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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만큼 도덕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다양한 민족의 역사를 읽다보면 어느 민족이든 변덕스럽고 기묘한 면이 있는 듯하다. 사회 전체가 갑자기 한 가지 목적에 미친 듯이 그것을 추구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개인들이 집단행동에 가담하면서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는 사례들은 역사 속에서 수없이 되풀이되어 왔다. 한 나라 전체가, 심지어는 한 대륙 전체가 광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충동적인 행동을 했던 일도 적지 않다. 지식인이나 엘리트 소리를 듣는 사람 중에도 이성적이지 못한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한발 더 나아가 대중의 광기를 선도하는 일까지 많았다. 일부는 자기기만에 빠져, 일부는 그 가운데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앞장섰다. 지식인들이 터무니없는 사이비 종교나 사상에 빠지는 경우에도 이러한 두 가지 면이 있다. 1841년에 초판이 발간된 찰스 맥케이의 『대중의 미망과 광기』는 이러한 군중의 광기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고전이라 할 수 있다. 계몽주의자이며 이성의 신봉자인 저자 찰스 맥케이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집단 광기' 현상을 다루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많은 지식인을 망친 연금술, 거품회사에 대한 영국인들의 미친 듯한 투기, 하찮은 일을 명예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살인을 합법화하던 결투 관습, 예수의 발톱과 성모 마리아의 젖이라는 희한한 물건을 거금을 주고 사게 만든 유물수집 열풍, 유럽 전역에서 자연사를 위장해 사람을 천천히 죽이는 독약이 유행했던 일, 악마의 공포에 사로잡혀 수십만 명을 마녀사냥이라는 구실 아래 학살한 일 등 쓴웃음을 짓게 하는 대중들의 미망과 광기가 흥미진진하게 묘사되어 있다. <오도된 열정, 무모한 욕망의 인간사를 다룬 고전> 이 책은 벤처-코스닥 붐과 카드 붐, 부동산 투기의 여진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독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60여 년 전에 발간된 이 책이 구미에서 다시 출판되면서 달고 나온 광고문구는 '주식투자가를 위한 필독서'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투자가들의 지혜를 길러주거나 호사가들의 상식을 넓히기 위한 책이 아니다. 인간과 사회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읽고 생각해보아야 할 심각한 문제들을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 그야말로 '고전(the classic)'이다. 때때로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이성적 집단최면에 빠져든다. 가까운 예로 온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로또 복권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그것은 분명 나라 전체를 한동안 들뜨게 만들었다. 이 책은 당대의 온갖 세속적 신념과 빗나간 세계관, 혹은 부질없는 욕망에의 집착을 이야기한다. 역대 여러 나라에서 행해져 온 병적이라 할 만큼 기괴한 광기와 경악스러움, 집단최면에 가까운 공포의 축제를 구체적 사례로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스스로를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