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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 자본주의 여자
강우식-철쭉꽃 강태열-성모지구가 울고 고은-흰쥐 고현정-경계에서 고형렬-모자산 꽃을 지나며 공광규-맷가죽 김경윤-나무에도 길이 있다 김광규-높은 곳을 향하여 김규화-짚신삼는 법 김남조-먼 전화 김백겸-벌레 김석환-오동꽃 피면 김선태-벌새 김소연-이 순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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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흰쥐
분홍빛 발이 떨고 있다. 오늘 너는 그동안의 실험으로 암에 걸린 것이 밝혀졌다. 오늘 너는 그동안의 몇 차례 실험으로 동맥경화에 걸린 것이 밝혀졌다. 틀림없다 오늘 너는 단 한번의 실험으로 네 분홍빛 다리가 오그라들었다. 아주 침착하고 인자한 교수의 실허은 끝날 줄 모른다 오늘 네 옆의 유리상자 안에서 살아 있는 네 친구를 두고 너는 조용히 시체가 되어가고 있다 나도 시체가 되어가고 있다 다른 시간이 오고 있다. <문학과 경계>(2003,여름) 우리는 간혹 텔레비전을 통해 동물실험의 대상이 된 흰쥐를 본다. 별다른 감정 없이 흰쥐들은 일본군 인체실험의 대상이 된 마루타와 다를 바 없다. 다시 말해 엄청난 고통을 겪다 죽는다. 암에 걸리고, 동맥경화에 걸리고, 단 한 번의 실험으로 분홍빛 다리가 오그라드는 흰쥐를 시인은 연민의 정에 흽싸여 바라보고 있다. 옆의 유리상자 안에서 살아 있는 친구들을 두고 조용히 시체가 되어가고 있는 흰쥐는 어찌 보면 나의 모습이다. 하늘과 땅과 바다가 다 오염되어 있는 문명사회에서 우리는 약을 밥먹듯이 먹지만 각종 질병을 떨쳐버릴 수 없다. --- p.1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