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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 엄마의 몸은 아기의 첫 번째 환경이다
1부 임신 첫 번째 달. 내가 임신한 걸까? 두 번째 달.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서 세 번째 달. 난파선을 향한 잠수 네 번째 달. 넌 누구니? 다섯 번째 달. 생명의 신호 여섯 번째 달. 물고기와 뇌 일곱 번째 달. 아기, 어머니, 대지 2부 출산 여덟 번째 달.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아홉 번째 달. 두 개의 검은 눈동자 3부 수유 맘마, 엄마를 먹인다 모유의 기적 용기와 대화 덧붙이는 글. 예방 조치에 대한 요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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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구실 선반에는 인간의 젖에 들어있는 환경 화학물질을 조사한 보고서들이 무더기로 쌓여있다. 모두 합치면 큰 서류가방을 가득 채울 정도이다. 그러나 젖을 먹이는 엄마들이 이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간의 먹이 사슬을 보여주는 대중적인 그림에 젖을 먹는 아이들이 빠져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젖의 오염이라는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보건 당국자와 모유 수유 옹호자들이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면 엄마들이 겁을 먹고 젖을 먹이지 않게 될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비밀 유지가 국민 건강 증진의 훌륭한 전략이 될 수는 없다.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는가?
(…) 나는 인간의 먹이 사슬의 마지막 생태학적 고리를 보여주고자 한다. 두려움 대신 용기를, 침묵 대신 대화를 이끌어줄 말들을 찾고자 한다. 한편에서는 젖이 화학적 불순품이라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존재하는 신체의 성찬이라고 말한다. 이들 두 가지를 한꺼번에 말할 수는 없을까? 한쪽을 무시하지 않고 다른 한쪽을 살펴볼 수는 없을까? --- p.3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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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 업계는 아울러 아이들의 장난감, 가구, 방에 납 페인트를 쓰지 않도록 하는 경고 표지 의무화에도 저항했다. 아기가 태어나기만 고대한 임산부들은 아기 방을 납으로 도배하였다. 납 산업협회는 납 페인트 노출과 정신지체아 사이의 연관성이 전혀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위험성 여부를 의심하는 이들을 계속해서 안심시켰다. 1970년대까지는 이것이 사실이었다. 납이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하는 대학 연구진의 주요 자금줄이 납 산업계였기 때문이다.
다른 견해와 다른 자금원을 가진 연구원들에 대해서는 히스테리컬하다고 비난하면서, 종종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부가 납 연구의 주요 자금원이 되고 나서야 납 사용에 반대하는 사례가 모이기 시작했다. 결국 진실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게 되자 업계는 전술을 바꾸었다. 납이 아이들의 뇌를 손상시키는 성질을 갖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납 회사는 도시 빈민들과 임대 건물의 페인트가 벗겨지도록 방관한 나쁜 건물주들을 비난하였다. 또한 별 생각 없이 그곳에서 페인트를 먹으면서 살고 있는 아이들을 비난하였다. 실제로 납 전쟁에 깊이 관여하였던 독성학자의 회고에 따르면, 회사 대표는 납 페인트 조각을 먹어서 아이들이 바보가 된 것이 아니라 바보 같은 아이들이 납 페인트를 먹는 것이 문제가 아니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억지는 결국 최신의 과학적 증거가 계속 쏟아져 나옴에 따라 무너졌다. 그러나 납 업계가 사실을 부인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책임을 미루고, 맞고소하고, 과학자들을 협박하면서 정당한 대중들의 관심사를 침묵시키고자 애쓰는 동안 몇십 년이 허비되었다. 그 결과, 1978년 이전에 지어진 집에는 아마도 납 페인트가 칠해졌을 것이고, 이런 건물에서 사는 모든 아이들과 임산부들은 계속해서 납의 위험에 직면하게 됐다. 그리고 서머빌 등기소의 기록에 따르면, 내가 살고 있는 건물 또한 100년 가까운 건물이기 때문에 나 역시 납의 위험에 직면한 임산부이다. 이것은 집주인들을 계속해서 괴롭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납을 제거하는 것은 비싸고, 그 자체가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진작 진실을 인정했더라면 이런 문제는 1925년에 해결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 p.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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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은 더 이상 자연의 선물이 아니다
식수원의 오염은 선천성 기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예로 영아 사망이나 당뇨병ㆍ심장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위험, 인지력 저하와 관련 있는 저체중아 출산의 예를 보자. 식수원이 용매의 일종인 드라이클리닝 액으로 오염되었던 노스캐롤라이나, 제초제로 상수도가 오염됐던 아이오와, 나이아가라 폭포에 이웃한 독성 폐기물 부지에 지어진 러브운하에 살았던 엄마들에게서 상당히 높은 저체중아 출산율이 나타났다고 한다.
수돗물 대신 생수를 마신다고 해도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마시는 것이 아니라 주로 호흡을 통해 수돗물 중의 용매ㆍ살충제ㆍ염소 소독 부산물 같은 휘발성 오염물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변기 물을 내리거나 수도꼭지를 틀거나 샤워기ㆍ가습기ㆍ세탁기를 켜면 이들 오염물이 물을 떠나 공기 중으로 퍼진다. 프랑스산 생수를 마신 다음 10분 간 샤워를 하면 1.9리터의 수돗물을 마신 것만큼 오염물에 노출된다고 한다. 한편, 가임기 여성이 가장 조심해야 할 음식은 생선이다. 긴 먹이 사슬을 가진 물 속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인 덩치 큰 물고기들은 독성 농축의 원리에 의해 예상 밖으로 많은 양의 독성 물질을 축적하고 있다. 참치, 옥돔, 왕고등어 등에 함유된 메틸수은은 태아의 뇌를 손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살충제가 뿌려진, 혹은 독성 폐기물 매립지 근처 밭에서 자란 뿌리채소 역시 매우 위험하다. 그런데 왜 산부인과 산모수첩이나 임산부를 위한 매뉴얼 북은 옷을 드라이클리닝 해서 입지 말라거나, 샤워기나 가습기의 사용을 줄이라거나, 참치를 적게 먹으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일까? 모성을 위협하는 환경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지지부진하고, 그나마 확인된 사실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는 원인에 대해 저자는 일부 기업의 이기적인 이윤 추구와 정부와 사회의 모성에 대한 인식 부족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예비 엄마들에게는 해산물을 비롯한 일부 음식을 포기하라고 말하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는 산업계의 오염 물질 방출은 허용하는 공중보건 정책. 모유를 권장하면서도 직장 여성의 수유를 위한 환경 마련에는 무관심하고, 오염된 환경이 모유를 얼마나 오염시키고 있는지 그것이 젖먹이 아기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분유를 권하는 사회. 저자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학자일 뿐 아니라 적극적인 실천가다. 20대에 방광암에 걸렸던 그녀는 암의 원인과 환경의 관련성을 연구하여,『Living Down stream: An Ecologist Looks at Cancer and the Environment』(1997)이라는 책을 남겼고, 1999년에는 POP에 대한 UN협약이 조율되고 있던 제네바의 회의장에 연설자로 참석하여 자신의 젖이 담긴 병을 회의장에 돌리고 생태계 먹이 사슬의 최종 소비자인 젖먹이 아기들이 환경 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사실을 역설했다. 또한 예술가인 그녀의 남편은 옛 건물 복원과 장식 페인팅이 주 수입원이었으나 납 페인트가 태어날 아기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사업을 접기로 결심하기도 했다. “세상이 오염되면 엄마가 오염되고, 엄마가 오염되면 아기가 병든다.” 모성은 더 이상 자연의 선물이 아니다. 용기와 대화를 통해 인류가 지켜나가야 할 커다란 과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