 그런 별명으로 부르던데……. 우리는 여전히 멕시카나라고 부릅니다.
―-- 위험한 제안 |
|
그녀 옆에는 여전히 한 남자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하지만 쿨리아칸에서 이미 깨달았듯 그녀는 이제 다시는 그 그림자가 자신을 공포와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이라는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분별력 있는 호기심으로 모든 사물을 훨씬 더 치밀하게 분석했다. 그래서 그녀는 한때 구에로가 곁에 있었던 반쪽짜리 사진과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세 여인 속에 존재하는, 점점 더 커져만 가는 차이점에 대해 스스로 자문해보곤 했다. 눈을 휘둥그렇게 뜬 사진 속의 젊은 여인과, 시간의 흐름 속에 세상의 다른 편에 와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테레사, 그리고 거울 속에서 두 여인을 지켜보고 있는 미지의 또 다른 여인 속에 존재하는.
―-- 운명의 시작 |
|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 나는 모퉁이의 택시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헤네랄 아나야를 항해 천천히 빗속을 걸어 내려갔다. 이제야 그토록 알고 싶어했던 사실들을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았다. 어둠 속에 감추어져 있던 모서리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그간 사실이건 혹은 꾸며 낸 이야기이건 간에 테레사 멘도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온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퍼즐 조각처럼 하나씩 끼워 맞춰지는 것 같았다. 최초의, 아니 반쪽자리로 남아 있는 그 사진 속의 여인에서부터 테이블 위에 권총을 올려놓은 채 나를 맞이했던 오늘의 그 여인에 이르기까지. 물론 그사이를 잇는 연결 고리가 완전한 것은 아니었지만, 머지않아 나머지 퍼즐 조각까지도 찾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 구름 위에서의 추락 |
|
멕시코 마약 밀매 카르텔에서 마약을 운반하던 연인 구에로가 죽고 난 후, 테레사는 그 세계의 규칙에 따라 살해될 위험에 처한다. 하지만 연인의 비밀 다이어리를 주는 대가로 구에로의 대부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살아 나 스페인에 정착,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상처받은 마음을 닫고 외로이 살아 가던 중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데, 불행히도 그 역시 마약 밀매업자이다.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남자를 기다리는 일에 지친 그녀는 남자의 동업자가 되고, 점차 마약 밀매업에 발을 들여놓는다. 하지만 함께 운송을 나갔던 어느날 밤, 세관 감시선에 쫓겨 남자는 죽음을 맞이하고 그녀는 감옥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파트리시아는 그녀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한다. 테레사는 파트리시아의 제안으로 출옥 후 함께 숨겨진 마약을 찾으면서 일대 전환을 맞는다. 목숨을 건 위험한 거래 후, 테레사는 마약 밀매업계의 중요한 인물로 자리 잡게 되고, 점차 사업을 늘려 가면서 기자들에게 유럽과 아메리카 남부를 장악한 ‘남부의 여왕’이라 불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테레사에 대한 사랑을 견디지 못한 파트리시아의 자살과 믿었던 동업자이자 애인인 남자의 배신으로 테레사는 절망에 빠진다. 한편 멕시코에서 그녀를 없애기 위해 사람이 오고, 구에로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통쾌한 반전을 거듭하게 된다.
|
|
영화처럼 속도감 있는 전개, 상상을 초월하는 통쾌한 반전, 여성의 내면을 심도 있게 그려 낸 탁월한 심리 묘사!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비견할 만한 작품이라고 극찬받은 『뒤마 클럽』, 바다를 배경으로 모험과 문학에 대한 열망을 펼쳐 보인 『항해지도』, 체스 게임을 통한 두뇌 게임을 보여 준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으로 우리나라에 지적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오랜 기자 생활에서 비롯된 독특한 글쓰기로 ‘레베르테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한 그는, 스페인 문학의 대가들로 이루어진 명예로운 인스티튜트 ‘한림원’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등재된 천재 작가이기도 하다. 현란한 지적 탐험과 흥미진진한 추리 구조를 기반으로 한 문학성과, 출간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대부분의 작품이 증쇄를 거듭하는 등 대중성까지 인정받은 그는, 유럽에서 확고한 위치를 굳힌 스페인 대중문학의 대가이다. 레베르테는 데뷔 이후 꾸준한 창작 활동을 보이며 탁월한 작가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데, 신간 『남부의 여왕』도 그 행보의 연장선에 있다. 평단에서 “레베르테의 작품 중 내용과 형식 면에서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 “뛰어난 소설적 상상력과 이야기 구성력이 돋보이는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작품은, 출간 두 달 만에 35만 부가 판매되고 16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었으며 현재 스페인에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는, 레베르테 최고의 소설이다. 레베르테는 기존의 작품에서 중세의 비밀을 담고 있는 고서, 살인 사건이 얽혀 있는 패널화, 바다 밑에 가라앉은 보물선 등 미스터리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끌어 갔는데, 『남부의 여왕』에서는 미스터리의 소재로 여성의 내면세계를 택했다. 그리고 이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풀어 가기 위해 멕시코 여인의 삶 속으로 뛰어들어, 철저히 여성의 시각으로 세상을 탐구했다. 『남부의 여왕』은 하나의 완전한 세상이라고 믿었던 연인이 죽은 후 삶과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 폭력과 탐욕이 지배하는 마약 밀매업계에 뛰어들어, 결국 남부를 아우르는 전설적 존재 ‘남부의 여왕’이 된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레베르테는 작중 화자인 르포 기자가 추적한 테레사의 일생과 소설 형식으로 그린 그녀의 삶을 직조하듯 엮었는데, 이러한 입체적인 구성에는 여성의 내면을 객관적이고 다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작가의 치밀한 의도가 숨어 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가녀린 여자에서 남성을 제압하는 여왕으로 군림하게 된 한 여인의 강인한 내면과 통쾌한 반전이다. 남자의 몸으로 여성의 내면을 심도 있게 그려 낸 탁월한 심리 묘사는 레베르테의 작가적 재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고, 한 여인이 가부장적인 남자들의 세계에서 승리를 거두는 통쾌한 반전은 독자들에게 온몸에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것을 느끼게 할 것이다. 그래서 작품의 배경은 남성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마약 밀매 세계지만, 정작 유럽에서 『남부의 여왕』에 열광한 독자층은 여성이었다. 또한 이 작품은 추리적 기법, 풍요로운 현학성, 마술적 재미로 요약할 수 있는 레베르테의 작품의 특징에서 지적 무게를 뺀, 쉽고 빠르게 읽히는 작품이다. 현학적 추리 구조 대신 속도감 있는 영화처럼 호탕하게 전개되는 구성은, 잘 읽히면서 인생과 인간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저자는 이 작품을 집필하기 위해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은 레베르테가 멕시코의 어느 주점에서 들은 노래 한 곡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것이다. 마약 밀매업자의 삶과 죽음이 담긴 3분짜리 노래를 한 권의 완성도 높은 소설로 엮어 낸 탁월한 이야기꾼, 레베르테. 책을 읽는 내내 진한 멕시코 내음과 끈끈한 음악을 상상하게 되는 것은 그의 놀라운 상상력의 영향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