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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재잡이 소년
2. 늪지대 사람들 3. 드럼통으로 끌어 올리다 4. 용골까지 썩다 5. 흡혈 진흙 벌레의 공격 6. 환상의 짝꿍 7. 망치 두드리는 소리 8. 수리공의 말 9. 도대체 몇 마리를 잡아야 하지? 10. 응접실에 갇힌 바닷가재 11. 덫 전쟁 12. 칠흑 어둠 속의 그놈 13. 잠에서 깨어날 때 14. 무슨 수를 써서라도 15. 커다란 물고기를 찾아서 16. 새빨간 도둑 17. 스키프 비어먼의 세 가지 규칙 18. 별들에게 무슨 일이 19. 안개로 세상을 만든다면 20. 숨을 채 가다 21. 쉬익 쉭 하는 소리가 다가오다 22. 물 위에 둥둥 떠서 23. 낸터킷 썰매를 타고 24. 안개 속의 천사 25. 문에 남은 꼬리 |
Rodman Philb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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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를 기리는 마음으로 바다 모험 잔치를 벌인다!
열두 살 소년 스키프에게 밀어닥친 문제는 한도 끝도 없다. 엄마 장례식 직후 텔레비전 소파에 ‘얼어붙은’ 아빠는 고난의 서두이고, 바닷물에 가라앉은 고기잡이배 로즈 호는 시련의 서설이다. 스키프는 몇 달 동안이나 동이 트기도 전에 일어나 배 밑바닥에서 물을 퍼내어 배가 가라앉지 못하게 애썼다. 혹시라도 아빠가 술병을 치우고 일어나 고기를 잡으러 갈지도 몰라서. 하지만 한땐 최고의 작살잡이였던 아빠는 고깃배가 물에 잠긴 난리판에도 소파에서 떨어질 생각조차 안 한다.
1993년『마이티』로 청소년 문학 활동을 시작해 2010년 뉴베리 아너상 수상에 이르기까지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받은 필브릭이 헤밍웨이를 기리는 마음은 각별하다. 2004년 『노인과 바다』를 기리는 마음으로 『소년과 바다』를 쓴다. 꼼짝달싹 않는 아빠를 대신해 저 혼자 고기잡이배를 끌어 올리는 옹골찬 고집쟁이 소년을 낳는다. 그리하여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의 저 유명한 말?인간은 죽는 일은 있을망정 패배하는 것은 아니다?을 열두 살 난 소년이 우리에게 들려주기에 이른다. 스키프가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 이야기’와 ‘물이 새는 배 이야기’에는 뉴잉글랜드 해안에서 성장해서 지금도 작가인 아내와 메인 주와 플로리다 주의 키스 제도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작가만이 써낼 수 있는 풍성한 바다 모험이 펼쳐진다. ‘거의 백만 살쯤 되어서 이제는 주로 잠을 자는 할아버지’와 환상의 짝꿍을 이뤄 가며 배를 고치고 가재 덫을 놓는 장면에는, 한때 항만 노동자로 배 만드는 일을 했던 작가만이 들려줄 수 있는 생생한 에피소드가 넘쳐 난다. 헤밍웨이에 견줘 전혀 손색없는 바다 체험이『소년과 바다』곳곳에서 흘러넘친다면, 문제는 산티아고 노인이 보여준 ‘운명과 대결해 보이는 인간의 모습’이다. 열두 살 소년 스키프에게도 그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면 과연 어떤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운명아 비켜라, 당기고, 당기고, 당긴다! 고깃배를 고치려는 궁리 끝에 자신의 쪽배로 돈벌이를 하러 나서지만, 스키프의 모든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어 버리는 부잣집 자식과의 덫 전쟁을 피할 수 없다. 패배 아닌 패배 끝에 어마어마한 값으로 팔려나가는 참다랑어를 보게 된다. “나한테 필요한 건 쥐꼬리만 한 다랑어라도 한 마리만 잡으면 다 되는데!” 결국 3미터짜리 쪽배를 타고 50킬로미터 먼 바다로 나아가는데…… 그 터무니없는 확률에도 승산이 있을까? “안개가 있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물고기를 찾지 못하면 어떻게 할지, 물고기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찌를 수 없으면 어떻게 할지 머릿속으로 한번 생각해 볼 여유도 없이” 먼 바다로 향한 스키프에게 불어 닥치는 역경은 어느 정도 예측된 것이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한테 작살을 찔러 넣은 스키프에게 파도처럼 잇따라 덮쳐 오는 고난은 독자들의 상상을 불허한다. 광막한 대서양 한복판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 스키프의 사투를 따라가다 보면, 감히 단언컨대, 산티아고 노인이 청새치와 상어하고 벌이는 격투는 단순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켜보고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히게 만드는 바다와 안개와 참다랑어와의 사투는 시작일 뿐이다. 보트의 연료가 떨어져 노를 당기고 또 당기지 않으면 안 되는 대대적인 사투가 숨 가쁘게 연이어진다. 시시각각 죄어들어 오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노를 당기고 또 당기는 수밖에 없다. 술병이나 끼고 사는 아빠를 싣고, 새로 싹 고쳐 줘야 하는 로즈 호를 싣고, 재미로 덫을 망가뜨리는 부잣집 자식을 싣고. 좋았던 시절의 아빠의 가르침과 스키프 비어먼의 세 가지 규칙과 엄마와의 약속을 싣고 스키프가 당기고 또 당길 때, 독자들도 자신도 모르게 스키프의 노를 함께 당기고 또 당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옹골찬 고집쟁이 소년이 양손을 노에 꽁꽁 묶은 채로 노를 당기는 사이사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가슴 졸이고 눈물을 자아내다 보면, ‘운명과 대결해 보이는 인간의 모습’이 결국은 한 소년이 눈부시게 성장해 가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절로 깨닫게 될 것이다. 『소년과 바다』도 80번이나 되풀이해 읽었다! 자신의 목숨과 맞바꿀 수도 있었던 참다랑어의 꼬리를 만나기까지 절대 포기할 수 없었던 스키프의 노 젓기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죽을힘을 다해 노를 젓는 가운데 엄마 아빠가 존재한다. 필사적으로 노를 당기는 가운데 희망이 보이고 지켜야 할 약속이 살아난다. 그러므로 소년이 광막한 바다에서 당기고 또 당기는 건 단지 노만이 아니다. 엄마의 죽음에서 비롯된 아빠의 절망을 당기고, 동시에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당기는 것이다. 과거의 아픔과 절망을 현재의 노 젓기로 극복해 나가는 스키프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더없이 생생하게 감동적으로 다가온다면, 현재형 서술 특성에도 힘입은 바 크다. 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를 80번이나 되풀이해 읽어 보았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필브릭이 선택한 서술전략이 바로 현재형 서술이기 때문이다. 과거의 역경을 현재의 삶으로, 곧 현재 진행되는 뱃일― 참다랑어와의 사투―노 젓기 등으로 실감나게 극복해 보이려는 작가의 서술전략이 다른 작가들은 좀처럼 쓰지 않는 현재형 서술에 들어 있다.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점점 더 그 진가를 발휘하는 문체는, 미스터리와 탐정소설을 쓴 작가가 공들여 짠 작품 구성과도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의 재미와 감동을 증폭시켜 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