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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창문에 매달린 저 먼지들도 한때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_______ 12 봄날 _______ 13 하굣길 _______ 14 나비야 날자꾸나 _______ 15 만화경 _______ 16 코고무신에 제비꽃 실어 띄우다 _______ 17 두껍아 두껍아 _______ 18 창문에 매달린 저 먼지들도 한때는 _______ 19 유년을 부어 두었던 마당가 빨간 고무 대야 ______ 20 살구나무 있는 마당 _______ 21 과꽃 _______ 22 실러캔스coelacanth _______ 23 세발가락나무늘보 _______ 24 수미산 중턱에서 잠시 목 적셨네 _______ 25 피라냐 우글대는 꿈에 손 하나 담그다 _______ 26 땅따먹기 _______ 27 심부름하는 아이 _______ 28 맨발로 하얀 길 지나는 바람에게 길을 묻다 _______ 31 참새 _______ 32 소쩍새 _______ 33 못 _______ 34 책갈피 _______ 35 2 접시 바닥같이 얕은 슬픔 얼굴에 지나가는 바람 몇 개 _______ 38 도깨비바늘 _______ 39 바다거북 _______ 40 까막눈 _______ 41 향유고래 _______ 42 정월 대보름 _______ 43 조각 퍼즐 _______ 44 수건돌리기 _______ 45 나는 아무래도 그곳으로 가야겠다 _______ 46 능구렁이 _______ 48 접시 바닥같이 얕은 슬픔 _______ 49 봄 _______ 50 장님거미 _______ 51 명왕성에서 지구를 바라보다 _______ 52 답신 _______ 53 가을비가 와서 너무 와서 동자상 목청마저 녹아내리고 ____ 54 숨은그림찾기 _______ 55 고향 방문 _______ 56 소소한 슬픔 _______ 57 은하수 걸어 두려 하늘에 못질하다 _______ 58 카메라 _______ 59 숨바꼭질 _______ 60 여행길에 병들어 꿈은 메마른 들녘 헤매네 ______ 61 서천꽃밭 _______ 62 3 다정도 병인 양하여 길치 _______ 64 민들레 _______ 65 호랑이 _______ 66 쑥부쟁이 _______ 67 이런, 맹꽁이 _______ 68 다정도 병인 양하여 _______ 69 시詩로 만든 집 _______ 70 까치밥 _______ 71 생일 선물 _______ 72 누에고치 _______ 73 쇠별꽃 _______ 74 초롱아귀 _______ 75 옥잠화 _______ 76 송사리와 놀다 _______ 77 쇠똥구리 _______ 78 반달은 돌칼처럼 _______ 79 개미핥기 _______ 80 공기놀이 _______ 81 채송화 꽃밭 _______ 82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_______ 83 오어사吾魚寺 _______ 84 동짓날 아침 _______ 85 이팝나무 단오제 _______ 86 레고놀이 _______ 87 난독증 _______ 88 4 유리구슬마다 꿈으로 서다 섣달그믐 _______ 90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_______ 91 물잠자리 _______ 92 날씨 참 좋네 _______ 93 꽃놀이 _______ 94 전기뱀장어 _______ 95 구멍 난 바지주머니로 빠져나간 유리구슬마다 꿈으로 서다 _______ 96 꽃다지 _______ 97 여기 여기 붙어라 _______ 98 제비 _______ 99 목련 _______ 100 해바라기 _______ 101 입가에 묻은 바람 쓰윽 문질러 놓은 돌부처 가사 자락 끌어 물고 달아나는 다람쥐 _______ 102 도플갱어Doppelganger _______ 103 오늘 화장 참 잘 받았네 _______ 104 백수광부의 노래 _______ 105 민달팽이 _______ 106 비설거지 _______ 107 춘하추동春夏秋冬 _______ 108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_______ 109 우주 망원경 _______ 110 인면와당人面瓦當 _______ 111 바리데기 마음 말리던 벌판 _______ 112 □ 해설 | 이경수(문학평론가) 우리가 잊고 있던 시의 본령_______ 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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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한 것보다 말하지 않은 것이 더 많은 시 ―― 짧은 시
『유리구슬마다 꿈으로 서다』는 2001년 《세계의 문학》에 「자벌레」 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한 시인 김민이 10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이다. 서울 태생의 김민 시인은 뇌성마비 장애를 안고 있으면서도 창작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전업작가다. 1960년대 자유와 저항정신의 대표적인 참여시인 김수영(1921-1968) 시인의 조카이기도 하다. 그는 김수영 시인이 작고한 후 불과 4개월 후에 태어났으며, 실제로 큰아버지 김수영의 시를 읽으며 시심을 키워 왔다. 어릴 적 살던 도봉동 집 뒷산에 있던 큰아버지의 시「풀」이 새겨진 시비詩碑에 자주 놀러가곤 했다는 김씨의 원래 꿈은 화가였다. 그러나 뇌성마비 장애라는 한계 때문에 시를 쓰기로 마음먹고 자기 핏줄 속에 녹아 있는 시 정신을 찾아낸 것이다. 문학평론가 김종회(경희대 교수)는 김민의 시에 대해 "내부에서 들끓는 다변多辯의 유혹을 물리친 지점에 섰을 때에야 발화 가능한 시적 형식"이라고 평가한다. 김민의 시는 짧지만 깊고, 강하다. 김민의 한 줄 시는 우리가 오래 잊고 있던 시의 본령을 일깨워 준다. 대체 불가한 언어로 함축적으로 표현된 시. 시적 대상을 포착해 뛰어난 이미지로 축약하여 그려낸 시. 그런 시의 정수를 김민의 시를 읽으며 만날 수 있다. 첫 시집 『길에서 만난 나무늘보』(민음사)에서도 김민은 한 줄 시의 형식을 고집했었다. 시인의 고백에 따르면 한 줄 시는 김민이 처음부터 추구한 시의 형식은 아니었다. 연이 나누어진 꽤 긴 시들로부터 이야기를 품은 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시 등을 거쳐 도달하게 된 시의 형식이 한 줄 시였다. 시집의 해설을 쓴 중앙대 이경수 교수(문학평론가)는 “한 줄 시라는 형식에 이르기까지 그는 많은 말들을 버리고 또 버렸다. 버리고 비워 내는 방황의 시기, 비워 냄의 긴 과정이 없었다면 그의 시는 결코 한 줄 시라는 형식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간결하고 단아해 보이는 한 줄 시에 도달하기까지 겪었을 고투의 시간을 여백으로 품은 시야말로 김민의 한 줄 시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른다. 말한 것보다 말하지 않은 것이 더 많은 시. 그리하여 넓은 여백을 품은 시. 김민의 한 줄 시를 이렇게 정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 2. 제목과 시가 어우러져 빚어 내는 하모니 김민의 한 줄 시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제목과 시의 본문이 조응하면서 한 편의 시를 완성하는 형식의 시. 이것이야말로 김민의 한 줄 시가 도달한 개성적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제목과 본문의 조응이 기막히게 이루어져서 사실 이런 유형의 시를 읽을 때에는 반드시 제목을 먼저 읽고 시의 본문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한 편의 시가 온전히 완성된다. 모퉁이 돌아보면 앞니 빠진 유년들도 걸려있을 것만 같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전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 말은 불현듯 생생하게 들려오는 저 너머의 목소리와 억양과 리듬을 동반한다. 담담하게, 밋밋하게는 읽을 수 없는 말의 리듬. 그 시절 아이들의 놀이의 언어가 저 말에는 들어 있다. 저녁 먹으라고 부르는 소리가 집집마다 들려오도록, 저녁 6시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애국가가 골목에서 뛰어다니던 아이들을 멈춰 세우는 그 시간이 지나도록, 동네 아이들이 몰려 나와 뛰어놀던 그리운 골목을 환기하는 힘이 저 말에는 있다. 그 시절의 놀이 중 잊을 수 없는 놀이 하나가 바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였다. 술래가 뒤돌아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는 동안만 나머지 사람들이 움직여 술래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이 이 게임의 규칙이었다. 움직임이 술래에게 발각되면 그가 술래가 되고, 들키지 않고 술래에게 다가가 술래를 손으로 칠 수 있으면 술래도 계속되고 놀이도 계속된다. 단순한 규칙이지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울려 퍼지는 동안 눈과 귀를 곤두세운 아이들의 몰입도는 상당한 놀이였다. 골목에서 이루어지던 유년 시절의 놀이를 떠올리며 김민의 시적 주체는 “모퉁이 돌아보면 앞니 빠진 유년들도 걸려있을 것만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모퉁이, 유년, 앞니 빠진 아이들을 소환하는 추억의 놀이. 그 놀이의 이름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점도 지금 와 생각하면 의미심장하다. 아이들의 놀이에까지 이념의 흔적이 드리워졌던 시절이었다. 이 시를 본문과 제목의 순서를 바꾸어 읽는 것은 시의 맛을 확연히 떨어뜨린다. 제목을 먼저 읽고 시의 본문을 읽을 때 제목과 시가 서로 조응하면서 의미와 정서의 확장을 가져오는 것이야말로 김민의 한 줄 시가 가진 중요한 미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눈길이었거나 손짓이었거나 메아리였거나 아니면 ――창문에 매달린 저 먼지들도 한때는 전문 인용한 시도 제목을 먼저 읽고 시를 읽어야 그 맛이 사는 시 중 하나이다. 「창문에 매달린 저 먼지들도 한때는」이라는 제목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어지는 시의 본문에서는 “눈길이었거나 손짓이었거나 메아리였거나” 했을 거라고, 먼지 같은 하찮은 존재도 한때는 누군가에게 의미 있고 소중한 존재였을 거라는 생각을 펼쳐놓는다. 그런데 이 시를 더욱 시적으로 만드는 것은 사실상 “아니면”이다. “아니면” 뒤의 여백, 그 열린 공간이 독자들의 개인적 체험과 상상력을 품어 안으면서 이 시에 또 다른 상상력의 시적인 힘을 부여한다. 3. 언어 미학 속에 녹아 있는 지적으로 통제된 서정 그리고 견고한 이미지 탁월한 이미지를 구현해 냄으로써 한 줄 시의 매력을 드러내는 시도 있다. 특히 고유명사를 제목으로 삼은 한 줄 시에서는 그 고유명사를 환기하는 이미지를 포착해 한 줄로 표현하는 데 남다른 탁월함을 보이기도 한다. 세상 모든 저물녘은 어머니와 헤어진 시절 ――하굣길 전문 「하굣길」이라는 제목의 한 줄 시이다. 하굣길의 이미지는 저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김민의 시적 주체가 주목하는 것은 상실감이다. 저물녘에 대한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유년기나 소년기의 저물녘에 대한 기억은 더욱 특별할지도 모른다. 김민의 시가 기억해 내는 하굣길의 이미지는 상실의 시간이자 외로움의 시간으로서의 “세상 모든 저물녘”이다. 수업을 파하고 하루가 저물 무렵 왁자지껄한 친구들을 뒤로 하고 홀로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거쳐 소년은 성장해 갔을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 모든 저물녘”은 “어머니와 헤어진 시절”이다. 혼자 쓸쓸히 걸어 집으로 돌아가던 하굣길이 문득 기억 저편에서 솟아오른다. 세상 모든 저물녘을 걸어갔을 그 시절의 소년 소녀들이여. 무사히 어머니와 헤어져 잘 성장했느냐고, 지금은 세상 어느 곳에서 쓸쓸한 저물녘을 보내고 있느냐고 문득 묻고 싶어진다. 당신 떠난 다음 해에야 비로소 슬픔이 대문가에서 손 흔들었네 ――과꽃 전문 「과꽃」에서 김민의 시적 주체가 포착하는 이미지도 상실감과 그로 인한 슬픔이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되는 동요 [과꽃]을 부르며 성장한 세대에게 과꽃은 그리운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면서 그의 부재를 동시에 각인시켰을 것이다. 이 시의 밑바탕에도 동요 [과꽃]이 형성한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의 이미지가 깔려 있다. 이별과 상실감, 뒤늦게 깨닫는 슬픔이 과꽃의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데에는 이런 문화적, 정서적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름 돋는 등어리로 할머니 손길 같은 비늘구름 ――유년을 부어두었던 마당가 빨간 고무대야 전문 앞서의 시들과는 달리 제목이 길기는 하지만,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었던 “빨간 고무대야”도 추억을 환기하는 매체이다. 마당가에 놓여 있던 빨간 고무대야에서 물놀이도 하고 목욕도 하고 등목도 하고 이불 빨래도 했던 기억과 함께 김민의 시적 주체는 “유년을 부어두었던 마당가 빨간 고무대야”로 추억의 사물을 소환한다. 빨간 고무대야 안에서 목욕을 했던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를 김민의 시는 “소름 돋는 등어리로 할머니 손길 같은 비늘구름”이라고 그려낸다. 온도 감각과 촉각과 시각이 어우러져 소환되는 유년의 기억. 김민의 시는 이미지를 형상화해 과거의 기억을 불러오는 데 탁월하다. 개키고 또 개킨 굽잇길을 싱아 흰 꽃 위에 걸쳐놓다 ――나비야 날자꾸나 전문 묻어나는 건 찢어진 변검 가면들 ――피라냐 우글대는 꿈에 손 하나 담그다 전문 김민의 한 줄 시가 주로 포착하는 정서가 유년 시절의 그리움과 상실감에 놓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상의 특징을 포착해 선명한 이미지로 구축하는 힘을 그의 시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4. 특유의 리듬과 이미지가 빚어낸 신비한 세계 김민의 첫 시집이 수록 시 전체가 한 줄 시로 이루어진 시집이었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한 줄 시의 형식을 취하지 않은 시들도 일부 눈에 띈다. 한 줄 시의 형식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시적 욕망이 그에게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시인이 자신의 시적 개성을 구축해 나가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것이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감옥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언어의 감옥에 갇히지 않으려는 부단한 노력이 없이는 좋은 시가 쓰이기 힘들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줄 시의 형식에서 벗어난 시들이 여전히 씌어지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집 수록시 중 한 줄 시의 형식을 취하지 않은 시들도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한 줄 시의 형식을 취하지는 않았지만 넓은 의미에서 시적 정서가 한 줄 시와 상통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언어유희와 그로테스크 같은 좀 더 파격적인 실험을 시도해 본 시도 있다. 들꽃다발 꽃물 그림자 바람까지 한 줌에 움켜쥐고 쏘다니다 보면 고대신화 속 활 같은 초승달 슬그머니 다른 한 손에 들려있고 ――봄날 전문 이런 시는 5행으로 이루어진 시이지만 정서적으로는 한 줄 시에 닿아 있는 시라고 볼 수 있다. 봄날의 혼곤한 분위기와 달뜬 느낌을 “들꽃 다발 꽃물 그림자/바람까지 한 줌에 움켜쥐고/쏘다니”는 이미지로 그려내는 데 성공한 이 시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4행과 5행이다. “고대 신화 속 활 같은 초승달”이라는 표현으로 인해 이 시에서 포착하는 봄날은 봄날의 어느 하루에 그치지 않고 신화의 시간을 품어 안는다. 더구나 초승달은 “슬그머니 다른 한 손에 들려 있”는 것으로 그려진다. 현실의 봄날과 고대 신화 속 봄날은 그렇게 연결된다. 게다가 이 시는 “슬그머니 다른 한 손에 들려있고”로 마무리된다. 끝나지 않고 현재에도 지속되는 시간으로 ‘봄날’이 그려진 것이다. 먼 과거의 시간을 현재의 시점에서 정서적으로 융합하는 회감의 원리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이 시는 그의 한 줄 시와 같은 맥락에 놓인다. 과거의 조각들이 모래먼지 크기로라도 모두 쌓였더라면 진작 돌무지 아래에 묻혀 버렸을 테지만 녹거나 접히거나 뭉쳐서는 어쩌다 한 번씩 몸 속 어딘가로 던져져 저물녘 노을에나 눈 그친 밤의 달빛에나 아니면 어디 저기 먼 집 불빛에 눈길 들 어 몸을 돌리면 매번은 아니고 아주 가끔씩 살짝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네가 너를 나를 내가 비추는 모습 볼 수 있겠네 ――만화경 전문 그런가 하면 그의 이번 시집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시도 몇 편 눈에 띈다. 만화경도 추억을 환기하는 장난감이라는 점에서 김민이 즐겨 채택하는 시적 대상과 상통하는 면이 있다. 구멍을 통해 들여다보면 온갖 신기한 세계가 펼쳐지곤 했던 만화경은 장난감이 흔치 않던 시절에 낯설고 신비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통로 같은 것이기도 했다. 인용한 시는 이미지와 리듬을 활용해 그런 만화경의 세계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이 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매번은 아니고 아주 가끔씩 살짝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네가 너를 나를 내가 비추는 모습 볼 수 있겠네”라는 마지막 부분이다. 나와 너의 관계를 변주해 만들어낸 리듬이 묘한 울림을 자아낸다. 그의 언어유희가 단순한 말장난에 그치지 않고 특유의 리듬과 이미지를 구축해 정서적 울림을 만들어 낸다. 시인의 말 우리가 어쨌든 착한 마음이어야 하는 까닭은 입자 가속기 속의 힉스 입자이거나 유성우이거나 초신성이거나 블랙홀이거나 우주 어딘가 그 어느 생명들에게나 스러지기 전의 아름다운 순간이 반드시 있음을알기 때문이다, 불꽃놀이 마지막 불티처럼. 2017년 7월 김 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