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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황석영이 격찬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중국 작가 류진운의 중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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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말
1.『닭털 같은 나날』 2. 『관리들 만세』 3. 『1942년을 돌아보다』 작가 황석영이 붙이는 글 작가와의 인터뷰 |
劉震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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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기 고향 사람이 찾아오는 것은 원치 않았지만, 아내 쪽 사람이 방문하는 것은 환영했다. 아내 쪽에서 손님이 오면 의도적으로 더 정성껏 대접해, 자기 쪽 손님으로 인한 번거로움을 약간이나마 희석시켜 아내의 마음에 위안을 주려고 했다. 그러나 아내 쪽에서 오는 손님이 적어, 그는 내심 늘 부끄러웠다. 하지만 고향의 부모님들은 이런 아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기 아들이 북경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 늘 "우리 아들이 북경에 사니 찾아가 봐."라고 말했다. 그러니 고향 손님들이 오면 맞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점차 지나자, 그는 따뜻하게 대하면 대할수록 손님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는 약아졌다. 그래서 더 이상 따뜻하게 대하지 않고 건성으로 대하자, 손님들은 기분이 상해 돌아가면서, 그가 근본을 잊었다고 욕했다. 근본을 잊었다면, 잊었다고 하자. 그 놈의 근본, 누가 좋아하기라도 하나! 그는 또 부모님에게 편지를 써 북경은 매우 바쁘고 경제적으로도 곤란하니, 다음부터는 부모님 체면 때문에 사람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했다. 그는 편지를 다 쓴 뒤, 일부러 그걸 아내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나 아내는 뜻밖에도 그의 이런 호의도 받아들이지 않고, 바닥에 침을 뱉으며 말했다.
"당신 집이 이렇다는 것을 진작 알았다면 절대로 당신한테 시집오지 않았을 거야!" --- pp 4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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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아내는 실망했다. 이런 대답이란 결국 거절한다는 게 아닌가? 인사 담당자가 건물 밖으로 나갔을 때, 그는 그제야 자기가 아직 '코카콜라' 상자를 그대로 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건물 밖을 향해 급히 외쳤다.
"왕 선생님, 제가 음료수 한 상자를 갖고 왔는데요?" 인사 담당자는 건물 밖에서 웃으며 대답했다. '내 집에 음료수 몇 통이 없을까 봐? 집에 가져가서 마시도록 해요." (...) 하는 수 없이 두 사람은 다시 음료수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선물을 건네지도 못하고 집에 돌아온 뒤, 두 사람은 또 선물 때문에 한동안 속상했다. 40여 원이나 주고 '코카콜라' 한 상자를 집에 사 왔으니, 결국 배불리 처먹고 할 짓이 없어서 한 일이 되고 말았다. 그나저나 '코카콜라' 한 상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한단 말인가? 상점에 반환하려 해도, 일단 판 것은 예외 없이 환불되지 않았다. 자신들이 마셔야 하나, 어떻게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겠는가? 이틀이 지난 다음, 또다시 아내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코카콜라' 상자를 뜯어 수시로 한 통씩 아이에게 꺼내 주고, 밖에 나가서 마시게 하자는 것이다. 이전까지 그들은 음료를 마신 적도, 제대로 된 갈치를 사 본 적도 없었다. 아이 옷이 너무 남루해, 이웃에서는 가난한 집으로 유명했다. 한번은 싼값에 처분하는 갈치를 사 왔는데, 좀 상했는지 악취가 복도까지 진동하자, 앞집 '인도 여자'가 주위 사람들에게 소문을 낸 적도 있었다. 이제 딸아이에게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코카콜라'를 마시게 하면, 좋은 선전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코카콜라' 한 상자도 헛되이 낭비한 것은 아닌 셈이다. --- pp 34~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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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털 같은 나날』 - 個人, 지리멸렬한 나날일지라도 오늘을 산다
익숙한, 너무나 익숙한, 북경에 사는 임씨 성을 가진 한 사내의 지리멸렬하 삶의 이야기다. 그는 매일 아침 두부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또 날마다 출근을 한다. 철없는 가정부 아이 때문에 속을 썩고, 물값을 아끼려고 수도꼭지를 가늘게 틀어 훔치려다 검침원에게 망신당하고, 아내의 직장을 옮기려고 뇌물을 쓰려다가 좌절한다. 젊었을 때 좋아하던 축구조차도 이젠 못 본다! 하지만, 그래도, 살아야 한다. 그에게는 자존심이나 체면보다, 순간순간 쓰러지지 않고 사는 게 우선이다. 마음 속엔 아직 꿈도 있고, 친구도 있고, 축구도 있고, 섹스도 있지만, 오늘은 오늘의 일이 있고, 또 내일은 내일의 일이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은 정말 누구인가? 북경에 사는 한 사내인가, 아니면 서울에 사는 나인가? 예술보다, 이상보다, 추억보다 더 중요한 건, 바로 이런 닭털 같은 나날이라고, 그는 한밤 중에 일어나 자기 뺨을 때리며 다짐하는 것이다. 『관리들 만세』 - 組織, 흙탕에서 싸우는 개들처럼 서로 물어뜯지만, 봄날은 간다. 1명의 국장과 7명의 부국장, 그들에게 어느 날 조직 개편의 소식이 날아든다. 누가 남고, 누가 갈릴 것인가?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고, 오늘의 동지엔 내일의 적이 끼여 있다. 우리가 정말 혁명을 한사람이 맞는가 싶게 그들은 전혀 다른 이전투구, 개싸움을 시작한다. 삼국지는 오늘날의 북경에서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이합집산이라 하던가, 사람 남음을? 그러나, 참으로 그러나, 사는 자는 살고, 죽는 자는 죽건만, 그들 모두의 봄날은 그렇게 간다, 허망하게. 『1942년을 돌아보다』 - 曆史, 위정자와 하늘이 버려도 우리는 살아남는다. 작가 황석영씨는 이 소설처럼 스타일이 독특한 작품은 처음 본다고 했다. 이게 소설인지, 다큐인지, 르뽀인지, 혹 무슨 논문인지도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했다. 류진운 자신의 고향인 하남성에서 1942년 실제로 벌어진, 무려(물론 주국이니 가능한 일이지만) 300만 명이 굶어죽고, 개들에게,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먹이가 되었다! 그러나 당시 중국을 통치하던 지존인 장개석은 그 사실을 끝까지 믿지 않았다. 미국인 기자가 찍은, 개들이 처녀 시체를 뜯어먹고 있는 사진을 보고서야 비로소 상처를 받는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위정자와 일반인들이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하늘 아래 함께 살고 있음을 차갑게, 씁쓸하게, 그리고 너무나 눈물겹게 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