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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를 내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조선 최고의 부자 경주 교동의 최 부잣집 곧은 도리를 지키다 죽일지언정 도리를 굽혀서 살지 말라 안동 내앞마을의 의성 김씨 종택 재물과 사람과 문장은 절대 빌리지 않는다 경상북도 영양의 조지춘 종택 한국의 살롱 문화, 계산풍류 광주 광곡동의 기세훈 고택 의리와 절개를 지키며 사는 삶 경상남도 거창의 초계 정씨 동계고택 덕을 쌓아 얻은 명문 서울 안국동의 윤보선 고택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에게는 덕을 쌓는다 남원 호곡마을의 죽산 박씨 몽심재 돈보다 더 귀한 유산 대구 인홍마을의 남평 문씨 인수문고 하늘과 땅의 조화로 지은 집 전라남도 진도의 양천 허씨 운림산방 가슴에 우주를 품다 충청남도 예산의 추사 김정희 고택 사람 보는 눈이 다르다 익산 광암마을의 표옹 송영구 고택 자존심을 목숨처럼 여기고 살다 안동 금계마을의 학봉종택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강릉 운정동의 선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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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청소년 판 <명문가 이야기>는
저자 조용헌 교수는 이 책에 앞서 이미 <오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라는 책을 낸 바 있다. <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는 그 책을 청소년을 위하여 새롭게 고쳐 쓴 것이다. 그러니 <오백년 내력의 명문가 이야기>는 청소년판의 아버지뻘 되고 이 책은 자식뻘 된다. 하지만 부모와 자식이 닮은 듯 다르듯이, 이 책 역시 원전과 닮은꼴을 하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 인간의 삶과 정신을 말한다 조용헌 교수는 풍수지리의 달인이다. 본래 불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각처의 사찰과 암자를 답사하는 과정에서 풍수에 관심을 갖게 되어 지금은 풍수학 강의를 할 만큼 전문지식을 갖추게 되었다. ‘명문가 이야기’라고 그 제목은 같지만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전개된다. 즉 원전은 성인(成人)을 대상으로 쓴 책으로 당시 저자의 관심은 명가를 이루게 된 터, 즉 풍수에 그 초점이 맞추어졌다. 당연히 명가를 이룬 사람들보다는 명가의 위치, 산수의 흐름, 지기, 산맥 등 풍수에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제법 난해하게 느껴질 부분들도 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는 그 기획의도가, 한국적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명문가 정신을 통한 자존심의 회복이니만큼 풍수와 같은 천운에 의탁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그보다는 명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 명가를 지켜오는 사람들의 정신에 비중을 두었다.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최 부잣집 가훈과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이야기가 첫 장부터 등장하는 것이 그 의도의 반영이다. 이어 등장하는 삼불차 정신의 조지훈 종택 이야기도 그 서슬 퍼런 명가 정신이 책 전반을 메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또 이 책에는 최초의 양반 쿠데타로 기록되는 정희량의 이야기도 소상히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그 집이 명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풍수 때문이 아니라, 바로 명가를 지키는 정신 때문임을 말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는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 역사책보다 더 재미있는 역사 기행 현실 속의 역사책은 죽었다. 역사를 알고자 하는 흥미를 죽여버리기 때문이다. 진정한 역사책이란, 역사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게 하면서 자부심을 지켜주고 그런 가운데 올바른 길로 청소년을 이끌어줄 수 있어야 한다. <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는 명문가 속 이야기마다 풍부하고 재미있는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다. 또 그 역사와 관련된 풍부한 해설을 담아 재미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역사를 탐구할 수 있게 하였다. 몇 년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가 아니라, 명문가 사람들, 나아가 역사 속 인물들이 서로 어떻게 정신을 공유하며 사상적 흐름을 나누었는가가 한눈에 보인다. 일례로, 국어 따로 국사 따로 배우는 청소년들은 윤선도와 실학파의 흐름을 연관지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단절된 지식만을 암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횡적, 종적으로 이어진 역사의 씨줄과 날줄을 <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는 외울 필요 없이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살아 있는 역사책인 것이다. : 풍부한 사진자료를 통한 지적 공간과 여행의 쉼터를 옷도 대충 입고, 먹는 것도 되는대로 먹을 수 있다고 하지만, 사는 집만큼은 푸른 소나무 숲이 있는 아름다운 집에서 살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나는 의(衣)와 식(食)이 주는 멋과 맛보다 주(住)가 지니는 건축적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 강릉 선교장> 중에서 <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가 명문을 이루고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해도 명가 속 사람들이 살아낸 고택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역시 말로 집의 모양새와 자리 잡은 터를 이야기하는 것을 지양하고 청소년들이 직접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풍부한 칼라의 사진을 실었다. 이 책이 단순히 교양과 학습을 강요하는 책이 아니라, 즐겁게 읽을 수 있듯이 여유롭게 쉬어가듯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이다. 사진과 함께 들여다보는 저자의 글은 마음을 비운 여행처럼 편안하고 평화롭다. 자연을 사랑하고 운치를 알았던 선조들의 주거관 때문이다. 그렇다면 <쳥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는 아름다운 자연의 감상과 그에 담긴 선조들의 가치관을 함께 사색할 수 있는 책이다. 한국적 노블레스 오블리주 - 세계로 통하는 명가 정신 ― 한국에서 명문가라고 하면 과연 그 자격 기준은 무엇인가? 가장 보편적인 조건은 그 집 선조 또는 집안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느냐(How to live)’ 하는 문제이다. <본문> 중에서 흔히들 명문가라고 하면, 선대의 업적, 지위, 재산과 사회적 영향력 등을 조건으로 꼽는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것들은 외형적인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청소년을 위한 명문가 이야기>에는 경주 최 부잣집, 의성 김씨, 주실마을 조지훈 종택, 전남 광주 기세훈 고택, 안국동 윤보선 고택, 대구 남평 문씨 인수문고, 해남의 윤선도 고택 등 전부 15개의 종택과 가문 이야기가 나온다. 이 15개의 명가는 저마다 15가(家) 15색(色)을 자랑하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된 흐름만을 읽어낼 수 있다. 그것은 ‘소신 있는 생활 철학’이다. 벼슬이 높아야 명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았느냐’ ‘얼마나 진선미에 부합하는 삶을 살았는가’ 하는 문제는 어떠한 생활태도를 견지하며 살았는가 하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음의 이야기들은 그런 명문가의 생활 철학을 잘 드러낸다. ▲ “사방 백 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생활 철학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로마 시대에서부터 내려오는 서양의 리더십 철학으로 번역하면 ‘혜택받은 자들의 책임’ ‘특권계층의 솔선수범’ 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 로마의 귀족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솔선수범하여 최전선에 나가 싸웠으며 사회를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환원했는데, 이는 귀족이 농예나 평민보다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 철학이 로마의 천년을 지탱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바로 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있어 왔다고 강조한다. 경주 최 부잣집의 가훈이 바로 그것이다. “부자가 3대를 넘기기 힘들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富)는 것은 쌓는 것보다 지속하는 것이 더 어려운데 경주 최 부잣집은 12대나 만석꾼 집안을 이어왔고 그 바탕에는 바로 한국적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할 만한 가훈이 있었다.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은 하지 말라. 재산은 만 석 이상을 모으지 말라. 과객(過客)을 후하게 대접하라. 흉년기에는 남의 논밭을 사들이지 말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