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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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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
알마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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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제1부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01 입술 / 02 메아리 / 03 미끈하다 / 04 가냘프다 / 05 발가락 / 06 잇바디 / 07 꽃값 / 08 그네 / 09 무지개 / 10 누이 / 11 엇갈리다 / 12 어둑새벽 / 13 딸내미 / 14 어루만지다 / 15 서랍 / 16 엿보다

제2부 도시의 기억
01 나라 / 02 그라나다 / 03 코르도바 / 04 베오그라드 / 05 베를린 / 06 로마 / 07 토리노 / 08 파리 상 / 09 파리 중 / 10 파리 하 / 11 암스테르담 / 12 워싱턴 / 13 샌프란시스코

제3부 여자들
01 로자 룩셈부르크 / 02 최진실 / 03 마리 앙투아네트 / 04 샤를로트 코르데 / 05 니콜 게랭 / 06 로자 파크스 / 07 아룬다티 로이 / 08 다이애나 스펜서 / 09 브레트 애슐리 / 10 마리 블롱도 / 11 황인숙

제4부 우수리
01 부스러기들 / 02 일상 나누기 / 03 정체 자백 / 04 섞인 것이 아름답다 / 05 미술비평가들 / 06 도린과 제라르를 위하여 / 07 라플라스의 악마 / 08 직립 보행, 또는 페르시아 사람들의 편지 / 09 엘도라도를 찾아서 / 10 부르주아의 피, 또는 경멸과 동경 / 11 정열, 대중매체, 진정성, 그리고 앤트워프 / 12 홍세화 생각 / 13 내 둘째 매제를 소개합니다 / 14 어떤 치정의 기억

저자 소개 1

Koh, Johng-Seok,高宗錫

간결하면서도 냉철한 글로 유명한 고종석은 이 시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언어학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이나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그는 24세에 한 영어 일간지의 기자가 된 이 후 지금까지 직업적 저널리스트 생활을 해 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 에릭 시걸, 존 그리셤 같은 영어권의 대중 소설가이고, 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이 까다로운 그가 선택한 신문은 르몽드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정도이다.
간결하면서도 냉철한 글로 유명한 고종석은 이 시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언어학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이나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그는 24세에 한 영어 일간지의 기자가 된 이 후 지금까지 직업적 저널리스트 생활을 해 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 에릭 시걸, 존 그리셤 같은 영어권의 대중 소설가이고, 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이 까다로운 그가 선택한 신문은 르몽드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정도이다.

그를 정서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눈물을 훔쳐내며 읽은 심훈의 『상록수』이며, 그를 지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고등학교에서 내쳐져 자유롭던 열 일곱 살 때 골방에서 담배 피우기를 익히며 읽은 노먼 루이스의 『워드 파워 메이드 이지』다. 그는 자신의 문체에서 에릭 시걸과 김현과 복거일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에서 칼 포퍼와 김우창과 강준만을 느낀다.

[코리아타임스],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등지에서 스물 두 해 동안 기자 노릇을 한 그는 2005년 봄 [한국일보] 논설위원직을 끝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멍에와 명예에서 벗어났다. 현재 도서출판 개마고원 기획위원으로 있다. 나이에 걸맞은 가장 노릇을 못하며 살아온 터라, 그는 더러 자신이 객원남편, 객원아비, 객원자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득 자신을 객원한국인이나 객원인류로 여길 때도 있다. '객원'의 비정규성과 느슨함이 베푸는 자유의 감촉을 그는 무책임하게도 흐뭇해하는 편이다. 언젠가 페르시아어로 '루바이어야트'를 읽어보는게 꿈이다. 특별히 집착하는 기호품은 디스 플러스 담배와 붉은 포도주와 아스피린이다.

지은 책으로는 사회비평집 『서얼단상』, 『바리에떼』, 『자유의 무늬』, 『신성동맹과 함께 살기』, 『경계 긋기의 어려움』, 문화비평집 『감염된 언어』, 『코드 훔치기』, 『말들의 풍경』, 한국어 크로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어루만지다』, 『언문세설』, 『국어의 풍경들』, 역사인물 크로키 『여자들』, 『히스토리아』, 『발자국』, 영어 크로키 『고종석의 영어 이야기』, 시 평론집 『모국어의 속살』, 장편소설 『기자들』, 『독고준』, 『해피 패밀리』, 소설집 『제망매』, 『엘리아의 제야』, 여행기 『도시의 기억』, 서간집 『고종석의 유럽통신』, 독서일기 『책 읽기, 책 일기』, 에세이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등이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C'est tout)』, 『어린 왕자』를 우리 말로 옮겼다. 주저主著 『감염된 언어』는 영어와 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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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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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8.97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8.7만자, 약 5.6만 단어, A4 약 118쪽 ?
ISBN13
9791159920486

책 속으로

입술과 입술을 맞댐으로써 우리는 사랑의 기슭에 발을 들여놓는다.--- p.11

공감이 모든 사랑의 밑절미라면, 메아리는 온전한 사랑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방향을 바꾼 소리의 물결이 메아리라면, 메아리는 대화의 언어다. 그 대화가 사랑의 시작이다. 공감하며 대화하는 마음들의 파동은 진폭을 늘였다 줄였다 하며 정서적 맥놀이를 만들어내는데, 은은히 울려 퍼지는 이 마음의 맥놀이가 바로 사랑이기 때문이다. 맥놀이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두 파동의 진동수가 비슷하되 똑같지는 않아야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너무 다른 마음들은, 똑같은 마음들이 그렇듯, 사랑이라는 맥놀이를 낳기 어렵다.--- p.22

섬약하고 가녀린 것을 업신여기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지만, 그것을 애달파하고 더러 기리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다.--- p.33

가냘픈 것은 곧 스러질 것 같고 바스러질 것 같다. 그것은 온실의 화초나 선반 가장자리의 유리잔 같은 것이고, 그래서 보는 이에게 보호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연약하고 부드러운 것 앞에서 사람은 조심스러워진다. 여기서 조심스러워진다는 것은 경계심을 갖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섬세해진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그때의 조심이란 무딤의 반의어다. 저 스스로가 섬세함이기도 한 가냘픔은 제 둘레를 섬세하게 만든다. 그럼으로써 섬세한 마음의 공간을, 사랑의 공간을 장만한다.--- p.35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이 두렵지 않을 사람은 없을 터이므로, 사람은 궁극적으로 누구나 가냘프다. 그것이 사랑의 다함없는 연료다.--- p.36

산책은 우연에 내맡긴 걷기다. 산책자는 오로지 즐거움을 위해 정처 없이 걷는다. 서두르지 않고, 한가로이, 다가오는 느낌들에 자신을 내맡긴 채, 산책자는 순간의 광경들을 음미한다. 산책자에게는 약속이 없다. 그는 누구에게도 얽매여 있지 않다.--- p.100

나이 들수록 사람은 외로움을 더 느끼게 되는 법이다. 늙음은 심신의 쇠약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아내나 남편, 정인情人이 살아 있는 경우에도 그렇다. 그들은 대개 섹스를 포기함과 동시에 어루만짐까지 포기하고 만다. 어루만짐이 외로움을 치료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어루만짐은 더 나아가, 때로는 죽음으로 이르는, 절망이라는 이름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 몸이 섹스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몸이 어떤 접촉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이 탓이든 다른 이유로든 외로움을 타는 사람에게 어루만짐은 최고의 약손이다.--- p.117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 거의 모두의 몸뚱어리는 앞으로 백 년 안에 먼지가 되거나 썩을 것이다. 우리들의 몸은 우리들 마음이 한시적으로 입고 있는 옷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옷이 다른 사람의 외로움을, 설움을,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옷깃이 다른 사람의 옷깃과 스치는 것에 인색할 필요는 없겠다.--- p.118

나는 늘 주변인으로 살았다. 크고 작은 공동체의 변두리에, 안과 밖의 경계에 내 자리가 있었다. 그 가두리의 자리를 나는 자유의 자리로 여겼다. 그 자유는 패배의 대가로 얻은 자유였다.--- p.140

확실히 그것은 빈둥거림이었고, 일종의 허송세월이었다. 그러나 그게 바로 내가 바라던 것이기도 했다. 나는 파리에서 세월을 허송하는 게 좋았다. 가능하기만 하다면 늙어죽을 때까지 그러고 싶었다. 파리가 그저 좋았기 때문이다.--- p.206

내 마음은 인습을 그럭저럭 존중하지만, 내 몸은 규율을 잘 존중하지 못한다. 아무리 느슨한 시간표라 해도, 내 몸은 시간표에 잘 적응할 수가 없었다. 의무적으로 약속을 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내가 꽤 오래전에 버린 삶의 방식이었다.--- p.239

제 삶을 당사자만큼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났다.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생겨난 삶을 제 뜻대로 처리하는 것은 자유인의 권리다.--- p.260

나 역시 프랑스혁명의 세계사적 의의를 인정하고 자유, 평등, 박애라는 혁명 이념을 존중한다. 그런데 그 대의를 실현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피를 뿌려야 했을까?--- p.267

위계적 질서는 자연적 질서다. 평등적 질서는 부자연스러운 질서다. 그러나 자연계에서 오직 인간만이 평등적 질서를 열망하고, 그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싸운다. 평등에 대한 열망은, 그 부자연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하는 유력한 표지 가운데 하나다. 평등에 대한 열망은 문명의 소산이다. 문명이라는 것 자체가 거대한 폭력이기는 하지만, 그 폭력이 없다면 세상은 훨씬 더 큰 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 것이다. 내가 무정부주의자가 되지 못하는 것, 리버태리언이 되지 못하는 것은 그래서다. 나는 문명의 옹호자다.--- p.367

사람이 논리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이것 아니면 저것의 논리, 전부 아니면 전무의 논리, 더 유연하게는 옳고 그름의 논리만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구의 논리가 삶의 순간순간마다 개입하기 때문이다. 먹고사는 것만큼 엄숙한 일은 달리 없다.--- p.386

나는 변두리의 변두리에 있다. 중심에서 보아, 변두리의 변두리는 변두리보다 더 멀 수도 있고, 더 가까울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이든, 나는 그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p.387

모든 차별의식이 그렇듯, 인종주의라는 것도 인류의 유전자 안에 깊이 각인돼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그것을 말끔히 씻어낼 수는 끝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화라는 것은, 문명이라는 것은 본디 반反생물학이다. 우리가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인종주의가 나쁘다는 것을 끊임없이 되뇌어야 한다.

출판사 리뷰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연민과 성찰의 에세이
다채로운 산문세계를 펼쳐온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고종석의 선집이 완간되었다. 2014년 1월 《플루트의 골짜기》(소설)부터 시작해 《언어의 무지개》(언어), 《정치의 무늬》(시사), 《문학이라는 놀이》(문학)을 거쳐, 2016년 1월 마침내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에세이)으로 2년 만에 시리즈를 완간하게 된 것이다. 이 선집은 고종석의 30년 가까운 글쓰기 경력과 스무 권 넘는 방대한 저서를 다섯 권의 선집으로 압축하는 야심 찬 기획이었다. 작가 고종석의 저술 가운데 가장 정수가 되는 글만을 엄선해 실었고, 그에 걸맞은 장정과 디자인을 선보였다. 알마의 고종석선집은 그의 산문세계를 탐험하는 독자들에게 더없는 길잡이이자, 연구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정본이 될 것이다.
이번 책 《사소한 것들의 거룩함》에는 모두 54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다. 사랑, 언어, 여자, 도시, 영화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모두 4부 구성 아래 정연하게 갈무리했다. 선집을 마무리하는 책답게 이른바 ‘고종석 스타일’이 자유로운 형식 아래 총체적으로 드러난다. 즉 지적인 섬세함과 유려한 언어감각, 빼곡한 지식교양이 두루 갖춰져 있다. 거의 대부분의 글이 〈한국일보〉에서 최초 발표된 것들이며, 더러 《인물과 사상》《문학과 사회》《씨네21》 등이 출처인 글도 수록했다. 그의 에세이 글쓰기는 대개 저널리즘 안에서 이루어졌지만, 그것은 저널리즘을 뛰어넘는 저널리즘이었다. 고종석은 지성적인 에세이의 한 절경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며, 그 사유의 폭과 깊이를 통해 각자의 삶과 생각을 돌아보도록 이끈다.

지성적인 에세이의 한 절경

이 책의 에세이들은 명확한 주제어 아래 묶여 있다. 즉 1부는 ‘사랑’(또는 사랑의 말), 2부는 ‘도시’, 3부는 ‘여자’라는 키워드다(4부만 각 편들이 서로 다른 주제다). 이는 고종석이 그저 ‘자유로운 글쓰기’라는 얄팍한 개념으로 에세이를 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는 특정한 주제를 의식하고서 그 안에서 사유와 언어를 최대한까지 밀고나가려 했다. 이는 흔히 유행하는 에세이라는 이름의 ‘쪽글’과는 스타일과 내용, 품격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말하자면 그는 지성적인 에세이의 한 절경을 펼쳐 보여준다.
1부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은 2008년 [한국일보]에 연재한 글을 모은 것으로, 동명 단행본의 자매편이다. 전작이 단 여드레 만에 쓴 30대 청년의 뜨거움을 보여준다면, 이번에 수록된 글은 보다 성숙한 시점에서 사랑을 바라본다. 이를테면 〈어둑새벽〉에서 고종석은 자신의 연애 경험을 솔직하게 고백하는데, 그의 사랑이 단지 열정과 기쁨만이 아닌 상처와 회한까지 채색된 농익은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그가 관심을 보이는 사랑은, 소시민 혹은 일반인이 자신의 전형성 안에서 그 바깥 언저리를 치밀하게 들여다보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이는 보통 사람이 경험하는 사랑의 양태를 상기시키며 진한 울림을 자아낸다.
2부 ‘도시의 기억’은 세계의 도시들과 작가 고종석이 접속한 기록이다. 베를린, 파리, 로마부터 암스테르담과 샌프란시스코까지 모두 열한 곳의 매력적인 도시에 관한 글이다. 고종석은 도시가 자아내는 특유의 느낌과 더불어 그 도시의 역사적 내력과 상징적 의미까지 두루 짚는다. 이로써 도시는 단순한 공간의 차원을 뛰어넘어 사유의 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이는 시중에 범람하는 각종 세계여행기의 빈곤한 사유들에 마치 죽비 혹은 단비를 내리꽂는 것만 같다. 그 누가 일본 나라奈良에서 ‘먼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읽어내고, 베오그라드를 ‘마음 속의 하양’으로 채색하겠는가.
3부 ‘여자들’은 목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로자 룩셈부르크나 로자 파크스, 아룬다티 로이는 그리 이질적인 선택이 아니라 하더라도, 최진실과 앙투아네트, 니콜 게랭은 무엇인가. 과연 고종석은 이들 ‘여자’들에게서 어떤 것을 느끼고 어떤 것을 생각의 주제로 잡아냈을까? 여자들에 대한 진부한 사고의 테두리를 넘어 담론의 넓이와 깊이를 확장해간다는 면에서, 그의 이들 에세이는 또다른 의미의 ‘여성 해방’이라 할 만하다.
4부 ‘우수리’는 그야말로 우수리다. 각 에세이들에 배어 있는 재치와 따듯한 감정은 뒤로 하더라도, 그의 관심이 이토록 다양한 분야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는 그의 왕성한 지적 활력을 말없이 증언한다. 고종석이 선집 시리즈를 통해 화성학적으로 전달하려 했던 것은 어쩌면 바로 이 지적 활달함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넷 상에서 아무리 지우려 해도, 그는 어쩔 수 없이 ‘지성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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