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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공예 무형문화재 12인의 장인정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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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의

01 한산모시짜기

1 한여름밤의 백일몽
2 허탕 친 새벽 모시장3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 한산모시짜기
4 나이 40 넘어 배운 모시
5 입술과 혀에 굳은 살이
6 모시는 반전이다
7 자두나무집에서의 하룻밤
8 고맙고 또 고마운 사람들
9 기다림

02 염색장
1 소박한 여름 밥상
2 쪽
3 원피스
4 씨앗 하나에 담긴 소명
5 쪽염색 전수 교육관
6 영산 고등학교 미술 선생님
7 CF 스타
8 청출어람

03 침선장
1 엄마의 한복
2 조바심
3 고부 침선장
4 실과 바늘이 알려준 기본
5 오래오래 두고 입는 옷
6 '옷의 길'을 찾는 사람
7 침선노트
8 배냇저고리
9 예절교육

2. 식

04 옹기장

1 옹기 뚜껑에 담은 파스타
2 옹기와 도자기
3 숨쉬는 항아리
4 색안경의 옹기 천재
5 오롯이 나의 정성으로
6 무형문화재 이장님
7 장인 곁을 지키는 내조의 여왕
8 여행길에서 만난 장독대

05 사기장
1 찻사발
2 동행
3 방곡도예촌
4 다완 만들기
5 녹자
6 나만의 것
7 마실
8 마음따라
9 차 한 잔 마실까?

06 나주반장
1 목사의 밤
2 화창한 날
3 소반
4 헌 상 수리
5 장이이 만든 좋은 기회
6 나주반
7 장인의 욕심
8 소통
9 새로운 도전
10 관심

3. 주

07 소목장

1 속살과 숨결까지
2 손가락 여덟 개
3 작업의 기록
4 그럼에도 불구하고
5 창호
6 화성행궁
7 궁궐 목수의 역사
8 내가 꿈꾸는 집

08 염장
1 염장
2 가풍 그리고 가업
3 관심
4 아지랑이처럼
5 대나무 다루기
6 명품
7 조선왕릉 정자각의 신렴

09 나전장
1 자개장롱
2 종합예술
3 자개쟁이 부자, 세 장의 인정서
4 0.1mm의 미학
5 부레풀 서 말
6 한을 풀다
7 통영
8 마지막 인사
9 꼬리에 꼬리를 물고

4. 멋

10 백동연죽장

1 광한루
2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대한 오해
3 백동연죽장
4 풍속화 속 담뱃대
5 백동연죽의 비밀
6 전통 그리고 미래
7 산들다헌

11 낙죽장도장
1 아는 사람들만 아는
2 죄책감
3 기록을 찾아서
4 경인도의 힘
5 지극한 정성
6 칼날
7 마음에 새기다

12 배첩장
1 책
2 장정
3 배첩
4 과거와 미래를 잇다
5 새 생명을 부여하는 일
6 정성스레 준비하는 마음
7 유네스코 직지상
8 구텐베르크에서 온 선물
0 자취

저자 소개

저자 : 서진영
공기 좋고 물 맑은 제주에서 20대의 푸르른 낭만을 만끽한 그는,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사람 냄새 가득한 전국의 시장을 여행지로 제시한 책 『한국의 시장』의 작가로 변신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더 많은 여행을 하고, 더 많은 기록을 남기고 싶다던 그가 이번에는 무형문화재 12명을 만나 인터뷰를 나누는 따뜻한 여행 에세이를 가지고 돌아왔다.

홍대 언저리에 온통 보라색으로 도배된 옥탑방 '보라보라펜트하우스'에서 스스로 명함을 만들어 가며 오늘도 변신을 거듭하는 그녀는 열정 가득한 12명의 장인들을 닮았다. 조금 가난해지더라도 마음 따뜻하고 가슴 설레며 살고 싶다는 그녀의 작은 소망이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도 닿기를 바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638g | 152*210*30mm
ISBN13
9788993976311

책 속으로

1.
작품을 만드는 것은 내 새끼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이다. 아버지의 가르침이다. 송방웅 선생님 역시 아무리 작은 작품이라도 자식같이, 내가 쓸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든다고 하셨다. 작품 하나 만들어 완성하면 딸 시집 보내기 싫은 아비의 마음이 든다고 하신다. 장인이 돈을 알면 그것도 슬픈 일이지만 팔지 않으면 또 배가 고프다. 팔고 만들고 또 팔고 만들고. 작품 가져가는 이들에게 꼭 이 말을 한다.
"이게 내 딸 자식입니다. 귀엽게 봐주십시오. 당신 자식처럼 아껴주세요. 함부로 깨고 이러면 내 마음 아파요."

2.
방연옥 선생님께서는 모시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고 하셨다. 사람이 입에 넣어 침을 발라 이로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또 다른 사람이 받아다 입에 물고 일을 하는데 단 한 번도 병이 옮았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또 이로 쪼개는 것을 봐라. 기계로도 못하는 일이다. 끝이 뾰족한 것이나 참빗으로 빗겨도 사람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그걸 또 침을 발라 허벅지에 밀어서 잇는다. 허 참, 놀랄 일 아닌가. 생콩을 갈아서 소금물로 콩풀을 만드는 것은 또 누가 생각해낸 것이란 말인가.

3.
연한 옥색에서부터 검정에 가까운 푸른색까지 다양한 쪽빛 중에서도 선생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색은 옥색이라고 한다. 곱기도 곱지만 이 색을 내는 것이 가장 어려워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선생님의 눈에 아름답지 않은 색, 마음에 들지 않는 색은 없다고 한다. 이것은 이것대로 색이 있고, 저것은 저것대로 색이 있는 것이지 어느 것이 '낫다 못하다', '좋다 나쁘다'가 없다. 이것은 이것대로 곱고, 저것은 저것대로 아름답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실 피카소나 고흐의 작품이 미술경매에서 수십억에 거래되는데 그들이 사용한 물감이 그만큼 비싼 것은 아니잖아? 하시는데 웃음이 터졌다. 그렇다. 그 작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작품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얻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4.
"경쟁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요. 어머니에게 배우던 분들도 많았으니까요. 그렇지만 특정 사람을 경쟁자로 삼거나 시기 질투하진 않아요. 가령 나하고 같이 어머니에게 원삼 꿰매는 것을 배운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내 옆 사람이 나보다 더 잘해요. 그럼 나는 내가 그 원삼 꿰매는 것을 더욱 잘하려고 거기에 집중을 하고 노력을 했어요. 또 그래야 한다고 봐요. 내가 노력해서 내가 그 원삼 꿰매는 것을 잘 하면 돼요. 그럼 얼마나 좋아요. 잘 하는 사람을 의식할 필요는 없어요. 그리고 그때는 그런 의식을 할 새도 없었어요. 배우는데 바빴거든요. 정신을 딴 데 둘 시간이 없었어요."

마음이 편안해졌다. 알게 모르게 아주 사소한 것에도 남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지난날들이 나를 얼마나 서글프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속은 속대로 상하고 일은 일대로 안 되고. 그럴수록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하나 둘 어느새 조금씩 줄어 스스로를 외롭게 했던 그 시간들. 선생님의 말씀에 지난 내 모습이 부끄럽기보다는 오히려 그 외로움과 쓸쓸함이 어루만져진 것 같아 눈물이 팽그르르.

5.
내가 선생님을 뵙고 멋쟁이라고 느꼈던 색안경은 멋있으라고 쓴 것이 아니었다. 평생 어두운 곳에서 옹기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요 하루 종일 뱅글뱅글 돌아가는 물레를 보고 있으면 정말 눈이 팽팽 돌아간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모양을 만든 옹기를 가마에 넣고 불을 때면 1000도를 넘나드는 불을 보름 동안 잠도 못 자고 가마 앞에 앉아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데 눈이 남아날 수가 없다. 옹기가 그런 일이다. 옛날부터 옹기장이는 나이 육십을 넘기기가 힘들다고 했다. 그런 줄 아는지 모르는지 방송국이나 신문사에서 나와 촬영을 할 때면 색안경을 벗으라는 둥 요구사항이 많다. 그럼 부연 설명 없는 한 마디,
"그냥 가시오."

6.
"조선의 가구가 참 좋아. 소반만이 아니라 조선의 목물들을 보라고. 쇠못 박아서 마감하는 게 하나도 없어. 전부 홈을 파서 끼워 맞추거든. 짜 맞춘다고 하잖아. 못을 쓰더라도 쇠못이 아니지. 대나무를 깎아서 대못을 만들어. 나무가 충격을 덜 받도록, 변형이 덜 되도록 하는 거란 말이지. 그 차이는 써보면 바로 알지. 다 만들어 놓고 보면 어디를 끼워 맞췄는지 어디에 못을 박았는지 보이지 않아. 그런데 우리 조상들, 장인들은 보이지 않는다고 아무렇게나 대충 만드는 법이 없어. 단순히 오래 되었다고 다 전통이 아니거든.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가 드러나는 것, 조상들의 지혜로운 정신이 배여 있고 우리가 반드시 본받아서 후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전통이제"

7.
사실 박물관에서 활동하는 학예사들 중에도 발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는 선생님은 작품 전시를 할 때 보면 발의 가운데가 불룩 나온 것이 바깥 면인데 앞뒤 구분을 못해 뒤집어 거는 경우도 숱하게 봤다고 하셨다. 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회를 찾아 온 어른들은 전통발을 보며 옛 추억을 곱씹었고, 아이들은 엄마의 손을 놓고 시연하는 장인 앞으로 달려와 신기한 듯 동그란 눈을 깜빡였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데 머물지 않고 관심을 갖게끔 하는 장인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8.
한상봉 선생님이 원고지 한 묶음을 보여주셨다. 오랜만에 보는 200자 원고지다. 대나무에 새길 문장을 손으로 적은 것이다. 이렇게 정리해 놓은 원고지가 꽤 된다. 낙죽에는 주로 한시를 새겼기에 다른 장도와는 달리 낙죽장도장은 한문을 익혀야 한다. 획이 많은 것은 획이 서로 범벅이 되기에 획이 적은 글자는 정자 그대로 새기지만 획이 많은 것은 해서체나 속자로 새긴다. 한글을 새긴 낙죽장도는 없을까? 시도는 해보았지만 한글에는 동그라미가 있어 낙죽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낙죽은 빠르게 한 번에 새겨야 하고 덧대어 쓸 수 없기에 동그라미에서 모양이 예쁘게 나오질 않더란다. 주변에서는 동그라미를 세모로 변형하면 되지 않겠느냐 등 조언을 해 주지만 한글에는 한글 고유의 멋이 있는데 임의로 변형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다. 별 수 없다. 노력하는 수밖에. 한상봉 선생님은 최근에 등록문화재로 등록예고된 김소월의 첫 시집이 탐이 난다고 한다. 우리의 정신이 담겨진 우리의 문학작품을 새긴 낙죽장도는 또 다른 감동을 주지 않을까.

칼은 위험하다. 선조들과 달리 낙죽장도를 호신용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없으니 안전을 생각해 칼날을 세우지 않을 법도 한데 한상봉 선생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칼날을 세워야 칼이지 칼날을 세우지 않는다면 칼이 아니죠."

9.
"좋은 작품 특히 문화재와 같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수하려면 최소한 10년 전부터 재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보수해야 한다고 금방 재료를 구해서 시작하면 제대로 된 보수가 되질 않아요. 그래서 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언제 갈지 모르거든. 태어난 날은 정해져 있어도 가는 날은 정해지지 않으니까. 그런데 내가 쓰지 않는다고 풀 만드는 일을 멈출 수 없어요. 요즘도 매년 한 번씩 풀을 담습니다. 내가 쓰다 죽으면 대를 물려서 쓰면 되요"

한복으로 상징되는 의(衣) 문화
김치, 불고기, 인삼을 차례로 손꼽는 식(食) 문화
한옥, 온돌과 같은 주(住) 문화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 그런데 구텐베르크에서 온 선물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너무도 단편적이고 수동적으로 우리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첩과 같이 오랜 세월 장인의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온 전통문화가 셀 수 없이 많을 텐데.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한류스타 배용준의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문화기획단 기분좋은 QX의 『한국의 시장』을 잇는 시드페이퍼의 우리 문화 답사기 제3탄


'전통', '문화재' 하면 떠오르는 지루하고 따분한 인상은 책 속의 무형문화재를 만나며 바뀔 것이다. 대를 이어 전통 문화를 이어가는 장인들의 숭고한 라이프스타일이 담긴 무형문화재 입문서!

전통 문화의 범위는 다양하지만,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발현한 일종의 생활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공예품. 그 중 의/식/주/멋 등 현대인의 삶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네 가지의 필수적인 공예분야 무형문화재 12인의 삶과 작품을 책에 담았다.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를 이어져 온 장인정신은 물론, 전통 문화재에 대한 상식까지 늘릴 수 있다. 더불어 12가지 공예를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체험형 전수 교육관을 소개해 아이와 함께 하는 교육적인 여행의 가이드로도 한몫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며, 앞날이 막막하거나 매너리즘에 빠진 이들이 있다면 장인들의 삶의 방식이 또 다른 깨달음과 힘찬 다짐을 안겨 줄 것이다.

현대와 소통하는 인간문화재의 생동감 넘치는 장인들의 삶
전통의 틀을 벗어나 소통을 중시하는 무형문화재 12인을 만나다


보통 '장인', '무형문화재'라고 하면 전통을 지키는 사람으로 엄숙하고 진중한 사람 혹은 고루하거나 고리타분한 사람을 머릿속에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작가가 만난 12인의 장인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의 문화와 소통하고 즐길 줄 아는 이들이었다.

수십 년, 때로는 대를 이어 백 년이 넘게 자신의 재능을 살려 전통 문화를 지키는 이들, 미련스러울만큼 고집스런 그들이긴 하지만 그런 자신만의 철학에 생각이나 몸을 가두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을 짓고 제자를 양성하며 대중에게 공예품의 재미를 알리는 데 일평생을 다하는 '소통'을 중시하는 열린 사람들이다.

책 속에서는 정겨운, 때로는 치열한 장인들의 생활 공간이 꾸밈없이 드러나며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무형문화재로 선정되기까지의 에피소드가 솔직하게 드러난다. 또한 작업을 하며 겪었던 에피소드나 역경 스토리를 들려주어 인간적인 면모까지 스스럼 없이 보여준다. 특히 이런 이야기들이 슬프고 애잔하게 전달되기보다 지방에 주로 기거하며 진한 지방색을 간직한 장인들의 활달하고 생동감 넘치는 유머와 해학으로 풀어져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들 자체가 한국의 덤덤한 멋과 품격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유행에 따르지 않으며 사회적인 성공이나 보상에 연연하지 않는 무형문화재의 숭고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다. 목표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더불어 장인들이 생각하는 전통관과 현대와의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까지 엿볼 수 있는, 인간문화재를 다시 볼 수 있는 책이다.

젊은 문화기획자의 시선이 풀어낸 감성적 인문서
책상머리 공부가 아닌 여행 같은 문화재 공부


이 책은 문화기획자였던 20대 후반 작가가 12인의 무형문화재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전통시장을 탐방한 『한국의 시장』, 서울 새문길 뮤지엄거리 가이드 북 『새문길, 시간을 걷다』 등 문화기획서를 출간한 경험이 있는 그 역시 무형문화재에 있어서 만큼은 문외한이다. 공부해가며 장인과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묻고 답을 듣는 과정에서 작가가 배운 점과 느낀 점을 담백하게 담아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특히, 무형문화재가 만들어 낸 공예품보다는 그들이 인간문화재로 살아가는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 획일적이고 물질 지향적인 현대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답을 독자들이 자연스레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했다.

작가 역시 장인을 만나러 가는 길, 만나고 돌아오는 길의 사고 전환과 시선 변화를 책 말미에 감성적 사진 에세이로 실었다. 평소 스쳐 지나가곤 했던 작은 표지판, 길가에 버려진 재활용 가구 심지어 가족간의 짧은 메시지 등을 통해 장인과의 만남을 통해 변화된 작가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아이들에게 가치를 지키며 사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은 부모, 인생의 진로를 결정하며 고민에 빠진 젊은이를 비롯해 우리 문화에 관심있는 많은 독자 역시 여행과도 같은 장인과의 짧은 소통의 시간을 통해 변화된 삶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 신비로움, 편안함, 슬기로움.
의/식/주/멋 4가지로 나눠 총 12가지의 공예 소개


공예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양식으로 우리 조상들의 솜씨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전통 ?예의 아름다움이 집약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의, 식, 주, 멋 4가지로 나눠 총 12가지의 공예 분야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 시대에 공예 명품을 만들던 통영의 12공방에서 숫자를 따온 것이다.

먼저 '의'에서는 한산모시짜기 장인과 염색장, 침선장을 만나 우리 전통 옷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보여준다. '식'문화에서는 옹기장, 사기장, 나주 반장을 만나 음식의 해로움이 사라지고 본연의 맛은 살려주는 전통 식기의 신비로움이, '주'에서는 소목장, 염장, 나전장을 만나 은은하면서도 때론 화려하며 실용적이라 편안한 우리의 주거 문화를 소개한다. 더불어 특별히 추가된 '멋'에서는 백동연죽장, 낙죽장도 장인, 배첩장을 만나 우리 조상들의 미적 감각과 슬기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장인들의 고된 이면을 조명하다
12명 장인들의 마음은 풍요롭지만, 그들의 두 손은 거칠고 또 거칠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들은 사라져 가는 전통 문화를 지키고 이어가는 권위를 인정받은 이들이지만, 알아주는 이들이 많지 않다. 손가락이 잘려 나가는 일이 다반사며 굳은 살은 애교일 정도로 정성을 다해 작업하지만, 오히려 주머니는 가볍기만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계승하려는 사람도 드물다. 12명의 장인들 대부분이 자신의 자식들을 유일한 제자로 전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일까. 우리 전승 공예를 지켜내는 장인들의 뒷모습이 쓸쓸하다. 열정을 다해 땀 흘리는 아름다운 앞모습이 뒷모습에 가려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평생 자신이 맡은 분야를 묵묵히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의 모습을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내었다.

문화재 길 따라 고즈넉한 여행하기
책 속 전수교육관 정보와 지도로 알찬 문화기행을 떠나다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장인들을 찾아가는 '여행'에 있다. 서울,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전통 냄새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면 어디든 향한다. 장인들의 손때가 묻은 생활 공간과 근처 유적지를 생생하게 소개하며 여행길에서 느낀 소소한 단상과 기억을 통해 고즈넉한 여행을 제안하고 있다. 더불어 일반인에게도 개방된 전수교육관에는 박물관 못지 않은 다양한 자연물·생산물·역사적 자료·예술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무형문화재의 시연 및 강의와 방문객의 체험 교실이 마련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잘 알려지지 않은 알짜배기 정보를 소개하고 있으며, 문화재 전문가가 아닌 문화기획 담당자였던 작가의 특성상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고 있다. 장인들과 시골 어르신들을 만나 겪은 이야기, 어릴 적 추억을 통해 잊고 있던 따스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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