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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소설

책소개

저자 소개

교주 : 임태균
서울대학교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인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논저로는 『조선조 대장편 소설 연구』(1996), 『장서각 낙선재본 고전소설 연구』(공저, 2005), 「고전소설의 역사수용양상 고찰」(2010), 창작 소설 작품으로 『검은 바람』(2005)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385g | 153*224*20mm
ISBN13
9788971057650

책 속으로

종황이 마음속으로 가만히 탄식하고는 임성에게 눈빛을 보내니 임성이 그 뜻을 알고 여왕에게 말하였다.
“깊은 은혜를 입었으나 보답할 길이 없으니 비록 변변치 않은 물건이지만 이것을 드려 저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하려고 합니다.”
말을 마치고 임성이 소매 속에서 가죽 하나를 내어 여왕의 앞에 놓았다. 바로 그 순간, 가죽이 누런 개로 변하더니 여왕에게 달려들어 그를 물어 죽였다. 아홉 공주가 크게 놀라 달아나려고 하자, 종황과 병사들이 일시에 가죽을 내어 던졌다. 그러자 순식간에 누런 개 수백 마리가 뛰어다니며 하나하나 물어 죽였다. 아홉 공주와 시녀들이 모두 죽은 후에 모아보니 여왕과 아홉 공주는 꼬리가 일곱, 다섯, 셋인 여우였다. 시녀들 또한 여러 해 묶은 늙은 여우였다. 궁전과 성곽은 썩은 나무 등걸과 돌무더기였으며, 금과 옥으로 된 그릇들은 사람의 해골이거나 게 껍질 또는 조개껍질이었다. 임성과 여러 장수들이 가시덤불 속에 서서 바라보고는 놀라 얼굴빛이 달라져 급히 배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그 많던 촌가가 모두 흙덩이와 수풀로 변해 사방이 아무 것도 없이 텅 비어 쓸쓸하였다. 임성이 한숨을 쉬며 종황에게 물었다.
“이것들이 어찌 이런 요망한 짓을 할 수 있는지요? 하마터면 모조리 죽을 뻔했습니다.”
“이것들은 세상에 나온 지 오래되어 천 년 봄을 살고 천년 가을을 살았습니다. 또 사람을 많이 잡아먹어 사람의 진액을 빼앗았기 때문에 능히 이러한 변괴를 일으킨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를 만나서 음탕한 마음이 크게 일어났지만, 결국은 요술로 홀려 정신을 못 차리게 한 후 잡아먹으려 했던 것입니다.”
임성과 여러 장수들이 일시에 일어나 종황에게 사례하며 말하였다.
“선생의 신명함이 아니었다면 분명 속절없이 죽었을 것입니다.”

--- '임성이 교활한 요물에 혹하다' 중에서

출판사 리뷰

‘조선 왕실의 소설’ 시리즈는 창덕궁 낙선재에 수집되어 왕실에서 널리 읽혔던 소설들을 현대어본과 교주본으로 소개한다. 《태원지》는 그 두 번째 책으로, 오랑캐의 원나라를 물리치고 천하를 되찾고자 하는 임성 일행이 바닷길에 나선 후 겪게 되는 모험담이다. 길고 험난한 항해 끝에 이들이 도착한 곳은 태원(太原)이라는 낯선 땅인데, 조선에서 창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작품에서 중국 아닌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의식을 반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처음 꿈에서 깬 듯
마침내 중국을 벗어나 또 다른 세상을 만나다


천하의 제왕이 되리라는 명을 받은 임성과 그 일행은 오랑캐의 천명이 다하는 날 다시 중국으로 돌아올 결심으로 잠시 중국을 떠나 바닷길에 나선다. 그러나 항해는 순탄치 않아 난파와 표류를 거듭하는 가운데 온갖 요괴를 만나 사투를 벌이게 되고, 배는 자꾸만 중국에서 멀어져간다. 긴 항해 끝에 도착한 곳은 태원이라는 미지의 땅. 중국에서 태원을 몰랐듯, 태원 사람 어느 누구도 중국을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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