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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의 바람처럼 짧은 인생을 살다 간 한 남자 권혁수, 그리고 그 남자가 신화처럼 사랑했던 여자 신은혜.
그들의 만남은 열 살 소년 혁수의 아버지가 노름빚 대신 한 여자아이를 데려오면서 시작된다. 들꽃이 지천으로 피어난 봄언덕에서 만난 예쁜 아이 은혜는 엄마 없는 아이 혁수의 동생이 되어 그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며 남매 아닌 남매로 자라온 두 사람의 운명은 어느 겨울 뜻밖의 전환을 맞는다. 혁수의 대학입시를 앞두고 은혜가 불량배들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만 것이다. 세상에 오직 은혜와 공부뿐이던 모범생 혁수는 불량배들을 찾아내 무섭게 보복하고 경찰에 붙들린다. 1년 뒤 소년원에서 출감한 혁수는 은혜와 함께 도망치듯 고향과 아버지의 품을 떠난다. 혁수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어느덧 은혜는 대학에 입학하고 어렵던 생활도 안정을 찾지만 그 모든 것은 은혜를 위해 뒷골목 세계에 몸을 던진 혁수의 희생으로 가능한 일. 내일을 알 수 없는 불안한 삶 속에서도 곁에 은혜가 있기에 혁수는 행복하기만 하다. 오랜 세월 오누이로 살아왔기에 섣불리 고백하지 못하지만 둘 모두의 가슴에 깃든 꿈은 단 하나, 사촌여동생과 결혼했다는 에드거 앨런 포처럼 사랑 앞에 자유로워지는 것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오랜 사랑을 확인하고 새로운 삶의 문을 열려는 순간, 도피중이던 혁수가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꿈을 이루기 위해 남은 것이라고는 1년간의 기다림. 그러나 혁수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혼자 남겨진 은혜는 자신을 짝사랑해온 학교 선배 정철민의 계략에 말려들어 아이를 갖게 된다. 차가운 감방 안에 갇힌 혁수는 다만 무기력하게 ‘사랑이 아닌 다른 이유로 결혼하지 마라’고 말할 뿐, 아픈 마음을 누르고 그녀를 떠나보낼 준비를 한다. 출소 직후 혁수는 흑성회 보스의 자리에 오르고 은혜는 정철민의 아내가 되어 혁수의 곁을 떠난다. 검사가 된 철민은 혁수와 은혜의 사이를 의심하게 되고, 마침내 그들이 친남매가 아니며 혁수가 자신이 찾고 있는 흑성회의 보스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