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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은 잘 있다!
양장
박인성 저
삼우반 201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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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덕동 화백 활약기_ 상수동
길동이의 출세 전략_ 가회동
봄날은 가고_ 홍은동
스폰서 검사와 메아리 아저씨_ 신사동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_ 신설동
이채영은 잘 있다_ 흑석동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_ 하카타
지천명이 장난이냐_ 아키타

해설

저자 소개 1

1956년 서울 출생. 본명 박대성. 경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 스웨덴어과, 같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977년 약관 21세에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1981년부터 MBC애드컴을 시작으로 금강기획, 제일기획 등에서 20년 동안 탁월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많은 유명한 캠페인을 제작했다. 2000년 마케팅컨설팅 그룹 '자연인'을 설립,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전형적인 과작의 작가인 그는 이제까지 40여 편의 작품만을 발표했으나, 발표 때마다 평론가들의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낯설게 보이기'와 '색다른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시도하면서 독자
1956년 서울 출생. 본명 박대성. 경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 스웨덴어과, 같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977년 약관 21세에 「월간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1981년부터 MBC애드컴을 시작으로 금강기획, 제일기획 등에서 20년 동안 탁월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많은 유명한 캠페인을 제작했다. 2000년 마케팅컨설팅 그룹 '자연인'을 설립,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전형적인 과작의 작가인 그는 이제까지 40여 편의 작품만을 발표했으나, 발표 때마다 평론가들의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낯설게 보이기'와 '색다른 스토리텔링'의 기법을 시도하면서 독자적인 문제 미학을 확립한 작가로 평가받는 그의 여러 작품들은 각 대학의 문예창작과 및 국문과의 교재로도 쓰이고 있다. 작품집으로 『파장금엔 안개』(1986), 『구절리의 이른 봄』(2000), 『호텔 티베트』(2006) 등이 있으며, 사회평론집 『시대의 불꽃, 시대의 우울』(2002) 외에 『카피라이터로 성공하는 길』(1994) 등을 출간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2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38g | 128*188*30mm
ISBN13
9788990745460

출판사 리뷰

서울 각 지역의 어제와 오늘을 모티프로 한 연작소설

『호텔 티베트』의 작가 박인성이 독특한 접근의 연작소설을 펴냈다. 자전적 단편 〈이채영은 잘 있다〉를 표제작으로 하는 이 소설집은 가회동, 상수동, 신사동, 신설동, 홍은동, 흑석동 등 서울 각 지역의 시간과 공간에 대해 다양한 기법으로 문학적 형상화를 시도한 새로운 형식의 연작소설이다. 1960년대에서 2010년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50년 동안 작가가 겪고 관찰한 현대 도시 서울의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삶의 흐름이 이 소설집의 소재이자 주제인 것이다.

작가 박인성은 21세 때인 1977년 〈월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데뷔 이후 1980년대 후반까지 많지는 않아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였고, 그때마다 평단의 주목과 각광을 받았다. 특히 1986년 발표한 단편 〈파장금엔 안개〉는 그 안개의 짙음이 〈무진기행〉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문학평론가 김윤식 교수는 “〈무진기행〉의 김승옥의 세계엔 안개만 자욱했지만, 80년대 중반 박인성의 안개는 그 밀도가 일층 깊고 불투명하고 특이하다”고 썼다.

1990년대 이후 오랫동안 침묵의 시기에 들어갔던 작가는 2006년 데뷔 30주년을 중간 결산하는 소설집 『호텔 티베트』의 출간을 계기로 활발한 창작 활동에 나섰다. 2008년 ‘낯설게 보이기’의 문학 기법에 주력한 작품집이자 독자들의 절찬을 받은 『호텔 티베트』와는 대조적으로 ‘스토리텔링’의 기법에 주력한 작품집 『사랑은 안개보다 깊다』를 출간한 데 이어, 이번에 서울 각 지역의 어제와 오늘을 모티프로 하여 다양한 문학 기법을 시도한 새로운 형식의 연작소설 『이채영은 잘 있다』를 출간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작소설이란 여러 작가가 나누어 쓴 작품들을 하나로 모으거나 또는 한 작가가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여러 작품들을 하나로 모은 소설을 말한다. 이에 비해 이 『이채영은 잘 있다』는 현대의 거대 도시 서울 각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단편소설 8편을 모은 작품집이다.

문학평론가 정현기 교수가 권말에 붙인 작품 해설을 인용해 말하자면, 영상 매체에 점령당해 소설 읽기의 풍속은 사라져버린 대도시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삶의 흐름에 대한 작가의 문학적 탐구이다. 각 편의 제목 〈덕동 화백 활약기_ 상수동〉, 〈길동이의 출세 전략_ 가회동〉, 〈봄날은 가고_ 홍은동〉, 〈스폰서 검사와 메아리 전파사 아저씨_ 신사동〉,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_ 신설동〉, 〈이채영은 잘 있다_ 흑석동〉 등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서울을 아우르는 도시 이야기인 것인데, 정현기 교수는 한 마디로 작가 박인성의 고유한 ‘동(洞)자류’ 소설이라고 정의하면서 다음과 같은 평가를 덧붙인다.

“월북 작가 박태원의 「천변풍경」이 그려낸 1930년대 도시 서울의 낭낭한 풍경이 2010년대 박인성에 이르면 더욱 구체적인 꼴 새를 띄고 이 도시가 어떻게 바뀌어가는 지를 읽게 한다.” (작품 해설 중에서, 본문 285쪽)

말 비틀기의 풍자 전략 : 상수동, 가회동, 홍은동, 신사동

“매끄럽고 날카로우며 그러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그의 작품이 단숨에 읽힌 이유는 아마도 그 문체가 말끔한 데서 찾아야 할 터다.” (작품 해설 중에서, 본문 274쪽)

작가 박인성은 데뷔 시절부터 이미 독자적인 문체 미학을 확립한 작가로 평가 받고 있었다. 정확한 묘사 그리고 낯익은 것들을 낯설게 보이게 하는 특유의 문체 미학을 바탕으로 하는 그의 작품들은 정통 글쓰기의 표본으로서 문학과 글쓰기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은밀한 교과서’로 손꼽혀 왔다.

앞에 인용한 평론가 정현기 교수의 평가대로 이 연작소설에 담긴 8편의 작품들은 모두 작가의 정확한 문체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전반부에 수록된 〈덕동 화백 활약기_ 상수동〉, 〈길동이의 출세 전략_ 가회동〉, 〈봄날은 가고_ 홍은동〉, 〈스폰서 검사와 메아리 전파사 아저씨_ 신사동〉 등 4편은 작가의 의도적인 ‘말 비틀기의 풍자 기법’이 주목되는 작품들이다. 예를 들어 작품의 시작부터가 그렇다.

“가히 회동할 만한 곳이라는 뜻에서 온 것인지는 몰라도 이 동네 이름은 어쨌거나 가회동이었고, 모일 수 있는 장소도 많았다. 레스토랑이 곳곳에 있었고, 카페도 많았으며, 술집도 여러 군데 보였다.” (〈길동이의 출세 전략_ 가회동〉, 본문 42쪽)

“우찌되었든 신사들이 많이 다니기에 신사동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왜? 인구 3만도 안 되는 이 동네에 전국 룸살롱의 반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넥타이 매고 로비하러 오는 사람들은 거의 신사복 차림이니까.”(〈스폰서 검사와 메아리 전파사 아저씨_ 신사동〉, 본문 106쪽)

이 4편의 작품들은 대체로 현대 한국 사회의 사회 경제적 구조를 ?정적으로 뒤흔든 이른바 IMF 사태, 즉 1990년대 후반의 외환위기 이후 오늘날까지 한국 사회 또는 거대 도시 서울의 곳곳에서 전개되고 있는 부조리한 사회상을 묘사하고 있다. 예술가를 필두로 정치인, 기업인, 법률가, 종교인, 브로커 등 다양한 인물군이 등장하여 출세와 성공만을 노린 경쟁을 벌인다. 이러한 답답한 현실을 작가는 은근슬쩍 말을 비틀어 묘사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긴장된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웃으면서 편하게 읽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그렇다고 작가가 오늘날의 한국 사회 또는 도시 서울의 부조리한 삶의 모습에 대해 거리를 두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작가는 그러한 삶의 모습을 풍자의 기법을 통해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볼 수 있는 실마리는 〈덕동 화백 활약기_ 상수동〉 편에서 확인된다. 효자가 홀어머니를 모시는 옛 이야기로 시작하여 늙은 어머니가 평생 모은 돈으로 화가 아들의 그림들을 아들 몰래 사준다고 하는, 의외의 반전으로 끝나는 이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은 부조리하고 답답한 현실을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눈길이다. 이 점은 이 연작소설 후반에 수록된 4편의 작품들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마음을 시리게 하는 스토리텔링 : 신설동, 흑석동, 하카타, 아키타

이 연작소설 전반부의 작품 4편이 대체로 풍자 기법을 통해 현대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삶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라면, 후반부의 작품 4편은 일정한 스토리텔링 속에서 삶에 가치를 부여하고 추구하는 작가의 주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4편 모두에 독자의 마음을 시리게 하는 삶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가슴 아픈 사연에 매몰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삶의 의미를 성찰하는 작가의 주제의식 덕분이다.

먼저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듯한 2편의 작품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_ 신설동〉과 이 연작소설의 표제작인 〈이채영은 잘 있다_ 흑석동〉은 도시 서울의 어제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다. 각각 1960년대 작가가 지극히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 그리고 1980년대 작가의 서른 살 무렵 직장과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비만 오면 집이 물에 잠기는 신설동 천변에서 살던 어린 시절, 소년은 실수로 병약한 여동생에게 얼굴 화상을 입히고 장티푸스를 앓게 한다. 소년은 벽지에 붙어 있던 성경 쪽지의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구절을 보고 그 가슴 아린 마음의 위로를 받아 교회를 찾는다. 작가는 그 마음 빚 이야기를 중심으로 어린 시절의 여러 에피소드를 모아서 50년 전 서울의 풍경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소설가가 되고 직장을 다니고 국문과 대학원에도 다니던 시절, ‘흑석(黑石)동’에서의 수업 시간에 월북 시인 ‘백석(白石)’을 연구하고자 하는 급우 ‘이채영’을 알게 된다. 작가는 하반신 장애를 안고 있지만 성실하고 품위 있는 그녀의 매력에 이끌리면서도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흑과 백이 대조되듯 월북 문인들의 작품들이 금서로 묶여 있는 시대 상황과 직장의 조직 논리에 문학과 학문의 세계가 암묵적으로 대조가 되고 있는데, 세월이 좀 더 지나며 어느덧 그 갈등도 화해를 맞게 된다.

마지막 2편은 2, 3일간의 짧은 일본 여행을 줄거리로 한다. 이 2편은 여행이 상징하는 일탈(逸脫)과 재생(再生)의 이미지에 의거하여 우리 삶의 현재를 인정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보려는 의지를 부각시킨다. 여행은 현재와 미래의 분기점이고, 재생의 의지는 출발의 결심을 필요로 한다.

“모, 목사님. 나, 나는 고, 곧 죽을 거야. 그러니까 그, 전 전에 아들하고 오, 외국 여행, 다, 다녀오고 시싶어. 모, 목사님이 해줘요.”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 하카타〉, 본문 216쪽)

“습관은 여간 해서 고쳐지지 않는다. 여편네는 남은 평생 그럴 것이다. 넨장, 나도 친구 녀석이랑 둘이서 여행이라도 갔다 와야겠다. 사장 눈치 한번 그냥 넘어가 버리자” (〈지천명이 장난이냐_ 아키타〉, 본문 236쪽)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 하카타〉는 앵벌이 출신 장애인인 서집사가 죽음을 앞두고 일곱 살 아들에 의지하여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이야기이다. 불량배들에게 끌려가 한 팔을 잃고 앵벌이를 강요당했던 그의 고통스런 생애는 의젓한 아들과의 몽환적인 여행을 통해 위로받는다. 인천공항―후쿠오카 공항―고쿠라―미요우―하카타 역―귀로로 이어지는 1박 2일의 여정을 씨줄로 하고, 서집사의 참담했던 생애를 날줄로 하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지천명이 장난이냐_ 아키타〉는 50대의 중년 남자가 홀로 일본 온천 여행을 와서 역시 혼자 온 40대쯤의 여성을 만나 서로의 일상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문학청년 시절과 회사원 시절을 거치며 가진 것은 중견 회사 상무라는 직책과 전세 아파트와 아내의 아이그너 핸드백과 고단한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훀는 친구들. 두 사람의 대화는 아기자기하고 훈훈하지만, “설분분 난분분”한 온천지에서 동행한 여행객들이 보내는 야릇한 시선 속에 일탈이 주는 해방감은 고조된다. 그렇지만,

“가라오케에서 노래를 마친 다음 같이 나오면서 여자가 말했었다. 제 방으로 오셔도 괜찮아요. 그는 자신의 방에 가서 캔 맥주를 마시며 여자의 방으로 갈까 말까를 지난 밤 망설였다. 그러다가 맥주만 몇 캔 더 먹고 잤다.” (〈지천명이 장난이냐_ 아키타〉, 본문 266쪽)

그런 그를 그의 친구는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러 “노천풍려에 몸담그고 인생을 반추”(본문 268쪽)할 자격이 있다고 시를 지어 위로한다. 교묘한 말 비틀기와 비꼬는 말투가 충돌하며 줄거리가 전개되는 행간에 작가의 따뜻한 눈길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추천평

“매끄럽고 날카로우며 그러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그의 작품이 단숨에 읽힌 이유는 아마도 그 문체가 말끔한 데서 찾아야 할 터다. (……) 월북 작가 박태원의 「천변풍경」이 그려낸 1930년대 도시 서울의 낭낭한 풍경이 2010년대 박인성에 이르면 더욱 구체적인 꼴 새를 띄고 이 도시가 어떻게 바뀌어가는 지를 읽게 한다.”
정현기(문학평론가·세종대 겸임교수)
리뷰 총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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