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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산
1. 세 번의 경고 2. 엘제 아씨 3. 구스틀 소위 4. 라이겐 - 열 개의 대화 5. 돈 돈, 내 돈 6. 내가 만났던 한 중국인 옮긴이 해설 작가 연보 수록 작품 목록 |
Arthur Schnitz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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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역자입니다.
2010-12-06
엘제 아씨의 주인공, 19세 소녀 엘제는 당대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예술품 상인에게 큰 돈을 부탁해야하는 처지에 빠졌다. 예술품 상인 도르스데이는 돈을 주는 대가로 엘제의 알몸을 보기를 원한다. 엘제는 이에 반발하여 모든 사람들 앞에서 알몸을 노출시킬 결심을 하고, 옷을 벗고 거울 앞에 선다. 상대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몸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엘제의 시선에서 역자는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강간죄 Le Viol>을 떠올렸다. 해당 그림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하다.
이하는 해당되는 텍스트의 구절(98-99페이지)이다. ********** 아아,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야, 알몸으로 방안을 왔다 갔다 산보하는 일이란. 난 거울 속에 비친 것처럼 정말 저렇게 매력적일까? 오, 그런 말씀마시고, 이리로 좀 더 가까이, 좀 더 가까이 와요, 아름다운 아가씨. 난 당신의 새빨간 입술에 키스하고 싶어요. 당신의 젖가슴에 내 가슴을 눌러 붙이고 싶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군요, 우리들 사이에 유리가 있다니, 얼음처럼 차가운 유리. 이것만 없다면 우린 정말 멋지게 서로 어울려 놀아 볼 텐데. 그렇지 않나요? 우린 다른 사람 따위는 더 이상 필요치 않아. 아마 다른 인간은 이제 이 세상에 더 이상 없는 것일 거야. 이 세상에 있는 건, 텔레그램 그리고 호텔 그리고 산 그리고 기차역 그리고 숲, 그러나 인간은 없어. 인간들은 그저 우리의 꿈속에나 있는 것이겠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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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에로스와 어두운 죽음의 이중주’
우리의 의식에 잠재된 또는 주입된 사회적 욕망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이를 지배할 수는 없는가? 슈니츨러 읽기는 독자가‘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다! 영화「아이즈 와이드 셧」 원작『꿈의 노벨레』의 작가, 무의식과 의식의 세계를 탐색한 작가, 빈 모더니즘의 대표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중단편 선집 『엘제 아씨』가 슈니츨러 전공자의 심도 있는 번역으로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표제작 「엘제 아씨」는 국내 최초로 번역되었다. 19세기 말 20세기 초, 당대의 찬사와 비난을 한 몸에 받은 슈니츨러. 작가로서 명성과 부를 얻었지만 그 뒷전에는 “외설문학”이란 꼬리표가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슈니츨러 문학은 나치의 등장과 함께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출판과 공연이 금지되기도 했다. 1960년대까지 어쩌다가 다락방에서 발견된 그의 작품들은 ‘아무도 몰래 나 혼자만 읽고 싶은 책? 나 혼자만 알고 싶은 책? 읽었다는 사실조차도 감추고 싶은 책’이었다. 슈니츨러는 한동안 ‘합스부르크 왕조의 낙조를 그린/에로스를 중심으로 찰나적인 남녀관계를 묘사한/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뛰어난 심리묘사로 극찬을 받은/내적 독백이라는 소설 기법을 최초로 사용한’ 작가로 평가되었다. 그의 문학은 많건 적건 간에 과거형이었다. 그러나 1967년부터 2000년까지 약 33년간에 걸쳐서 방대한 분량의 슈니츨러 유고(遺稿)들이 순차적으로 발간되면서 “어제의 세계를 소재로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해놓은 작가”라는 관점에서 그의 문학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오늘날 독일어권의 어문교육에서 『꿈의 노벨레』『엘제 아씨』『구스틀 소위』는 하나의 필독서가 되었으며『라이겐』은 각색 또는 번안되어 무대 및 영화 예술로 되살아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그의 문학을 통해서 무슨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아니, 무슨 목소리를 자청해서 들어야 옳을까? 이 책은 한 시대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억압되었다가 다시 부활한 작가 슈니츨러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면서, 세밀한 심리묘사로 독자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해준다. 인간 정신의 분석을 언어 예술로 승화시킨 '심층 심리의 탐구자' 아르투어 슈니츨러. 그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을 만난다! 슈니츨러 문학의 주제는 황금빛 에로스와 어두운 죽음의 이중주이다. 그의 작품들은 이 두 가지 얼굴없는 힘, 우리들 중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힘이 어우러지면 빚어지는 천태만상의 진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슈니츨러는 의사였다. 영과 육이 건강한 인간의 상태, 영과 육의 조화의 가능성을 추구했던 슈니츨러는 한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남녀관계이고, 이를 관찰-진단-서술-묘사함으로써 한 사회의 모순을 밝혀낼 수 있다고 믿었다. 이를 위해서 극한적인 실험상황(예: 라이겐)을 설정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의사가 환자를 대할 때에 자연과학적인 진실을 추구하는 관찰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는 것처럼 슈니츨러의 눈은 시민사회의 규범·허상·기만·미망 등의 피안에 있다. 슈니츨러의 문학은 자연사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사적 현상으로서의 인간과 그 가능성에 대한 수많은 사례의 연구이고 ‘보다 건강한 남ㆍ여(부부) 공동체의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인 탐색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역자는『꿈의 노벨레』(1925)와『엘제 아씨』(1923) 그리고 제한된 의미에서『라이겐』(1896/97)을 슈니츨러의 대표작으로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은 슈니츨러의 대표작『엘제 아씨』와『라이겐』 최초의 내적독백 형식의 소설로 일컬어지는『구스틀 소위』 그리고 인간의 욕망과 현실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 돋보이는 「돈 돈, 내 돈」, 작가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작성한 미완성 유고『내가 만났던 한 중국인』을 한 권으로 묶었다. 이 외에도 슈니츨러의 잠언 중 일부와 단편『세 번의 경고』를 실어 각각의 작품을 떠나 슈니츨러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에로스의 힘 그리고 죽음의 공포! 1900년 전후 유럽의 세기 전환기, 오스트리아 빈Wien의 사랑과 죽음 에로스의 힘 그리고 죽음의 공포를 포함하여 우리의 의식에 잠재된 또는 주입된 사회적 욕망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이를 나름대로 지배할 수는 없을까? 슈니츨러 읽기는 그 대답을 연습할 수 있는 하나의 독서 현장(現場)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